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무협 만화 '열혈강호'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이 20주년을 앞두고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20년 차에 접어들었다고 하면 현상 유지에 그치거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열혈강호 온라인'은 달랐다. 무협의 본고장 중국에서 탄탄한 매출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2019년 공성전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연평균 동접자 수가 15%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2005년 출시 이후 사상 최대 월매출을 몇 차례나 경신했으며, 2022년에는 10년 만에 중국 우시 지역에 신서버를 오픈했을 정도다.

중국에서의 흥행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열혈강호 온라인'이지만, 아무런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게임의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도 있는 원작이 내년 완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원작의 캐릭터, 스토리 등을 차용하는 '열혈강호 온라인'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열혈강호 온라인'은 어떤 행보를 걷게 될까. 20주년을 맞아 앞으로 '열혈강호 온라인'이 걸어갈 방향성을 엠게임 강영순 본부장과 공근영 기획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 엠게임 공근영 기획팀장, 강영순 본부장


Q. 원작이 있는 게임의 경우 원작의 요소를 가져올 수 있어서 편한 것도 있지만, 반대로 부담이 될 때도 있다. 특히 원작의 요소를 재해석한다든가 하는 부분에서 원작 팬의 반발을 사기도 하는데 '열혈강호 온라인'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20년간 서비스해 온 소감이 궁금하다.

강영순 본부장 : 원작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유저들이 불만을 품은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그런 부분은 있었다. 아무래도 만화와 게임은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다르지 않나. 원작 만화의 스토리나 지역이 '열혈강호 온라인'에서 3D 형태로 구현된 부분에 대해서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간혹 있긴 했다. 물론 이런 이질감도 1~2주 정도가 지나니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공근영 기획팀장 : 원작을 따라가는 게 당연한 만큼, 최대한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거기서 벗어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원작 만화를 아는 유저들로부터 왜 원작과 다르냐는 문의를 받곤 했다. 유저들이 가지는 원작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다시금 최대한 원작을 따라가는 한편, '열혈강호 온라인'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원작 작가의 말에 따르면 내년 초 완결 예정이라고 하는데 원작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이 부분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콘텐츠 개발 등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갈 것 같은데?

강영순 : 현재 '열혈강호 온라인'은 원작의 56권 정도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데 일단 아직도 많이 남은 만큼, 원작의 완결을 걱정하고 있는 그런 상태는 아니다. 한편, 원작이 완결됐다고 해서 게임도 그대로 완결을 할 수 있는 그런 건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 볼 때 완결 이후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따로 준비하고 작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근영 :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간다고 했지만, 원작에서 주인공이 지나간 다음의 스토리를 게임에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원작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원작에서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던 부분을 게임으로 풀어낼 수도 있는데 원작에서 스쳐 지나갔던 사막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도 게임으로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만큼,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

▲ 원작 만화로 치면 아직 30권 어치의 이야기가 남아있는 셈이다


Q. 2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뭔가 기억에 남은 그런 에피소드는 없나.

강영순 : 예전에 게임 운영자 타이틀을 달고 게임에 접속했던 때가 떠오른다. 처음으로 접속했던 때로 기억하는데 누군가가 귓말을 걸더라. 그렇게 귓말을 건 유저랑 대화를 하다보니 하나둘 귓말을 거는 유저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래서 급하게 대화를 마무리 짓고 나왔는데 나중에 게시판을 보니 운영자가 누구 편을 많이 든다더라 이런 식의 이상한 소문이 퍼져서 많이 당황스러웠던 때가 있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운영자라는 게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후로는 게임에 들어가더라도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하더라도 공개된 채팅으로만 하게 됐다.

한글날 이벤트에 대해서도 기억에 남는 게 있다. 한동안 공휴일이 아님에도 한글날 이벤트를 성대하게 진행해 왔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지나니 한글날이 공휴일이 됐더라. 그걸 보면서 뭔가 괜스레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글날에 대해서는 남다른 게 있다. 지금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한글날에는 나름 성대하게 이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공근영 : 되돌아보면 뭔가 강렬했던 사건이나 그런 것만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어느 한 에피소드를 콕 집어서 말하긴 그렇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게 정반대였던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유저들이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늘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던 일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Q. 지금도 직접 접속해서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그러나.

