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오는 10월 24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분쟁에 첫 결론을 내린다. 앞선 가처분 단계 때 법원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본안 소송에서 다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부장판사 박찬석)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로부터 마지막 변론을 들었다. 이날 법원은 지난 변론에서 예고한 거처럼 '실질적 유사성'을 위주로 살펴봤다.

넥슨 측 변호인은 내부 프로젝트 단계였던 'LF 프로젝트', '프로젝트 P3', '다크앤다커' 영상 자료를 차례대로 틀었다. 'LF는 넥슨 재직 당시 최주현 팀장이 '프로젝트 P3' 전에 내놓았던 게임이다. 1인 플레이에 PVE가 특징이다. 넥슨 측은 "최주현 머릿속에 든 것은 이 정도의 게임이었다"며 이후 넥슨 내 여러 인력이 'LF'에 붙어 R&D를 진행, 나아진 버전이 'P3'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이언메이스 측 주장인 '다크앤다커는 최주현의 아이디어'라는 것에 반박하는 내용이다. 최주현 디렉터의 아이디어는 'LF' 수준에 그쳤고, 넥슨이 '다크앤다커'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P3'은 넥슨의 투자를 거친 결과물이란 것이다. 그렇기에 넥슨은 '다크앤다커'의 원류가 되는 'P3'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넥슨 측은 법원에 'P3' 플레이 영상과 스크린샷 등을 통해 게임의 장르, PvPvE와 FPS적 요소와 RPG적 요소가 결합된 게임성, 게임 목적인 탈출, 던전 모습, 빛과 어둠을 활용한 주요 테마, 공간 제약, 캐릭터 클래스 등을 소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언메이스는 'P3'의 창작성을 부정하기 위해 'P3'를 세부적인 요소로 쪼갠 뒤 각각의 요소에 대응하는 수많은 선행게임을 제시하고 있다"며 "피고 측이 제시한 그 많은 게임 중 어떤 것에서도 P3 구성요소들의 독창적인 선택·배열·조합과 유기적 결합관계와 유사한 게임은 찾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 P3의 창작성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언메이스 측 변호인은 "애초에 P3 장르는 배틀로얄, 다크앤다커는 익스트랙션으로 완전히 다르다"며 "추가로 넥슨은 당시 김대훤 부사장에 대한 법원의 문서 제출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의 징계위원회 녹취록만큼은 절대 제출하지 않았는데 어떤 의도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넥슨이 김대훤 부사장 관련 문서를 제출하지 않는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어떤 이유로 김 부사장이 최 팀장에 불만을 가져서 P3가 개발되지 않길 바랐고, 불만이 쌓이는 상황에서 최 팀장의 외부 서버 사용을 빌미로 징계해고했다는 의심이다. 변호인은 "김 부사장이 징계 과정에서 본인의 정당성을 주장했을 거라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넥슨은 최주현 디렉터가 '지득'한 아이디어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하는데, '다크앤다커'는 최 디렉터가 개인적으로 '체화'한 지식과 선행한 게임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지 넥슨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LF에서 P3로 발전한 데에 넥슨의 R&D가 있었단 주장에 대해서는 "넥슨의 다른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무슨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주요한 아이디어나 요소들은 당시 최주현 팀장이 기획한 것으로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최 팀장이 만들었다고 하기는 어렵겠으나, 아이디어의 핵심이 되는 굵직굵직한 것들과 전체적인 방향성은 최 팀장이 냈다는 취지다"라고 덧붙였다.

10월 24일 예정된 선고 결과에 대해 아이언메이스 측은 "당연히 법리적으로 아이언메이스가 승소할 것이라 예상하며, 만일 패소하더라도 항소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넥슨 측은 아이언메이스 측이 주장한 김대훤 부사장 의혹에 대해 "전혀 별개의 건"이라고 밝혔다. 넥슨 측은 "법원이 제출하라는 문서는 제출했다"며 "아이언메이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법원에 요청한 문서가 실제론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당시 김대훤 부사장은 본인의 관리하에 있었던 일이기에 책임을 부담하겠다고 해서 어느 정도 책임을 졌고, 그에 관한 서류는 법원에 제출했다"며 "아이언메이스 주장처럼 법원이 제출하라고 했으나 넥슨이 거부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넥슨 관계자는 "본 사건이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와 건전한 경쟁 문화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매우 엄중하게 소송에 임했다"며 "P3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 저작권 침해 행위, 성과물 도용 행위 등이 제대로 소명되어 다시는 이러한 부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에 부합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