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K-게임의 기세가 무섭다. ‘22년 국내 게임산업은 22조 원 규모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이다.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이 게임 강국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수출에서도 독보적인 효자 산업이다. 지난해 5월 전기차,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등과 함께 게임은 정부의 30대 수출 유망품목으로 지정됐다.

아쉬운 점은 ’23년 기준 게임산업 매출액이 ‘22년 대비 10.9%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엔데믹 이후 실외 활동 증가에 따른 게임 분야 성장 둔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국내 게임의 장르 편향성,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을 꼽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상위권에 포진한 게임들을 살펴보아도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다중접속형롤플레잉(MMORPG) 장르에 확률형 아이템이 접목된 게임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이용자들은 기대감이나 즐거움보다 반복되는 형식과 수익구조(BM)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PC 온라인·모바일을 기반으로 성장한 K-게임이 역성장의 위기를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과 수차례 의견을 모아 지난 5월 「’24~‘28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K-게임이 양적인 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본연의 재미를 기반으로 한 게임성에 집중할 때다. 최근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를 포함하여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의 흥행은 콘솔 게임 불모지였던 K-게임의 주목할 만한 성과다. 완성도 높은 콘솔 게임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우리 게임도 온라인, 모바일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콘솔 게임을 K-게임 제2의 도약의 동력으로 삼고 지원 사격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글로벌 플랫폼사와 협업하여 유망게임을 발굴하고,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원활한 유통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게임제작사가 오롯이 제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컨설팅·홍보·유통 등의 업무를 전담할 운용사를 매칭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K-게임 얼리액세스', '유명 IP 활용 지원' 등 K-게임 성장을 위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중이다.

다양성과 창의성의 기반이 되는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도 계속한다. 이미 창업 경험이 있는 선도기업과 연계한 '상생협력형 창업지원', 우수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기획·제작 지원', 그리고 독일 게임스컴 등 전략적 세계 게임쇼 출품을 통한 해외진출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확대·지속할 계획이다.

공정한 게임 생태계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게임이용자에 대한 고려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총 236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그중 131건(55.5%)을 조치 완료했다.

또한,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 소비자원이 집단분쟁 조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현재 6,000여 명의 게임이용자가 조정절차에 있다. 게임사의 손해배상책임,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등이 포함된 게임산업법상 소송특례 또한 게임이용자들의 피해구제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에서는 이용자 보호 대책이 새로운 규제일 뿐 진흥책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산업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용자의 애정과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모든 창작물은 이용자를 통해 비로소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게임 창작자와 이용자의 상생 방안을 고민하여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창작자와 이용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정한 생태계 안에서 K-게임은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다. 올해가 그 힘찬 서막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