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악마를 소환할 지옥문이 열린다. 무슨 소리냐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 시리즈 신작인 4편 출시가 벌써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게이머라면 모름지기 한 번쯤 플레이 해봤을 디아블로 시리즈. 당장 주변에 있는 동료 기자들에게 디아블로 이력을 물어보면 라떼 시절은 물론이요 악마 도살자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경력이 화려하다. 기자 역시 국내를 강타한 디아블로 2 때 편승하여 후속작까지 단맛 쓴맛 똥맛까지 다 먹어봐 그들과 말을 섞을 순 있다. 다만 타이틀 첫 번째 작품은 듣도 보도 못해 어디가서 진성 블빠 명함을 내밀 수준은 아니지만.
디아블로 4는 6월 초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18일 오픈 베타를 진행했다. 공개 이전, 유저들이 걱정했던 것은 다름 아닌 서버렉 이슈였다. 렐름 다운과 에러코드 37, 그리고 개그맨 김기열도 사과할 정도의 무지막지한 대기열로 멘탈이 단련된 디아인들이라 그런지 오픈런으로 인한 서버 과부하는 으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막상 까보니 초창기 서버 이슈를 제외하고 나름 넉넉한 서버 수용량을 갖춰 전작에 비해 다소 쾌적한 모습을 보였다. 커뮤니티 반응이 증명하듯, 잡스러운 랙은 약간 있지만 수상할 만큼이나 서버가 평온하고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에 대한 후기나 질문과 답변, 견적 게시글이 연일 화제인 상황이다.
작년 말부터 디아블로 4에 관한 게임 플레이 떡밥이 무수하던 시기, 예상보다 낮은 권장 사양 루머가 돌았다. 또한, 오픈 베타에 공개된 시스템 요구 사항에 따르면, 인텔 코어 i5-4670K CPU, 16GB RAM,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이 권장 사양으로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기존에 굴려먹던 컴퓨터를 그대로 사용해 당장 지갑을 열지 않아도 돼 내심 쾌재를 불렀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이 적어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게임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 건 단연 PC 사양이며, 다음으로는 게이밍 모니터가 있겠다. 인간의 오감 중 시각 비중이 가장 높으니 촉각을 담당하는 마우스와 키보드, 청각을 담당하는 스피커와 헤드셋은 나중의 이야기가 되겠다.
그만큼 체감의 정도가 여타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우선 거거익선의 중심이 되는 넓은 화면이 있겠고 선명한 화면을 표현하는 높은 해상도와 부드럽고 끊김 없는 화면 연출을 담당하는 주사율과 응답속도가 있겠다. 이외에도 명암비, HDR, 지싱크, 픽셀피치 등 모두 시각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요소가 된다. 물론 역체감도 심하다. 없다 있으면 그러려니 한데 있다 없으면 참 괴롭다고 했던가? 연인 사이에서나 쓸 법한 문구가 게이밍 모니터 분야에서 유독 심하게 드러난다.
개중에서도 특히 화면비가 그렇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니터의 화면비와 해상도는 16:9, FHD(1920x1080)인데, 21:9 해상도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디아블로 4에서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의 메리트는 더욱 커진다.
"모니터는 거거익선이라는데, 32:9는 왜 안 쓰는가?"라고 물어볼 수 있겠다. 하지만 디아블로 4는 32:9 화면비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아 모니터 32:9 모니터 좌우에 레터박스가 생기며, 개인에 따라 UI 크기나 위치 호불호가 생길 여지가 있어 21:9 화면비가 이상적이라고 본다. 굳이 디아블로 4가 아니더라도 아직까지 대다수의 게임이 32:9를 지원하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좀 더 멀리 바라보자는 의미에서 삼성전자의 34인치 21:9 모니터인 오디세이 G5 C34G55T(이하 G5 C34G55T)로 디아블로 4를 플레이 해봤다. 잠깐 스펙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G5 C34G55T는 3440x1440(WQHD) 해상도, 1000R 곡률, 2500:1 명암비를 가진 널찍한 34인치 게이밍 모니터다.
최대 165Hz, 1ms(MPRT) 응답속도 지원으로 게이밍 성능도 튼튼한 편. 또한 AMD 프리싱크, HDR10과 같은 깨알 같지만 유용한 기능도 지원한다. 자세한 스펙은 아래를 참고하길 바란다.
