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 및 중앙대 실감미디어혁신융합대학사업단, 중앙대 가상융합대학이 공동 주최하는 '2024 제1회 e스포츠 국제 학술대회(2024 1st Esports International Conference)'가 금일(29일) 서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구로에서 진행됐다.
'실감 미디어와 e스포츠 세대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영국, 콜롬비아 등에서 모인 e스포츠 교육자들이 참여했으며, 다채로운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환영사를 맡은 위정현 중앙대학교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스포츠는 오늘날 젊은 세대의 오락을 넘어, 전세계 수 백만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로벌 사업으로 발전했으며, 국경과 문화를 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기술의 상징이 되었다"며, "우리의 인지와 경험, 인간 상호작용을 재정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실감 미디어와의 융합은 혁신과 포괄적 참여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의의를 설명했다.
행사: 2024 제1회 이스포츠 국제 학술 대회
일시: 2024년 11월 29일(금) 09:30 ~ 18:00
내용: 실감 미디어와 e스포츠 세대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 라운드테이블 진행
이날 첫 강연은 홍콩 중문대학교의 페이치 청(Peichi Chung)이 맡아, '인공지능 시대에서 비디오게임과 e스포츠 생태계 통합을 위한 학제 간 탐구'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페이치 청은 발표를 통해 이스포츠와 가상 현실(VR), 증강 현실(AR), 혼합 현실(MR)과 같은 확장 현실(XR) 기술의 통합을 탐구해 온 과정을 밝혔으며, 이러한 기술은 관객이 스포츠를 경험하는 방식을 재구성하여 가상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융합하는 몰입형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비디오 게임과 e스포츠의 문화적 영향에 대해, 특히 노동과 놀이 사이에서 나타는 역할의 변화에 대해 면밀히 주목하며,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서 공공 공간으로서의 이스포츠의 미래 가능성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도 전했다. AI를 활용하여 사회에 더 넓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이스포츠 산업에 대한 추가 연구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한국체육대학교의 김화룡 교수가 '생활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전통 스포츠와 이스포츠 사이의 시너지 탐색'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지금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이스포츠는 그 존재를 정확히 정의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화룡 교수는 이스포츠가 진정한 의미로 '모두의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접근 가능하도록 '생활 스포츠'가 되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옵션에 대해, 김화룡 교수는 현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지정스포츠클럽'이라는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2021년도 스포츠클럽법 개정으로 실행중인 지정스포츠클럽은 현재 158개 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는 오는 27년까지 350개 지정스포츠클럽을 운영한다는 목표다.
지정스포츠클럽은 문체부 장관이 선정한 스포츠 클럽으로, 선정될 경우 특화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일반 프로그램의 경우 종목당 2,600만 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우수반 4,000만 원, 선수반의 경우 6,000만 원까지 지원 금액이 상승한다. 통상 4~5개 종목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클럽의 경우 1억 8천만 원 가량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김화룡 교수는 지정스포츠클럽의 자격조건은 해당 종목의 스포츠가 '올림픽 조건'이어야 한다는 것을 들며, 이스포츠 또한 전통 스포츠와 비슷한 맥락으로 생활스포츠로 활성화하며 엘리트선수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스마일게이트에서 다양성 및 포용성(Diversity and Inclusion)을 맡고 있는 이경진 실장이 단상에 올라 포용적인 게임 디자인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보다 포용적인 게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고, 게임 접근성을 촉진하기 위한 다채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발표를 통해 소개한 내용은 스마일게이트가 내부적으로 더욱 덥근 가능한 게임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여러 방안들이었다. 스마일게이트는 조직 내 포용적 역량 구축과 제품 및 서비스의 포용적 콘텐츠 개발이라는 두 가지 기둥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에이블게이머즈(AbleGamers) 등 해외 단체와 협력하여 국내 맥락에 맞춘 현지화된 접근성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경진 실장은 서로 다른 문화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고려하는 것은 결국 게임을 이용하는 이들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뿐더러,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서비스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2023년 기준, WHO가 발표한 바에 다르면 전 세계 인구 중 16%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50세 이상 인구는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고려는 곧 잠재 고객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후에 이어진 발표에서는 로스 비디오(Ross Video)의 제이크 톨셔, 그리고 초이웍스의 최승일 대표가 각 기업의 기술을 주제로 이스포츠와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스 비디오는 방송 제작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제이크 톨셔는 이스포츠 방송 지원에는 유연성, 확장성, 혁신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로스 비디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방송 장비에 대해 설명했다. 로스 비디오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렛츠런파크 경남과 코나미 긴자 이스포츠 스튜디오의 방송 설비 구축이 있으며, 최근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과 협업해 '컨페티X'라 불리는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이 방송 제작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공간 절약과 에너지 소비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이웍스의 최승일 대표는 비전AI와 IOT 센서를 활용해 상호작용 가능한 스포츠 콘텐츠 기술을 제작해 온 사례를 설명했다. 스크린 골프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라이다 센서를 보다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초이웍스의 기획은 시야 정보를 '비전 AI'로 추적하고, 공간 터치 IOT 센서를 활용해 콘텐츠 이용에 필요한 데이터를 산출하는 것이었다.