강영순 :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있는 기간에는 들어가서 유저들의 반응이 어떤지 직접 확인하곤 한다. 이 외에도 뭔가 해결이 안 되는 그런 게 있을 때도 확인하기 위해서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는 편이다.


Q. '열혈강호 온라인'은 중국에 먼저 출시한 후 한국에 출시한 거로 알고 있다.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강영순 :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에 먼저 출시한 게 아니라 2003년 12월 중국에 수출했다고 하는 게 정확하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다. 아무래도 무협이라고 하면 중국이지 않나. 지금도 중국 드라마의 절반 정도가 무협이라고 할 정도인데 무협과는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양쪽의 이해가 맞아서 먼저 계약한 것 같다.


Q. 다소 냉정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제2의 전성기까지는 힘들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신규 유저가 유입되어야 하는데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강영순 : 우리가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다. 일단 신규 유저들이 들어오면 신규 버프라고 해서 강력한 버프가 제공되는데 특이한 점으로는 신규 유저에게만 제공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 유저가 신규 유저와 파티를 맺을 경우 그 유저에게도 버프가 제공되서 신규 유저가 유입되면 기존 유저들도 좋아한다. 이런 식으로 진입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으며, 여기에 더해 매년 광고를 통해 게임을 계속해서 알리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게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바람의 나라2'나 '라그나로크3'처럼 과거 인기를 끈 MMORPG의 후속작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데 '열혈강호 온라인'도 정식 넘버링 후속작 '열혈강호 온라인3'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강영순 : 욕심이긴 한데 만들고 싶은 그런 게 있긴 하다. 이번 기회에 경영진에게 말하도록 하겠다(웃음).


Q. 장수 MMORPG의 가장 큰 진입장벽을 꼽으라면 그래픽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몇몇 장수 MMORPG들은 그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엔진 교체 등의 그래픽 리마스터링 작업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 않나. '열혈강호 온라인'은 어떤지 궁금하다.

강영순 : 내부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긴 했었다. 다만, 여러 의견이 나뉘긴 했다.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이 기대하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저사양에서도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게 주요 전략이었던 만큼, 어느 한쪽은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엔진을 통째로 교체하면 그래픽 퀄리티는 높일 수 있겠지만, 이질감이 클 거라는 내부에서의 의견이 있었다. 그럴 바에는 투박하더라도 지금의 비주얼을 유지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그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현재 엔진을 그대로 쓰면서 그래픽 퀄리티를 개선하는 게 최적화와 유저들이 바라는 그래픽 향상 두 가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근영 : 디자인 팀하고 데이터를 제작할 때 예전에는 쓰지 않았던 방법을 더 쓴다든가 데이터를 예전에는 낮은 퀄리티로 제작했다면 요즘은 픽셀을 더 높이는 식으로 퀄리티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강영순 : 다만, 극적인 개선이 아니어서 좀 아쉽게 느끼는 부분도 있을 텐데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다. 메시를 추가해서 퀄리티를 높일 때 아주 살짝 늘리는 게 아니면 되레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있었다. 그래서 그런 어색함이 드러나지 않는 수준에서 퀄리티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 개선하되 기존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Q.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확장 계획은 없나.

강영순 : 정식으로 계약한 중국 게임사에서 만들고 있는 것도 있고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도 있다. 여러 가지 버전이 개발 중인데 앞으로도 점점 늘리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Q. '열혈강호 온라인'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에서의 성공 비결이 궁금하다. 콘텐츠에 차이가 있기라도 한 건가.

강영순 : 거의 없다. 세력전 참여 규모가 좀 다르긴 한데 한국은 모든 성지, 모든 레벨대의 유저가 참여하는데 중국은 원체 숫자가 많아서 그런 식으로 세력전을 치를 수 없어서 레벨대로 구분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외에는 강화 최대치가 다른 점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은 10강이 최대인데 중국은 15강까지 강화할 수 있다. 차등을 두려고 그렇게 한 건 아니고 한국도 최대치를 15강까지 올리는 업데이트를 했었는데 한국 유저들의 반발이 심해서 다시 낮췄다.


