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한 해 동안 사용해 온 기록을 보여주는 연말 '랩업(Wrap up)' 문화도 자연스럽게 정착했습니다. 연말만 되면 유튜브 뮤직이 여러분이 그간 들어온 음악이 어떤 장르였는지 말해 주듯, 플레이스테이션과 스팀 또한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죠.

이용자 개개인이 많이 플레이한 게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랩업' 인포그래픽은 참 흥미로운 요소지만, 사실 올해 진짜로 랩업이 필요한 것은 '스팀' 플랫폼 자체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2024년은 스팀에게 있어, 그야말로 신기록 작성의 행진을 보여준 해였기 때문입니다. 2023년만 해도 3,300만 명이 최대였던 동시 접속자 수는 24년 3월에 3,500만 명으로, 12월에는 3,9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속도로 늘었습니다.

과연 이같은 스팀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 빛났던 게임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또 올해 스팀의 기대작들은 무엇이 있는지, 스팀에서 제공하는 통계와 SteamDB 등의 사이트를 토대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숫자로 보는 스팀의 2024년
역대 최초! 3,900만 동접자 기록 깬 스팀의 한 해


■ 계정 수 19억 개, 동접자는 3,900만 - 범지구적 플랫폼이 되어가는 '스팀'

▲ 지난 12월 사상 최초로 동접자 3,900만 명을 찍은 스팀

스팀에게 있어서는 놀라운 기록들을 경신한 한 해가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기록들을 세우며 한 해를 마무리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SteamDB의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스팀을 통해 출시된 콘텐츠는 약 29,520여 개에 달합니다. 지난 2023년 21,963개와 비교하면 약 34%가량 증가한 셈입니다. 이중 DLC나 데모, 음악과 같은 기타 앱들을 제외하면, 약 18,900여 개의 게임이 한 해동안 출시됐습니다. 이 또한 전년 대비 32%가량 증가한 수치죠. 매월 숫자는 달랐겠지만, 단순히 계산하면 하루에 50개 이상의 게임이 출시됐다는 이야깁니다. (참고로, 가장 많은 게임이 출시된 달은 10월이었습니다. 1,901개의 게임이 출시됐고요.)

늘어난 것은 게임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24년은 스팀에게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특히, 동시 접속자 수의 증가 측면에서 말이죠. 스팀의 DAU(일간 활성화 이용자 수),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밸브의 특성상, 동시 접속자 수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 지난해만 3억 개가 늘어난 스팀 계정 (자료 제공: VG Insights)

▲ 코로나 이후로는 처음, 앞자리가 바뀌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료 제공: VG Insights)

지난 24년 3월, 스팀은 출시 이래 최초로 동시 접속자 3,5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동시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아닙니다. PC에 플랫폼을 틀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한 숫자죠. 그리고 얼마 전인 지난 12월 16일(한국 시간 기준)에는 이 동접자 수가 3,90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023년 최고 동접자 기록이 3,300만 명가량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난 해 스팀 이용자 증가가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스팀을 켜 두는 수가 늘어난 만큼 게임 이용자 수도 증가했습니다. 2024년 8월, 스팀은 최초로 인게임 최다 동시 접속자 1,253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기록을 통틀어 천만 명 대를 넘어선 기록이 약 네 번 정도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2024년에는 한 순간도 천 백만 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겠네요.

이러한 스팀 이용자 증가는 곧 스팀의 시장 규모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비디오게임 시장 조사 업체 VG Insights에 따르면, 지난해 통틀어 스팀에서 판매된 게임은 7억 1,500만 장가량이었으며, 전년 대비 23.5%가량 늘어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발생한 총 매출 또한 108억 달러(한화 약 15조 8,630억 원)로, 전년 대비 24.1%가량 증가했습니다.

▲ 어떤 게임들의 매출이 높았는고 하니? (작년 출시작 기준, 자료 제공: Game Discover Co)

▲ 현 시점 기준 가장 잘 팔리는 24년 작품은 역시 '패스 오브 엑자일2'였습니다

■ 2024년, 어떤 스팀 게임들이 주목받았을까?

그렇다면, 이처럼 이용자가 늘어난 2024년 스팀 플랫폼에서 가장 주목 받은 게임은 무엇일까요? 스팀은 매년 ’20xx년 최고작’ 이라는 통계치로 총수익과 최다 동접자에 따라 상위에 랭크된 게임들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각 게임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기에,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게임들을 ‘플래티넘’ 그룹에 묶어서 소개하고 있죠.

