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두고 업계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이른바 '김승수안'은 확률형 아이템 이슈에 '입증책임 전환'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게임사가 '문제가 없음'을 직접 입증해야 하고, 게임사가 고의로 이용자 손해를 끼쳤을 경우, 법원이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2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징벌적으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문화소위)에서 '김승수'안은 계류됐다. 보통 법안소위에서 계류된 법안이 다시 통과되기란 어렵다. 다만, 이날 계류는 반대 취지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국회 문화소위(사진: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SNS)

30일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문화소위에서 '김승수안'은 정부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모두 취지에 공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사기치는 놈들은 때려잡아야"라며 적극 찬성했다.

'김승수안'에 보류 의견으론 △입증책임 전환은 민사소송상의 대원칙에 대하여 예외에 해당하여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 △손해액 입증부담 완화 또한 그 손해액을 산정하고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 △징벌적 손해배상은 우리 민사법상 원칙인 전보적 손해배상의 예외로서범죄 수익을 국가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제시됐다.

▲ 문화체육관광부 용호성 제1차관

정부 대표 자격으로 회의에 참가한 문화체육관광부 용호성 제1차관은 "고의적으로 기만행위가 발생했을 경우에 그것에 대한 제재수단이 없다면, (법의) 실효성이 굉장히 떨어질 수가 있기 때문에 다소 예외적인 말씀하신 그러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이 관련된 조항들은 반드시 도입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입증책임 전환 도입에 대해 용호성 차관은 "소비자가 게임 회사에서 어떤 식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 그 내부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을 전체적으로 입증하라라고 책임 주어진다는 것은 사실상 소송 과정에서 승소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슈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부분에 관한 입증책임에 관한 부분들은 그 게임 회사에다가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윤양수 콘텐츠국장은 "실제로 카지노 확률의 그것과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용호성 차관은 "저희(문체부)가 게임업계를 어느 정도 두둔해 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지난 20여 년간 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굉장히 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고통을 받아 왔다"라며 "이것으로 인해서 게임 산업이 스스로의 성장을 갖다가 옭아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해서 이 사업을 운영해 왔던 생태계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저희가 법률로써도 그런 부분을 뒷받침을 해서 앞으로는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도 저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

'김승수안'을 두고 중소게임사 부담과 유저의 소송남발을 우려한 의원도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중소기업이라도 이렇게 소비자를 사기 치는 놈들은 지금이라도 처벌을 때려야 한다"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문제에 있어서 핵심은 큰 놈이든 작은 놈이든 사기 치는 놈들, 거짓말하는 놈들은 때려잡아야 된다라는 게 기본적인 입장인데, 왜 자꾸 어렵게 생각하나?"라고 강조했다.

양문석 의원은 "악의적인, 고의적인 부분이 드러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해서 서너 배씩 공정거래법에 들어가 있는 내용들 이상으로 때려잡아야지"라며 "그런데 왜 이걸 갖다가 우리가 입증 책임에 대해서 이렇게 고민하고... 소비자가 중심이다"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이어 "그리고 (소비자의) 피해도 크고 분노도 하늘을 찌르기 때문에 때려잡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소위에 참여한 국회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민주당도 발의하여 병합심사하기로 했다"라며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액이 2배로는 부족하단 의견도 나왔다"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김승수안'에 대해 향후 정책토론회 등으로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