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우스' 최우제 선수가 T1을 떠나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한 것은 지난 스토브 리그 기간의 최대 이슈였다.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스토브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평가받던 제우스의 이적 소식은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추측과 논란을 낳았다.
이후 제우스 선수와 그의 에이전시인 '더플레이(THE PLAY)'가 T1과의 계약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T1의 왕조가 무너졌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이에 일부 팬들은 제우스가 T1을 떠나더라도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어야 하지 않았냐는 아쉬움을 표했다.
T1의 CEO 조 마쉬는 커뮤니티 FM코리아에서 진행한 AMA(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통해 에이전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요약하자면, △더플레이가 협상 과정에서 역제안을 하지 않아 협상이 어려웠고, △선수의 장기적인 커리어 개발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시했으며, △계약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뒤 에이전시가 사과했으나 진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더플레이 강범준 대표는 “작년 11월, e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소한 후 허위 사실에 대한 확인 및 정정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우스 선수에 대한 억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어렵지만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아름다운 이별을 깬 것은 제우스 선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범준 대표는 "제우스 선수와 그의 가족 모두 이 억울함을 풀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1. 더플레이-제우스의 협상 수수료는 0%

에이전시 더플레이는 제우스 선수의 계약 성사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제우스와 더플레이 간 수수료가 0%라는 사실은 계약서를 통해 확인된다. 즉, 제우스가 이번 이적으로 얼마를 받든 더플레이는 단 1원도 수수료로 받지 않는다. T1 측도 더플레이가 이번 협상에서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이는 조 마쉬 CEO가 “그들은 선수의 최선을 고려하기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했던 과거 사례가 있다”고 언급한 것과 상충된다. 더플레이가 모든 선수와 수수료 0%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선수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프로 세계의 관행이다. 다만, 이번 제우스 협상에서 더플레이는 수수료 없이 진행했다.
더플레이는 T1과의 재계약을 예상했으며, 에이전시의 역할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더플레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선수의 마케팅 및 스폰서십 영업권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선수가 유명해진 후 은퇴 시점에서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투자한다. 이번 협상을 수수료 0%로 진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따라서 더플레이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제우스를 T1이 아닌 한화생명e스포츠와 계약하게 했다는 의견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마케팅과 스폰서십을 고려한다면, e스포츠 시장에서 T1이 한화생명보다 더 유리한 선택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금전적 이득을 우선했다면 더플레이는 제우스가 T1과 계약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투자 관점에서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2. 제안과 역제안

