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 전문 개발사 블랙잭 스튜디오가 신작 '메카아라시'를 선보인다. 앞서 '랑그릿사', '아르케랜드'를 선보인 블랙잭 스튜디오의 신작은 메카닉과 미소녀, SRPG를 결합한 게 특징이다. '메카아라시'는 중국과 대만 지역에 선출시되어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메카아라시' 제작자는 블랙잭 스튜디오의 주난 PD다. 중국 상해에 위치한 블랙잭 스튜디오에서 주난 PD를 직접 만나 게임에 관한 자세한 소개를 들었다.


블랙잭 스튜디오 주난 PD
"SRPG 개발, 도파민보다 엔돌핀을 추구한다"

▲ 블랙잭 스튜디오 주난 PD

'주난'이 이름이 아니라 별명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주난 PD = 과거 '워크래프트3' 유즈맵 제작자로 활동할 때에 '우예투주난(午夜屠猪男: 한밤중에 돼지를 잡는 남자)'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했었다. 당시 인기를 얻으면서 그 닉네임을 쭉 사용했고, 이후에 좀 길다 싶어서 '주난(돼지 남자)'으로 줄여서 부르고 있다.


어떻게 게임업계에 입문했는지 궁금한데.

주난 PD = 대학생 때 워3 유즈맵 제작자로 활동할 때 특히 재밌던 것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콘텐츠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실현했을 때 유저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성취감을 느꼈다. 그 성취감이 매력적이더라.

그리고 유즈맵 제작자로서 '주난'이란 이름이 알려지면서 다수의 게임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고 게임업계로 들어섰다.


블랙잭 스튜디오는 어떤 게임개발 조직인지 소개해달라.

주난 PD = 자랑할 수 있는 우리의 문화는 무조건 대중성을 쫓고, 돈을 많이 벌려는 상업적인 방향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전작인 랑그릿사, 아르케랜드를 보더라도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니까. 우리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우리와 마음이 맞는 유저를 위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일단 게임성이 좋고, 무조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메카아라시'도 이런 방향성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 블랙잭 스튜디오가 키우는 고양이 '부귀'


▲ "게임성이 좋고, 무조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확실히 SRPG가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블랙잭 스튜디오가 SRPG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난 PD = 방치형, 키우기가 요즘 유행이다. 그런 게임들은 템포가 빠르고, 자극도 강해서 도파민을 자주 자극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게임과 비교하면 SRPG는 확실히 유행하는 장르는 아니다.

그럼에도 SRPG는 엄청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 게임사가 유저에게 문제를 내고, 유저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엔돌핀적인 쾌감을 추구한다. 이를테면 짧은 숏폼이 유행하지만, 우리는 긴 영화의 재미와 가치가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

SPRG를 좋아하는 유저는 항상 있다고 여긴다. 나처럼 느린 템포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일 수 있고, 문제를 푸는 걸 좋아하는 유저일 수 있다. 이런 매력을 좋아하기에 SPRG 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게임 제작자로서 목표가 궁금하다.

주난 PD = 단기적으로는 '메카아라시'를 잘 운영하는 게 목표다. 지금 제일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고. 한 번 SPRG의 끝을 보고 싶다. SRPG로 어떤 재밌는 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지금도 나는 SRPG를 빙산의 일각밖에 구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메카아라시'를 통해 더 재밌는 메커니즘을 만들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제작자로선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게임업계 입문했을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제작자와 유저의 소통을 유지하고, 유저의 피드백을 통해 그들을 만족시키는 거였다. 이때의 성취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을 갖고서 게임을 개발하겠다.


'메카아라시'는 중국과 대만 지역에 선출시됐다. 현재 성과는 어떤가?

주난 PD = 반년 넘게 운영한 결과, 우선 예상한 대로 시장 반응은 대중적이지는 않았던 거 같다. 대신, 진성 유저의 경우 확실히 흡수했다. 유저의 피드백은 좋은 반응 나쁜 반응 다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핵심 유저의 의견을 애착을 가진 반응으로 보기에 모든 것을 다 받아보고 게임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 출시 버전엔 2~3개 버전을 한 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6주에 한 번씩 대형 업데이트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그 정도 속도로 중화권 버전과는 시간 차를 고정적으로 두고 출시할 생각이다.


묵직한 메카 SRPG '메카아라시'
"SRPG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이 목표"


'메카아라시', 어떤 게임인가?

