대체로 성공 스토리의 시작이 그렇습니다. 주위의 반대, 척박한 환경, 아무도 걸어보지 않았던 길, 빠듯한 자금, 뭐하나 긍정적인 신호가 없죠. "지금 아니면 안 되니까 지금 해야겠다"고 밀어 붙였던 리더와 이를 받쳐주는 팀원들이 없었더라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언제 드랍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해냈습니다. 2024년 4월 26일 PS5 독점 플랫폼으로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2024년 메타크리틱에서 무려 6,800개가 넘어가는 유저 리뷰 수에도 9.2점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달성하며 지금도 기록적인 역사의 순간을 걷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황무지나 마찬가지였던 대한민국 콘솔 게임 개발 환경에서 시프트업은 도대체 어떻게 스텔라 블레이드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걸까요.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개발사를 찾는 [뉴에이지] 특집 인터뷰, 첫 번째로 시프트업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시프트업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도전’을 이뤄내다
성공으로 마무리된 시프트업의 콘솔 게임 도전



김수진 = 스텔라 블레이드가 정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프트업이 처음으로 선보인 콘솔 게임이었음에도 비평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소감이 어떤가.

이동기 = 출시한 지 6개월, 벌써 반년이 됐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좋아해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처음 시프트업이 AAA급 콘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했을 때 국내 커뮤니티에서 물음표를 띄우기도 했다. 내부에서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게임이 전 세계 콘솔 유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 및 걱정이 있었다. 해보지 않은 길이지 않나.

그런 걱정들이 있었는데 유저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고, 이야기하고자 했던 스토리나 캐릭터 역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우리가 이 부분을 더 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수진 = 그럼 반대로 한계를 느낀 부분이 있나.

이동기 = 한계라기보다는, 좀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아무래도 콘솔 게임을 처음 만들다 보니, 준비해야 할 것들이나 미리 고민했으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급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선보이려던 내러티브, 예를 들어 캐릭터 표현이나 페이셜 등의 부분은 점점 더 잘 할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

그리고 맵에 캔 같은 게 나온다. 관련해서 콜라보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유명한 음료다 보니 글로벌 인지도가 부족한 입장에서는 참 힘들었다. 앞으로는 그런 것도 가능한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수진 = 확실히 콘솔 게임을 주로 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았을 것 같다. 그렇기에 게임에 대해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출시 이전, 그리고 이후까지도 '우리 게임 잘 만듭니다'라고 글로벌에 어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동기 = 일단 김형태 대표가 정말 많은 인터뷰를 통해 게임을 소개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출시하다 보니,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등 소니에게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서 소니의 세컨드 파티가 처음이고, 마케팅 및 배급을 소니가 담당하면서 글로벌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것이 가능했다.

가장 중요했던 건 역시 데모다. 내부에서 꼭 데모를 내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가 만든 것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데모를 내서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력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이게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데모 플레이가 초반 3~40분 분량과 스토커라고 하는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자체를 수십 시간 플레이하면서 파고든 유저들도 있었다. 덕분에 상당히 어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김수진 = 말이 나온 김에, 한국 게임으로는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게임을 출시했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기에 궁금해하는 개발사가 많을 것 같다. 관련해서 얻은 도움이나 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이동기 = 소니와 협업을 통해 세컨드 파티가 되면, 퍼블리싱과 마케팅은 소니에서 해준다. 그래서 우리는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제가 개발 쪽 사람이니까,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움을 받은 건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지화 부분이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22개국 언어로 번역되어있다. 심지어 영국식과 미국식 영어의 자막도 다르다. 그렇게 총 23개 언어, 음성은 9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한국어를 제외하고는 소니에서 현지화 지원을 해줬다. 보통 소니의 퍼스트 파티들이 그렇게 출시된다고 알고 있다. 덕분에 전 세계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릴 수 있었다.

QA와 배포도 소니에서 진행을 해줬다. 워낙 경험이 많다 보니, 노하우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건 유저 테스트다. 런던에 소니 유저 리서치 팀이 있다. 그 팀과 함께 주요 마일스톤이 끝난 시점에서 유저 테스트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난이도나 불합리한 구간,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드웨어와 관련된 것 역시 빠르게 내용 공유가 되어서 참 좋았다.


