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MMORPG 에오스 블루를 시작으로 에오스 레드, 그리고 최근 출시한 에오스 블랙에 이르기까지 블루포션게임즈라고 하면 에오스 전문 게임사로도 유명하다. 그랬던 블루포션게임즈가 최근 에오스 전문 게임사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던전은 우리 집, 다크 히어로 대쉬와 같은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신작 MMORPG '프로젝트R'을 공개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러한 행보의 핵심이 될 '프로젝트R'은 블루포션게임즈에게 있어서도 여러모로 도전적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포션게임즈의 첫 언리얼 엔진5 게임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MMORPG로 게임의 규모부터 비주얼, 연출,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전부 기존에 개발해 왔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제2의 에오스 레드, 아니 그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블루포션게임즈 비장의 한 수가 될 '프로젝트R'이 어떤 게임일지, 2025년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블루포션게임즈 정재목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블루포션게임즈 정재목 대표



2024년 한 해의 성적, 그리고 프로젝트R

Q. 에오스 블랙 출시 이후 현재까지의 대략적인 성과가 궁금하다.

= PC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동시 런칭했는데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20위 정도까지 올라갔다. 이렇게만 보면 다소 저조한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 전체 매출에서 PC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여서 매출 규모 대비 순위가 다소 낮게 보인 면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내부에서 목표로 한 수치가 있는데 그걸 달성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에오스 레드 역시 출시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렇지는 않았다. 5~6년 장기간 서비스하면서 유저와 소통한 끝에 우리를 대표하는 게임을 자리매김하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만큼, 에오스 블랙 역시 당장의 성적이 저조하다고 해서 소통을 게을리한다거나 그러지 않고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소통하면서 개선해 나감으로써 당당히 블루포션게임즈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만큼, 이러한 노력이 해외에서의 또 다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Q. 내부에서 판단한 성과 부진의 원인은?

= 내부적인 것과 외부적인 것 두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내부적인 요인에 대해서 말하자면 출시 시점에 서버가 불안정하다든가 하는 그런 문제가 있었다. 지속적으로 패치하고 보완한 결과 지금은 당연히 그런 부분이 많이 정상화됐지만, 아무래도 유저들의 시선이라는 게 냉정한 면이 있지 않나. 출시 시점에 서버 문제가 발생하고 그러면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유저 눈높이를 고려했을 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안정성 확보를 위해 2차례 걸쳐서 CBT를 진행했는데 그러다 보니 출시 시점에서는 너무 익숙하게 느껴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미 해본 게임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해야 할까. 신선함이 줄어들어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공교롭게도 6월 출시 즈음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굉장히 많이 출시된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에 라이브 서비스 중인 상위권 게임들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다 보니 유저 모객에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MMORPG는 초반 유저풀이 흥행에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을 적게 쓴 것도 아닌데 이런 외부 요인이 겹친 결과 유저 모객이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Q. 신선함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영향을 끼친 건 없을까.

=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식의 흐름은 항상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출시된 모든 MMORPG가 실패한 건 아니다. 그 가운데 잘된 게임은 하나둘씩 나오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서브컬처 장르나 방치형 게임에 밀리면서 MMORPG 시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MMORPG가 줄 수 있는 재미는 다른 장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만큼, 그 속에서 유저들의 선택을 받는 게임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Q. 에오스 블랙은 '하드코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

= 반반인 것 같다. 일단 하드코어라는 키워드가 어느 정도 먹힌 건 사실이다. 유저들의 호응도 제법 많았는데 문제는 국내용인 만큼, 표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유저들이 사이에서 '하드코어라더니 별거 없더라', '별로 치욕적이지도 않다'는 의견이 더러 있었다.

PvP에서 쓰러뜨린 상대 캐릭터의 이름을 붙인 노예를 끌고 다니는 게 대표적인데 유저 피드백을 통해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조롱성 문구를 일정 시간 붙이고 다니게 하는 등 본연의 기획 의도에 맞게 발전시켰다. 이 역시 유저 피드백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약이 덜할뿐더러,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면이 있어서 처음부터 설계한 대로 제대로 치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에오스 블랙에서는 패자의 더미 NPC를 노예처럼 끌고 다닐 수 있다


