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방패의 단단함에 창이 부러졌다.

넥슨이 주최한 ‘아이콘 매치’가 서울 상암 경기장에서 20일 개최됐다. 10월 쌀쌀한 날씨에도 서울 상암 경기장 6만 4천여 석이 축구 팬들로 가득 찼다. 이벤트 경기이니만큼 홈-어웨이 구분 없이 팬들이 앉았고, 각 팀 골대 뒤에 응원 기수들이 줄지어 있었다.

선수 모두가 은퇴한 지 오래됐지만, 현역 때 못지않은 모습들을 보여줬다. ‘치달’하는 카카와 이를 끝까지 막아내는 푸욜의 모습이 나오자 6만여 관중은 환호로 보답했다.

▲ '아이콘 매치' 시작 라인업

FC 스피어(이하 스피어팀) 티에리 앙리 감독은 4-3-3 진형으로 시작했다. 주장 완장은 드로그바 선수가 찼다. 앙리 감독은 최전방 델 피에로를 선두로 오른쪽 날개에 아자르, 왼쪽 날개에 피구를 배치했다. 중원은 히바우두, 카카, 펠라이니가 자리를 잡았다. 4백은 앙리 감독이 직접 왼쪽을 책임졌고, 베르바토프, 드로그바, 테베즈가 수비수 역할을 했다.

실드 유나이티드(이하 실드팀)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은 리오 퍼디난드에게 주장을 맡기고 3-4-3 대형으로 FC 스피어를 상대했다. 칸나바로 감독은 앞 라인에 야야 투레, 세이도르프, 리세를 세웠다. 이어 중원을 마스체라노, 피를로, 보누치, 푸욜로 채웠다. 실드팀의 쓰리백은 퍼디난드, 비디치와 함께 칸나바로 본인이 섰다.



13분경 깊게 찔러진 공을 세이도르프가 받았다. 세이도르프는 김병지 골키퍼와 1:1 찬스에서 반대쪽으로 쇄도하는 야야 투레를 보고 침착하게 패스를 했다. 야야 투레가 공을 받자, 골대는 비어 있었고 공은 그대로 그물망으로 향했다.

21분, 세이도르프가 스피어 팀에서 가까운 하프라인 근처에서 김병지 골키퍼가 너무 나온 것을 발견해 중거리 슛을 쐈고,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병지 골키퍼는 골을 먹은 뒤에 멋쩍게 웃었다.

30분, 김병지 골키퍼가 선방 이후 드리볼 질주를 해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 중계를 맡았던 배성재 캐스터(왼쪽), 박문성 해설

후반 10분, 실드팀 교체로 들어온 박주호 선수가 골을 넣었다. 실드팀 공격수가 3명, 스피어팀 수비수가 1명인 상황이어서 골은 비교적 쉽게 들어갔다. 골 직후 박주호 선수는 특유의 세레머니로 기쁨을 나타냈다.

후반 36분, 세이도르프가 박스 안에서 공을 지키다, 쇄도하는 마스체라노를 보고 골대 방향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마스체라노는 골 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침착하게 공을 찔러 넣으며 실드팀의 4골째를 만들었다.



후반 40분, 스피어팀 박지성이 PK로 골을 넣었다. 2분 전인 후반 38분경 세브첸코가 상대팀 박스 안에서 돌파를 하며 임민혁 골키퍼의 반칙을 이끌어 냈다. 곧바로 심판은 패널티킥을 선언했고, 당시 교체 투입을 기다리던 박지성이 곧장 킥을 맡게 됐다. 침착하게 공을 찬 박지성 덕에 스피어팀은 무득점 패를 면했다. 박지성이 골을 넣자 상암 경기장 6만여 관중은 ‘위송빠레’ 응원으로 화답했다.

이날 넥슨 ‘아이콘 매치’는 실드팀이 스피어팀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뒀다.

▲ PK를 성공시키는 박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