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N 정우진 대표

NHN(대표 정우진)이 일본 도쿄 사옥 '아틀리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NHN의 일본 게임사업 성과는 비교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정우진 대표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NHN의 모태가 게임임을 강조하며, 일본에서의 게임사업 성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NHN은 2000년 일본에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 게임포털 '한게임 재팬'으로 야후 게임을 넘어 3년 연속 일본 '올해의 베스트 사이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NHN이 2013년 모바일게임 개발 스튜디오 NHN플레이아트를 설립한 이후에는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NHN플레이아트가 개발/라인야후가 서비스), '요괴워치 뿌니뿌니'(NHN플레이아트/레벨파이브 공동 개발), '#콤파스'(NHN플레이아트/도완고 공동 개발) 등을 연이어 흥행에 성공시키며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NHN의 일본 게임사업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NHN플레이아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정우진 대표는 2019년 7월부터 NHN플레이아트 대표를 겸직하며 한국과 일본의 게임사업 전체를 이끌었다. 사명의 플레이(Play)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아트(Art)는 풍부한 발상과 기술을 통해 고유성이 넘치는 신선한 게임을 창작하는 것을 뜻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플레이한 그 순간부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 NHN이 일본 성과를 처음 국내 미디어에 알렸다

정우진 대표는 "그동안 일본 게임 퍼블리싱은 우리가 직접 하지 않아서 국내에는 성과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넥슨이 '던전앤파이터'로 중국에서 성과를 내고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인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듯이 NHN도 일본에서 게임사업을 잘 해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NHN플레이아트는 총 3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5개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각 스튜디오는 NHN플레이아트의 중요한 매출원이자 일본 게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주요 게임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를 하나씩 담당한다. 현재 각 스튜디오는 3.3.3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임직원 30% 이상을 신작 개발에 투입, 최소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IP 기반의 RPG '프로젝트G', 액션게임 '드림해커', 캐주얼 PvP 게임 '타이거게이트', 인기 IP 기반의 RPG '프로젝트 BA' 등 총 4종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우진 대표는 "일본 게이머는 미국에 비해 1인당 지출 규모가 4배 정도고, 모바일 게임은 상위 100개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며 "신규 게임은 TOP 100 진입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NHN플레이아트의 주요 게임 3종은 같은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이지만 이용자 공략 방법이 각기 다른 것이 특징"이라며 "게임의 장르와 특징, 이용자층의 특성에 맞춰 일본 시장에 맞는 개별 전략을 펼치면서 이용자 공략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성,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IP 콜라보 활용, '#콤파스'는 일본 팬덤 문화 공략이 흥행의 키워드였다.


NHN의 일본 게임사업 성공, 일본 유저에게 맞췄다.

2014년 1월 출시된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는 NHN플레이아트에서 개발하고 라인야후에서 서비스 중인 한붓그리기 방식의 퍼즐게임이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퍼즐 게임으로 같은 캐릭터를 연결하여 없애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본에서 출시한 지 62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면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도 일본 퍼즐 장르 매출에서 1위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올해 3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을 돌파했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가 10년 이상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성이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디즈니의 IP를 활용, 대표적인 캐릭터들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당시 일본 1위 메신저로 떠오른 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을 출시한 것, 그리고 △누구나 쉽게 플레이 가능한 게임 방식을 제공한 NHN플레이아트의 퍼즐게임 개발력까지 세 가지 요소가 시너지를 내면서 2014년 1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NHN플레이아트가 일본 게임개발사 레벨파이브와 공동 개발한 수집형 퍼즐 게임이다. 2015년 10월 인기 애니메이션 '요괴워치'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요괴워치'의 캐릭터를 활용하고 사쿠라 뉴타운 등 원작과 동일한 배경의 맵을 제공하여 '요괴워치' 팬들을 사로잡았다.

게임성은 화면 상단에서 떨어지는 요괴 ‘뿌니’를 연결해 커다랗게 만들고, 터치해 없애는 방식의 퍼즐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동료 요괴 수를 늘려가게 되며, 좋아하는 요괴를 성장시키는 육성 요소도 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지난 9월 3,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2015년 출시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다운로드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 2022년 1월 2,300만 다운로드 달성 후 2년 사이에 800만 다운로드가 증가했다. 매출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경신 중이다. 2023년 3분기 역대 최고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NHN플레이아트가 유명 IP를 게임에 적절하게 접목하는 개발 및 기획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임이다. 단순히 다양한 작품과 협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컬래버레이션마다 새롭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공하여 기존 팬들과 새로운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켰다. 요괴워치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게임 이벤트와 함께 제작되는 요괴워치 IP 기반의 오리지널 시리즈다. 새로운 캐릭터를 게임 내에서만 선보이는 것에 더해, 웹툰 제작 등을 통해 요괴워치의 스토리로 확장하는 전략이 통했다.

IP 사이자 공동개발사인 레벨파이브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가능한 것으로, 냐서왕 이야기(ニャーサー王物語), 반요의멸룡사(半妖の滅龍士) 등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요괴워치 뿌니뿌니’ 게임 내에서 탄생했다.


NHN플레이아트가 2016년 12월 출시한 '#콤파스'는 3vs3 실시간 대전게임이다. 액션, 전략, 카드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한 새로운 형식의 대전게임으로, '영웅' 캐릭터로 3분 내 가장 많은 포인트 지점을 획득하면 승리한다. 인기 성우의 참여, 전투 내 SNS 활용, 게임 내 니코니코 생방송 전달 기능 등의 차별화된 요소로 일본 팬덤 문화를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2024년 5월 1,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매출 20위권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2023년 12월에는 출시한 지 8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콤파스'는 강력한 커뮤니티 기반을 가진 일본의 팬덤 문화를 공략한 사례다. 게임의 기획 단계부터 게임을 통해 결속력 있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게임의 배경을 '배틀을 통해 이용자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가상의 SNS 세계’로 정하고, 실제 현실의 SNS에 가까운 기능들을 게임에 추가했다. ‘#콤파스’ 게임 내에는 배틀을 위한 공간 외에도 이용자들이 게임의 공략법을 토론하거나 대회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커뮤니티성 공간이 많이 제공된다.

