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프리시즌 서비스를 시작한 '퍼스트 디센던트'가 받은 성적표는 꽤 난해했다. 개발진으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점수, 하지만 그에 반비례하는 흥행까지. 좋아해야 할 지 말아야할 지, 이걸 성공이라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모를 애매한 상황에서 평단의 의견은 좁혀졌다. "일단 시즌1까지는 기다려 보자"

그리고, 시즌1으로 향하는 2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넥슨게임즈의 대응은 완벽했다 할 수는 없을지언정, 상당히 기민했다. 외부의 눈으로도, 이들이 분투하고 있다는 건 느껴졌다. 가끔은 '왜 이랬을까?' 싶은 업데이트도 있었고, 빠른 대응에 감탄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우당탕탕 이어진 개선의 과정을 보며 적어도 이들이 이 게임을 쉽게 포기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1 업데이트를 이틀 남겨둔 시점.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진을 진두지휘하는 '이범준 PD', 그리고 '주민석 디렉터'와 만날 수 있었다. 프리시즌을 꽤 플레이했던지라 반쯤은 청문회 비슷하게 시작된 인터뷰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 넥슨게임즈 이범준 PD(우), 주민석 디렉터(좌)



Q. 최근 이야기부터 해 보자. 업데이트 일정이 당초 3분할로 고지되었다가 2분할로 바뀌었고, 일정도 상당히 당겨졌다. 개발 일정을 고려하면 쉽지 않았을 텐데 괜찮은 건가?

- 3차 업데이트가 너무 멀다는 피드백이 많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대응을 하긴 해야 했다. 문제는 10월 초에 빨간 날이 꽤 있는데다 회사 내 창립기념일 비슷한 것도 겹쳐져 있다 보니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는데, 그냥 다 출근하자고 했다. 아직 반대 의견을 보이는 직원은 없더라(웃음). 습관적으로 좋아요는 누르는 것 같은데, 진짜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걸 고려하고 직원들의 최소 생존을 보장하면서 가장 빠른 일정으로 잡은 게 지금의 계획이다.

▲ 피드백에 따라 바뀐 업데이트 일정


Q. 7월 초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하고 2달 가량 지났다. 프리시즌 기간 동안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개발 방향이나 운영 방침, 예를 들면 캐릭터의 OP를 어떻게 다루냐부터 콘텐츠 구조 설계 등등에서 변한 점이 있는가?

- OP를 먼저 얘기해보자면, 현재 플레이어들이 깎는 OP 빌드의 강함은 우리의 예상 안에 있다. 다만, 그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서비스 전에는 이 OP빌드들의 강력함을 콘텐츠가 어떻게 받아낼 지를 시즌1에 들어서야 신경쓰게 될 줄 알았는데, 프리시즌부터 이를 생각해야 했다. 시즌1에서 어떤 콘텐츠로 이걸 받아낼지를 계속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빌드의 방향성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소 달랐다. 우리는 보다 다양한 빌드가 활용될 거라 예상했는데, 결국 궁극적으로는 딜량을 압도적으로 늘려 패턴을 스킵하고 시간을 줄이는 형태의 빌드가 대세가 되더라. 평균적인 유저 스펙이 방어나 유틸보다 공격 쪽으로 치솟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예상치는 못했지만, 상황을 살펴보면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유저들은 항상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추구하기 마련이니 가장 빠르게 여러 번의 반복 시도를 할 수 있는 빌드가 효율적으로 다가오게 되고, 그 결과가 극단적인 딜 증가 빌드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의 방향도 다양한 기믹과 다채로움보다는 더 빠른 전투, 더 많은 몬스터, 그리고 더 많은 전리품을 추구하는 형태로 선회했다. 전체적으로 '강제로 시간을 써야 하는 기믹'을 없애는 쪽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실드를 소모하면서 호위해야 하는 기믹은 상위 침투 작전에서 아예 빼버렸고, 시간을 들여야 했던 점령 구간도 전부 다 섬멸로 바꿔 버렸다. 사실 개발 초기에는 '섬멸'밖에 없었고, 내부 테스트 중 더 많은 기믹이 있었다는 의견이 재미있을 것 같아 여러 형태를 넣었는데, 처음으로 돌아온 느낌이긴 하다.