김수진 = 시프트업이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도전을 할 당시, 국내에는 콘솔 게임 개발의 경험, 특히 AAA급 싱글 패키지 게임 개발의 경험을 가진 개발자나 회사가 많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몇 회사를 제외하면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 시프트업이 그런 어려운 국내 콘솔 개발 환경 속에서도, AAA급 싱글 게임을 제작하고자 했던 계기가 있을까.

이동기 = 오롯이 김형태 대표의 의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의 경우 김형태 대표와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을 함께하면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2018년도 후반에 엔딩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권유가 있었다.

유저들이 게임을 끝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패드를 딱 손에서 내려놨을 때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 생각과 의견에 동화되어서 합류하게 됐다. 본격적인 개발은 2019년부터 했는데, 사실 그 시기에는 정말 쉽지 않았다. 18년도에 콘솔 게임에 도전하겠다고 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정말 김형태 대표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김수진 = 아무리 김형태 대표의 의지가 있었다고 해도, 개발자를 모으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아무리 과거에 좋은 게임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지만, 그런 이가 함께하자고 해서 그냥 무작정 합류하는 건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 같다. 합류할 때 어떤 생각과 마음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이동기 = 아마 개발진 전체가 다들 비슷할 것 같다. ‘한국에서 콘솔게임을 한번 만들어 보자’, 이러한 의지에 다들 동의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게 저희 개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콘솔 액션 게임에 대한 애정을 비롯해 이해도가 기본적으로 있는 멤버들이 모였다.

콘솔 게임을 만드는 것, 도전하는 것 그 자체가 개발자들에게 큰 하나의 메시지로 다가왔던 것 같다. 저 역시 한번 해보자, 그런 생각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모두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나와도 해결 방법에 대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고민했다. 이런 부분이 모여서 좋은 결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발 자체는 콘솔이라는 플랫폼을 빼면 3D 게임 개발 경험이 꽤 있었기에 도움이 됐다. PC 혹은 모바일 베이스에서 많은 3D 게임을 만들어 봤던 사람들이 모였다 보니, 3D 게임을 만드는 노하우 등이 있었다.

김형태 대표가 개발할 때 가끔 하던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걸 만들면, 그중에서 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고 분명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우리가 합류하는 과정, 스텔라 블레이드가 출시되기까지 모든 것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김수진 = 스텔라 블레이드는 게임의 기술적인 완성도, 특히 특징을 살리면서도 시원시원한 전투와 액션 부분에서는 큰 호평을 받았다. 첫 시도였음에도 이렇게 성공적인 장르적 특징을 지닌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기 = 처음에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게임이 구체화되기 전에, 김형태 대표가 제시한 방향이 있었다. 소울라이크처럼 너무 어렵지는 않고, 그렇다고 액션처럼 몰아붙이는 것도 아닌, 그 중간의 어떤 포지션을 잡아내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맞추기 위해 여러 방향을 시도하면서 장르의 밸런스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좋은 부분을 계속 살려나가다 보니 우리만의 색이 나온 것 같다. 소울라이크에서 패링 및 대응하는 부분의 느낌을 가져오고, 그러면서도 액션 게임이 가진 빠른 스킬들의 특징을 가져와서 조합했다. 그렇게 필요한 걸 넣고, 아닌 것은 빼면서 여러 번의 시도를 거쳐 방향을 잘 잡아간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의 색을 조금 내기 시작하는 상태에서, 난이도 이야기가 나왔다. 개발자들이 스텔라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이 플레이하다 보니 게임 난이도가 점점 어려워지더라. 아무래도 익숙해지면 쉽게 느껴지고, 거기서 오는 불안감이 생기고, 그러면 점점 어려운 뭔가가 들어간다.

그래서 테스트를 통해 실제 유저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게 과한지 등을 확인했다. 내부에서도 김형태 대표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액션 어시스트 모드를 언급했다. 스토리를 오롯이 즐기고, 화려한 액션은 하고 싶지만 조작이 어려운 유저들에게도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부분도 실제로 잘 동작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스텔라 블레이드를 통해 유저들이 너무 어렵지 않은 조작으로도 스타일리시하고 멋진 액션을 직접 플레이하는 경험을 주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추구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 누구나 스타일리시하고 멋진 스텔라 블레이드의 액션을 즐길 수 있다