PUBG,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꾸준히 탑 셀러에 포함된 게임을 제외하고도, 2024년은 새롭게 최다 판매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게임들이 많은 한 해였습니다. SteamDB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계치를 기준으로, 현시점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24년 출시작은 ’패스 오브 엑자일2’입니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무료 플레이로 전환되는 게임이, 12월에 시작된 얼리 액세스 기간에 기록한 성적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다 동접자를 기록한 2024년 게임은 ’검은 신화: 오공’이 차지했습니다. 동접 240만 명을 기록하면서, 팰월드와 함께 지난 한 해를 이끈 대작이 되었죠. 그 다음으로는 팰월드가 210만 명의 동접자를 기록했으며, 3위인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유료 얼리 액세스임에도 57만 8천 명의 동접자를 기록하기도 했죠. 물론, 검은 신화와 오공은 Game Discover Co에서 발표한 차트에 따라 2024년 최고 누적 매출을 달성한 쌍두마차이기도 합니다.

▲ 스팀이 선정한 최고작 리스트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번 달라지지 않을 것 같던 스팀 동접자 순위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 온 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됐습니다. 패스 오브 엑자일2도 그 중 하나지만, 마블 라이벌즈(48만 명), 헬다이버즈2(45만 8천 명)를 잊을 수는 없습니다.

한편, 국산 게임도 돋보이는 성과를 이뤄낸 한 해였습니다. 33만 6천 명의 동접자를 기록한 ‘쓰론 앤 리버티’는 스팀의 ‘최고작’ 리스트의 골드 부문에 3번에나 포함됐습니다.

스팀의 △최고 매출은 최상위부터 등급이 매겨집니다. 1위부터 12위까지는 플래티넘, 24위까지는 골드, 50위는 실버, 100위는 브론즈죠. △인기 출시작 리스트는 출시 첫 주 2주 간 수익을 기준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최다 플레이는 달성한 최다 동접자 수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쓰론 앤 리버티’는 2024년 스팀 최고 매출 19위를 달성해 ‘골드’를 받았고, 인기 출시작 기준에서도 ‘골드’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다 동접자 20만 이상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골드를 챙겼죠. (다만, 지역 제한 게임으로 국내 통계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최다 동시 접속자 26만 4천명, 인기 출시작 순위에도 포함되며 두 개의 골드를 거머쥐었습니다.

▲ 막판의 이변(?)으로 미사이드에게 자리를 내준 발라트로

또 한 가지 더, 스팀에서 제공하는 수치 중에서는 각 게임의 ‘긍정도’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만 개의 스팀 게임에 플레이어들이 남긴 평가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변별력을 갖추긴 했지만, 이용자의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싫어요가 난무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저 참고용으로만 보는 것이 좋은 수치죠.

하지만, 2024년 출시작에 부여된 긍정도는 꽤나 정확했던 모양입니다. 무서울 정도의 중독성을 가졌다는 인디 게임, ‘발라트로’가 연말 마지막까지 최고의 긍정 수치를 유지했기 때문이죠. 아쉽게도, 발라트로(96.76%)는 신예 인디 게임 ‘미사이드’(96.85%)에 밀리며 2위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중국 팬들의 힘이 실린 ‘검은 신화: 오공’조차 95.94%로 7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발라트로(그리고 미사이드)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네요.

바쁘니까 요점만!
- 스팀, 최고 동접자 3,900만 명 경신
- 일년 내내 1,100만 명 이상이 동시에 스팀 게임 함
- 2024년에 새로 나온 게임은 약 19,000개
- 가장 출시가 많이 된 건 10월 (1,901개), 다음으로 11월 (1,834개), 8월(1,748개)
- 2024년 스팀에서 팔린 게임은 약 7억 1,500만 장, 발생 매출은 15조 8,630억 원 규모
- 동접자 200만 넘은 2024년 게임은 2종, (검은신화: 오공, 팰월드)
- 신작 4종, 스팀 최다 동접 차트에 새로 진입 (오공, 팰월드, POE2, 마블 라이벌즈)
- 두각 나타낸 국산 게임은? (쓰론 앤 리버티, 퍼스트 디센던트)

2024년 스팀 어워드 수상작
커뮤니티가 뽑은 올해 최고의 스팀 게임은?