이 변화의 방향은 시즌1에 도입되는 '침공'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침공'에는 퍼즐 기믹이 있지만, 게이머가 이를 빠르게 파악하면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과부하를 터뜨려 진행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 시간 드는 콘텐츠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잡힌 가닥


Q. 각 콘텐츠의 시간 제한이나, 탄 수급의 불확실성이 딜 극대화 메타를 만든 건 아닐까?

- 보이드 보스전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성장 단계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클리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지금은 2초, 5초 컷 인증도 올라오곤 하니까. 보이드 보스의 시간 제한은 최소한의 스펙 컷 같은 개념이다.

탄 수급 같은 경우는 명백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다. 융합로가 특히 문제가 되는데, 주변에 탄약을 드롭할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부러 사망하고 탄을 채워 오는 경우가 많았다. 탄 수급의 경우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계속 수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딜 극대화 메타의 이유 중 하나는 프리시즌 빌드의 시스템적 미비다. 최초, 우리가 구상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플레이는 상황에 따라 다른 계승자와 빌드로 바꿔가며 공략하는 형태였고, 이게 우리가 구상한 '전투 메타'였다. 보이드 요격전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엑시큐셔너'는 점진적으로 방어도가 증가하는 형태의 보스인데 에시모의 스킬이나 고유 무기, 모듈 등으로 그 효과를 지워버릴 수 있다. 우리가 내심 기대한 부분이지만 유저들은 그냥 딜로 찍어누르는 형태로 대응하더라. 엑시큐셔너를 잡자고 모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무기, 에시모를 만드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기에 그랬을 것이다. 만든다 해도 빌드를 교체하는 것도 쉽지 않고 말이다.

'글러트니'가 처음 등장했을 때 유저들이 어려워한 이유도 글러트니가 이 딜 극대화 빌드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보스, 즉 딜로 찍어누르기 힘든 대상인데 반해 빌드 변경은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선 해일'을 설계한 것 또한 '전투 메타'를 유도한 것인데, 우리가 유도하는 전투 메타 활용보다는 딜량으로 패턴을 스킵하는 방향이 더 대중적으로 쓰이다 보니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조정 이전의 '프로스트 워커'도 아마 비슷한 느낌일 거다.

우리도 이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굳이 메타를 강요하지 않고 여러 방향의 클리어 루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좋은 판단이라 여겨졌다. 굳이 계승자를 바꾸지 않아도 한 계승자의 빌드 변경이 보다 자유롭게 바꾸는 방법, 그리고 이미 메타가 굳어진 상황에서 이를 다변화하려면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Q. 시즌1에 도입되는 소켓 타입 변경이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인 것인가?

- 맞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다양한 계승자를 돌려 가며 쓰길 바랐지만, 현실적으로는 하나의 계승자에 성장을 몰아주고 전천후 계승자로 만들려는 시도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소켓을 확장하고 나면 타입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리셋 기능을 활용해도 빌드의 방향성을 바꾸는 건 어렵다.

추가 촉매를 들여 소켓 타입을 바꿔도 또 다시 레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빌드 변경을 시도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한 번 촉매를 적용하고 나면 자유롭게 소켓 타입을 바꿀 수 있게 변경해 보다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끔 만들고, 이를 프리셋에 저장할 수 있게 만들어 언제든 필요한 빌드로 변경할 수 있게 했다.

▲ 이제 이미 적용한 촉매도 속성 변환이 된다


Q. 하나의 계승자를 한계까지 키우는데 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 아닐까? 계승자의 육성이 보다 빠르다면 구상했던 대로 다양한 계승자의 활용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겠나?

- 우리가 프리시즌 중에는 게임 내 이벤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시즌1부터는 게임 내 이벤트를 통해 외부적으로 성장을 촉진할 예정이고, 경험치 효율도 전체적으로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 아마 프리시즌때보다는 성장 속도에 더 탄력이 붙지 않을까 싶다.


Q. 프리시즌 당시 느꼈던 구조적 구멍에 대해 묻고 싶다. 프리시즌 중에는 이미 제작이 끝난 계승자의 부품을 소모할 방법이 없었는데, 방법이 생기나?

- 부품 도면이 쌓이는 건 해결책을 만들고 있다. 정확히 비율을 말할 수는 없지만, 도면을 분해해 이를 다른 재료로 환원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또 하나 묻고 싶은게 있다면 얼티밋이 아닌 일반 계승자의 플레이 동기가 매우 약했다. 얼티밋 계승자가 일반 계승자의 완벽한 상위 호환이었기 때문인데, 일반 계승자의 플레이 동기는 어떻게 부여할 예정인가?