김수진 = 벌써 반년이나 지났다 보니, 인터뷰 전에 스텔라 블레이드를 다시 해보고 왔다. 사실 첫 출시 때는 게임 자체의 재미에 집중해서 플레이를 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다른 부분들도 열심히 보게 되더라. 그러면서 새삼 놀란 건 미려한 그래픽의 디테일이었다. 특히 포니테일의 머리카락들이 흩날리는 부분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동기 = 이 부분은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팀과 김형태 대표가 적절한 선으로 잘 잡은 것 같다. 이브의 미려한 움직임을 좀 더 보여주기 위해 포니테일을 썼는데, 궤적 같은 느낌을 보여주길 바랐다. 이브의 움직임이 물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표현하고자 했고, 애니메이션 쪽에서 스타일리시하게 잘 만들어준 것 같다.

그리고 디테일에 신경 쓰는 건 당연하게도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게임 개발 중 우리가 신경을 쓴 부분을 유저들이 다 알아준다는 이야기를 가끔 개발팀에도 한다. 세세한 부분들, 디테일한 부분들을 1부터 10까지 모두 만들어서 채워넣지 않나. 사실 개발하면서도 이런 부분까지 눈치를 챌 수 있을까 싶은 부분까지도 유저들은 정말 다 알아보더라.

우리가 신경 쓴 부분을 정확하게 찍어내지는 않더라도 분명 다 느끼고, 좋다는 의견을 표현한다. 그런 유저들의 반응, 그리고 우리가 노력한 부분을 알아주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아 그리고 심지어 내러티브 측면에서 내용을 숨기고 메시지화 시켰던 걸 유저들이 다 정리했더라. 어떤 유저는 캔 찾는 것 까지 공략해서 지도화했다.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김수진 = 콘솔 게임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판매량이 게임의 성공이나 인기의 척도처럼 비치는데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실제로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본 척도는 무엇이었나.

이동기 = 현실적으로 당연히 판매량을 무시할 수 없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단일 콘솔에서 100만 장 이상을 판매했기에, 판매량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발하면서는 판매량보다 다른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일단 아무래도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에서 처음 개발하는 콘솔 게임이고, 시프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오는 3D 게임이기에 개발력을 비롯해 보여줘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텔라 블레이드가 하나의 IP로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매력적인 IP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IP가 공고해지면, 게임쇼에서 그냥 로고가 등장하기만 해도 함성이 나오지 않나.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아도 함성이 나온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그런 IP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발 당시에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김수진 =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인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시프트업’이라는 이름만 보고도 게이머들이 열광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이동기 = 둘 다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지다(웃음). 시프트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 그 또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시프트업이라는 이름만으로 게이머들이 기대를 한다는 것 아닌가.

시프트업은 개발사고, 개발사는 게임으로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어떤 게임을 내놓는지, 그리고 유저들에게 게임으로 어떤 인상을 주고 놀라움을 주는지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딱 개발사명만 나왔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그런 목표를 달성한 것이니 참 행복할 것 같다. 상상만 해도 좋다(웃음).

▲ 스텔라 블레이드가 첫 공개된 영상

김수진 = 개인적으로 스텔라 블레이드가 첫 공개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그 기사를 쓰기 위해 공식 영상을 찾았는데, 조회수도 가장 높은 편이었고 댓글에 게이머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혹시 그때의 기억이 나는지 궁금하다.

이동기 = 당연히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2022년도에 처음 공개했을 때 한국 시각으로 새벽 4시였다. 방송이 끝나면 홈페이지를 열려고 했는데, 새벽 4시에 여러 명이 함께 앉아서 방송도 보고, 유저 반응을 댓글로 봤던 기억이 있다.

첫 공개 당시에는 당연하게도, 물음표가 가장 많이 올라왔다. 이게 뭐야, 처음 보는 게임인데, 스텔라 블레이드? 이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 방송에서는 알아보는 유저들이 생기고, 점점 기대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걸 확인하면서 우리 역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마음을 가졌다.


김수진 = 정말 그런 일들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출시 6개월이라니 다시 한 번 놀랍다. 심지어 지금도 패치가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동기 = 패치 버전이 1.08까지 올라갔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느낌으로 달마다 패치를 하고 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굉장히 많이 보고,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은 개선하면서 패치를 준비한다. 유저들이 게임을 완성도 높게,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런칭 이후 보스 챌린지도 추가됐고, 니어 오토마타 DLC가 적용될 때 포토 모드를 비롯한 것들을 충실하게 만들어서 넣었다. 이외에도 게임을 완성형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 것들이 좀 있다. 플랫포밍 액션 개선을 포함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다.