Q. 최근 중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아 2년 연속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달성하는 등 좋은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강영순 :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핵심인 것 같다. 기존 무협 장르에서는 그런 비주얼이 없었던 게 나름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작 역시 간단한 편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접근성이 높은 점 역시 하나의 포인트인 것 같다. 이 외에도 저사양에서도 잘 돌아간다는 점 역시 영향을 끼쳤으리라 보는데 지금은 중국도 전체적으로 사양이 높아진 편이지만, 2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보다 사양이 더 낮았던 만큼, 낮은 사양에서도 잘 돌아간다는 게 중요했는데 그런 요인들이 모이다 보니 중국에서의 인기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

한편, 귀여운 비주얼의 무협 게임이 없던 건 아니었는데 대부분 실패했다.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 선점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 중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


Q. 중국에서는 최근 서브컬처 장르에 대해서 검열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열혈강호 온라인'은 그런 게 없었는지 궁금하다.

공근영 : 사상 검증이라거나 그런 쪽의 검열은 없었다. 다만, 디자인 관련해서 중국으로부터 요청이 있기는 했다. 소위 노출과 관련된 부분으로 얼굴을 가리면 안 된다든지, 별이나 십자가 같은 문양은 자제해달라든지 그런 게 있었다.

강영순 : 그러고 보니 최근에 배구공 관련 이슈가 있었는데 배구공을 옆에서 보면 라인이 3개로 되어 있지 않나. 그런데 그게 특정 국가의 국기가 연상된다고 빼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Q. 한때 수많은 무협 MMORPG가 나오지 않았나. 돌아보니 '열혈강호 온라인'만 살아남은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강영순 : '열혈강호 온라인'은 코믹 무협을 표방하고 있는데 코믹과 무협이 얼핏 안 어울려보이는데 그걸 잘 녹여낸 덕분이지 않나 싶다. 예를 들자면 무협이라고 하면 뭔가 의상이라던지 헤어 스타일 등등 서양 판타지와 비교했을 때 제약이 따르는 면이 있지 않나. 그런데 '열혈강호 온라인'은 코믹 무협인 만큼, 그런 제약에서 좀 더 자유로운 면이 있다. 이런 식으로 무협이라는 장르가 가진 한계, 벽을 조금씩 부술 수 있었던 게 '열혈강호 온라인' 롱런의 비결 같다.



Q. 장수 MMORPG인 만큼, 연령대가 높은 것 같다. 한국과 중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령대가 어떤가.

강영순 : 국가별로 큰 차이 없다. 비슷하다. 30~4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20대, 50대, 그리고 60대 이상도 더러 있다. 10대가 가장 적은데 이런 신규 유저를 유입하는게 우리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Q. 이번에 업데이트한 신규 콘텐츠는 170레벨대 콘텐츠던데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것 역시 진입장벽이 될 것 같다. 기존 콘텐츠를 완화할 계획은 없나.

강영순 : 이번 업데이트는 기존 유저들 중에서도 상위권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다 보니 레벨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신규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는 내년 과제에 포함되어 있는데 신규 유저만을 위한 게 아닌 복귀 유저, 기존 유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걸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한편, 조만간 20주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데 강화 비용이나 위탁판매 상점을 할인하는 것부터 경험치 버프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걸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신규 및 복귀 유저 혜택 역시 더욱 늘려서 질문한 대로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Q. 코로나 시기 여러 게임의 지표가 상승했는데 그중에서도 '열혈강호 온라인'의 지표 상승은 여러모로 눈에 띈 편이었다. 어떤 전략을 세웠던 건가.

강영순 : 코로나 전부터 지표는 계속 상승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를 기점으로 기울기가 큰 폭으로 올라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사실 뭔가 엄청난 전략을 세웠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공성전을 시작으로 하나둘 추가한 콘텐츠 간의 시너지가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실제로 공성전 이후로 희귀 아이템 드랍률을 좀 높였는데 이것 역시 지표 상승의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 한비광, 담화린 등 원작에 등장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직업부터 수많은 직업이 존재하는데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뭔가.

