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형 이어폰에 대해 인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또래들이 편하게 유선 이어폰을 들고 다닐 때, 가방 혹은 목에 헤드폰을 들고 다녔다. 겉멋이었을지, 아니면 진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데 작년에 우연히 무선 이어폰을 선물받으면서 몇 차례 사용해 보니 내 저렴한 청각 수준에서는 똥고집이었던 것 같다.

물론 여전히 헤드폰을 사랑하며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을 미련하다 하는 것은 아니다. 헤드폰에서 오는 청각적인 프라이빗함은 내가 여전히 사랑하는 요소다. 음향기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집부린 지난날의 나에 대한 반성일 뿐이다.

내 기준에서 예전의 무선 이어폰은 편리함을 보고 사용했다면, 최근엔 음질도 많이 좋아졌다. 이에 대한 반증으로는 상황과 역할별로 제품들이 세분화가 되고 있다는 것. 초경량을 필두로 절대 빠지지 않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통해 레저에 특화된 모델도 있고, 무선 이어폰답지 않게 빵빵한 입체적 사운드를 제공하는 녀석도 있다.

또 요즘은 게이밍 이어폰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제품 앞에 게이밍이 붙으면 일단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SteelSeries ARCTIS GAMEBUDS)'는 진짜로 게이머를 위한 이어폰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에 특화된 이어폰이다.

▲ 심지어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의 제품 모델이 국내 최고 e스포츠 구단, LCK T1이다



제품 정보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SteelSeries ARCTIS GAMEBUDS)는 블랙과 화이트 두 모델을 지원한다. PC와 모바일, Mac과 스마트 TV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Meta Quest 및 Xbox 등의 게임 관련 기기와도 호환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 지원 게이밍 이어폰이다. (단, Xbox의 경우 추후 출시된 X모델에서만 지원) 동봉된 USB-C 타입의 무선 수신기를 통해 2.4GHz와 블루투스 5.3 연결을 오가며 게임 중에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퀵 스위치 기능을 지원한다. 아울러 두 무선 연결 방식마다 EQ를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게임 중 불필요한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Active Noise Cancellation)을 지원하여 게이머로 하여금 게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탑재된 프리미엄 HiFi 드라이버 덕분에 ANC의 기능이 더욱 부각된다. 또한 외부의 소리를 들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버튼 하나로 주변음 허용 모드(Transparency Mode)로 손쉽게 전환이 가능하다.

서두에서 게이밍 이어폰이라고 강하게 어필한 이유는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앱'에 있다. 오디오 엔지니어, e스포츠 프로, 게임 개발자 등이 대거 참여하여 맞춤 설계한 160개 이상의 게임별 오디오 프리셋을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자는 게임에 적합한 프리셋을 편리하고 쉽게 변경 설정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하게 되는 게이머들을 위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으며, IP55 방수 등급을 지원하여 물, 먼지 및 오염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한다. 배터리 또한 넉넉하게 매 사용 시마다 10시간 이상을 지원하며 케이스 충전을 통해 3번 추가 충전이 가능하여 총 40시간을 지원한다. 급속 충전을 지원하여 15분의 충전으로 3시간이 가능하다.






제품 사진


▲ 제품 포장이 참 인상적인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

▲ 구성품이 생각보다 알차다

▲ 본체는 조금 있다가 구경하기로 하고

▲ 스틸시리즈 파우치


▲ 안에는 제품 충전 케이스를 꾸미는 스티커와 함께 휴대폰 케이스가 동봉되어 있었다

▲ 스틸시리즈 휴대용 배터리도 증정된다

▲ 핸드폰뿐만 아니라 본품 또한 충전이 가능하다

▲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 USB C to B 젠더와 사이즈 별 여분의 이어팁이 동봉되어 있었다

▲ 뭔가 돌을 움켜쥔 것 같은(?) 알찬 그립감이 인상적이었다

▲ 충전 케이스를 여니 USB Type C 무선 수신기(동글)와 이어폰이 반겨주었다


▲ 블랙 모델부터 살펴보자


▲ 충전 케이스 뒤에는 게임버즈 로고가 있다

▲ 동봉된 USB C 타입 케이블로 충전이 가능하다



▲ 이어폰의 좌우가 각각 음각되어 있어 착용 시 헷갈리지 않는다


▲ 최신 하이파이 인증 규격인 줄 알았는데 "GOOD LUCK, HAVE FUN". 스틸시리즈가 자주 사용하는 슬로건이다

▲ 한 손에 들어오는 귀여운 사이즈와 디자인


▲ 디자인은 같지만 색상 차이로 인해 느낌이 많이 다른 화이트 모델


▲ 아크티스 앱을 통해 무선 연결 및 노이즈 캔슬링 제어가 가능하며

▲ (좌) 버튼으로 어떤 동작을 할지에 대해 설정이 가능하다 / (우) 160개 이상의 게임 오디오 프리셋

▲ 이제 게임을 즐겨보자. 블루투스 연결을 찾을 땐 파란불이 점등된다

▲ 블랙 모델로는 모바일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를 즐겨봤다

▲ 화이트 모델은 플레이스테이션 5가 정말 잘 어울리는 색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플스를 즐겨봤다

▲ 공식 별매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 무선 수신기 연결 시, 위에 흰색등으로 표시된다

▲ 이것도 있을까 한 게임 프리셋도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를 즐겨봤다



▲ 플스에 연결한 김에 OST로도 유명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지




마치며



게임 플레이 외에도 이어폰의 본질인 출퇴근길의 음악 감상, 영상 시청 등 일상생활과 취미를 오가며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 게이밍 이어폰을 한껏 경험해 봤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역시 게임 오디오 프리셋 기능. 원래도 한 게임에 몰두하기보다는 여러 게임을 오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PC와 모바일, 닌텐도 스위치 등의 플랫폼까지 넘나들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보니 이 기능을 정말 요긴하게 써먹었다. 배터리 또한 다른 게이밍 이어폰에 비해 압도적으로 수명이 길다 보니 "혹시 배터리 다 되지 않을까"라는 본능적인 걱정에서 해방되어 게임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덤.

아울러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귀 안쪽도 중요하지만 귓바퀴에 걸리는 외형도 생각보다 많이 따지는 부분인데, 거치적거릴만한 부분이 없는 노말한 외형을 갖추고 있어 호불호가 적을 것 같다.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무게를 감량하기 위한 것인지, 충전 케이스를 열고 닫을 때의 느낌이 약간 흡사 조개껍질 같이 약간 허전하다. 내구성과는 큰 문제가 없는 단순 내 취향 문제인 것 같긴 하지만.

다만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 게이밍 이어폰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스틸시리즈에 따르면 10월 말에 국내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평소 게이밍 이어폰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기능과 다른 취향적인 부분으로 계속 구매를 주저했던 게이머라면 이번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한 게이밍 이어폰을 만나봤지만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게임버즈는 게이밍 이어폰이라는 그 단어 그대로 게임에 최적화된, 역할에 충실한 이어폰이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겠다.

▲ 페이커 마우스로 페이커처럼 할 순 없지만, 페이커 이어폰으로는 페이커처럼 들을 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