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팀 아소비가 아스트로 플레이룸에 이어 훨씬 거대해진 규모의 새로운 플랫폼 액션 게임, ‘아스트로 봇’을 공개했다.

‘놀이’라는 팀의 이름에 딱 맞게, 아스트로 봇은 누구나 즐길 수 있을 만한 간단한 조작과 놀라운 물리엔진, 그리고 귀여운 비주얼과 사운드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행성의 테마에 딱 어울리는 스테이지들, 매 행성 달라지는 파워 업, 수많은 플레이스테이션 봇들까지 특별함도 잘 살려냈다.

과연 팀 아소비가 선보이고 싶었던 플랫폼 액션 게임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들이 게임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특별함은 무엇이었을까. 팀 아소비의 니콜라스 두셋(Nicolas Doucet) 스튜디오 헤드&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팀 아소비 니콜라스 두셋 스튜디오 헤드&크리에이티브 디렉터



Q. 아스트로 플레이룸의 반응이 워낙 긍정적이었기에 이번 타이틀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이번 타이틀이 플레이룸에서 확장된 게임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게임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게임이라면, 가장 다른 부분이 무엇인가.

= 아스트로 봇은 새로운 게임이다. 플레이룸에서 선보인 일부 요소가 기반이 되긴 했으나, 다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는 독립된 게임이다.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게임의 규모다. 아스트로 봇에는 약 15시간 정도의 제대로 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스트로와 그의 팀이 모선이 추락하면서 은하계 곳곳에 흩어지고, 그들을 구해내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각 행성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파워 업 기술, 그리고 색다른 시각적인 테마도 경험할 수 있다.

더 이상 PS5가 아닌, 새로운 세계를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행성마다 듀얼센스를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파워 업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룸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본적인 조작에 관련된 지식은 이어지지만 경험하는 게임 플레이는 달라진다.

플레이룸에서는 모든 것이 미니게임처럼 느껴졌다. 플랫폼 게임도 하고, 비행도 하고, 공을 굴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아스트로 봇에서는 그러한 모든 상호작용과 능력들이 플랫폼 게임이라는 요소 위에 구축됐다. 그래서 이번 게임은 좀 더 플랫폼 게임의 본질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보스 배틀 역시 새로운 요소다. 게이머라면 레벨의 마지막에 보스 배틀을 원하기 마련이다. 170여 가지의 새로운 적들도 추가됐다. 아스트로의 기본 조작도 개선됐으며, 새롭게 구축한 모든 요소들은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엔진도 새 엔진이다(웃음). 정말 이번 게임을 위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었다. 이게 우리가 지난 3년간 해온 일들이다.



Q.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얻은 피드백이나 영감이 있다면 무엇인가.

= 플레이룸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아스트로 봇에 적용했는데, 그 중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있었다. 먼저 우리가 VR에서 벗어나 플랫폼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과거 우리는 VR 게임을 주로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VR이 아닌 게임을 만들었다.

다만 플랫폼 게임의 경우 게임 역사상 놀라운 작품들이 많이 있기도 했고, 현재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장르다. 그래서 우리는 조작감과 리듬감, 플레이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등 플랫폼 게임에 있어 중요한 요소들을 잘 만들어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었다. 플레이룸을 통해 받은 피드백들은 이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우리가 더 큰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듀얼센스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더 깊은 연구를 통해 듀얼센스 활용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 덕에 이번 아스트로 봇에서는 한층 더 정교해진 듀얼센스의 활용을 선보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스테이션과의 연결을 이어가야겠다는 결심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아스트로 봇이 독립적 IP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졌으면 했다. 그래서 모든 파워 업과 월드, 보스를 아스트로에 맞춰서 만들었다.

하지만 팬들이 플레이룸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관련된 수집을 즐겼다는 걸 복기했고, 그렇다면 새로운 게임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과의 연결점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스테이션과 연결하고자 캐릭터를 추가하게 됐다.