Q. PC MMORPG 에오스 블루를 시작으로 모바일 MMORPG 에오스 레드, 하드코어 MMORPG 에오스 블랙에 이르기까지 에오스로 보여줄 수 있는 각각의 매력은 거의 다 보여준 느낌이다. 에오스 IP 전개와 관련해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 지금까지 블루포션게임즈가 에오스 레드와 블랙을 통해 익숙한 요소들을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IP 차원에서 새로운 플레이 패턴이나 환경을 제공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요소들을 에오스 IP로 선보일지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고민 중이다. 다만 에오스라고 해서 꼭 MMORPG로 나가라는 법도 없고 최근에는 기존의 IP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상황이지 않나. 에오스도 마찬가지다. 비록 출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외부 개발사와 협력해 에오스 IP 기반의 방치형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식의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금도 여전히 에오스 IP 협력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Q. '프로젝트R'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별개의 IP인 건가.

= 에오스 레드, 블랙을 통해 쌓아 올린 노하우를 집대성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5로 개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는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회사의 점프업을 위해서도 좀 더 큰 규모의 게임을 만들어야 했기에 언리얼 엔진5라는 전략적인 선택을 취한 만큼, 내부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IP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IP라는 게 원하는 대로 축적할 수 있는 그런 것도 아니고 남들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게임사에 있어서 중요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의 사업 전개에 따라 두 가지 방향으로 갈라질 것 같다. 지금까지는 자체 개발, 서비스를 했는데 '프로젝트R'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 그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게임인 만큼, 다른 게임사와 퍼블리싱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퍼블리싱 계약 결과 에오스 IP와는 별개의 게임으로 내놓는 게 좋다고 한다면 그렇게 하고 그렇지 않다면 에오스 IP를 활용하는 식이 될 것 같다. 이를 고려해서 시나리오 역시 신작 IP지만, 에오스의 세계관을 배제하지 않는 식으로 해서 어느 쪽으로든 녹여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퍼블리셔를 구한다고 했는데 이례적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자체 개발해 온 건 전부 자체 서비스하지 않았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프로젝트R'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에 가깝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장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자체 개발, 자체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계기는 에오스 블랙이었다. MMORPG 장르의 경우 초반 유저풀이 중요하다는 건 굳이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의미에서 유저 모객이 중요하다는 건 직간접적으로 체험해서 알고 있는데도 경쟁 게임들이 마케팅에 더 힘을 쏟는 걸 보면서도 우리도 마케팅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할지 주저하게 되는 그런 순간이 오곤 했다.

그런 일을 겪다 보니 퍼블리셔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 서로 게임의 성공을 위해 고민하는 한편, 우리는 개발에만 집중하고 라이브 서비스와 마케팅은 퍼블리셔에게 일임하면 게임의 퀄리티를 더욱 올리는 동시에 마케팅에도 더 힘을 쏟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Q. 2023년 인터뷰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게 '프로젝트R'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개발했던 건가. 그리고 지금까지의 개발 진척도는?

= 개발한 지는 3년 반 정도 됐다. 개발 진척도는 자체적으로 80% 정도는 개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거의 완성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밸런스라든가 최적화 등 디테일한 부분이 남았는데 이 부분은 한 땀 한 땀 잡아가야 하는 부분이기에 완성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 블루포션게임즈가 그간 개발한 게임 중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Q. 개발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다. 개발 인력이 몇 명 정도 되나.

= 에오스 레드나 블랙 때도 50명이 안 됐는데 '프로젝트R'의 경우 그보다는 좀 더 많지만 60명 정도다. 오래도록 개발을 해왔는데 게임 개발이라는 게 사람이 많다고 꼭 빠르게 잘 되는 건 아니더라. 그리고 보통 100명이 넘는 스튜디오를 보면 아트 인력이 전체 인력의 반을 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에오스 레드 때부터 자체 개발을 해온 만큼, 보유 에셋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아트 리소스를 관리한 것도 많아서 그쪽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딱 필요한 만큼의 인원으로 구성할 경우 생기는 장점은 또 있다. 사람이 많으면 아무래도 의사소통하거나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수가 적은 만큼, 의사결정 속도 역시 빠른 편이었다.

물론 수가 적다는 건 어디까지나 100명 규모의 스튜디오와 비교했을 때의 얘기다. '프로젝트R'은 지금까지 우리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필요한 만큼, 최대한 인력을 투입한 상황이다.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인력을 배치한 거로 봐주길 바란다.


Q. 국내와 해외 모두 MMORPG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최근 트렌드는 서브컬처라고 할 정도인데 '프로젝트R'은 정통 MMORPG를 표방하고 있다. 부담되지는 않나.