김수진 = 뭔가 패키지 게임이라고 한 번 내고 끝이 아니라, 뭔가를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 같다.

이동기 = 꾸준히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유저들이 스텔라 블레이드를 좀 더 완성도 있고 재미있게 즐겼으면 한다. PC 버전 역시 충실히 준비 중이다.

▲ "다양한 업데이트로 유저들이 더 재미있게 즐겼으면"


글로벌 게임사로 나아가는 시프트업
유저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



김수진 = 이제 시프트업은 개발력을 증명했고, 흥행도 성공했다. 다음 프로젝트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다음 콘솔 게임에 대한 계획이 있을까. 확장팩이나 차기작 등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다.

이동기 = 아직은 그런 부분에 대해 말하기엔 좀 이른 시기다. 하지만 분명 유저 기대에 부합하는, 깜짝 놀랄 수 있는 퀄리티로 게임을 만들어서 아까 말한 것 같은 그런 미래를 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저희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유저들이 인상 깊게 놀랄 수 있는 것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김수진 = 승리의 여신: 니케도 스텔라 블레이드도 유저 반응이 좋다. 두 게임이 모두 글로벌 유저의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켰다고 보나.

이동기 = 회사가 가진 강점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잘 할 수 있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자는 게 우리 개발의 방향성이다. 서브컬쳐를 포함해 그런 부분에서 회사의 이해도가 높다.

그리고 시프트업의 색이 묻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그런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애정을 가지고 만들기에 게임에 디테일이 있고, 그런 디테일을 유저들이 알아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수진 = 하나의 게임이 잘 되더라도 그 이후의 작품 역시 잘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시프트업은 연속된 두 게임에서 성공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기 = 이해도라고 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잘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고, 유저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게 결국 완성도와 퀄리티로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완성도 높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해도

김수진 = 시프트업의 성장세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순식간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술력 있는 게임사 중 하나가 됐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기 = 게임 자체에 몰입해서 개발한 것, 그리고 스텔라 블레이드와 니케의 동시 개발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특히 동시 개발의 경우 생각해보면 회사적으로 봤을 때 정말 큰 결정이었다. 하지만 김형태 대표가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했고, 결론을 만들어냈다. 방향성과 전략적 부분 역시 김형태 대표가 정말 잘 이끌어 나가는 것 같다.

덕분에 안정적인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상황을 달성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을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더 단단하고 좋아졌다.


김수진 = 그렇다면 지금의 시프트업이 게임 업계에서 어느 정도로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동기 =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출시한 게임이 세 개인데,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더 멋진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더 많은 놀라움을 줄 수 있기에, 이제 시작이다.

시프트업이라는 개발회사로서의 아이덴티티가 있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의 명확한 색이 있고, 표현하는 것도 확실하며, 게임에 대한 주관도 뚜렷하다. 이런 것들을 유저들이 앞으로도 기대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당장 회사의 규모나 안정성 등이 탄탄해지기도 했으니, 더 멋진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김수진 = 니케와 스텔라블레이드가 성공을 했다. 내부에서도 확실히 안정화됐다는 게 느껴지나.

이동기 = 두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중에는 우리가 만드는 걸 진짜 유저들이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걱정과 생각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가 나왔고, 덕분에 마음에서 확신이나 자신감 같은 게 생겼다.

그리고 저희의 경우 지금 인력을 확 늘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보통 회사가 상장하고 나면 개발팀을 갑자기 몇 개씩 늘리면서 게임을 여러 개 만드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데 저희는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의 개발실들이 경험을 계속 가져가면서 노하우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개발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개발을 하는 것이기에, 사람이 노하우다. 사람이 유지가 되고, 탄탄하게 가야 개발 문화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렇기에 규모를 갑자기 키우지 않고 계속 내실을 다져갈 예정이다.


김수진 =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다. 콘솔 흥행작을 낸 경험을 가졌음에도, 규모를 키우지 않고 내부적으로 좀 더 노하우를 다지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 아닌가.