Q. '플레이룸'에서 보여준 듀얼센스의 활용은 놀라웠다. 이번 게임 '아스트로 봇'에서도 멋진 듀얼센스 기능을 경험할 수 있을까.

= 게임에서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정말 많은 프로토타이핑을 했고, 듀얼센스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 덕분에 아스트로 봇은 매우 정교한 햅틱 피드백을 가지게 됐다.

데모에 적용되어 있던 몇 가지 예시를 들자면 우선 게임 초반 물에 들어갔을 때가 있다. 물을 헤쳐나가는 햅틱 피드백뿐 아니라, 물속에 있는 모든 잎을 밀 때마다 잎의 위치에 따라 좌우로 작은 피드백을 느낄 수 있다.

파워 업을 얻어 풍선이 될 때도 독특한 햅틱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다. 적응형 트리거를 통해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풍선을 팽창시키는 느낌은 실제 풍선을 다루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부분은 이전 게임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요소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건설 레벨에서 자석을 사용할 때다. 자석을 들고 움직이면 여러 방향에서 금속 조각들이 모여드는데, 이때 눈을 감고도 햅틱 피드백만으로 몇 개의 조각을 모았는지 알 수 있다. 이는 듀얼센스가 매우 정교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주선을 조종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예시로 들 수 있다. 트리거를 사용해 우주선을 가속할 수 있는데, 이때의 폭발적인 느낌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데모에는 없지만, 게임의 특정 부분에서 아스트로가 벽을 손으로 문질러 표면의 느낌을 감지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 있다. 듀얼센스를 통해 마치 마법처럼 매끄러운 표면과 거친 표면을 개별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Q. 기본적인 플랫폼 게임의 조작 외에, 플레이룸처럼 더 다양한 미니 게임 요소의 조작이 있을까.

= 아스트로 봇에서는 미니 게임 요소보다는 모든 조작 요소를 플랫폼 게임에 통합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그게 우리의 목표였다.

다만 데모의 건설 레벨 비밀 방처럼 미니 게임 모드가 발동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해당 방에서는 페인트 건을 쏴서 주변을 칠한 뒤, 숨겨진 계단을 타고 오를 수 있다. 다만 이런 개별 요소들을 최소화하고, 전체적인 조작 요소를 3D 플랫폼 게임에 통합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 초반 우주선을 조종하는 것을 일종의 미니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다른 종류의 상호작용 방식일 뿐이다.


Q. 데모를 플레이해보니 행성마다 독특한 조작법이 있더라. 개구리 글러브나, 거대한 자석, 개 테마의 부스터 등 모두가 인상적이었다. 실제 게임에서도 행성마다 테마에 맞는 특별한 조작법을 기대해도 되나.

= 일부 파워 업은 여러 번 사용 되기도 하지만, 각 스테이지마다 사용 방식이 다르고 그 느낌이 다르다. 말한 대로, 레벨마다 특별한 느낌, 고유한 느낌을 반드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개 테마의 부스터는 첫 번째 은하와 네 번째 은하에서 두 번 사용된다. 중요한 건, 두 번의 사용처마다 다른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레벨에서는 유리를 깨고, 적 캐릭터와 전투를 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두 번째로 사용할 때는 완전히 다른 도전과 다른 방식의 게임 플레이가 제공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단순히 큰 규모의 게임을 만드는 것 보다, 신선함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플레이타임 30시간의 게임에서 반복적인 느낌을 주기보다는, 12시간을 플레이하더라도 정말 흥미롭고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이게 우리의 철학이다.



Q. 보스 전투에서 전투 부분과 플랫포머 부분이 합쳐져 있는 게 놀라웠다. 이런 종합적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 문어 보스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 전투에서 바다가 갈라지고 새로운 조작이 등장하는 장면은 좀 더 흥미진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단순히 보스를 세 페이즈에 걸쳐 때리기만 하고 끝나면 아쉽지 않나.

