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게임쇼 '게임스컴 2024'에 참가하고, 신작 'inZOI(이하 인조이)'의 최신 시연 빌드를 공개했다.

크래프톤이 게임스컴 전시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인조이의 최신 시연 빌드에서는 미국의 산타 모니카 해변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신규 지역 '블리스베이'를 돌아볼 수 있고,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팬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인조이의 핵심 요소인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역시 월등히 강화됐다. 이외에도 자동차 운전이나 건축 및 도시 편집 기능 등이 추가되어 지난 지스타 시연 빌드보다 한층 더 풍성해진 것이 특징이다.

게임스컴 행사 3일 차, 인조이의 마스코트 고양이 '프시캣'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크래프톤의 인조이 전용 부스를 방문해 직접 시연 빌드를 플레이해 보았다. 시연 빌드 체험을 위해 약 40분의 시간이 제공됐고, 해당 시간 동안 더 강화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활용하여 나만의 조이를 꾸미고, 새롭게 추가된 지역과 여러 신규 기능을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다.

▲ 인조이 시연 대기줄에도 많은 현장 참관객들이 모였다

▲ 인조이 시연은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로 진행됐다

시연 빌드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은 나만의 조이 만들기다. 이전 지스타 빌드에서도 조이를 꾸미는 다양한 설정을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었지만, 최신 빌드에서는 캐릭터 스튜디오에 '세부 편집' 기능을 더해 더욱 디테일한 외형을 창조해 낼 수 있게 됐다.

조이의 얼굴 각도를 움직일 때마다 세부 편집을 위한 마커가 얼굴의 각 부위에 나타나고, 이것을 조절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조이를 꾸밀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서 참관객들의 시연을 지원한 인조이 개발 유닛의 장성환 아트 디렉터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 시연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참관객들도 많다"라며, "세부 편집의 데이터가 별도의 수치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다른 이들이 무단으로 복제할 수 없는 나만의 작품을 창조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통해 조이의 머리 스타일, 셔츠 소매 길이, 손톱, 나이, 체형 등을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었다. 이날 시연에서 직접 시도해보지 못했지만, 생성형 AI 툴인 'AI 텍스쳐'를 활용해 의상 패턴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 세부 편집과 신규 옵션 도입으로 외형 커스터마이징 운용 폭이 엄청나게 넓어졌다

▲ 아직 세부 데이터가 반영되지는 않지만, '소망하는 삶'을 선택하는 페이지도 볼 수 있다

▲ 꼭 게임스컴 현장이 아니더라도, 스팀에서 26일까지 '인조이: 캐릭터 스튜디오’를 경험해볼 수 있다

최신 빌드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인조이에서 바로 연결되는 자체 UGC 플랫폼 ‘캔버스’다. 캔버스는 직접 창조한 조이의 외형 정보를 업로드하여 다른 유저들에게 자랑하거나, 다른 유저들이 꾸민 창의적인 조이 디자인을 둘러보고 공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마음에 드는 창작물을 만난다면 창작자에게 '좋아요'를 줄 수 있고, 캔버스에서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브론즈부터 다이아까지 계정 등급을 올려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장성환 아트 디렉터는 게임스컴 시점에 맞춰 캐릭터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약 이틀 동안 10만 개가 넘는 창작물이 만들어져 캔버스를 통해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캔버스에는 여러 채널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현재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쉬'의 모습을 재현한 조이의 외형 프로필이 4천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가장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장성환 아트 디렉터는 인기 연예인의 외형을 똑같이 구현하거나,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독특한 외형을 만들면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꼭 조이의 외형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가구 디자인이나 집 인테리어 등 다양한 요소를 만들어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게임스컴 기간에 직접 제작하여 캔버스에 등록한 데이터는 향후 얼리 액세스 출시 후 그대로 게임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 실시간으로 가장 인기있는 데이터를 정렬해서 보거나, 다른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조이 디자인을 꾸며 캔버스에 공유한 뒤, 최신 빌드에 새롭게 추가된 미국 모티브의 지역 '블리스베이'를 둘러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초기 자본을 활용하여 비어있는 부지를 구매한 뒤 집을 올리거나, 기존에 개설되어 있는 집에 들어가는 도입부는 '도원'에서의 게임 플레이와 같은 방식이었다. 대신 미국식 가구나 건축물 프리셋이 여럿 추가되었고, 주차장이나 주차공간이 마련된 적당한 규모의 집을 마련했을 때 자가용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를 구매하고 직접 운전하는 것은 이번 시연 빌드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다. 운전할 때의 감각은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남아 있으나, 기존에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대중교통을 찾아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지붕이 열리는 멋진 오픈카를 1인칭 시점으로도 몰아볼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독특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 오픈카를 일시불로 구매하고, 지붕을 연 뒤 직접 몰아보는 것은 꽤 즐거운 경험이 됐다