= '프로젝트R'은 에오스 블랙과 동시에 진행한 프로젝트인데 MMORPG를 바라보는 유저들의 시선이라든가 시장의 분위기에 부담을 느꼈다면 진행하지 못했을 거다. 분명 낙관적인 상황인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MMORPG를 개발한 이유를 들자면 다른 유저와 함께하는, MMORPG 특유의 커뮤니티 요소는 MMORPG만이 줄 수 있는 재미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에서는 줄 수 없는 재미로 이를 원하는 유저는 분명히 있을 거로 판단했다.

물론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리 역시 게임을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었다. 언리얼 엔진5로 개발하는 한편, 게임 플레이 환경에 변화를 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오스 레드와 블랙은 유사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유저들에게 제공했는데 '프로젝트R' 역시 그랬다간 회사에도, 우리 게임을 좋아해 주는 유저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비주얼은 물론이고 카메라 워크부터 연출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

메이저 게임과의 경쟁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에게도 지금까지 에오스 레드와 블랙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면서 쌓아 올린 개발, 운영 노하우가 있다. 실제로도 비주얼이나 퀄리티가 좋은 게임이라고 무조건 성공한 것도 아니다. 얼마나 유저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지, MMORPG 같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있어서는 소통이 정말 중요한 만큼, '프로젝트R'은 이를 무기로 타 게임과 경쟁할 생각이다.



Q. '프로젝트R'은 오픈월드 정통 MMORPG를 표방하고 있던데 여기서 말하는 '정통'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 아무래도 정통 MMORPG라고 하면 공성전이나 레이드 같은 걸 떠올리기 쉬운데 특정 엔드 콘텐츠를 의미한다기보다는 MMORPG가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다양한 콘텐츠의 진입장벽을 한껏 낮춰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 이게 '프로젝트R'이 목표다.

공성전이 대표적인데 일반적을 공성전이라고 하면 출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업데이트되는 경우가 많다. 유저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한 후에야 즐길만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성전에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면 코어 유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절대다수는 라이트 유저인데 극소수의 고래만이 즐기는 콘텐츠라는 여러모로 아깝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거기에는 경험에 대한 것도 있다. 공성전도 해본 유저가 즐긴다고 안 해본 라이트 유저는 '공성전은 코어 유저들이나 하는 거지' 하는 식으로 아예 접근할 생각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R'은 유저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도록 함으로써 '어? 공성전이라는 거 재미있을지도?' 하는 식으로 유저들의 심리적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공성전만 있는 건 아니다. 과거에는 와우식 MMORPG, 리니지식 MMORPG로 각각 구분 짓곤 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많은 부분이 융합됐다. '프로젝트R' 역시 공성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어서 보스를 잡는 레이드 같은 PvE 콘텐츠 역시 충실히 준비되어 있으니 이 점은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Q. PC,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한 정통 MMORPG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안 그래도 모바일 플랫폼 기반이라고 하면 자동사냐 등이 들어가 있어서 캐주얼한 면이 있는데 정통이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 크로스 플랫폼, 그리고 그에 따른 모바일 기반의 자동사냥은 이제 단순한 유행으로 볼 게 아닌 것 같다. 이 부분은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보는 게 맞다. 예를 들어서 MMORPG의 경우 아무래도 긴 호흡으로 장기간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보니까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유저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유저들에게 1레벨부터 만렙까지 전부 수동으로 사냥하도록 하는 건 오히려 요즘 트렌드를 역행하는 거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파밍과 육성 단계에서의 자동사냥은 오히려 피로감을 줄여주는 편의성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자동사냥을 누르면 끝난다는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레이드에서 보스가 범위 공격을 할 경우 회피 스킬로 피한다든가 해야 하고 공성전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수동으로 일일이 조작해야 한다. 피로감과 지루함을 최소화하고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동사냥과 수동조작이 필요한 구간을 나눴다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자동사냥이라고 해서 타 게임의 자동사냥과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R'은 핵심 시스템으로 스킬 트리라는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유저가 어떤 식으로 자동사냥을 할지, 콤보는 어떻게 넣을지 짜 넣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사냥이라고 하면 아무렇게나 스킬을 날리는 식으로 단순한 면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자동사냥도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

