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폴라리스'라고만 알려졌던 '더 위쳐' 시리즈 최신작이 지난 더 게임 어워즈 (TGA) 시상식을 통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공식 시네마틱 공개 트레일러에서는 위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주인공 시릴라(시리)의 모습과 함께, 역시나 피도 눈물도 없는 '위쳐'만의 삭막한 세계관이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전작과의 차이도 있다. 괴물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악행에 방관자적인 면모를 보였던 '게롤트'와 달리, 위쳐가 된 시리는 불의를 보고 곱게 참는 성격은 아니다.
세상에 처음 '더 위쳐4'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였던 만큼, 이번 트레일러에는 각별한 의미가 담겼을 것이다. CDPR에서 '더 위쳐4'를 개발중인 디렉터들과 함께, 새롭게 공개된 트레일러를 토대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더 위쳐4, "위쳐로서 성장하는 시리의 이야기"
Q. 위쳐4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보여주는, 나름 큰 의미를 가진 트레일러였다. 이번 트레일러를 통해서는 ‘위쳐4’의 어떤 모습을 가장 강조하고자 했는지 디렉터로서의 의도가 궁금하다.
카예탄 카푸스친스키= 기본적으로는 위쳐의 세계관을 여러분에게 다시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에, (위쳐4의) 세계관이 제공하는 무드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새로운 주인공을 소개하는 것도 아주 중요했다. 위쳐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시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주된 이유다. 이번 공개가 마케팅 캠페인의 시작은 아니지만, 이전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싶었다. 위쳐 프랜차이즈에 대해 들어왔지만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잠재적인 신규 팬에게도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트레일러를 제작하게 됐다.
Q. 트레일러에 나오는 물약은 강화 시술을 받은 위쳐들만 먹을 수 있는 설정이 있다. 시리는 어떻게 물약을 먹을 수 있게 되었나? 풀의 시험을 통과했나?
카예탄 = 이 트레일러가 공개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가졌을 것 같다. 좋은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더 위쳐4'에서 풀어나갈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시리가 위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이며, 이야기를 따라 시리가 어떻게 고양이 눈을 갖고, 또 물약을 마실 수 있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는 진심으로 위쳐의 이야기를 아끼고, 우리가 전해드리고자 하는 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여러분의 궁금한 점은 실제 게임플레이를 통해 모두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필립 웨버= 시리같은 경우는 풀의 시험이 스토리 측면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것이 위쳐 4에서 중심적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시리가 위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노력했고, 이 지점에서 심각하게 질문하고 공유를 했다.
세바스찬 칼렘바 = 시리는 이미 위쳐로 변이가 된 상태다. 이미 변한 상태라서, 이것이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스토리 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Q. 여러모로 전작의 ‘Killing Monsters’ 트레일러가 떠오르는 대목이 많았다. 두 개의 악 사이에서 아무것도 택하지 않는 게롤트와 달리, 시리는 좀 더 감정적인 성격이 부각되는 것 같다(어느 쪽이든 선택할 것만 같다!). 이러한 주인공들의 성격 차이를 게임플레이에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카예탄 = 알아봐 줘서 기쁘다. 일부 오마쥬가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다. 시리는 게롤트와 함께 케어 모헨에서 자라왔고, 위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당신 말대로 이 둘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게롤트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되도록 관여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시리는 더 어리고 열정적이다. 자신의 변화를 갈망하며, 과거에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소녀를 보고 중립적인 입장에 서지 못한다.