- 현재 업데이트가 필요한 사안으로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안이다. 일반 계승자를 먼저 체험해보고 활용하다가 얼티밋으로 넘어가게끔 유도한 부분인데, 최종 시점에서 얼티밋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 보니 애초에 건드리지 않고 얼티밋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아직 정확한 수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반 계승자의 성장을 얼티밋 계승자로 소급 적용해 이전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의미 없이 쌓이는 '남는 도면'도 소모할 시스템을 만들 예정


Q. 반응로 관리 관련해서도 피드백이 많았을 것 같다. 계승자를 바꿔 가며 쓰기 어려운 이유 중 반응로 관리가 어려운 것도 한 몫을 차지했는데, 개선 예정 사항이 있는가?

- 이번 업데이트에는 반응로 관련 변경 사안은 없지만, 반응로 시스템 변경도 꽤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는 주제다. 나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문제인데, 계승자를 바꿀 때마다 내가 쓰던 반응로를 찾는 것 부터 문제다.

일단은 선호 아이템을 8가지 카테고리로 분류 지정할 수 있게 변경해 필요한 반응로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보강할 예정이고, 차후에는 반응로 강화를 통해 조건이 걸리는 무기군을 확장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지금처럼 쓰는 무기에 따라 반응로를 계속 파밍할 필요 없이 부가 옵션만 맞으면 강화를 통해 조건을 맞출 수 있도록 말이다.

반응로 파밍 과정이 매우 고된 작업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반복되는 콘텐츠 수행도 그렇지만 아마 가장 번거로운 건 파밍한 반응로의 옵션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분류하는 작업일 것이다. 때문에, 잡동사니 필터에 부가 랜덤 옵션 필터도 도입될 예정이다. 미리 지정한 옵션이 달려 있지 않은 장비는 버튼 한 번에 자동으로 잡동사니가 되는 식이다.


Q. 궁극 고유 무기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몇몇 무기를 제외하면 활용도가 매우 떨어지는 상황인데, 추가될 무기 외 기존 존재하는 활용도 낮은 무기에 대한 개선이 준비되어 있는가?

- 사실 말로 하면 잘 믿지 않을 것 같아서 추후 하나씩 결과로 보여주려 했는데 미리 말씀드리자면 전부 다 리워크와 밸런싱 작업을 준비 중이다. 지금 '쓸모없다'라고 판정된 무기와 계승자는 전부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다. 일단 시즌1에서는 에이잭스와 블레어, 제이버의 큰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

▲ 블레어도 빛을 볼 날이 온다. 언젠가는


Q. UX/UI 관련해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일단 메뉴가 둘로 나뉘어 있고, 조작 요구량이 너무 많았는데다 핑 시스템 부재도 문제가 되었는데, 이 또한 변경이 예정되어 있는가?

- UX/UI 이슈는 핫픽스를 통해 꾸준히 변경하고 있다. 메뉴가 나뉜 이유는 일단 패드 조작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현재 퍼스트 디센던트의 유저 과반이 콘솔 유저이기 때문에 패드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구상하다 보니 전체 지도와 인벤토리 간 변경 시 조작 요구량이 꽤 높은 형태다.

때문에, 인벤토리에서 지도로 바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핑이나 채팅 기능 또한 콘솔에 맞춘 설계 때문에 상당히 부족한 상태인데, 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불편하지 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이다. 파티찾기 인터페이스를 시작으로 꽤 규모있는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Q. 방어 관련 팩터에서 '실드'의 활용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현재 메타는 체력과 방어력 위주고 극단으로 가면 방어력도 챙기지 않는 형태인데, 실드의 활용도를 올릴 계획은 없는가? '카일'같은 계승자의 경우 실드가 중요하지 않나.

- 모딩 개선만으로 현 메타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중요한 건 콘텐츠가 게이머의 패턴을 유도하는 것이다. 실드가 필요한 콘텐츠가 있어야 실드 관련 연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고, 실드를 기반으로 하는 모딩도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직 그 준비가 안되어 있다 보니 체력 메타가 대세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추후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실드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 빌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방어 팩터는 대부분 체력에 올인하는 현 메타


Q. '건플레이'와 '파워 판타지'의 밸런스도 묻고 싶다. 모든 계승자가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활용도는 판이하게 다르다. 몇몇 계승자는 능력 없이 그냥 건플레이만 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 또한,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완화될 문제라 생각한다. 가령, 현재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계승자가 '레픽'과 '버니'인데, 레픽은 강력한 딜을 몰아넣는 데 강하고, 버니는 넓은 영역을 처리하는데 강하다. 반면, 현 콘텐츠 구조에서 프레이나나 블레어, 에시모 등은 특화된 활용처가 없는게 사실이다. 이들의 활용도가 높은 콘텐츠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연구가 진행될 것이고, 단순 건플레이 외에도 계승자 스킬을 활용하게 되면서 파워 판타지를 충족할 수 있는 시기가 오리라 생각한다.