지난 1월 1일, 밸브는 2024년 스팀 어워드 수상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 전까지 스팀 커뮤니티 모두에게 투표 기회가 제공되었고, 이를 토대로 각 부문의 수상작이 선정되었죠. 이번 스팀 어워드에서는 '검은 신화: 오공'이 올해의 게임을 포함해 3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각 부문별 수상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올해의 게임: '검은 신화: 오공'
- 올해의 VR 게임 : 메트로 어웨이크닝 VR
- 어버이의 은혜 (출시 후 지금까지 부모의 마음으로 새 콘텐츠를 지원한 게임) : 엘든 링
- 최고의 스팀덱 게임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 함께하면 더 재밌어 상 : 헬다이버즈2
- 뛰어난 비주얼 스타일 : 사일런트 힐2
- 가장 혁신적인 게임플레이 : 라이어즈 바(Liar's Bar)
- 내가 못하는 최고의 게임 (24년 역대 초고난도 게임) : 검은 신화: 오공
- 최고의 사운드트랙: 레드 데드 리뎀션
- 압도적인 스토리를 자랑하는 게임: 검은 신화: 오공
- 부담 없이 즐기는 게임: 파밍 시뮬레이터 25



2024 스팀 트렌드
지난 한 해, 스팀에는 어떤 소식이 있었더라?


■ 헬다이버즈2 성공의 배경! 소니, PC 시장에 박차 가할까

소니에게 지난 2024년이 마냥 좋았을 것 같지는 않지만, '헬다이버즈2'나 '아스트로봇'같은 수작들이 탄생한 것도 사실이죠. 출시와 함께 PC, PS5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 소니의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플랫폼을 함쳐 최고 75만 명의 동시 접속자 기록을 거머줬고, 중간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요. 지난 2024년 소니는 약 7개의 게임을 스팀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고스트 오브 쓰시마,같은 명작의 PC 컨버전도 포함됐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언틸 던'도 있었네요. 오는 1월 31일에는 스파이더 맨2가 스팀을 통해 출시되는 만큼, 올해도 소니의 멋진 게임들을 PC에서 만나볼 기회가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 1월 31일부터 스팀에 상륙할 '마블 스파이더맨 2', 올해는 어떤 소니 독점작들이 PC로 올까요

■ 갑자기 찾아왔던 '바나나' 열풍 (갈 때도 갑자기 감)

스팀의 2024년을 돌아보면서 '바나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햇살이 따사로운 봄에 혜성처럼 등장해, 최대 동접자 90만 명을 기록하며 스팀 차트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그냥 일정 시간마다 새로운 바나나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라 정의할 수 있는 요소가 현저히 부족한 프로그램이었음에도 각광받은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획득한 희귀 바나나를 스팀 플랫폼 내에서 거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수백 만 원을 호가하는 바나나를 구할 수 있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바나나를 켜기 시작했고, 급기야 오이, 고양이 등 아류작들도 고개를 들게 됐습니다. 지금은 들끓던 열풍이 사라져 잠잠해졌지만, 아직도 스팀 차트에서 이름이 내려가지 않고 있는, 대단히 신기한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 지금은 시들해진 '바나나' 열풍, 도대체 뭐였을까요?

■ 같이 하면 무조건 재미있는, 협동 게임 계보

대략 23년 말, '리썰 컴퍼니'가 불러온 협동 게임 열풍은 2024년이 되어서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이후 여러 협동 게임들이 출시를 거듭했고, 개중에는 '콘텐츠 워닝'(최다 동접 20만 4천 명) 같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게임들도 존재했죠. 인디 게임 '체인드 투게더'는 같이 게임을 하는 동료와 허리가 묶인 채로 장애물을 통과하는 콘셉트로 많은 인플루언서의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동접자 8만 5천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런 의미에선 '헬다이버즈2'도 매우 성공적인 협동 게임 계보를 이어갔다고 할 수 있겠네요.


■ "고도로 발달한 인디 게임(?)은 AAA와 구분할 수 없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고 하니? 서구권 시장 조사 기업들의 눈에는 '검은 신화: 오공'도 인디 게임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VG Insights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스팀에 출시된 인디 게임은 사상 최초로, 판매 수익 측면에서 AA/AAA 게임들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집계된 통계를 살펴보면, 인디 게임이 올린 수익은 스팀 플랫폼 매출 전체의 48% 규모인 4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매출 신화(?)의 뒤편에는 팰월드와 검은 신화: 오공이 있죠. 해당 시장 조사 기업은 이 두 게임을 트리플 I(인디) 게임으로 분류합니다. 작년 발더스 게이트 3도 마찬가지였죠.