삼성전자 오디세이 G5 C34G55T
종류: 커브드 모니터
모니터 크기: 34인치(86.4cm)
해상도 및 화면비: WQHD(3440 x 1440) / 울트라와이드 (21:9)
패널 및 주사율: VA / 165Hz
응답속도: 1ms(MPRT)
HDR(High Dynamic Range): HDR10
밝기(Typical): 250 cd/㎡
동적 / 일반명암비: Mega ∞ DCR / 2,500:1
연결: HDMI 2.0x1 / DP 1.4
크기 및 무게: (스탠드 포함) 806.6 x 475.3 x 272.6 mm / 5.6 kg
부가기능: Freesync premium / PBP 모드 / 플리커프리 / 블랙 이퀄라이저 등
제품 가격: 449,000원(인터넷 최저가 기준)
G5 C34G55T는 WQHD(3440 x 1440) 해상도가 적용됐다. 우리가 흔히 아는 1920 x 1080 해상도는 FHD를 뜻하며, 2560 x 1440 해상도는 QHD에 해당한다. 이 제품의 경우, 16:9 화면을 가로로 늘려 QHD 명칭 앞에 W(Wide)가 추가되며, QHD(2560 x 1440) 해상도 보다 880 픽셀 커졌다.
게이밍 기본기 성능 자체가 준수하다. 최대 165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쉬운 말로 1초에 165 장면을 출력한다는 얘기다. 화면 전환이 잦고 캐릭터 움직임이 빠른 게임일수록 고주사율 기능은 게이밍 모니터 영역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마련이다. 특정 장르를 제외하고 165Hz면 RPG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 수치라고 생각된다.
(※ DP 연결 시 최대 165Hz 지원, HDMI 연결 시 최대 100Hz 지원)
21:9 화면비 모니터는 디아블로 4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 먼저 좌우 영역이 넓어져 보이지 않는 영역이 나타난다. 지형지물이 더욱 잘 보이는 건 물론 화면 끝에 위치한 몬스터까지 표시되기에 16:9 모니터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커브드 모니터는 넓은 화면을 구부려 곡률을 줬으며, 높은 몰입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왜곡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 호불호의 여지가 있고 적응의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평면과 커브드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보면 된다.
디아블로 4의 카메라 시점은 쿼터뷰이며, 야외 우두머리, 마을, 필드 등 캐릭터 위치에 따라 시점이 유동적으로 바뀐다. 마우스 스크롤 휠(Up & Down)을 통해 시야각(FOV)을 변경할 수 있으나 2단까지만 설정이 가능하며 세밀한 시야각 설정이 불가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유저들이 여럿 있다.
위 사진을 보면 21:9 화면비에서 좌우가 넓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6:9 화면비 모니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답답함이 적고 위에서 상술했듯 보이지 않는 영역의 몬스터 혹은 캐릭터까지 한눈에 보인다.
이를 응용해서 심화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마우스 커서 위치 기반으로 발동하는 스킬의 사거리는 1920 픽셀의 절반, 즉 960 픽셀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21:9 화면비 모니터를 사용해 16:9 화면비 모니터에서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곳을 확보해 텔레포트로 벽을 넘거나 다른 스킬을 시전할 수 있다.
다만, 공정성 문제로 울트라와이드 지원 관련 변경 사항이 있었던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예시를 참고하면 디아블로 4 정식 오픈 때에는 이러한 플레이는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다는 점 참고 바란다.
정리하자면, 디아블로 4와 21:9 화면비 모니터의 조합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32:9는 시기상조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최신 게임의 경우 십중팔구 21:9 화면비를 지원한다. 16:9를 강제로 21:9 비율로 늘려 화면 상하단의 레터박스나 해상도 저하의 '눈물의 21:9'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비록 오픈 베타 기간이 짧아 G5 C34G55T 21:9 모니터로 디아블로 4의 모든 컨텐츠를 즐겨 보진 못했지만 16:9 화면에 비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진다는 점만 해도 메리트가 크다고 생각한다.
권장 사양이 낮게 잡힌 만큼 고해상도 환경을 구축하기에 부담이 적은 점도 한몫한다. 디아블로 4의 권장 사양은 인텔 코어 i5-4670K CPU, 16GB RAM,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으로, 어지간한 차세대 메인스트림 급의 그래픽카드를 사용 중이라면 FHD는 물론 QHD 해상도도 무난하게 구동이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오픈 베타의 이야기이므로 정식 출시 시기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오픈 베타 도중 주된 이슈로 꼽힌 맵 로딩 지연 시간, 서버 문제, 버그 등 수정해야 할 점이 여럿 있지만 정식 출시까지 약 3개월 정도 남아 개선의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