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게임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볼 수도 있다. 수백, 수천 명이 넘는 스트리머가 취미로 혹은 직업으로서 게임을 스트리밍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냉혹하다. 수백, 수천 명이 넘는 스트리머 가운데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관심이 덜한 스트리머라고 딱히 게임을 못한다거나 입담이 별로인 것도 아니다. 대체로 준수한 경우가 더 많다.

눈을 가리고 게임을 한다든지 기묘한 컨트롤러로 게임을 한다든지 하는 식의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쉬운 건 아니다. 쉽게 할 수 없을뿐더러 할 수 있더라도 단발적인 관심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근본적인 부분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한편,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일, 데브컴 2일 차 강연에 나선 토마스 투츠(Thomas Tuts) 설립자가 세운 스트리밍 툴스미스(Streaming Toolsmith)가 바로 이러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스트리밍 툴스미스는 시청자를 수동적인 소비자인 시청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게임 방송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스트리머와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각종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트리밍 툴스미스는 어떻게 시청자를 게임 방송에 참여하게 하는 걸까? 이번 강연에서 토마스 투츠 설립자는 스트리밍 툴스미스의 각종 솔루션과 이러한 솔루션이 어떻게 트위치에서 게임을 돋보이게 만드는지 설명했다.

▲ 스트리밍 툴스미스 토마스 투츠 설립자

스트리밍 툴스미스가 제공하는 솔루션의 핵심은 스트리머와 시청자 사이의 격차를 메우는 데에 있다.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에서는 시청자가 방송에 개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은가. 방송 중 슈퍼챗을 날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보를 전달받는 입장에 불과하다. 방송과 시청자 사이에서 절대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트위치를 비롯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우 채팅을 통해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든가 미션을 정하고 슈퍼챗을 날리는 식으로 시청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본격적인 개입이라고 하긴 어렵다.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입의 여지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여러모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는 걸 주변에서 구경하면서 훈수를 두는 정도. 딱 이 정도에 불과하다.

▲ 스트리밍 툴스미스는 다양한 게임을 대상으로 트위치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을 지원한다

스트리밍 툴스미스는 시청자와 스트리머 사이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채팅을 통해 잡담을 주고받는다든가 훈수를 두는 정도에 불과한 걸 자체 제작한 솔루션을 제공해 직접적으로 시청자가 방송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뭔가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스트리밍 툴스미스를 설치하면 비디오 오버레이 익스텐션이 뜨는데 이걸 자신이 하는 게임의 스트리밍 방송위에 덧씌우면 끝이다. 남은 건 이제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이 게임에 개입하도록 유도하는 일뿐이다.

스트리밍 툴스미스가 제공하는 상호작용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으로는 먼저 투표 기능을 들 수 있다. 대화 등의 선택지가 뜰 때 어떤 걸 선택할지 시청자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마치 함께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게 가능하다.

▲ '컬트 오브 더 램'은 스트리밍 툴스미스의 솔루션이 적용된 대표적인 게임이다

지원하는 게임에 따라 다르지만, 시청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적이나 동료를 시청자가 조종해서 돕거나 할 수 있으며, 때로는 보스를 생성해 스트리머를 괴롭힐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스트리머를 치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시점에서 스트리밍 툴스미스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은 일부에 불과하다. '컬트 오브 더 램'과 '발더스 게이트3' 정도다. 하지만, 이 두 게임이 지원하는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컬트 오브 더 램'에서 스트리머가 트위치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선 트위치 토템이라는 걸 설치해야 한다.

▲ 스트리머를 도울까 방해할까? 선택은 시청자들의 몫이다

트위치 토템을 설치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이 방송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시청자가 채널 포인트를 소모해 스트리머에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Help or Hinder 이벤트를 통해 시청자들이 스트리머를 도울지 방해할지 투표로 결정할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신도를 들일 때 추첨으로 특정 시청자의 닉네임을 사용하도록 하고 해당 시청자가 직접 신도를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스트리밍 툴스미스는 부외자인 시청자로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함께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스트리머가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계속해서 시청하고 싶게 만든다.


'컬트 오브 더 램' 정도는 아니지만, '발더스 게이트3' 역시 시청자와의 다양한 상호작용 기능을 지원한다. 스트리머가 허용할 경우 시청자는 스트리머의 파티가 어떤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일일이 물어볼 필요 없이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에게 적절한 조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시청자들을 위한 기능 역시 존재한다. 투표 기능이다. TRPG에서 파생된 CRPG 장르로서 '발더스 게이트3'는 방대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러한 선택지에 따라 파생되는 분기, 스토리는 굳이 말할 것도 없다. 그야말로 방대하다. '발더스 게이트3'가 사랑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선택지를 시청자에게 맡긴다는 건 큰 의미를 지닌다.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조차 앞일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것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를 적용한 사례도 있다. 트위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머 중 하나인 아스몬골드의 사례다. 시청자들에게 선택을 맡긴 결과 그대로 게임이 터져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스몬골드는 분통이 터졌겠지만,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더없이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결과는 어떨까. 일단 시청자들이 이런 걸 좋아한다는 건 알겠지만, 정말 이러한 상호작용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졌을까. 이에 대해 토마스 투츠 설립자는 "'컬트 오브 더 램'의 트위치 시청자는 출시 첫 달 만에 15만 명을 돌파했다"면서, "인디 게임으로서는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상호작용이 지닌 힘은 절대 적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식의 스트리밍에서 머물러선 안 된다면서 트위치 시청자를 늘리기 위해선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