Q. 프리시즌 당시 '초소'의 구성도 문제가 되었다. 어거지로 샤렌을 플레이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는데, 초소 개선도 계획되어 있는가?

- 초소에서 얻을 수 있는 몇몇 비정형에서 높은 확률로 드랍되는 도면이 있다 보니 초소 플레이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고, 기존 5분에서 줄인 1분의 대기 시간 또한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현재 초소는 리워크가 필요하다 여기고 있고, 공백 시간 없이 계속 전투가 가능하게 바꾸면서 이 전투 시간에 비례해 전리품을 얻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

▲ 초소는 리워크가 예정되어 있다


Q. 시즌1 콘텐츠에 대해 얘기해 보자. '역배열'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 역배열 시스템은 일종의 시즌 한정 버프 시스템으로, 침공 던전을 플레이하면서 얻는 특정 경험치로 역배열 강화기의 레벨을 올려 하나씩 해금해나가는 형태다. 그렇게 카테고리가 나뉜 버프 효과 중 최대 8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 역배열 시스템은 대부분 침공 던전의 기믹들을 보다 쉽게 돌파할 수 있는 버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완전 해금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일일 플레이 시간이 적은 유저들도 쉽게 해금할 수 있고, 기존 빌드와도 잘 어우러지게끔 설계했다.


Q. 시즌 한정이라는 건 이번 시즌이 지나면 없어지는 강화 효과인 것인가?

- 아니다. 다음 시즌이 되면 아마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서 등장할 것이다. 시즌 한정 버프 시스템은 해당 시즌의 콘텐츠 편의성을 높여 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1은 침공이 주 콘텐츠다 보니 침공 작전에 맞춰 설계되었지만 아마 다음 시즌에는 다른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다.

▲ 웹 상에 떠도는(유출된) '역배열' 시스템 일부, 시즌 한정 버프 효과들이다.


Q. 신규 계승자 '헤일리'의 획득 난이도는 어떻게 되는가?

- 헤일리의 획득 방법은 기존과 조금 다르다. 확률 변수를 최대한 줄인 형태인데, 일단 침공 작전을 클리어했을 때 결과(클리어 시간과 점수)에 따라 트로피 등급이 나뉘게 되고, 등급에 맞춰 도면 조각을 정량으로 얻어가는 형태다. 예를 들어 금 트로피를 받으면 도면 조각 3개를 얻게 되고, 이를 모아서 제작하는 형태다.

하지만, 침공 작전은 하루 2회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침투 작전에서도 조각 파밍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쪽은 정량 드랍이 아닌 확률적 드랍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오래 플레이하지 못하는 게이머라도 확정적으로 만들 수는 있되,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사람은 보다 빠른 시간에 제작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


Q. 헤일리 관련해 하나 더 묻자면, 모듈 업데이트 일정이 떨어져 있어서 논란이 되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 일단 확실한 건, 우리가 유저들을 괴롭히려는 악의로 그렇게 한 건 아니다. 원래부터 준비되어 있던 계승자들을 제외하면, 헤일리부터는 초월 모듈을 조금 시간을 두고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구상했었다. 초월 모듈이 없어도 충분히 활용도가 높은 계승자라는 걸 보여주고, 이후에 초월 모듈을 통해 최종 빌드를 구상하는 형태를 예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판단 착오인 것 같다. 이렇게 싫어하시는데 다음에 또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나.

▲ 집에 모듈 두고 온 '헤일리' 다음 친구부터는 잘 챙겨올 것 같다


Q. '침공 작전'에 대해 얘기해 보자. 던전 구성이 어떤 형태인건가? 퍼즐 기믹도 있다고 했는데?

- 기존 16개 던전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매일 2개의 던전에서 침공 이벤트가 발생하게 되고, 해당 던전을 역순으로 진행하거나, 바뀐 구성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침공 던전은 세 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어 각각 기믹을 수행하고 문을 여는 과정을 반복하는 형태인데, 앞서 말했듯 강제로 시간을 쓰는 구간은 없다. 퍼즐 또한 플레이어 재량에 따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Q. '얼티밋 프레이나'의 업데이트는 꽤 의외였다. 얼티밋 밸비는 꽤 만들기 쉬운 축에 속했는데, 얼티밋 프레이나의 제작 난이도는 어떻게 되나?

