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분석] 깜짝 등장한 차세대 오픈월드 다크호스, '이환'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타워 오브 판타지', '페르소나5 더 팬텀X'로 서브컬쳐 게임계에서 점차 영역을 구축해오던 퍼펙트월드 게임즈가 지난 16일 또다른 신작 '이환'을 꺼내들었다. '이환'은 타워 오브 판타지를 개발한 산하 개발사 호타 스튜디오의 신작으로, 어반 오픈 월드+초자연 현상을 테마로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꾀한 작품이다.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와 달리 처음부터 글로벌을 노리는 행보를 보이는 신작 '이환'. 약 13분의 게임플레이 영상과 4분 가량의 PV를 통해 그 단면을 보여준 '이환'이 앞으로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보여줄지, 그 단면들을 더 세밀하게 분석해보았다.
눈을 사로잡는 도시 퀄리티
언리얼 엔진5+타오판 노하우로 빚어낸 월드
호타 스튜디오는 이미 '타워 오브 판타지'의 2.0버전부터 근미래적인 거대 도시를 그려내고자 하는 시도를 선보인 바 있다. 그 첫발인 벨라 행성의 '미러 시티'는 네온 사인과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시의 외관뿐만 아니라 각종 미니 게임이 있는 오락실, 뽑기 기계 등 일상적인 소소한 부분까지도 차츰차츰 디테일을 갖춰나갔다. 그리고 3.0, 4.0으로 버전 넘버링이 바뀔 때마다 맵의 규모나 기믹 그리고 디자인까지도 성큼성큼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4.0에서 등장한 대재앙 전의 아스트라의 모습을 한 가상 세계 '거스토스 네트워크'에서는 크루즈 버스 없이도 거대한 도시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구성을 이미 발전시켜가고 있는 상태다.
호타 스튜디오가 언리얼 엔진5로 빚어낸 '이환' 그리고 게임 속 핵심 도시 '헤테로 시티'는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시 곳곳을 더욱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것이 눈에 띈다. 오래된 건물의 벽과 기둥을 휘감고 있는 덩굴들과 떨어지고 있는 꽃잎 표현은 물론, 건물 사이사이에 난 좁은 골목길과 빨래방, 편의점 등 일상적인 공간까지 세밀하게 구현해 도시를 탐사할 때 몰입감을 살렸다. 또한 비바람이 불어닥칠 때에 빗방울 표현 및 젖은 도로 위를 차량으로 질주할 때 물이 튀는 효과 등도 정교하게 구현해서 더욱 실감나는 드라이빙 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주무대가 되는 '헤테로 시티'의 면적이나 세부 설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플레이어블 캐릭터 및 NPC를 볼 때 다양한 종족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플레이어블 캐릭터에도 수인, 요괴, 천사처럼 날개를 달고 있는 인물들이 있으며, 식당 주인인 투토리는 문어이기 때문이다. 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괴이한 현상이 헤테로 시티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 만큼, 서로가 도시에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계관이라고 추측된다.