한가지 사례로, 초이웍스가 특허를 낸 바 있는 IOT센서는 공 안에서 속도와 각도, 회전량을 수집하도록 하며, 수집된 데이터를 여러 방식으로 가공해 더욱 많은 데이터를 산출해 낸다. 현재 초이웍스가 개발중인 인터렉티브 스포츠 플랫폼은 키즈파케, 유치원, 복지관, 재활센터 등을 타깃으로 하며, 종목을 확장해 헬스장 등에서도 활용 가능한 인터렉티브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승일 대표는 "신체 발달을 위해 활동이 필요한 5~12세 어린이는 물론, 야외 스포츠를 느끼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에 (인터렉티브 스포츠 플랫폼이)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는 이스포츠 교육에 대한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진 라이 이스포츠 커리큘럼 및 지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현재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스포츠 관련 교육을 사례로 들며 이스포츠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영국에서는 16세부터 18세 학생들 중,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이스포츠 산업 전반에 걸친 교육 과목을 제공한다. 실제 선수가 되는 과정은 물론, 방송, 옵저빙, 이스포츠 기술 전략, 선수 건강 관리는 물론 기업가 정신에까지 다양한 과목을 다룬다. 고등 교육으로는 학부 및 대학원 수준의 이스포츠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업계 내 다양한 역할을 준비할 수 있는 전문화된 과정 또한 갖추고 있다.
진 라이 매니저는 전통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전문 이스포츠 선수 또한 전문 선수로서 경력이 보장되지 않음을 강조하며, 이스포츠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다양한 기술 과목들은 다른 경령으로도 전환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리더십, 전략적 사고와 같은 기술은 다른 산업에서도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제 산업이 요구하는 역량과 일치시키는 것이 의미 있는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이 구축한 '컨페티X'에서 학생은 실무에 근접한 환경에서 이스포츠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연마할 수 있으며, 일부는 실제 방송국과 연계해 다양한 방송을 이미 진행한 사례도 존재한다. 끝으로, 그는 실무 기술과 산업 파트너의 협력을 강조하며, 실제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노팅엄 트렌드 대학은 한신대학교와 MOU를 제휴하고, 이스포츠 교육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전망이다.
콜롬비아 아레아 인디나 대학의 마리오 아구데로 파딜라 교수는 콜롬비아의 사례를 통해 이스포츠 교육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프로 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커리큘럼과 함께, 이스포츠 또한 선수의 성과와 발전을위해서는 구조화된 훈련 세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4만 여명의 어린이들에게 훌련 세셩을 적용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기획했으며, 100여 개의 공립 학교와 제휴를 통해 이스포츠를 교육하고, 역량 있는 유소년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피라미드 구조 등 전통적인 스포츠 훈련 모델을 이스포츠에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는 게 마리오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포츠와 달리 이스포츠만의 특수성을 고려한 커리큘럼도 중요하다. 기술, 전술적 정서적 신체적 훈련만큼이나, 일반적인 스포츠와 달리 플레이 시간이 긴 만큼 시간을 배분한 훈련도 필요하다. 또한, 그는 이스포츠에는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는 만큼, 각 장르의 특수성을 고려한 훈련 방법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강연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는 한신대학교 최은경 교수가 좌장을 맡는 라운드 테이블 또한 진행됐다. 크래프톤, Dplus 이스포츠 아카데미, KeSPA, 게이오 대학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이스포츠 영역에서의 건강 관리 전망과 현존하는 세대 간 갈등 등 각국에서 고민하고 있는 이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