스킬 트리는 그런 아쉬움에서 탄생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스킬 트리를 짜도 되고 정 복잡하고 어렵다면 다른 유저가 등록한 스킬 트리를 가져와도 된다. 스킬을 어떤 순서로 쓸지 그리고 상대가 속성 이상이나 스턴에 걸린다면 어떤 식으로 연계할지 정교하게 스킬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Q. 기존에 MMORPG를 즐기던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 에오스 블랙을 서비스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과거에는 유저층이 40~50대에 집중된 면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 유저층에 맞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했는데 지금은 20~30대 유저들도 많이 즐기는 상황이다. 당연히 그런 유저들은 PK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고도의 컨트롤을 보여주곤 하는데 게임을 좀 더 깊게 즐기는 그런 유저들을 위한 요소라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본적인 세팅을 제공할뿐더러 잘하는 유저의 세팅을 공유하는 기능도 있어서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비슷한 의미로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실시간 환경 효과와 화려한 액션을 구현했다고 했는데 최적화나 퀄리티 측면에서 모바일이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 언리얼 엔진이 최근 5가 나오면서 리소스 관리, 최적화 측면에서 굉장히 큰 발전을 이뤘다. 물론 PC와 모바일은 하드웨어 차원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완전히 동일한 퀄리티를 선보이는 건 힘들 수밖에 없다. 모바일은 어쩔 수 없이 비주얼이 PC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데 비주얼과 관련된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동일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Q. 실시간 환경 효과를 구현했다고 했는데 이런 게 비주얼적으로는 분명 좋은 요소지만, 이런 건 기본적으로 +@에 가깝다. 그게 아니라면 인게임 내에서 환경에 따른 플레이에 변화가 생기기라도 하는지 궁금하다.

= 환경 요소가 직접적으로 제약을 준다거나 플레이 환경에 변화를 주진 않는다. 그보다는 게임에 몰입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의 침공이 있을 거라는 걸 암시한다든가 앞으로의 전황이 안 좋아질 거라든가 하는 걸 환경의 변화를 통해 느낄 수 있다.

▲ 실시간 환경 효과를 통해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Q. 블루포션게임즈에 있어서도 '프로젝트R'은 여러모로 도전적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없었나.

= 없었다. 오히려 에오스 레드, 블랙과 비슷한 인상의 게임을 내면 그거야말로 안 좋을 거라고 우려했다. 아무래도 비주얼적으로 비슷하면 에오스 레드를 하던 유저가 블랙으로 넘어가고 블랙을 하던 유저가 비슷한 신작으로 넘어가는 등 전체 유저풀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에오스 블랙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R'을 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발자들 역시 의욕에 찬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던 만큼, 기존에 쌓아 올린 모든 노하우를 '프로젝트R'에 녹여낼 수 있겠다면서 도전해 보고 싶어 했다. 오랫동안 MMORPG를 개발한 베테랑이 많았던 점 역시 '프로젝트R'을 개발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다들 능력이 출중한 데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자연스럽게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


Q. 에오스 블랙은 '하드코어'를 표방했는데 '프로젝트R'를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

= '프로젝트R'에는 그런 핵심 키워드는 없다. 키워드에 집중하다 보니 놓친 부분이 있어서 키워드에 집중하기보다는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좀 더 힘을 쏟을 생각이다.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커뮤니티에 대한 부분으로 길드에 들면 소속감을 느끼면서 게임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곤 하는데 반대로 길드에서 탈퇴할 경우 반대급부로 상실감이 커져서 접거나 하는 걸 더러 볼 수 있었다. '프로젝트R'은 그간 쌓아 올린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런 상실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게임 내에 구현할 생각이다.




프로젝트R, 블루포션게임즈의 미래를 책임질 게임

Q. 지금까지는 유니티 엔진을 써서 개발했는데 '프로젝트R'은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다른 상용 엔진을 쓰는 건 새로울 건 없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적응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 과거 언리얼 엔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팀을 세팅한 만큼, 새롭게 익혀야 한다든가 하는 식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그전까지는 유니티 엔진으로 주로 개발한 데다가 언리얼 엔진의 버전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어느 정도는 익힐 필요가 있어서 1년 정도 R&D를 거쳤다. 지금은 개발자 수급부터 R&D에 이르기까지 전부 해결된 상태로 어떤 어려움도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Q.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해 얘기해 보자. '프로젝트R'은 어떤 게임인지, 기존의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어떤 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는지 설명 부탁한다.