주난 PD = 현실적이고 하드코어한 메카 SRPG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우리는 현실감 넘치는 메카 표현과 초현실적인 장면, 군사화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로봇 설정을 추구한다. 스토리 면에서는 현실 고증을 느낄 수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들의 행동과 다양한 사건 전개가 모두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진행될 수 있게 제작했다. 게임 플레이 면에서는 SRPG 유저들를 위해 전통적인 SRPG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많은 독창적인 시도를 추가했다.


SRPG에 메카닉을 섞은 컨셉이 굉장히 특이하다. 이런 컨셉을 어떻게 고안하게 됐나?

주난 PD = '메카아라시' 프로젝트는 '랑그릿사'가 출시된 지 1년도 채 안 됐을 시점에 시작됐다. 당시 회사 내부적으로는 좀 더 차별화된 하드코어 모바일 SRPG를 하나 더 만들고자 했다. 우리는 보다 리얼하고 현실적인 전투를 표현할 수 있는 SRPG를 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우리의 이러한 고민에 메카닉 장르가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그간 정통파 판타지풍 SRPG를 선보였다. 그와 다른 SF풍의 세계관에서 SRPG의 전략성을 어떻게 풀어내고자 했나?

주난 PD = SF 메카 스타일은 슈퍼 로봇과 리얼 로봇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우리는 리얼 로봇 스타일을 선택했다. 전체 디자인에서는 탱크, 비행기 등 현실의 군사무기들을 많이 참고했다. 이러한 내용을 게임 플레이에 적용할 때, 우리는 기존의 SRPG에서 사용되는 병종 상성 대신 '부위 파괴'라는 독특한 핵심 전략 요소를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플레이어는 어떤 유닛을 사용해 상성에 맞는 적을 공격할지 고민하는 대신, 어떤 방법으로 적 위협 유닛의 어떤 부위를 파괴해 최대의 이득을 얻을지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게임의 전투 전략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커니즘이다.


메카아라시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주난 PD =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SRPG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큰 목표이자 도전적인 목표였으며, 우리는 많은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도전해야 했다. 미술 기술의 활용에서부터 전술 RPG의 플레이 방식까지, 우리는 개발 과정에서 계속해서 많은 혁신을 시도해 왔다.

혁신은 위험을 동반하며, 시행착오와 높은 비용이 따르지만, 4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 동안 우리는 이러한 혁신이 가져온 성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었다. 팀 전체에 있어 이는 멋지고 의미 있는 여행이었으며, 게임 개발의 가장 매력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 메카아라시는 현재 테스터를 모집 중이다

메카물 팬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메카아라시'의 메카만이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과 매력이 중요할 텐데.

주난 PD = '메카아라시'의 메카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꾸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 요소는 현실의 군사무기들을 참고하여 어느 정도의 합리성을 보장하려고 했다. 게임 내 메카들은 주로 지상 전투를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탱크, 장갑차, 그리고 보병 장비 등을 많이 참고했다.

비행 메카와는 달리, 메카아라시의 메카들은 더 두꺼운 장갑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메카가 비교적 굵고 튼튼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장갑 재질은 복합 장갑, 폭발 반응 장갑, 케블러 장갑 등을 사용하며, 전면부와 조종석의 핵심 부분은 더 두껍게 설계되어 조종석이 위치한 몸통 부분의 내구력이 다른 부위보다 높다.

일부 메카는 장갑 방어 외에도 연막탄, 직접 방어 시스템 등을 장착하여 생존 능력을 더욱 강화한다. 메카는 머리 외에도 다른 부위에 센서와 화력 통제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XR 모델은 두 개의 화력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조준할 수 있다. 또한, 복부에는 무장 헬리콥터와 유사한 센서가 장착되어 시야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다리에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 궤도, 에어 쿠션 등이 장착되어 있어 전 지형에서 이동할 수 있다. 메카 전체의 높이, 무게, 속도 등은 현실의 탱크를 참고하여 매우 상세하게 디자인되었다.


메카뿐만 아니라 그 메카를 조종하는 파일럿 그리고 그들이 속한 진영 간의 스토리도 메카물의 구성 요소인데, 이 부분을 조금 더 소개한다면?

주난 PD = 게임의 이야기는 밀하마 섬과 두 개의 초강대세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우리는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평행 세계를 제공하고자 하며, 게임 내 설정과 이야기는 충분한 이유와 동기를 가지고 전개된다. 그래서 우리는 캐릭터를 단순히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각 캐릭터의 입장과 동기가 그들의 행동을 지지하는 기반이다.


