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미국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25는 "AI, AI, AI"로 요약할 수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게임 개발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게임사는 AI를 더 이상 미래로 여기지 않고, 현재의 도구로 간주하며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
GDC에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AI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래프톤은 AI 연구 과정을, 텐센트는 자연어 이해 AI를 공개하며, 스퀘어 에닉스는 게임 내 AI 기술의 역사를, 로비오는 앵그리버드 IP 그래픽 개발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AI가 트렌드를 넘어 게임 개발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자들의 AI에 대한 태도는 복잡하다. GDC 조사에 따르면, 30%의 개발자가 생성형 AI 도구를 업무에 사용 중이며, 동아시아 스튜디오(70%)가 북미(42%)보다 더 높은 채택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AI 도입은 직업 안정성과 창의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개발자는 AI가 보조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며, 창의적인 역할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산업 내 해고와도 연관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0%의 개발자가 해고되었으며, 41%는 회사 내 해고의 영향을 느꼈다. 특히 서사(Narrative) 분야에서 19%가 영향을 받았고, AI가 작업을 대체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2024년 7%에서 증가한 수치로, 구조조정, 수익 감소, 시장 변화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반면, AI가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과도한 작업량(크런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제시되었다.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함으로써 개발자들이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혁신 및 과학 부문 총괄 매니저 하이얀 장(Haiyan Zhang)은 "기술은 사용자 욕구, 실행 가능성, 비즈니스 가치를 모두 고려해야 하며, 연구와 도구 개발이 협력해 플레이어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개발자들은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창의성과 직업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AI는 개발 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더 많은 개발자가 고품질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로비오의 수석 아트 디렉터 타투 페테르센-예센은 "최고의 AI 아티스트는 기술, 비전, 언어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게임 개발자와 아티스트들이 AI를 적극적으로 탐구할 것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하이얀 장 총괄은 "게임 산업은 항상 기술 혁신의 선두에 서 있었다"고 강조했다. AI는 둠과 워크래프트가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개척한 것처럼,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창조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GDC 2025는 AI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게임 개발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하나 더. 특히 올해는 예년까지 GDC 엑스포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에픽게임즈가 불참한 가운데, 중국의 텐센트게임즈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텐센트 부스에는 많은 관계자가 몰렸고, 게임사 관계자가 기획서를 들고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중국 게임사가 중심을 차지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