이번 영상에서는 '헤테로 시티'의 전체 면적과 주요 시설이 완벽히 공개되진 않았으나, 골동품 가게, 식당, 카센터, 부동산, 아파트 총 다섯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외에 콘텐츠는 전투와 커스터마이징 정도만 공개된 상황이나, 최초에 등장한 골동품 가게에서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거울과 특이한 천체 관측 도구들을 통해 이상 의뢰 외에도 다른 무언가를 조사하거나 탐사하는 콘텐츠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게임 플레이 영상의 첫 시작 지점인 골동품 가게 '에이본'은 공식 커뮤니티에 따르면 유저가 속해있는 진영으로, 표면으로는 골동품 가게지만 이상 현상을 처리하는 업무도 종종 맡고 있다. 그곳에서 유저는 무면허 이상 헌터로 활동 중이며, 그 과정에서 여러 동료들을 만나 도시의 다양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이환'의 핵심이다. 실제로 골동품 가게 '에이본' 외에 다른 세력인 이상 관리국 수용 2팀에 속한 민트가 유저 일행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특색 있는 세력들이 유저와 함께 도시에 닥친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기대해보는 것도 묘미일 것이다
식당에서는 돈코츠 라멘, 스시, 텐동, 닭꼬치, 고등어 구이, 생맥주 등 음식을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 후 연출이나 상태 변화가 없는 만큼 인벤토리에 보관한 뒤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를 비롯해 그외 다른 오픈월드 게임이 음식을 먹으면 여러 버프를 받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기본인 만큼 음식 구매 또한 전투 준비에 필수적일 것으로 보이나, 음식마다 어떤 효과가 적용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 체력바 옆 슬롯에 음식을 장착해서 체력이 적을 때 활용할 수 있는데, 그와 비슷한 슬롯이 '이환'에도 존재하는 만큼 전투 중 급박한 상황에 R키를 눌러 음식을 섭취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 들이닥친 '이상'
도시 속 이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태그 전투
통상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은 일부 스토리를 제외하면 도시 내부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이환'은 이상 현상이 발발하는 도시를 무대로 한 만큼 갑작스럽게 전투가 전개된다. 영상에서도 편의점에서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고 문구와 함께 공간이 기괴하게 일그러지고, 주변에 있던 사물에 기괴한 존재들이 깃들면서 습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초 전투 장면에서는 '의뢰'가 언급된 만큼, 갑자기 특이 현상이 들이닥치기보다는 이상이 발생한 구역의 정보를 전해 듣고 그곳에 가서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주인공 일행의 주요 업무인 것으로 보인다. 영상 마지막에는 차량을 탄 상태에서 갑자기 "베르트하이머 파동 구역에 진입했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탄 개체가 습격하는 장면 전에 맵에 하얀색 표시가 종종 뜨고 있으나, 그것이 이상체의 흔적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이번 영상에서는 전체 맵이나 마커가 없어 의뢰 지역이나 이상체의 출현을 탐지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데, 이 부분은 아직 게임이 개발 중인 만큼 추후에 이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는 세 가지의 무기를 교체하면서 전투를 펼치는 방식이었으나, '이환'에서는 4명의 파티원을 편성하고 그때그때 태그하면서 전투를 펼치게 된다. 태그할 때도 최근 트렌드에 맞춰 이전 캐릭터도 공격을 다 마치고 난 이후에 퇴장하는 방식이며, 이를 활용해 공격 선입력 이후 태그로 콤보를 한층 더 다채롭게 이어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UI를 살펴보면 각 캐릭터마다 전투 스킬과 궁극기를 하나씩 보유하고 있으며, 전투 돌입시 회피 대시는 최대 세 번 연달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타워 오브 판타지'처럼 회피 대시 슬롯을 한 번에 다 소모하지 않고 적절히 충전되는 타이밍 동안 끊어서 사용, 급작스러운 상황에 회피가 없어 정통으로 맞는 일이 없도록 하는 컨트롤이 연상됐다.
또한 각 캐릭터 아이콘의 우측에 있는 아이콘을 통해 '속성' 및 궁극기 유무가 체크됐다. 현재 공개된 캐릭터의 속성은 세 개이나, 아직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네 명밖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추가로 속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격할 때마다 적의 체력바 하단에 하얀색 게이지가 차고 이 게이지가 가득 차면 사물에 빙의된 적은 큰 피해를 입고 빙의하지 않고 그대로 나온 괴이한 존재들은 소멸되는 등, 특이한 점들도 눈에 띈다.