이동기 = 처음 콘솔 게임을 개발했기에 개발적으로도 배운 것들이 많다. 햅틱을 비롯해 기술적 노하우도 생겼다. 이를 좀 더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임 개발을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막상 이렇게 내러티브가 강한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이 거의 없더라. 컷신을 통해 내러티브를 강하게 드러내는 이런 류의 게임이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았다.

이런 내러티브를 표현하기 위해 얼굴의 감정 등 드러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이 역시 우리가 스텔라 블레이드를 만들면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그래서 이후에는 훨씬 더 자연스럽게 감정을 전달하는 것 역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김수진 = 인터뷰 내내 시프트업의 색깔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언급했다. 본인이 바라보는 시프트업의 색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기 = 딱 게임을 봤을 때 ‘이건 시프트업에서 만든 것 같은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그게 비주얼이든, 캐릭터성이든, 조작감이든, 특정 스튜디오의 게임인 것 같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소가 모두 ‘스튜디오의 색깔’이라고 본다.

실제로 어떤 게임을 해보면 하다보면, 특정 개발사의 느낌이 물씬 난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수진 = 2023년 시프트업에서 11명의 개발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개발 문화가 참 유기적이라고 느껴졌다.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지, 그리고 시프트업만의 특징적인 개발 분위기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기 = 오롯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에만 몰두할 수 있는 개발사가 방향성 중 하나기도 하다. 가지고 있는 의견이 있다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낼 수 있어야 하고, 그 의견이 검토되고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개발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인력 충원을 비롯해 많은 것들을 천천히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실의 경우, 출시 당시와 비교해도 인원수나 구성이 거의 변화가 없다. 그래서 개발 때나 최근 패치 준비를 할 때나 거의 같은 분위기로 진행하고 있다. 니케실도 마찬가지로 유기적으로 잘하고 있다.

적어도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그 경험이 묻어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 당시 인터뷰에서 느껴진 '유기적인' 시프트업의 개발 문화

김수진 = 개발팀들끼리 서로 기술 공유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이동기 = 기술의 교류라고 할까, 내용들을 공유하는 건 꽤 빈번하게 진행을 하고 있다. 어떤 문제점 등이 생기면 서로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시프트업은 이런 부분에 있어 굉장히 유연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실이 나뉘어 있어서 질문 하나를 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이런 회사는 아니다. 궁금한 게 있다면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충분히 물어볼 수 있다. 유기적으로, 딱딱하지 않게 진행한다.


김수진 = 시프트업은 이제 ‘다음’에 대해 글로벌 유저들이 기대하는 게임사가 됐다. 이런 기대치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이동기 = 벌써 그렇게 높은 기대를 받는 회사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웃음). 하지만 분명 앞으로도 유저들에게 놀라움을 전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기대할 수 있는 게임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아직 시작이다. 이제 막 글로벌 유저들에게 시프트업 이라는 회사와 IP를 두 개 알렸다. 모바일에서 니케, 콘솔에서 스텔라 블레이드, 우리를 이제 알리기 시작했다. 더 알려야 하고, 더 잘해서 더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선보이는 게임이 또 좋은 인상과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유저들의 기대는 계속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을 더 줄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김수진 = 대단한 것 같다. 보통 하나의 게임이 성공하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인데, 다음 작품을 보여주는 걸 오히려 개발사 스스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동기 = 사실 유저들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방법에 왕도는 없는 것 같다. 무작정 유저들이 좋아하는 걸 한다고 해서 달성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냥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에 집중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공의 방법을 알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스텔라 블레이드 런칭 기자회견 때 김형태 대표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지금 우리가 해낸 이 결과가 어떤 하나의 좋은 자극이 되어서 국내 회사들도 콘솔 게임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지금 콘솔 게임에 도전하는 회사들이 많아졌고, 우리나라는 게임을 잘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게임, 멋진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김수진 = 시프트업이 결론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궁금하다. 개발사로서 여러 목표 중 어떠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다.

이동기 = 유저들이 기대와 놀라움을 항상 가질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까 상상했던 것 처럼, 시프트업 로고가 떴을 때 유저들이 좋아할 그런 곳이 되고 싶다. 유저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회사라는 건, 결국 우리가 만드는 게임이 계속 유저들의 인정을 받고 만족시켰다는 이야기이지 않나. 그런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시프트업 로고가 떴을 때 유저들이 좋아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