게임 출시 후, 팬덤이 형성된 후에는 게임과 팬들의 상호작용이 커질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마련했다. 팬들이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팬덤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다. '#콤파스' 세계관을 게임 밖으로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25년 방송을 목표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프로젝트(#コンパス2.0 ANIMATION PROJECT)를 준비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방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미 다양한 만화와 소설로도 '#콤파스' 세계관을 알리고 있다.


NHN 일본 게임사업 향후 전략
▲ "내년 전체 게임사업 매출을 올해 대비 30% 이상 성장시킬 계획"

정우진 대표는 "NHN은 일본 게임사업을 통해 습득한 큰 강점인 IP활용 노하우를 전체 국가로 확대 적용, 2025년 전체 게임사업 매출을 2024년 대비 30%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NHN플레이아트는 △IP 활용에 알맞은 게임 방식, △게임성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IP의 선정, △IP 사와의 관계, 이렇게 총 세 가지를 일본에서 IP 활용 게임 개발 시 필요한 필수 전략 요소로 본다. 기존 인기작 및 추후 출시할 신작 라인업에 오랜 경험으로 체득해 온 IP 활용 노하우를 최대한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우진 대표는 "한국과 일본 게임사업은 시너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실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이용자에게 인기 있는 일본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의 기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기대했다.

NHN이 일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카도카와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사업을 전개한다. 카도카와는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영화, 게임 등 일본의 다양한 문화계에 큰 영향력을 보이는 IP를 다수 확보한 기업이다. 공동사업에 대한 상세 내용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질의응답
▲ (왼쪽부터) 하타케야마 사업총괄, 정우진 대표,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 다나카 사업총괄

정우진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창업자를 제외하고 최장수 CEO이다. 소회가 궁금하다.

정우진 대표 =
최근 들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 일본 게임사업을 소개하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마음 한쪽이 무겁다.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일지 모르겠으나,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앞으로 회사를 위해 좋은 트랙을 만들겠다는 게 요즘의 다짐이다.


NHN이 일본에서의 성과를 국내 미디어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

정우진 대표 =
성과를 그동안 눌러온 게 사실이다. 우리의 굉장한 자랑거리인데, 게임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우리의 게임사업 확장의 첫 단추가 일본이라 여겼다. NHN의 게임사업, 그중에서도 선두 주자로 플레이아트를 강조한다는 의도가 있다.


일본 게임사업에서 콜라보레이션이 중요한 거 같다. NHN은 어떤 기준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선택, 진행하나?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 =
젊은 층에 어떤 콘텐츠가 인기인지 항상 주시한다. 매력적인 콘텐츠가 어느 타이밍에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는지 등을 감안하여 콜라보레이션 IP를 선정한다.


NHN 재팬은 게임사업 외에도 클라우드, 웹툰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이들 사업에 게임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정우진 대표 =
게임과 시너지를 내는 사업으론 결제 시스템이 있다. 모바일인 경우 앱스토어에서 하겠지만, PC나 다른 플랫폼에서 결제 시스템은 게임사가 직접 하기 어렵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갖춰서 일본 지역에서 확장을 준비 중이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뿌니뿌니'를 서비스하면서 지향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가장 크게 저질러보고 싶은 마음속 목표도 궁금하다.

하타케야마 유지 #콤파스 사업 총괄 =
계속 새로운 신선함을 유저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경계심을 드리는 게 콘텐츠 업계에선 좋지 않은 거 같다.

꿈이나 목표는, 길게 길게 #콤파스를 서비스하는 것이다. 은퇴할 때까지 #콤파스를 서비스하고 싶다.

다나카 히데카즈 요괴워치 뿌니뿌니 사업 총괄 = 나 역시 요괴워치 뿌니뿌니를 오랫동안 운영하고 싶다. 요괴워치 IP 중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건 뿌니뿌니 뿐인데, 오래 서비스하고 싶다.


NHN이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데, 콘솔 플랫폼을 고려하고 있는지?

정우진 대표 =
콘솔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중간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다. 콘솔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고 준비 중인 타이틀이 있다. 액션에 가까운 게임 장르로, 닌텐도 스위치까지 포함해 준비 중이다.


향후 10년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하고 있나?

정우진 대표 =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 코로나19 기간 새로운 게임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기간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3.3.3 프로젝트로 단순화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30% 이상을 신작 개발에 투입, 최소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그리고 IP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는 것이다. 크로스 플랫폼은 조심스럽다. 사업 실적을 보면 크로스 플랫폼이 퍼포먼스를 내는 게 많지 않다. 우린 우리가 잘하는 것에 확신을 갖고 진행하려고 한다.

여담이지만 우린 매년 작은 규모라도 신입 공채를 꾸준히 하고 있다. 담당 PD가 입이 튀어나와서 "이력서를 보다가 일을 못 하겠다"라고 할 정도다. 이걸 보면 플레이아트라는 이름이 일본 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향후 3~5년은 플레이아트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일본에서 실패한 한국 게임사도 여럿 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우진 대표 =
한국의 많은 기업이 일본에 진출할 때, 일본에 대한 이해보다 자신들의 장점이나 강점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10번 찍어서 1번 넘어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회사가 되려면 빅 타이틀로 포지셔닝하기보다는 수많은 경험을 쌓아 안정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일본 시장을 이해하는 일본 회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