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이즌' 시리즈를 레고로 풀어낸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가 오는 11월 14일 출시된다. 지난 서머 게임 페스트 2024에서 깜짝 발표된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는 호라이즌 시리즈 특유의 원시적이면서도 첨단이 섞인 역동적인 세계관에 레고의 익살스러운 액션, 여기에 온라인 협동을 더하면서 기계공룡을 사냥하는 특유의 재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PS 진영의 대표작이자 코어 게이머들이면 한 번쯤 접해봤을 '호라이즌' 시리즈를 지금 다시 레고로 재해석한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인벤에서는 게릴라 게임즈의 스테판 바롤트 디자인 디렉터와 스튜디오 고보의 토노 곤잘레스 리드 게임 디자이너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게릴라 게임즈 스테판 바롤트 디자인 디렉터(좌), 스튜디오 고보 토노 곤잘레스 리드 게임 디자이너(우)



"레고의 창의력과 가족, 커뮤니티라는 공통점에 주목했다"

Q. 지난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최초 공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플랫폼으로 동시 출시를 예고하지 않았나. 언제부터 개발을 시작했나?

토노 곤잘레스 = 2022년에 개발을 시작했으며, 처음부터 PC, PS5 및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개발하고자 계획했다. 그래서 모든 플랫폼에서 개발을 동시에 시작했다.


Q. 호라이즌 시리즈를 '레고'로 재해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토노 곤잘레스 = 우리는 모두 레고의 열성 팬이고, 레고 게임과 영화도 정말 좋아한다. 또 레고가 호라이즌 시리즈의 거대한 로봇, 공룡 같은 테마와 정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호라이즌 시리즈가 더 다양한 유저층에게도 매력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를 더 넓은 층에게 소개하는 방안으로 레고를 선택했다. 레고에서도 이에 흥미를 보였고, 호라이즌 시리즈가 지닌 가치가 잘 맞았다고 생각해 서로 윈윈인 셈이었다.



Q. 호라이즌 시리즈하면 기계공룡뿐만 아니라 원시의 생명력 넘치는 자연 환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 환경을 ‘레고’로 구현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

스테판 바롤트 = 호라이즌 시리즈의 초기 기계 생물들은 실제로 듀플로 블록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번 게임 이전부터 레고와 연결고리가 있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를 만들 때는 더 나아가 기계 생물을 레고로 어떻게 재해석해서 보여줘야 할지, 또 기존 환경을 어떻게 레고에 맞춰 가져올 수 있을지 새로 고민해야 했다.

토노 곤잘레스 = 그 두 가지 모두 중요한 포인트인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레고 영화의 퀄리티를 어떻게 게임에 녹여낼 것인가, 호라이즌 시리즈를 어떻게 레고 세계에 그 퀄리티로 구현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저 단순히 레고로 만든다는 그런 것만으로는 유저들에게 다가가기엔 불충분했다고 생각했고, 그 퀄리티를 구현해 더 많은 유저층에게 어필하고자 했다.


Q. 호라이즌 시리즈가 PS4, 5의 대표작이지 않았나.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해봤는데, 그래서 ‘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레고로 재해석한 것 외에 호라이즌 시리즈의 팬이 어떤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을까?

토노 곤잘레스 = 호라이즌 시리즈는 정말 많은 게이머들이 사랑해준 게임이다. 그랬던 만큼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한 유저층에게 프랜차이즈를 선보이고자 했다. 또 호라이즌 시리즈의 팬들도 색다른 체험을 해보기를 원했다.

이미 알고 있듯이, 호라이즌 시리즈는 굉장히 진중한 게임이다. 그렇기에 가볍고 경쾌한 마음으로 즐길 여지가 적었다. 이번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에서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호라이즌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차별점이자 또 새로운 유저층을 끌어들일 요소이기도 하다. 또 하나 더하자면, 협동 모드를 통해서 친구와 함께 한다는 것이 기존 호라이즌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친구와 같이 협동하면서 왁자지껄 즐기는 재미도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의 특징이다


Q. ‘호라이즌’ 시리즈 스토리가 무거운 분위기라 레고의 아기자기한 느낌과 잘 어울릴까 싶은 느낌도 들더라. 본편의 내용을 어떻게 풀어갈지, 또 톤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갔나도 궁금하다.

스테판 바롤트 = 레고와 호라이즌 시리즈 둘 다 공통적으로 가족, 커뮤니티, 창의성 같은 가치를 보여주고자 하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공통점을 연결해서 게임으로 풀어나가고자 했다.