이번 이슈에서 중요한 점은 프로 선수의 FA(자유계약) 시장에서의 계약이라는 점다. 제안과 역제안을 하는 것은 더 나은 조건을 얻기 위한 협상 전략일 수 있으며, 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협상에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어도 이를 비판의 근거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협상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조 마쉬 CEO는 AMA에서 이번 협상에서 제안과 역제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더플레이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T1이 제우스를 놓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인한 결과, 더플레이는 FA 기간 동안 T1에 역제안을 했으며, T1 협상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상호 제안을 주고받았다. 다만, 더플레이는 우선협상 단계에서 역제안을 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강범준 대표는 “T1의 최초 제안이 롤드컵 2회 우승에 기여한 선수에게 제시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강범준 대표는 "우선협상 단계에서 T1의 제안만으로는 제우스의 시장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FA 시장에서 제우스의 가치를 평가받고자 했으며, 이는 T1의 제안이 적절한지 기준점을 설정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제우스의 한화생명 이적이 결정되기 전까지 T1 협상 담당자와 더플레이는 여러 차례 제안과 역제안을 주고받았다. 제우스가 직접 T1 협상 담당자와 통화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대화 기록 등으로 증거가 남아 있다. 그러나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다.
3. 그리고 11월 19일 오후 3시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3시가 있었다. 커뮤니티에서는 T1 유스 출신인 제우스가 당일 오후 3시를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직접 만나자는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묘사되며, “그동안의 정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19일 오후 3시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더플레이에 제시한 데드라인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우선협상단계를 거친 선수에 대한 타팀의 연락이 가능했다. 타팀들은 계약 오피셜이 뜨지 않은 제우스 선수에게 누구나 연락이 가능했으며, 한화생명e스포츠 또한 제우스 선수 영입을 원했고, 조건들을 제시했다. 그리고 최종 조건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오후 3시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이 데드라인이 중요한 이유는, 더플레이와 제우스가 오후 3시까지 응답하지 않으면 한화생명e스포츠과의 협상이 결렬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다른 선수 영입을 고려해야 하므로 긴 시간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이 시간이 지나면 제우스와 더플레이는 T1과만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다. T1 입장에서는 오후 2시 59분까지는 한화생명e스포츠과 경쟁해야 했지만, 3시 1분부터는 경쟁자가 사라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강범준 대표는 “오히려 T1 협상 담당자가 먼저 데드라인 형태의 최종 제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더플레이에 따르면, T1 협상 담당자는 오후 1시 32분에 “최종 제안”이라며 “인내심이 거의 바닥났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즉, T1은 오후 3시 전에 이미 최종 제안을 제시했으나,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오후 2시 35분, T1 협상 담당자가 직접 만나자며 주소를 요청했으나, 더플레이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데드라인을 언급하며 유선으로라도 추가 제안을 요청했다.
만약 더플레이와 제우스가 T1의 대면 협상 요청을 수락해 기다렸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데드라인(오후 3시)을 넘겨 더 불리한 상황에서 T1과 협상해야 했을 것이다.
T1으로선 직접 만나 해결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LPL의 한 팀이 제우스 선수를 원했고, 계약 체결 직전까지 갔다. 이때 T1 정회윤 단장과 '꼬마' 김정균 감독이 제우스 선수 집에 찾아와 직접 설득해 LPL 팀과의 계약은 무산됐다.
LPL 팀과 한화생명e스포츠 사례에서 차이점은 답변 데드라인 유무다. LPL 팀은 구두계약으로만 성사 직전까지 갔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프로 선수의 계약에 데드라인 시점은 그동안의 정으로 봐줄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제우스 선수는 한화생명e스포츠에 양해를 구해 데드라인 시점을 30분 늦췄다. 또한 선수가 직접 T1 협상담당자와 통화를 진행하였으며 T1 협상담당자가 다시 제시한 금액이 타구단들보다 높지 않았지만 단지 계약기간만 맞춰준다면 제우스 선수는 T1에 남길 원했었다. 3시 30분까지 지속적으로 유선상으로 협상이 진행됐으나, 끝내 계약기간에 대한 견해 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강범준 대표는 단 한번도 T1 협상담당자에게 계약 협상 기간 내 타 구단들 대비 높은 조건들을 제시한 적은 없고, 이는 제우스 선수가 T1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반영한 부분이었으며, 단지 계약기간만 동의했다면 T1과 계약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조율이 안되었기에 T1과의 협상이 결렬되었던 것이다.
또한 강범준 대표는 이후 찾아온 T1 협상 담당자 및 안웅기 COO와 제우스 선수가 서로의 결정에 대해서 응원하며 마무리 했다고 전했다.
4. 시작은 '납득할 수 없는 제안'

종합하면, 제우스 선수는 T1에 남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T1 유스 출신으로서 계속해서 팀의 탑 라이너로 활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으나, 우선협상 기간 동안 T1으로부터 '납득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시장 가치를 평가받아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하게 되었다.
더플레이가 T1에 사과했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더플레이가 T1 측에 “정말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는 논란에 대한 공식 대응이라기보다는, 선수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더플레이가 T1에 보낸 메시지였다.
더플레이의 사과는 오해를 해소하고 선수 및 에이전시와 T1 간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상적인 예의를 갖춘 표현일 뿐, 더플레이가 이번 사안을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조 마쉬 CEO가 인식한 사과의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T1의 '납득할 수 없는 제안'이 무엇이었는지에 있다. 강범준 대표는 이에 대해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T1이 동의한다면 최초 제안뿐 아니라 모든 협상 내용과 과정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범준 대표는 "템퍼링과 관련된 근거 없는 악의적인 소문으로 인해 선수가 여전히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러한 루머는 선수의 명예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초래하고 있다. 지속적인 대응을하기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만이 선수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e스포츠 공정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나 이거보고 댓글달라고 몇년만에 인젠 로그인했다ㅋㅋㅋㅋ
능지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린 티원팬분들은 이길 수가 없음
어떻게든 계속 말을 만들어냄 대단한 상상력이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