공근영 : 아무래도 전통적인 그런 직업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선지 초반에 나온 직업을 좋아하는 그런 게 있다. 대표적으로는 도 직업을 들 수 있는데 밸런스 패치로 도 직업의 수치가 약간이라도 하락하는 업데이트를 하면 그날은 소위 게시판에 불이 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웅 직업도 비슷해서 한비광과 담화린에 애착을 가진 유저가 많다.

강영순 : 실제로 주인공인데 왜 OP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웃음). 어떤 MMORPG든 마찬가지겠지만, 직업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요소여서 우리도 상성 관계에 따라 상성이 최대한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기존 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걸 넣을 예정인데 상대의 기공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해서 같은 직업이라도 상대에 따라서는 더 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직업 간 유행이 다양해지지 않을까 싶다.

▲ 주인공답게 영웅 직업 중 가장 인기라는 한비광과 담화린


Q. 12월 업데이트를 통해서 전투력 고점이 높아질 것 같다. 지역도 추가되는데 혹시 새로운 엔드 콘텐츠도 추가되는 건가.

강영순 : 지금 한창 개발 중인 콘텐츠가 있긴 하다. 기존에 2:2로 하던 비무대회를 살짝 바꾼 거로 유저와 영웅 NPC가 팀을 짜서 2:2로 비무대회를 하는 그런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지금은 영웅이 4개 정도인데 계속해서 원작에 나오는 유명 NPC들을 추가할 계획을 하고 있다. 영웅 직업이 아닌 NPC도 추가하려고 하는데 유저들이 원하는 NPC와 팀을 짜는 그런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 목표다.

기존의 비무대회와 달리 NPC를 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좀 약하더라도 운 좋게 강한 NPC가 걸려서 강한 상대를 이기는, 예기치 못한 승리를 하게 되면 더 재미있지 않나. 그런 요소를 넣으면 색다를 재미를 느낄 것 같아서 넣었다.


Q. 킹넷에서 '열혈강호 온라인' IP를 활용한 '전민강호'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 아무래도 중국 내 '열혈강호 온라인' 지표에 악영향이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강영순 : 회사에서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전민강호' 같은 '열혈강호 온라인'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나오면 되레 '열혈강호 온라인'이 혜택을 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Q.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들을 보면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 한국 서버를 테스트베드로 쓰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열혈강호 온라인' 역시 그런 적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국내 유저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한다.

강영순 : 실제로 그런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하는데 전부 우리가 서비스를 잘 하지 못해서 나오는 불만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유저들이 생각하기에 되게 좋은 업데이트가 올라가면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긍심을 느끼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결국은 이런 건 이렇다 할 답이 없는 것 같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그런 불만이 안 나오도록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업데이트도 그런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20년 뒤에 '열혈강호 온라인'은 어떤 모습일까.

강영순 :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일단 20년 뒤는 너무 먼 미래이니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 말하자면 일단 신규 직업이 내년이나 내후년에 나올 계획이다. 이후로도 계속 직업은 추가할 예정이며, 월드의 경우 신지가 후반부의 핵심인데 신지의 모든 것들이 다뤄질 것 같다. 완결 이후도 생각해 봐야겠지만, 당장은 이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가장 먼저 20주년 기념으로 승천 7식이 업데이트 예정이다


Q. '열혈강호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 계획은 없나.

강영순 : 일단 우리 팀 내에서 작업하는 프로젝트는 없다. 회사 내에서 별도로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Q. 지스타에서 '열혈강호' 원작 30주년을 기념해 신작 2개가 공개되는데 IP가 난립하게 되면 원조 게임인 '열혈강호 온라인'의 입지가 흔들릴 것 같다.

강영순 : 이전에도 그런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되레 우리에게 득이 됐다. 왜 그런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신작이 나오면 광고를 할텐데 '열혈강호'에 대해서 모르는 유저들이 광고를 보고 검색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열혈강호 온라인'이 노출되고 그래서 반사효과를 보는 것 같다.


