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분사=폐업' 시나리오에 선 그어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엔씨소프트(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가 일각에서 제기된 '분사=폐업' 시나리오에 대해 "왜곡, 과장 내지 부정확한 소문"이라 선을 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3년 내 폐업이나 매각이 발생한다면, 본사 입사를 희망하시는 사우분들에 대해 재고용을 약속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0일 분사 관련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병무 대표는 분사 취지에 대해 "본사의 집중도가 너무 커서 의사결정이 느리고, 조직 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변화가 필요했다"라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분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이유는 내부 서비스만 하다 보니, 외부에서 발휘될 수 있는 역량이 빛을 못 보고 있다"며 "경쟁력을 더 키워서 외부의 업무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걱정과 우려가 있는 것을 알지만 기대와 희망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라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구현범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모든 근로조건과 업무지원환경을 현재와 동일하게 이전함을 원칙으로 준비 중이다"라며 "모든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제도, 시설 이용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승계될 예정이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유연근무제, 평가제도, 근속기간, 퇴직금 등 모두 다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며 회사에서 제공 중인 복지시설, 주차장, 대출, 휴양소 등 모두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사 및 고용 안정화 방안에 대해 "3년 내 폐업이나 매각이 발생한다면, 본사 입사를 희망하시는 사우분들에 대해 재고용을 약속드리겠다"라며 "3년이라는 기간에 대해서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게 3년이냐 5년이냐 10년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여러분들을 내몰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아니니 관련해서 흔들리는 일 없으셨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 COO는 분사 이후 관계사가 향후 3년간 본사와 연봉 인상률이 동일하게 증액되며, 그 이후 기존 공통된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책정될 것이라 전했다. 그는 "자체적으로 평가 및 책정을 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더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씨큐에이 김진섭 대표이사 후보자는 "20년 이상 QA를 해오며 QA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했다"라며 "실력 있는 직원과 다양한 장비 및 환경을 바탕으로 최고를 추구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안주하지 않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앞에 서 있다"라며 "우리는 숙련된 QA기술과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최고의 엔씨큐에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엔씨아이디에스 이재진 대표이사 후보자는 "IT 회사는 IT 회사대로 모회사나 그룹사들은 각자 사업에 집중하면서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라며 "분사를 한다고 해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모회사 엔씨소프트와 한 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엔씨소프트 내에는 좋은 자산이 많다 협조를 얻어서 외부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을 것 같다"며 "게임회사의 아이덴티티뿐 아니라 IT 회사로서 이름을 드러낼 수 있게 하겠다" 강조했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은 고용 안정을 위해 서면 약속을 요청했다. 이에 구 COO는 "서면으로 약속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다"며 "서면을 요청하는 취지는 이해하나 어떤 것들이 어떻게 될지 매우 유동적인 상황에서 그렇게 서류로 작성할 경우 오히려 개개인을 힘들게 만드는 내용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더 많이 소통하고 약속하고 하겠지만 명문화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QA 사업 전망에 대해 박병무 대표는 "외부 게임사들에서 QA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많다"라며 "더 많은 업무를 해낸다면 그 부분들을 여러분께 성과급으로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동적이고 패배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QA에 대한 수요가 많다라는 것을 알아달라"며 "NC의 QA는 굉장히 수준이 높고 QA 수요는 늘어날 것이니 사업적으로 걱정하시지 마라"고 당부했다.
송 지회장이 "직원들이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것이지 엔씨아이디에스에 입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자 구 COO는 "엔씨 다이노스(야구단)는 엔씨소프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직원들 사이에서 "아니다, 다르다"라는 반응이 나오자 구 COO는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시라 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리고 이 자리는 어느 것이 옳냐를 정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엔씨소프트 임직원 중 엔씨큐에이 분사 대상자는 180명, 엔씨아이디에스 분사 대상자는 170명이다. 그중 엔씨큐에이 90명, 엔씨아이디에스 130명이 송가람 지회장에게 분사 대응 전권을 위임했다. 송 지회장은 "이렇게 많은 인원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봐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구 COO는 "말씀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다만, 회사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