SRPG하면 통상 직업과 역할군마다 다른 공격 사거리 및 이동 거리 그리고 특색 있는 스킬을 조합해 전략을 펼치는 장르인데, '메카아라시'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살리고자 했나? 또 클래식 SRPG의 직업과 역할군을 어떤 식으로 해석했는지도 궁금하다.

주난 PD = 우리는 전투 전략의 핵심을 전술 소대의 구성에 맞췄다. 이는 일부 협동형 MMO(예: WOW)나 DOTA류 게임의 디자인 방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전술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팀 내에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방에서 피해를 막는 역할과 후방에서 지속적인 딜을 넣는 역할 등이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각 개별 캐릭터가 특정 강점(예: 전술가의 초장거리 공격)과 한계(예: 격투가는 공중 유닛 공격 불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스테이지 디자인에서는 이 스테이지의 클리어 조건에 필요한 다양한 전장 능력을 고려해야 하며, 플레이어는 어떤 팀 구성을 통해 이러한 전체 전장 능력을 충족시킬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전체 팀 구성의 사고는 PVE의 스테이지나 향후 PVP 대전에서 모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메카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중후함을 살리기 위해서 특별히 고심한 부분이 있다면?

주난 PD = 우선 미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했다. 또한 디자인 측면에서도 깊이 있는 고민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배경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되도록 했다. 이는 SRPG에서는 드물게 시도되는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SRPG는 전략성을 부각하기 위해 전투 배경을 다소 추상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적인 배경 속에서도 전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각 배경의 경계를 잘라내어 '전술지도' 느낌을 주었다. 예로 경계가 상점이라면, 잘라낸 경계면에서 상점 아래의 주차장을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러한 배경 처리는 플레이어가 전술적 감각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인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메카 부분에 있어서도, 각 메카의 높이, 무게, 속도 등을 실제 탱크를 기준으로 매우 상세하게 설계했다. 이러한 기본 설정을 바탕으로 미술 디자인에서는 다양한 무게의 금속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의 반응을 참고했다. 예를 들어, 대형 크레인이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의 속도, 금속이 타격을 받았을 때의 변형 등을 참고했다.

이러한 참고 자료들은 메카의 전투 동작을 처리할 때 단순히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정성과 무게감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각 타격은 실제 전장에서의 충격을 실감 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SRPG를 코어하게 즐기는 유저층은 전략적인 플레이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대할 텐데, 어떤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나?

주난 PD = 게임에는 다양한 플레이 모드가 있다. 초반에 진행할 수 있는 로그라이크 모드와 최고 레벨에 도달해야만 도전할 수 있는 다중 팀 무장 토벌 도전 모드가 있다. 일반 모드에서는 보스 셤멸과 전방시련 모드에서 같은 스테이지 내 여러 목표를 설정해 다양한 수준의 플레이어가 도전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주기적인 이벤트 플레이와 후반부 최상위 유저들을 위한 반복적인 도전 콘텐츠도 추가할 계획이다. 중국 버전에서는 플레이어 간의 PVP 모드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으로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층에게 SRPG는 코어해서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또 전략적인 선택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지 않으면 재화가 너무 부족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쓰기 어려웠던 SRPG들도 있었다. 그런 인식을 깨기 위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주난 PD = 우선, 과금 측면에서 저희는 무과금 플레이어도 충분히 많은 캐릭터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높은 혜택과 많은 획득 방법을 제공한다. 또한, 팀 구성의 전체 능력에 중점을 둔다. 병종 간의 상성은 없지만, 팀 구성에 따라 강점과 약점이 달라진다.

육성이 뛰어난 유저는 수치상의 능력으로 특정 스테이지를 완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는 더 많은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는 전술적인 플레이가 단순한 ‘수치 비기기’ 게임이 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 매력적인 파일럿 캐릭터도 함께한다

한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중국 게임들이 최근 번역 및 현지화 관련 이슈를 겪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메카아라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주난 PD = 이 부분에 있어서 저희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메카아라시'의 한국 현지화 작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매우 신경을 쓰고 있으며, 최종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카아라시가 한국에서 거두고자 하는 목표를 꼽자면?

주난 PD = 우리 게임은 대중적인 게임이 아니지만, 메카와 SRPG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만족스럽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이 분야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에게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항상 우리의 최우선 목표다.


진부하겠지만, 한국 유저에게 약속 차원의 한마디를 부탁한다.

주난 PD = '메카아라시'를 통해 한국 유저에게 미묘하고, 재밌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그리고, SRPG가 줄 수 있는 본연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유저의 피드백을 열심히 들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