Q. 앞서 10대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게 숙제라고 했는데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강영순 : 뾰족한 전략은 없다. 막 억지로 끌어들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은 10대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대표적으로는 10대 유저에게 뽑기(확률형 아이템)를 안 파는 걸 들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우리 게임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고 어필하고 있다.


Q. 반대로 역차별이 될 수도 있는데 다른 식으로 획득할 수 있는 건가.

강영순 : 가능한데 확률이 낮다. 그렇다고 10대 유저에 한해서 확률을 높여주면 어뷰징이나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Q. 장수 MMORPG를 보면 출시 초부터 계속 한 그런 유저가 더러 있는데 '열혈강호 온라인'은 어떤가. 20년 동안 계속 한 유저가 몇 명인지 파악하고 있나.

강영순 : 정확히 조사는 안 했지만, 전체 유저의 5% 정도는 되리라 생각한다.


Q. 유저와 함께 나이를 먹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연령층이 높은 유저와 소통하는 특별한 비결 같은 게 있을까.

강영순 : 유저 연령이 높다고 해서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60대 이상의 유저나 20~30대 유저나 게임사에 요구하는게 비슷하고 대응하는 방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공근영 : 플레이 선호도가 좀 다르긴 하다. 개발자 중 몇 분은 모니터링을 위해 개발자인 걸 숨기고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는데, 문파에 가입해서 반응을 살펴보면 저보다 나이가 많은 유저들의 경우 극도로 귀찮은 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조금만 복잡한 걸 넣어도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느냐며, 화를 낸다. 다만, 무조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우리의 실수로 문제가 생길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또 너그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젊은 유저들은 확률이라든지 밸런스, 몬스터 대미지 등 계산에 민감한 경향이 크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꼼꼼하게 검증하는데 그 덕분에 우리가 미처 찾아내지 못한 버그를 발견하는 그럴 때가 있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 성향에 차이가 있긴 하다.



Q. '열혈강호 온라인' 출시 20주년을 맞이했는데 동시에 원작 만화도 30주년을 맞이했다. 마케팅을 하기에 이보다 적기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마케팅 계획이 궁금하다.

강영순 : 신규 및 복귀 유저를 대상으로 한 히스토리 영상을 준비 중이다.


Q. 20년 넘게 서비스하면서 '열혈강호 온라인'이 가장 빛나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강영순 : 아무래도 막 게임을 출시했을 때가 가장 빛나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우리 게임에 대한 기대도 컸고 유저들 역시 엄청 열심히 활동했다. 뭔가 업데이트를 하면 반응도 즉각적이었을 정도였다. 물론 그 즉각적이라는 게 말도 안 될 정도여서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도 했지만, 한때는 와우와 싸워서 이기기도 했으니 가장 빛난 시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한편, 공교롭게도 그때도 와우랑 경쟁했는데 지금도 중국에서 와우가 재런칭을 준비 중이더라. 다시 한번 중국에서 2차 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싶다.


Q. 개발자로서 혹시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거라든지 이런 걸 넣고 싶었는데 못 넣었다든가 하는 게 있나.

강영순 :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건 대부분 다 해보고 넣은 것 같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문파전에 대해선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어뷰징을 신경 쓰다 보니 어뷰징을 막는 동시에 본연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미흡한 듯 해서 아쉬움이 있다.

공근영 : 마찬가지로 해보고 싶은 건 거의 다 한 것 같다. 다만, 이걸로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으로도 할 게 많이 남았다.

강영순 : 앞으로 해야 할 거라고 하니 떠오른 게 있다. 원작에서 무기랑 대화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게임에 넣으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유저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 "무기와 대화를 하는 건 게임에도 꼭 넣고 싶다"


Q. 끝으로 20주년을 앞둔 시점인 만큼, 한 마디 부탁한다.

강영순 : 20년 동안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여전히 유저들한테 뭔가 비난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든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역시 '열혈강호 온라인'에 대한 애착이 크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유저들에게 그런 말을 듣지 않도록 데이터를 잘 분석하는 건 물론이고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