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으로 이벤트 시작을 앞둔 수많은 팬이 행사장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폭탄 테러 글 하나 때문이었다. 언제까지 제대로 된 처벌 없이 반복되는 테러 예고에 게임사와 유저들만 피해를 봐야 하는가?
11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던파 페스티벌(던페)은 던전앤파이터 대표 행사로 넥슨, 네오플 모두 매년 크게 신경쓰는 행사 중 하나다. 특히 이번 던페는 일찌감치 대규모 변화와 개선 사항이 예견되었고 행사 뒤에는 이 내용을 미디어를 통해 더 자세히 전달할 인터뷰도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탄 테러 글이 올라오면서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 내부 수색이 이루어졌다. 행사 역시 부득이하게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중천 행사를 통해 던전앤파이터의 다음을 바라보던 넥슨은 불필요한 손해를 보게 됐다. 예고됐던 중계 이벤트의 연기는 물론 미디어 인터뷰도 취소됐다. 현장 스태프와 직원들의 추가적인 업무로 인한 금전적 손실 역시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장을 찾은 팬들이 겪는 피해다. 사전 티켓을 구매하고 일찍 킨텍스를 찾아왔던 2,500명의 팬들은 갑작스럽게 퇴장해야만 했다. 제대로 쉴 공간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하염없이 행사 시작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넥슨 역시 최대한 빠르게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상황을 알리고자 노력했지만, 이들 역시 상황을 전달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 모든 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에서 시작됐다. 이러한 온라인 테러 예고로 행사가 멈춘 사례는 근래 계속되고 있다. 앞서 호요버스의 원신 2023 여름 축제는 비슷한 테러 예고로 행사 일부 타임의 티켓을 환불 처리했다. 호요버스는 이후로도 테러 예고글로 테러 위협에 다시 한 번 시달렸고 코믹월드 등에서도 비슷한 테러 예고에 몸살을 앓았다.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은 누군가의 장난으로, 혹은 떨어진 자존감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 적힌 글 몇 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작은 폭발물 하나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만큼 경찰과 소방 인력은 직접 출동해 이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인력 낭비, 게임사의 경제적 손실, 그리고 참가한 팬들의 시간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이날도 귀가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킨텍스까지 찾아온 팬들 일부가 행사 시작 전에 발걸음을 돌렸다.
과거 폭탄 테러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게임사들은 기업 차원에서 소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비슷한 논란만 반복되고 있다. 계속 반복되는 테러 예고에 이제는 제대로 된 사법 처리를 고려할 때다. 그저 익명 커뮤니티에서 장난으로 올린 글이 아니다. 테러 예고는 수많은 이들을 위협에 빠트리고 큰 손실을 입히는 범죄 행위다.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고 밝힌 한 유저는 비슷한 일이 계속되는 상황에 분개하면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매번 이렇게 폭탄 테러를 하면 마음 놓고 게임 행사를 찾을 수 있겠느냐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