= 경쟁작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앞서 언급한 스킬 트리 시스템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자동사냥이라고 하면 그저 멍하니 구경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일종의 매니지먼트 요소를 녹여냄으로써 장비 세팅이나 스탯이 비슷하다고 했을 때 스킬 트리를 어떻게 짜는 게 더 효과적인지 이런 걸 유저들이 서로 비교하는 식으로 해서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보는 재미, 하는 재미를 살릴 생각이다.

커뮤니티 요소의 경우 나도 라인 생활을 해본 적이 있지만, 길드 등에 소속될 경우 끈끈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지만, 거기서 나올 경우 반대급부로 상실감 역시 커지는 경우가 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항상 고민했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R'을 개발하면서 나름의 답을 찾았다. 타 게임과는 차별화된 요소가 있는데 다른 회사와 미팅했을 때도 이 부분을 좋게 봐주곤 했다.

다만 이게 핵심인 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MMORPG는 결국 유저가 만들어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게 내 지론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에오스 블루부터 레드, 블랙까지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한 경험이 있는 만큼, 유저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지녔다. '프로젝트R' 역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 스킬 트리를 통해 자동사냥에서도 나름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Q. 타 게임과 비교해도 '프로젝트R'의 스킬 트리 시스템은 꽤 정교한 것 같다. 이 정도로 정교하게 만든 이유와 이걸 넣은 계기가 있을까.

= 에오스 레드와 블랙은 익숙했던 과금 중심적 사고에서 출발한 MMORPG다. 간단히 말하자면 과금을 한다면 얼마든지 쉽게 강해질 수 있다는 건데 그러다 보니 본연의 재미에서 다소 멀어진 면이 있었다. 성장의 재미, 전투의 재미보다 숫자를 보고 수치상으로 강해졌다는 데에서 만족감을 얻는 식이다. 그게 항상 아쉬웠다. 그래서 차기작을 개발할 때는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전투의 재미를 서서히 학습할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자동사냥을 아예 배제하는 것 역시 무리수가 있다고 봤다. 결국 편의성과 관련해서 유저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자동사냥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요소를 넣어야 한다고 판단해서 스킬 트리 시스템을 넣었다. 내부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스템인 만큼, 밸런스라든지 내부 테스트를 촘촘하게 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유저 피드백 역시 굉장히 중요하므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피드백을 받아서 계속 개선할 예정이다.


Q. 그러고 보니 변신 시스템의 고점이 낮더라. 다른 게임에서는 고급 등급의 공속이 10%라고 할 때 전설 등급의 공속은 100%라던가 하던데 '프로젝트R'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 의도한 부분이다. 등급에 따른 격차는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출시 초 한창 육성해야 하는 단계에서 커뮤니티가 자리 잡기도 전에 그런 식으로 격차가 벌어지면 중간에 그러한 격차로 인해 이탈하는 유저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초반부터 과금에 따른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변신 등급에 따른 차이가 작게 만들었다.

그래서 '프로젝트R'에서는 출시하자마자 과금해서 최강이 된다거나 그 결과 콘텐츠가 시시해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건 최대한 없도록 할 예정이다. 과금은 어디까지나 성장을 편하게 해주는 요소로서 도움이 되는 거지 과금만으로 최강이 되는 건 지양하고 있다.

물론 등급에 따른 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기껏 과금해서 전설 등급을 뽑았는데 고급, 희귀 등급이랑 차이가 없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이 부분은 다양한 콘텐츠 사이에 과금을 분산해서 녹여냄으로써 각각의 요소가 모였을 때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Q. 듀얼 웨폰이라고 해서 두가지 타입의 무기를 들고 다니면서 전투 중 재빠르게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 어떤 무기를 들고 다닐지는 유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한손검과 방패, 그리고 힐러용 장비를 들고 다닌다고 한다면 혼자서 탱을 하다가도 필요에 따라 힐러용 장비로 바꿔들고 자힐을 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PvP에서 원거리 무기로 공격하다가 적이 근접하면 바로 근접용 무기로 바꾸는 식으로 해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로 다른 타입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게 '프로젝트R'만의 전매특허인 건 아니지만, 타 게임은 무기를 교체할 때 쿨타임 등 나름의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프로젝트R'은 그런 것도 없다. 이를 통해 서로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전투에 티카타카를 느끼게 하는 한편, 스펙을 컨트롤로 찍어누름으로써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무기 교체, 스킬 조합을 통해 전투에서 손맛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Q. 나름 정교한 전투를 구축한 것 같은데 선판정인지 후판정인지 궁금하다.