물론, 두 게임이 인디 게임 시장의 매출을 어마어마하게 부풀어 보이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무적인 현상도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 이후 경험을 쌓은 인디 개발자들이 점점 더 높은 매출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VG Insights에 따르면 인디 개발자들이 처음 만든 게임보다는 그 다음 작품들의 평균 매출이 높습니다. 스팀에 처음 게임을 출시한 개발자들의 평균 매출이 12만 달러라고 할 때, 두번째와 세번째 게임의 평균 매출은 각각 16만 8천, 20만 9천 달러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 팰월드와 오공이 가세하며 인디 매출이 스팀 전체의 48%가 된 현상 (자료 제공: VG Insights)


■ 2024년은 인디 게임 풍년의 해? 1인 개발자들이 '일 냈다'

위같은 내용을 증명이라도 하려 한 듯, 지난 2024년에는 놀라운 인디 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거기다, 1인 개발작들이 놀라운 성과를 보이는 모습도 계속해서 나타났고요. 플레이하는 모두를 중독(positive)시켰던 '발라트로' 또한 캐나다 출신의 1인 개발자의 손에서 출시된 게임이죠.

지난 24년 5월에 출시된 '애니멀 웰'은 메타스코어 91점을 유지할 정도로 비평가들에게 사랑받은 메트로베니아 퍼즐 플랫포머입니다. 인벤에서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과 함께 100점을 준 유이한 게임이기도 하고요. 이 또한 미국 시카고의 1인 개발자, 빌리 바소(Billy Basso)가 7년동안 개발한 작품이었습니다.

'매너 로드'도 빼놓을 수 없겠죠. 중세 건설 시뮬레이션으로 각광받은 이 게임도 1인 개발자 Slavic Magic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입니다. 얼리 액세스 기간임에도 스팀 선정 인기 출시작 '플래티넘'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였습니다.

개인 방송을 많이 시청하시는 분들이라면 '벅샷 룰렛'이라는 게임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상대방과 샷건으로 하는 러시안룰렛의 짜릿함을 잘 살려낸 호러 턴제 퍼즐 게임이죠. 이 또한 1인 개발자 마이크 클루브니카가 만든 게임입니다.

이들 인디 게임들은 인기 뿐 아니라, 판매 성과도 상당히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발라트로' 개발자가 직접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발라트로는 출시 5개월 반만에 200만 장을 넘게 팔았고, 지난 12월 11일 기준 누적 350만 장 판매 기록을 넘었습니다. 인플루언서에게 사랑받은 인디 게임 '벅샷 룰렛'의 판매량도 공개됐는데, 12월 10일 기준 누적 400만 장을 기록했죠. 두 게임 모두, 스팀 동접자 기록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각각 4만, 2만 명 대 정도죠. 역시나, 동접자 수만으로는 인디 게임의 성과를 측정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포커와 솔리테어의 절묘한 만남, '발라트로'

▲ 벅샷 룰렛은 400만 장이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개발자 피셜)


2025년도 즐겁기를 기대하며
스팀 커뮤니티가 기대하는 게임들은 무엇일까?



마지막으로는, 스팀 커뮤니티가 꼽은 기대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록 SteamDB에서는 각 게임의 매출을 상세히 알려주지 않지만, 해당 게임의 전반적인 평가나 팔로워 수, 동시 접속자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스팀 내 '찜하기' 기능과 연관된 팔로워 수를 통해, 우리는 커뮤니티가 어떤 게임의 출시를 가장 기대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커뮤니티가 기대하는 신작 1위는 '몬스터헌터 와일즈'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세계적인 팬층을 보유한 IP 신작이기도 하고, 지난 플레이테스트 빌드로만 46만 명에 달하는 스팀 동접 기록을 세운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오는 2월 28일 출시를 예정한 만큼, 찜하기 버튼을 클릭하는 이용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2위로는 밸브가 준비중인 신작, '데드락'이 선정됐군요. 6vs6으로 플레이하는 3인칭 슈터로, 자신들의 전작 '팀 포트리스2'와 '도타2'를 절묘하게 섞은 듯한 플레이가 플레이테스트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스팀 친구에게 플레이테스트 입장권을 선물해 줄 수 있는 다단계(?) 시스템이 도입돼, 지난 해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데드락을 플레이하는 광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3위는 2019년 발표 이후, 2023년 연기 소식, 그뒤로 전설의 플랫포머기 된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의 차지가 됐습니다. 실크송, 올해는 나올까요?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4위는 오는 2월 11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악마의 게임' 시리즈 중 하나, '문명7'이 자리했습니다. 전작과 달라진 게임 시스템에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문명'은 문명입니다. 약 14만 명가량의 스팀 이용자가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역시나 출시일이 가까워진 만큼 그 수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5위는 크래프톤이 준비하고 있는 라이프 심, '인조이'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심즈'로 대편되는 장르에서, 그간 신작의 공백이 전 세계 장르 팬들에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2025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2025년을 빛내는 국산 스팀 게임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