이렇게 구매한 자동차를 타고 산타모니카 해변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했다는 블리스베이 지역의 여러 장소를 둘러보았다.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다른 조이 NPC들을 불러 기타를 치고 함께 놀거나, 유원지 지역에 방문하여 일인칭 시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등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시연에서는 미처 시도해 보지 못했지만, 플레이 방식에 따라 자동차에 치여 죽어 성불하거나 한을 품고 유령이 되는 플레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블리스베이 지역에 있는 여러 오브젝트를 눌러보며 각기 다른 조이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웠으나, 근무할 수 있는 직업 선택지가 다소 제한되어 있는 점은 아쉬웠다. 휴대폰을 열고 '직업' 앱을 열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데, 블리스베이 지역에서는 현재 유원지나 서핑샵 직원, 패스트푸드점 점원 등 아르바이트 형태의 업무만 존재했다. 일단 유원지 직원으로 근무하며 테이블이나 바닥도 열심히 닦아보았지만, 처음 조이를 창조할 때 '예술가'로 기질을 골라주었던 것이 떠올라 괜스레 조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여러 패러미터를 관리해주며 조이가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 원래 예술가는 배가 고픈 법이지만, 다음 빌드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을까?

시연 막바지에는 '도시 시뮬레이터' 조절 기능을 체험해 보았다. 조이에서 플레이어는 신이 되어 도시 전체를 관리하게 되는데, 이때 날씨를 바꾸거나 전광판, 나무, 장식, 동물과 같은 추가 요소를 새롭게 배치하고, 또는 전체적인 도시의 환경을 조정하는 것으로 전지전능한 '신의 권능'을 발휘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 조정 기능을 사용하면 도시 전반의 모습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데, 이때 낙후 쪽 끝으로 슬라이드를 끌면 화려하고 청결했던 도시가 한순간에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의 도시처럼 바뀌어버리는 식이다. 단순히 외형만 바뀌는 것이 아니고 시설 노후로 인해 도시 전체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등, 도시 내 조이들의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원에 악어나 판다를 잔뜩 풀어놓는 식으로 활용 방법도 다양하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하며 캐릭터가 평범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도시 시뮬레이터 기능은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재미 포인트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 도시의 전광판에 마음에 드는 이미지나 영상을 틀어두는 것도 가능하고,

▲ 길에 침대와 변기를 두는 것은 물론, 도시 전체를 한 순간에 낙후된 환경으로 만드는 것도 가뿐하다

크래프톤 부스에서 진행한 인조이 시연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40분이라는 시연 시간 내에 전부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했고, 평소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을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자신의 취향에 딱 맞도록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신작 인조이가 각별한 타이틀이 되어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조이의 김형준 PD는 “인조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이 소망하는 삶을 실현하는 동시에,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탐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라는 포부를 전한 바 있다. 그가 자신 있게 밝힌 포부처럼, 인조이가 실제 인생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들을 제공하는 독보적인 타이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