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맥스의 이야기, 이중 노출
김수진 기자 (Eonn@inven.co.kr)
다시 돌아온 맥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이중 노출'이 정식 출시됐다. 무려 10년 만에 돌아온 맥스는 여전히 시간과 관련된 능력을 쓰지만, 기존과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전작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익숙한 주인공과 대비되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능력의 이야기를 그려낼 이중 노출은 어떤 모습일까. 관련해서 개발진과 짧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이번 인터뷰에는 조나단 스타우더 게임 디렉터, 그리고 아이샤 파라 스태프 라이터가 참여했다.
Q. 다시 한 번 맥스가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맥스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맥스와 기존의 맥스,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설명 부탁한다.
=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이중노출'은 트루컬러의 제작이 마무리될 때쯤 개발을 시작했다. 이 작품들은 주인공의 여러 초자연적인 능력과 성장 과정을 탐구하는 일종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같은 상황에서부터 출발했다. 능력과 캐릭터, 둘 중 어느 쪽이 먼저인가 하는 발상이 아닌, 능력과 캐릭터를 모두 함께 고려하고 나서야 비로소 개발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플레이어가 두 개의 시간선을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구상했다. 이 능력으로 자신이 내린 어려운 선택의 결과를 두 세계를 오가며 꼼꼼히 비교할 수 있다. 해당 설정이야말로 전작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엔딩 이후 수년 동안 맥스에게 있었던 사건을 살펴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되었다.
Q. 맥스의 능력을 설정하면서 가장 신경쓴 점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주면서도 구체적 능력에서는 차이가 느껴지는 게 좋았다.
= 전작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시간을 되감는 능력은 '후회',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어린 시절의 향수'라는 맥스의 감정을 나타낸다. 이번 작품에서도 맥스의 새로운 능력이 그녀의 정신적인 성장을 나타낼 수 있도록 고심했다. 이 새로운 능력과 맥스의 감정이 과연 어떻게 연결되는지, 게임을 통해 직접 알아보는 걸 추천한다.
Q. 2015년 1편과 비교하여 변화한 맥스와 주변 상황을 설정할 때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하다.
= 본 작품은 전작 이후 거의 10년 만에 발매된다. 그래서 시리즈를 처음 접하거나, 전작을 플레이한 적이 없는 유저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사실 관계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을 포함한 맥스의 과거 이야기가 이번 작품에 설명되어야 했다. 이 설명 부분을 통해 전작으로부터 맥스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전작을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작으로부터 몇 년이 지난 만큼, 맥스는 예전보다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시시콜콜한 농담과 무생물체과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맥스는 자신이 전작에서 겪은 정서적인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고, 새로운 친구들에게 마음을 여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Q. 근 몇 년간 평행세계나 다중우주 관련 콘텐츠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최근 시장 동향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이유로 맥스에게 이러한 새 능력을 주었는지 듣고 싶다.
= 저희도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코믹스를 포함해 멀티버스 관련 작품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쁘다.
단, 다른 멀티버스 작품과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면 이중노출의 시간선은 사피가 사망한 시간선과 살아 있는 시간선, 단 두 개의 시간선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본 작품은 평행세계의 무한한 가능성보다는 단 하나의 사건이 가지는 영향력에 집중하고 세밀하게 다룬다고 볼 수 있다.
Q. 1편에서의 선택이 본편의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있는가?
= 있다. 이중노출 초반에 플레이어는 아카디아만의 운명을 선택하고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엔딩 이후 클로이와의 관계를 결정하게 된다. 이 선택이 이후의 전개, 플레이어가 체험하게 될 콘텐츠에 영향을 미친다.
Q. 전작들도 그랬지만,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많은 게 시리즈의 특징인데, ‘맥스’와 ‘사피’ 외에 공을 많이 들인 캐릭터를 몇몇 소개한다면.
= 이중노출에는 저희가 사랑하고 전 세계의 플레이어와 꼭 만났으면 하는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물리학자이자 맥스의 친구인 모지스는 특히 눈에 띄는 캐릭터다. 친절하고 순박한 성격의 모지스는 앞으로 파헤쳐야 할 미스터리의 어두운 일면과는 정반대의 특징을 가진 인물이다.
Q. 클로이, 다니엘, 션 등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등장은 없는지 궁금하다.
= 이중노출은 맥스가 칼레돈 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삶에 적응해 가면서 시작된다. 물론,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온 사람이 대부분 그렇듯, 맥스는 여전히 문자 메시지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랜 친구,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새롭게 사귄 친구들을 알아가는 동안 맥스는 옛 친구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게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작 캐릭터들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Q. 맥스가 다시 주인공으로 복귀했는데, 트루컬러와의 세계관 연결고리 같은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까.
= 트루컬러와 확실한 연결점은 없지만, 두 작품은 서로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세계관임을 암시하는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 직접 플레이하시면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Q. 맥스가 시애틀로 이주한 뒤 클로이에게 연락하지 않게 된 것에 대한 설명이 작중 없었는데, 이번에는 확인할 수 있을까.
= 이중노출은 전작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엔딩 이후 몇 년이 지나 맥스와 클로이가 이미 블랙웰에서 재회한 후의 시점을 다룬다. 하지만 맥스에게는 여전히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면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들을 회피하는 습관이 남아 있다. 사피가 사망한 후 며칠 동안 모지스와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은 것만 봐도 그렇다.
Q. 시리즈 팬의 입장에서, 드디어 한국어가 정식으로 지원된다는 게 정말 기쁘다. 다만 그동안 시리즈가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았기에 한국에서는 이번 타이틀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들이 맥스의 기존 이야기를 모르고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까.
= 물론이다!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물론,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 모두를 위해 제작한 게임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유저라도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맥스가 어떤 인물인지 문제없이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