원작이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던 만큼, 이야기도 재구성했다. 단순히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화 같은 버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야기의 핵심은 유지하되, 그것을 더 넓은 유저층에 맞는 방식으로 변형한 셈이다. 그렇게 해서 레고 팬이든 호라이즌 팬이든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고, 새로운 유저들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 어 분명 호라이즌 시리즈의 테마가 맞긴 한데 뭔가...뭔가 많이 좀 느낌이 다르다


Q. 박력 있게 달려드는 기계공룡의 약점을 저격하는 활쏘기 액션이 ‘호라이즌’ 시리즈의 특징 아닌가. 시점이 쿼터뷰나 플랫포머에 가까운 느낌으로 바뀌었는데, 그 감각을 어떻게 재해석했나 궁금하다.

토노 곤잘레스 = 개발 극초기부터 협동 모드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에 맞는 카메라 시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카메라 뷰는 그에 맞춰 정했다. 한편으로 호라이즌 시리즈의 핵심 전투, 즉 거대한 기계공룡의 약점을 노리면서 치열하게 싸우는 그런 느낌은 유지하고자 했다.

그래서 기계공룡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 약점을 공격하면 더 큰 피해를 주는 건 물론 여러 유용한 도구들이나 파워업 아이템이 드롭되기도 한다. 아울러 원작에 있던 속성 시스템도 있어서 화염, 감전 등 여러 속성으로 공략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단순히 원작을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서, 좀 더 다양한 유저층에게 어필하고 또 경쾌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해왔다. 이미 공개된 것처럼 좀 더 혼란스럽고, 우스꽝스럽고, 그리고 경쾌한 액션들이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작의 반복이 아닌 유머러스한 재구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Q. 실제로 활쏘기 말고도 적을 들어서 절벽에 내던지거나, 폭발부츠의 열기로 태우는 다양한 상호작용이 눈에 띄더라. 유머와 액션 두 가지를 다 잡은 느낌인데, 전투 디자인을 구상할 때 어떤 철학을 담았나?

토노 곤잘레스 = 우리는 이 게임에서 전투가 너무 진지해지지 않기를 원했다. 또 유저들이 그저 적을 기계적으로 쓰러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창의적으로 즐겁게 적들을 상대하고 각양각색의 체험을 하기를 바랐다.

앞서 말한 것처럼 광신도들을 절벽에 던져버린다거나, 폭발부츠로 적을 뛰어넘으면서 그 추진열로 불태워버리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외에도 정말 다양한 상호작용과 기믹이 있다. 우리는 유저들이 게임을 하면서 "이게 가능할까?" "이렇게도 해볼까?" 고민하고 더 창의적인 방향으로 플레이하기를 바랐고, 그것이 더 혼란스럽고 왁자지껄한 경험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더 창조적으로 재미있게, 그리고 그 우스꽝스럽고 혼란스러운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전투 철학이라 하겠다.

▲ 활쏘기는 기본에 폭탄통 연쇄폭발로 쓸어버리거나

▲ 조준하기 귀찮으면 그냥 들어서 절벽에 던져버리자

▲ 불구덩이에서 화살을 쏘면 화염, 전기구덩이에서 화살을 쏘면 감전 속성이 적용된다

▲ 폭탄 아니 핫도그 나가신다! 중간중간 쏠쏠한 장비와 아이템들이 있으니 잘 활용해보자


Q. 기계공룡을 강제전환해서 아군으로 만들거나 탑승하는 것도 ‘호라이즌’ 시리즈의 재미인데, 이 부분도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에 적용되어있나 궁금하다.

스테판 바롤트 =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에서는 전투 자체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강제전환과 탑승은 구현하지 않았다. 이번 게임에서 우리가 구축하고자 했던 것은 다 같이 즐겁고 혼란스럽고 왁자지껄한 전투인데, 그 방향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레고라는 요소까지 적극 활용해 다양한 전장을 구축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 주변에 있는 다양한 아이템, 그리고 환경 요소들과 레고이기에 가능한 요소까지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Q. 초반을 해보니 원작 대비 이야기가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는 느낌인데,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또 협동도 준비되어있는데, 파고들기할 만한 요소를 꼽자면?

토노 곤잘레스 = 메인스토리만 미는 것을 가정한다면 8시간 정도일 것이다. 아마 협동해서 메인스토리를 빨리 민다고 생각하면 더 짧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사이드 콘텐츠나 이것저것까지 다 포함하면 훨씬 길다. '어머니의 심장'을 재건하고, 다른 유저들과 협동해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들과 히든 콘텐츠를 해금하면서 즐기는 것도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Q. 호라이즌 시리즈의 커스터마이징 요소 외에도 각종 레고 시리즈의 장식들이 파츠로 나오던데, 레고 시리즈의 캐릭터도 플레이어블로 등장하게 될까? 혹은 이후에라도 추가될지 궁금하다.