= 후판정이다. 컨트롤 요소가 전투의 재미에도 관여하는 만큼, 선판정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컨트롤에 대한 부분을 더욱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언리얼 엔진5인데다 비주얼을 보니 하드웨어 성능이 제법 높아 보인다.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

= PC 사양의 경우 메이저 게임, 속칭 순위권에 있는 게임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 중이다. 모바일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는데 현재 플래그십 라인업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최근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들을 보면 자동과 수동 콘텐츠를 분리하는 식으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프로젝트R'은 어떤가.

= 시스템적으로 명확히 구분한 건 아니지만, 수동으로 조작했을 때 새로운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자동사냥을 베이스로 하지만, 수동으로 했을 때 더 오래 살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Q. 무기 교체 시스템의 경우 타 게임의 방식과 어떤 식의 차이가 있을까.

=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는 빠른 전투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무기 교체가 가능한 타 게임을 보면 무기를 교체할 때마다 쿨타임이 있어서 다소 애매한 면이 있더라. 우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그런 제약이 없어서 다양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스킬 조합까지 더해져 더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단순히 만렙을 달성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만렙을 달성해도 무기를 어떤 식으로 조합하는게 좋을지 연구하도록 함으로써 만렙 이후에도 성장의 재미를 이어갈 생각이다.

처음에는 특정 무기 하나로만 스킬 트리를 구성하겠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무기를 어떤 식으로 조합할지, 그리고 스킬 트리 세팅 역시 무기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어떤 식으로 조합하는게 좋을지 생각하게 하는 식이다.

소위 한국식 MMORPG의 특징이라고 하는 만렙을 달성하고 전설 변신, 전설 스킬 얻으면 끝나는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담았다.



Q. 그렇다는 건 과금으로 얻는 이점이 적다는 의미인가?

= BM에 대해서는 아직 완성된 게 아니어서 고민 중이다. 과금을 통해 얻는 이점이 적으면 적은대로 문제고 크면 큰대로 또 문제이지 않나. 유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금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금도 계속 고심하고 있다.

다만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과금을 하거나 다른 유저로부터 아이템을 사는 건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런 걸 아예 배제한다는 것 역시 다르게 본다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프로젝트R'의 과금은 시간을 절약하는 요소로서 존재할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은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길드와 같은 커뮤니티 요소의 끝판왕은 단연 공성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공성전을 즐기는 유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이 부분을 '프로젝트R'은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 실제로도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MMORPG를 즐기는 유저를 크게 셋으로 분류하자면 공성전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는 유저와 그냥 중립 유저로 적당히 기분이 내키면 공성전이나 필드쟁에 참여하는 유저, 그리고 통제받는 걸 싫어하는 유저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에 +@로 소위 말하는 쌀먹 유저나 작업장이 포함된다.

문제는 기존의 MMORPG가 대부분 공성전이나 레이드 같은 엔드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 중심으로 설계가 됐다는 점이다. 적당히 즐기는 유저까지는 그래도 얼추 즐길 수 있겠지만 아예 그런 걸 안 즐기는 절대다수의 유저는 중간에 갈 길을 잃고 할 게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길드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공성전과 레이드를 즐기도록 해서 작게는 커뮤니티 단위에서 크게는 게임 전체에 애착을 갖도록 하는 게 되려 길드에 들지 않는 유저들에게 소외감을 주는 식이 된 셈이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런 유저가 허리층에 해당한다는 거다. 엔드 콘텐츠를 즐기는 코어 유저만큼 중요한 게 허리층에 해당하는 유저들인 만큼, 이들을 붙자는 게 결국 게임의 장기적 흥행에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름의 해법으로는 코어 유저들을 위한 공성전과는 별개로 가볍게 필드 보스를 사이에 두고 필드쟁을 하게 한다든가 하는 식의 콘텐츠를 생각 중이다. 다만 이것도 격해질 수 있는 만큼, 그 대안으로 길마가 필드 보스를 소환할 수 있는 스크롤을 비싸게 구해서 안전한 곳에서 소환해서 잡게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조금이나마 엔드 콘텐츠를 맛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허리부터 꼭대기 층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탄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많이 고민 중이다.