우리는 이번 트레일러를 통해 시리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사용하고, 실제 상황에 어떻게 몰입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녀는 자신이 맡은 위쳐라는 직업의식뿐 아니라, 영상에 나왔던 '미오니(소녀)'같은 인물과 마을 사람들을 걱정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 우리는 항상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고, 그래서 더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 시리는 확실히 흥미로운 모험을 많이 할 것이며, 그녀의 성격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바스찬 = 예고편을 통해서 봤지만, 시리는 어리고. 위쳐가 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리는 늑대 교단 출신으로 케어모헨에서 위쳐가 되는 법을 배웠고. 이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위쳐 4에서 보여주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우리 게임은 캐릭터를 통해 서사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심이다. 이번에는 시리의 눈으로 위쳐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 시리는 게롤트처럼 중립적인 인물이 아니다. 야심차고 야망에 있는 인물이다. 시리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필립 = 열성 팬들을 위해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게롤트와 시리가 '중립을 지키는 것'에 대해 교훈,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구간이 원작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세라웨드의 장미(Rose of Shaerrawed) 챕터를 잘 읽어 보면, 두 캐릭터가 아주 흥미로운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Q. 어엿한 위쳐가 된 시리의 모습을 보니 반가운 한편, 전작(위쳐3)에서의 경쾌한 전투보다는 좀 더 게롤트와 닮은 묵직한 면모가 엿보였던 것 같다. 위쳐4에서는 어떤 식으로 전투 경험을 변화, 또는 발전시키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카예탄 = 맞다. 전작에서 시리는 항상 민첩하고, 경쾌했지만, 동시에 케어 모헨에서 게롤트에게 배운 늑대 교단의 전투 스타일도 겸비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투 스타일 일부는 여러 유사성을 공유할테지만, 동시에 시리 자신만의 특성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게임에서 엿볼 수 있는 전투에 대한 힌트는 이미 트레일러에서 보셨을 것이다. '더 위쳐4'에서는 강력한 근원(Source)으로서 자연의 원소를 끌어다 쓰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사슬도 그 중 하나다. 게임플레이가 정확히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아주 다양한 옵션들이 추가된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
세바스찬 = 덧붙이면, 사이버펑크 2077과 같이 전투 방식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 적으로 다음 게임에서 발전하고 나아간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트레일러를 보면 아시겠지만, 위쳐 장비를 가지고 있고. 늑대 교단 갑옷을 가지고 있지만, 목걸이를 다른 교단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봐 주시면 조금 더 다르고 색다른 게임 플레이를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Q.시리와 함께 모험하게 될 오픈월드 지역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 전작처럼 지역별로 로딩이 필요한 시스템인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 이 자리에서가능한 한 소개해 줄 수 있을까?
카예탄 =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더 위쳐4'는 싱글플레이 오픈 월드 RPG라는 점이다.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오픈월드 경험을)전달할 것인지 밝히기는 아직 이른 단계인 점 이해 부탁한다.
그래도 트레일러에 나온 세계관 북쪽의 한 마을, 스트롬포드가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캐릭터 뿐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 환경과 건물 또한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위쳐 세계관의 몰입감 있는 경험을 위해 많은 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이야기로 써 내려가는 새로운 '위쳐'
Q. 개발사의 직전작인 ‘팬텀 리버티’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딜레마를 정말 잘 표현했다. 같은 맥락에서 사이버펑크를 개발하며 축적한 경험이 위쳐4 개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카예탄 =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만드는 모든 작품은 이후에 만드는 다른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팬텀 리버티 또한 마찬가지로 사이버펑크 2077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배운 점들이 반영된 결과고, '더 위쳐4'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교훈과 경험을 녹여내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예를 들어, '팬텀 리버티'와 원작 '사이버펑크 2077'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게임플레이 진행 방식에 이전보다 더 많이 집중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CDPR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작품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필립 = 부연하자면, '더 위쳐4' 개발진에는 위쳐1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베테랑은 물론, '팬텀 리버티' 개발에 참여한 인력까지 아주 폭 넓은 인원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어 기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Q. 출시 시기가 많은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 작품으로 ‘위쳐’ 세계관을 접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듯 하다. 내러티브 디렉터로서,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에게 '위쳐4'를 소개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카예탄 = 언제나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고, '위쳐3' 당시에도 신규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기본적으로 '더 위쳐4'는 3편의 속편이다. 제목에 4를 붙임으로써, 우리는 위쳐 세계관의 이야기와 등장인물, 그리고 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더 위쳐4'는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위쳐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진정으로 두 세계(게롤트의 위쳐, 그리고 시리의 위쳐4)의 장점만을 결합하고 싶다.
필립 = 위쳐4는 위쳐3의 후속작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위쳐와 시작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뜻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사람들이 시작하기에 최고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물론, 이건 게임이나 책의 팬들에게도 제대로 된 위쳐 게임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Q. 어워드 라이브 마지막에 게롤트의 음성이 똑똑히 들렸다. 게임에 나오겠지?
카예탄 = 지금은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게롤트는 여전히 이 세계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그리고 '더 위쳐4'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오늘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인 것 같다.
Q. 끝으로 '위쳐 4'를 기대하는 한국의 위쳐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필립 = (한국어로)"사랑해!"
한국어 더빙이 포함된 위쳐3 완전판을 통해 '구미호 검'을 보여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한국의 설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살짝 보여드리고 싶었고, 한국 팬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려드리고 싶었다.
최근에도 위쳐3가 한국에서 백만 장이 판매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이야기를 계속 유지하고, 또 이어가고 싶다. 이번 '더 위쳐4'의 발표가 마음에 드셨기 바란다. 또, 공식 한국어 음성과 함께 출시될 '위쳐4'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