- 최초 얼티밋 계승자와 얼티밋 밸비의 중간 선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극단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밸비만큼 쉽게 얻을 수는 없는 수준으로 말이다. 이를 구상할 때마다 늘 고민이 이어진다. 너무 쉽게 만들면 콘텐츠 고갈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너무 어려우면 그것대로 장벽이 되어 버리니 말이다.

▲ 트레일러에서 등장이 예고되었던 '얼티밋 프레이나'


Q. '얼티밋 프레이나' 이전에 프레이나 자체의 활용도를 올리려면 도트 딜링 메커니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현재의 도트 기반 계승자들은 영 힘을 못 쓰는 상황 아닌가.

- 몹들이 빨리 죽는게 원인이다. 도트 기반 계승자들은 다른 계승자보다 고점이 높게 설계되어 있지만, 그 고점을 보여줄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도트 딜링을 살리기 위해 적의 체력을 크게 늘리면 그건 그것대로 밸런스 붕괴가 일어난다.

결국, 도트 기반 계승자들의 전체적인 리워크를 예정하고 있으며, 프레이나는 조만간 리워크가 이뤄질 것이다. 블레어는 장판만 깔아도 어느 정도 활약이 되지만 프레이나는 몹이 살아 있어야 활용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보니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느낌이 있었다. 의외의 사실 하나를 말해 주자면, 침공 던전에서 '블레어'의 활용도가 꽤 높다. 4환생 정도만 진행해도 블레어로 금 트로피를 딸 수 있더라.

▲ 몹이 살아야 활약할 수 있는 딜레마의 프레이나. 리워크 예정이다.


Q. 시즌1에서 별도의 신규 모듈 추가는 없는가?

- 신규 모듈은 아직 계획되어 있지 않다. 모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빌드가 많다 보니 하나의 모듈을 추가할 때도 고려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다. 때문에 시즌1에서는 신규 모듈 추가 계획이 없지만, 꾸준히 신규 모듈을 기획하고는 있다.


Q. 새 요격전 보스인 '데스스토커'에 대해 살짝 알려줄 수 있나?

- 패턴을 다 말해주긴 어렵지만 글러트니급 난이도로 생각하고 있다. 현 시점 가장 어려운 보스가 글러트니이고, 그 전에는 프로스트워커가 가장 어려웠다. 글러트니가 나오면서 프로스트워커의 난이도가 조정되었는데, 데스스토커가 나오면 글러트니 또한 이렇게 난이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Q. 서비스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꽤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시즌1을 앞둔 지금,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들어볼 수 있을까?

이범준 PD: 처음엔 메타크리틱 점수를 보고 상념에 빠졌다. 고득점을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56점... 아니 57점을 예상한 것도 아니었는데. 처음에는 지표 상 성과가 조금 모자라더라도 더 좋은 평점을 바라고 있었는데 완전 반대가 되었다. 평점은 기대보다 훨씬 낮았고, 지표는 기대보다 좋았다.

여기서부터 모든 계획이 틀어졌고, 마인드셋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였고, 눈앞의 동향을 파악하려 했다. 문제는, 유저들의 속도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랐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기초 체력을 늘리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구상해두고 준비했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든 당겨 와서 계속 채워 넣고 있지만, 비축분이 쌓일 틈이 없다. 때문에 게이머 니즈를 충족시킬 만큼의 업데이트 속도를 유지하면서 비축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얼마 전 내가 개발팀에 전달한 메시지였다.

2년 전, IGC에서 '번지'의 강연을 들었다. 결국 우리가 하는 고민과 똑같은 고민을 번지도 했더라. 중요한 건 '속도'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빠른 변화와 피드백에 대한 유기적인 대응, 빠른 의사 결정. 우리도 지금은 그 관점에서 생각해 집중하고 있다.


주민석 디렉터: 부족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로서는 런칭 이후 겪는 모든 일들이 처음이다. 이 정도로 게임이 흥행한 것도 처음이고, 이 정도로 많은 피드백을 받는 것도 처음이며, 이 정도로 고민할 일이 많은 것도 처음이다.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일단 눈 앞에 당면한 문제를 최선을 다 해 헤쳐나가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따끔한 피드백을 보면 당황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와 개발진 또한 똑같이 느끼는 문제들이다. 우리 또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하드 게이머들이고, 간혹 게이머들과 그리 차이나지 않는 온도의 피드백을 직원들에게 받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 더 장기간 서비스될 게임의 기틀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유기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