Q. 약소 길드 전용 공성전 콘텐츠는 없는 건가.

= 있다. 아무래도 공성전, 필드쟁이라는 게 잘못하면 척결 대상이 된다든가 하는 식의 리스크가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리스크 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일종의 인스턴스 공성전(쟁)을 넣으려고 한다. 길드의 성물을 서로 지키는 식으로 매칭을 통해 즐겁게 공성전을 즐길 수 있다.


Q. MMORPG는 서비스를 오래할 경우 인플레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 게 있을까.

= 블록체인에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다. 특정 재료의 경우 전체 수량에 제한을 두는 식으로 해서 시스템적으로 인플레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물론 블록체인이 들어간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블록체인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이다.


Q. 길드 시스템을 보니 아케인이라는 게 있더라. 아케인이 높은 길드원이 많을수록 길드 버프 역시 커지는 식이던데 대형 길드에만 유저가 쏠리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기본적으로 길드원 수가 정해져 있어서 특정 길드에만 쏠리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아케인을 넣은 이유는 단순한데 그동안에는 길드원이라고 하면 길드에 종속된 그런 느낌이 있었다. 길드, 길드장이 갑이고 길드원은 을이라고 해야 할까. 길드를 나가면 길드 버프를 못 받으니, 거기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이 외에도 쟁을 하다가 라인이 무너지고 그 결과 길드장이 사라져서 길드가 그대로 공중분해 될 경우 길드원이 겪는 피해가 너무 크다는 문제도 꽤 있다.


아케인은 그런 상황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길드원을 위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타 게임에서는 길드에서 쫓겨날 경우 내가 그 길드에 얼마나 공을 쏟았든 빈손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데 '프로젝트R'은 다르다. 길드 활동을 할 때마다 아케인이라고 해서 일종의 길드 기여도가 커지게 되는데 이건 길드가 아닌 길드원에게 종속되는 거라서 탈퇴하면 오히려 그만큼 아케인이 빠져서 오히려 길드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를 통해 길드가 어느 순간 사라지더라도, 퇴출당하더라도 길드원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당연히 아케인이 높은 유저가 FA 시장에 나왔다면 대형 길드에서 앞다퉈서 데려가려고 할 텐데 이 역시 이런 공성전 등 커뮤니티 요소의 한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케인 역시 어떤 면에서는 스펙으로 취급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길드원의 최대치는 정해져 있는 만큼, 대형 길드에만 쏠리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올해에는 대형 MMORPG가 연이어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걱정되지는 않나.

= 나를 비롯한 구성원 대부분이 게임 업계에 20년 넘게 종사했는데 되돌아보면 경쟁이 없던 시기가 없던 것 같다(웃음). 심지어 작은 것도 아니다. 항상 대형 게임들과 경쟁해 왔다. 그럼에도 이렇게 살아남지 않았나. 결국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부터 경쟁 상황까지 환경은 항상 빡빡했는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유저들이 바라는 게 뭔지 재빠르게 캐치하고 그걸 반영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들이 계속 이어진 덕분에 운 좋게도 에오스 블루부터 에오스 레드, 블랙에 이르기까지 3개의 MMORPG나 서비스하기에 이르게 됐다. 그렇기에 타 게임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크게 우려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프로젝트R' 역시 타 게임과 대비는 요소들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여러 개 서비스한 부분에 대해서도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 우리도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 경쟁이 없던 시기는 없었다고 말하는 정재목 대표


Q. 2023년 인터뷰에서 IPO를 예정이라고 한 바 있다. 최근 IPO 시장이 많이 얼어붙었는데 계획은 여전한가.

= 주관사 선정 이후 에오스 블랙을 서비스하면서 2025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시기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프로젝트R'을 출시하면서 다시 IPO에 도전할 생각이다. 빠르면 2026년, 늦어도 2027년에는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프로젝트R'은 여러모로 블루포션 게임즈의 미래를 건, 점프업을 목표로 한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출시 시기는 어떻게 보나?

= 신작을 준비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배수진을 치는 느낌으로 개발을 해온 것 같다. 다만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런 포부가 없었더라면 에오스 블랙도 '프로젝트R'도 나오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점점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마음가짐 없이는 성공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상황도 아니기에 전사적으로 '프로젝트R' 성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프로젝트R'은 규모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이정표가 될 게임인 만큼, 신작 MMORPG를 기다리고 있을 유저들도 많은 기대 바란다. '프로젝트R'은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