이번에 플레이어블로 공개된 캐릭터 중, 첫 번째 캐릭터를 제외하면 민트, 사키리, 나나리로 전부 이름이 확정된 상태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첫 번째 캐릭터의 이름은 한자를 볼 때 령 혹은 링(零) 등으로 번역될 여지가 있다. 공식 PV에서 앞으로 수집하게 될 캐릭터들의 활약상에도 말미에 아주 잠깐 드러난 정도로 정보가 없는데, 해당 캐릭터의 이름에만 낫표가 있는 것과 인게임 플레이 영상에서 의도적으로 이 캐릭터로 이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을 볼 때 유저의 분신인 주인공일 여지도 있어 보인다.
이것은 덕후식 GTA?
차량 내부까지 튜닝, 드라이브에 진심인 편
그간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에서 탈것이 부각된 케이스는 없었던 만큼, '이환'은 이를 차별화된 포인트로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호타 스튜디오는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로 각종 탈것과 기어들을 활용해서 자유로이 필드를 돌아다니던 크로스플랫폼 mmorpg를 구축했던 만큼, 이러한 요소를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차량의 종류는 모터스포츠카 느낌의 그리핀, SUV 느낌의 네브라 G3, 클래식 카 느낌의 신월-C2000 3종만 공개됐으며, 커스터마이징은 범퍼, 헤드라이트, 도색 등 외장뿐만 아니라 서스펜션, 브레이크, 엔진 등 내부까지 개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각 파트 부품 조합에 따라 접지력, 제동력, 하중, 회전 속도, 토크 총 다섯 개의 스탯이 변하고, 개조 전후 비교도 할 수 있어 좀 더 편하게 자신에게 맞는 차량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할 수 있다. 차량 외에 다른 탈것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PV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캐릭터의 모습이 소개된 것이나 전작에서 호버바이크류 탈것도 다양하게 보여줬던 만큼 추후에 추가될지 여부도 관건이다.
차량과 함께 강조됐던 '하우징'은 레온 부동산을 통해 진행되며, 개중 레온 부동산이 소유한 고급 아파트 '에덴'에 입주하는 과정까지만 확인됐다. 부동산 구매창에서 소유한 방, 헤테로 시티 카테고리에 추가 목록을 볼 수 있는 화살표가 있는 만큼,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헤테로 시티를 제외한 지역이 추가되거나 혹은 헤테로 시티 내에 있는 좀 더 다양한 종류의 부동산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에서는 제시된 방을 바로 구매한 만큼, 해당 지역에 다른 매물이 있나 혹은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 보는 기능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바로 구매 버튼 옆에 방을 보러 가는 기능을 추가하는 디테일이 엿보였다. 통상 모바일을 고려한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이 하우징 시스템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한 뒤에 바로 워프하는 기능들을 지원하지만, '이환'에서는 그런 메시지창이 뜨지 않은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NPC와 대화가 끝난 뒤, 자기 차량이 있는 곳으로 직접 돌아가서 다시 차를 몰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아파트까지 이동하는 등 '도시'를 누비는 감각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에덴 아파트의 방에서는 현재 휴식을 취하는 기능만 소개됐으나, 거실과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상호작용 요소들이 추가되는 것도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 또한 진입할 때 입구에서 집사인 미스터 유카리가 안내를 하는 만큼 추후 미스터 유카리를 통해서 여러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공개된 '이환'은 이처럼 컷을 일일이 멈추면서 중국어까지 일일이 분석할 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오픈월드 게임임을 가정했을 때 앞으로 경험하게 될 콘텐츠가 전부 나온 느낌이 아닌 만큼, 분석하면 할수록 빨리 직접 그 도시를 탐사하면서 만끽하고 싶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더군다나 그 매력을 더해줄 캐릭터의 세부 설정이나 스토리를 이끌어갈 진영, 그들이 살아 숨쉬는 도시의 세부적인 설정은 아직까지 추측만 가능했다. 그러나 PV 말미에 '2024년 9월'이라는 예고가 뜬 만큼, 과연 이렇게 추론한 내용 외에 또 어떤 경이로롭고 초자연적인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