토노 곤잘레스 = 그 말처럼 정말 다양한 외형이나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에 녹아들어있다. 그러나 커스터마이징 외에 다른 크로스오버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커스터마이징의 폭이 넓어서 아마 색보이처럼 혹은 바나나처럼 꾸민다거나, 또 그렇게 꾸민 캐릭터가 시네마틱부터 인게임 그리고 시네마틱에서 활약하는 장면들이 꽤나 웃기지 않을까 싶다.


▲ 호라이즌 시리즈 그리고 레고의 다양한 꾸밈 요소들이 게임 내에 녹아들어있고

▲ 스토리를 깨고 브릭을 모으거나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해금하는 재미를 살렸다


Q. 초반만 해봤을 뿐인데도 호라이즌 시리즈를 해본 입장에서 원작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그간 봤던 반가운 지역을 탐사하는 듯한 느낌이 있더라. 포비든 웨스트, 그리고 버닝 쇼어스의 지역도 나올까?

스테판 바롤트 =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의 세계를 구축할 때 기존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실제 레고 세트를 활용해 호라이즌 세계를 재창조했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고대 세계 시절 건물의 잔해들이나 수풀도 실제 레고 세트에 나오는 것들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재즈 클럽 같은 레고 세트들이 거기에 활용됐다.

한편으로는 호라이즌의 세계의 느낌을 줘야 한다는 과제도 잊지 않았다. 실제 세트를 사용하면서도, 그 느낌에 맞게끔 재배치하고 다양하게 섞었다. 아마 탈것들이나 집, 건물들을 유심히 보면 실물 레고 세트도 보일 것이고, 그러면서도 '호라이즌' 시리즈 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대상 연령층이 늘어난 만큼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부터 원작을 해본 코어 게이머까지 다양하게 접하게 될 텐데, 각 유저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난이도를 어떻게 설계해나갔나?

토노 곤잘레스 =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쉽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그래서 조작하기 간편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누구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 한편으로는 이미 호라이즌 시리즈를 즐긴 팬층이 도전을 좋아한다는 점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난이도를 총 다섯 단계로 나눴다. 도전적인 게임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유저를 위한 스토리 모드에서부터 각 유저의 성향이나 플레이스타일 그리고 컨트롤에 따라 각자 맞는 난이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적들이 얼마나 공격적이고, 또 그들이 얼마나 더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통해서 난이도를 조율했으며, 그외에도 접근성 메뉴에는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있다.


Q. 레고로 단순화했는데도 각 캐릭터마다 특성을 잘 살린 게 놀라웠다. 각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들을 꼽자면?

토노 곤잘레스 =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원작의 캐릭터들이 굉장히 유니크한 캐릭터들이지 않나. 그 각각의 특성을 단순히 포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좀 더 경쾌한 톤 그리고 레고 무비에 어울리는 경험에 맞춰서 재구현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에일로이'를 예로 들어보자면, '에일로이'는 강인하고 진지한 캐릭터이지 않나. 그래서 레고에 맞게 가볍게 풀어낼 때에도 친구들이나 사람들을 걱정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면을 동시에 보여줘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마다 다른 무기를 통해서 게임플레이에서도 그 캐릭터의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시네마틱, 대사가 아니라 게임플레이에서도 그것이 체감되어야만 캐릭터의 개성이 완성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본편과는 사뭇 다른 유머러스한 분위기지만

▲ 자신의 기원을 찾아 그리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방팔방 나서는 근본은 어디 가지 않았다


Q.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가 어떤 게임인지 한 마디로 짧게 말하자면? 그리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유저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한다.

스테판 바롤트 = 레고 호라이즌 어드벤처는 말 그대로 에일로이와 친구들이 함께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에일로이의 출생의 기원을 되짚어가면서 비밀을 풀고, 세계를 위협하는 그림자 악마의 사악한 계획으로부터 세계를 구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 과정에서 유저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만큼, 자신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해나가길 바란다. 또한 그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해보고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마을을 재건하고 숨겨진 요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유저들이 어떤 것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토노 곤잘레스 = 정말 많은 사랑과 노력을 담아 이 게임을 만들었고, 제작 과정도 정말 즐거웠다. 플레이하면서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유저들이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하고 창의력을 발휘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