특히 플레이스테이션의 강력한 성능을 활용해 더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두 번째 단계가 있는 보스전을 만들고, 플레이어가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보스를 분명 물리쳤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달으면서 더욱 독특하고 흥미롭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그런 순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렇게 추가적인 게임 플레이 요소와 멋진 연출을 더해 플레이어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 그게 우리의 목표였다.



Q. 게임 속에서 수많은 요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점프를 하면 숨겨져 있던 금화가 나타나거나 하는 식으로 보상도 깜짝 등장했는데,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어떻게 설계했나.

= 해당 부분은 팀 아소비가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식이다. 게임을 하나의 장난감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플레이 과정에서 실직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런 요소를 반드시 넣고자 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첫 번째는 상호작용이다. 플레이어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은 실제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물속에 있는 수초들을 건드리면 실제로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반응하고, 나무 옆에 가서 나무를 펀치하면, 나무가 흔들리고 뭔가 떨어진다.

이런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플레이어가 ‘상호작용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실제로 그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플레이어가 이 자체를 하나의 놀이이자 장난감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두 번째는 보상이다. 플랫폼 게임에는 탐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다양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장소에 도달한다면, 그곳에는 뭔가 보상이 반드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게임 개발자의 역할은 이러한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메인 경로가 아닌 곳을 가더라도, 개발자는 그곳에 보상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게임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며, 플레이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게임 내에 이런 작은 상호작용들이나 보상을 넣어두는 것은, 실제로 이를 즐길 1%의 플레이어만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플레이어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요소에 상호작용할 수 있고, 어디를 가든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아스트로 봇의 플레이타임이 궁금하다. 만약 메인 스토리 라인만 따라서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까? 그리고 이후 게임을 100% 완료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 만약 게임을 직선으로 쭉 플레이한다면, 약 45~50개 레벨을 통과하게 되며 대략 12~1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다만 모든 과제를 완료하고자 한다면 총 80개 레벨을 플레이해야 하고, 시간은 15~18시간 정도가 걸릴 것이다. 물론, 이는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게임의 볼륨 자체도 크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전체 경험 동안 동일한 템포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모든 플레이어가 아스트로 봇을 마지막까지 플레이하고, 끝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메인 스토리는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놀라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때문이다.

게임의 규모와 템포를 적절히 조절해 플레이어가 게임을 경험하는 내내 계속해서 ‘다음엔 뭐가 나올까?’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게임 자체의 볼륨이 큰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품질이 양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아스트로 봇은 싱글 게임으로만 즐길 수 있나.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즐겨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관련해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 아스트로 봇은 싱글 게임이다. 이는 3D 환경에서의 플레이와 카메라 조작을 완벽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만약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만들었다면,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해야 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 나왔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건 아니다. 과거에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들기도 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역시 참 좋아한다. 하지만 최고의 플랫폼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카메라를 직접 조작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싱글 게임으로 결정했다.



Q. 전작 중 PSVR 게임들이 있었다. 새로운 아스트로 봇 타이틀은 PSVR2과 호환이 되나?

= 우선, 아스트로 봇은 PSVR2를 지원할 계획이 없다. 최고의 VR 게임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VR에 모든 것이 맞춰져야 한다. 게임의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 등을 모두 VR을 위해서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말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고자 했기에, VR 또는 비 VR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플레이룸 이후로 해당 장르의 게임을 더 큰 규모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스트로 봇, 비 VR 게임을 선택하게 됐다.


Q. 마지막으로 아스트로 봇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 아스트로 봇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분명 세대를 넘어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일 것이다. 게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플레이스테이션 캐릭터들은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들이 처음 접하는 게임 캐릭터가 될 수 있다.

플랫폼 게임을 통해 세대 간의 교류와 소통을 이뤄낼 수 있다는 건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스트로 봇을 모든 사람들이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모든 플레이어가 나이나 게임의 스킬 수준 등에 관계없이 아스트로 봇을 플레이해보고, 있는 그대로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