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가 되기 전 과거의 검사도 그랬다. 수많은 버그로 고생하는 소환사도 그랬다.
어느 직업이든 항상 힘든 시기가 있었다. 유저들의 원성이 일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오랫동안 불만이 이어진 적은 없었다.


바로 암살자 이야기다.


다른 직업이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탱킹이 어렵다.
그래서 딜러로 참가한 파티. 하지만 주요 스킬을 100%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많다.
노력한 만큼 대미지가 나오지 않는 바로 그 직업.


이제는 특출난 장점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 되어버린 암살자는
파티에서 더이상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 지난 1월 30일의 업데이트 이후 암살자 게시판의 반응



암살자가 파티에서 환영받지 못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7Wave가 처음 발표될 때 암살자의 상향이 예고된 것처럼
이미 이는 개발사에서도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어느 직업보다 바쁘게 움직이지만, 사냥에서의 효율은 최하위라 손꼽을 수 있는,
그 어려움을 계속해서 견디고 있지만 계속되는 타 직업 상향과 맞물려
상대적 하향의 기분을 맛 봐야하는 암살자의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 암살자에겐 기본이지만 타 직업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공격 순서


답답한 공격 스킬, 노력만큼의 대미지도 기대할 수 없다


던전에서 암살자들이 가장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마 조건을 요구하는 공격스킬일 것이다.


근접 직업뿐만 아니라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기공사 등은
시간대비 최고의 대미지를 기대할 수 있는 주 공격 스킬을 최소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검사의 발도 및 찌르기, 권사의 폭권, 역사의 파괴, 기공사의 폭열신장이 이에 속한다.


암살자도 심장찌르기라는 암살자만의 고유 공격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타 직업은 내력만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주 공격 스킬이지만
암살자는 이를 진정한 공격 스킬로 활용하기 위해서 "은신"상태라는 또 다른 조건이 요구된다.


심장 찌르기를 사용하는 상태에서 은신이 되기 위한 조건도 필요하다.
적 대상이 독 디버프 5중첩 상태여야 하며 심장찌르기 1심화를 배워야 한다.
독 디버프 5중첩이 전투 내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도 대미지를 주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즉, 심화 스킬 - 독 5중첩 및 유지 - 은신 상태라는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주 공격 스킬이 제대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 독 중첩은 도움이 된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해도 심장찌르기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단 3번.
많은 조건을 다 만족했지만 아쉽게도 심장찌르기는 내력을 3이나 소모하기 때문이다.


심장찌르기 3번을 사용하고 나면? 일반 공격으로 열심히 내력을 회복해야 한다.


물론 나무토막이나 후방이동 후 잠입으로 조금 더 많이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나무토막은 막기나 반격(이문정주)처럼 재사용 대기 시간이 짧은 것도 아니고,
역사의 광풍처럼 순간적으로 방어력이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패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능력이겠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심화 스킬을 배우고 다양한 조건을 만족했을 떄
"더 강해진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렇게 해야만 그나마 쓸만"한 상황인 것이다.


암살자 고유 효과인 독과 은신이 공격을 위한 필수 스킬로 강제되면서
오히려 제대로 된 딜러 역할을 할 수 없는 제약이 되버린 것이다.



▲ 효율적인 면에서 큰 문제를 보이는 암살자의 공격 구조 (출처: 공식홈페이지)



스킬의 단적인 면 외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느끼는 기분


각 스킬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도 문제지만
암살자만의 장점이 없다는 점이 거꾸로 단점이 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과거 암살자가 많은 활약을 하던 바다뱀 보급기지 시절.


연막이라는 훌륭한 원거리 공격 저항 스킬, 빠른 일반 공격,
수리검에 의해 발생하는 출혈 디버프는 파티 플레이에서 큰 역할을 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주요 스킬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많았다.
노력한만큼의 대미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단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막과 출혈 유지에 한해서는 타 직업에 비해 효율이 좋았다.
그리고 이런 점이 암살자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었다.




▲ 파티 플레이에서 활용되는 암살자의 주력 스킬 중 하나인 연막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연막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효과는 소환사, 검사로도 가능한 게 요즘이다.
출혈 유지 또한 다른 직업이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활용하면서도 암살자 보다 더 높은 딜링을 할 수 있다.


각 직업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생겨난 장점도 있다.
그만큼 파티원을 선택할 때 제약없이 다양한 파티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암살자만의 특별한 장점은 희석되어졌다.
암살자가 변화하지 않는 사이 다른 직업들은 하나씩 상향되어갔다.


최근에 있었던 "공중 상태 해제 시 뒤구르기 사용 가능" 패치도 그렇다.


전 직업 공통이기에 특정 직업을 겨냥한 패치는 아니지만
거미줄 - 핵지뢰 콤보를 주로 사용하는 암살자 입장에서
이 패치는, PVE에서 상향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
PVP마저 하향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PVP에서 강하니까 PVE는 양보해라?


암살자의 상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을 때 PVP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PVE에서의 효율이 나쁘다는 점은 대부분이 인정하지만
일방적인 상향이 이루어지면 현재 상위 3직업 안에 속하는 암살자의 PVP가
더욱 더 좋아지게 되면서, 다른 의미에서의 밸런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이런 우려는 일가견이 있다. PVP와 PVE 모두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은 어렵다.


하지만 많은 암살자 유저들은 PVP와 PVE는 엄연히 다르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PVP에서 강하기 때문에 PVE의 문제를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PVP를 위한 장비 아이템을 세팅하기 위해서
PVE에 해당되는 던전을 돌아야 하는 사실을 생각해보며 더욱 그렇다.




▲ PVP와 PVE는 별개의 문제 (출처: 공식홈페이지)



그렇다면 과연 해답은? 암살자들이 원하는 점.


암살자만의 장점을 유지하며
파티 플레이에서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직접적인 부분은 당연히 대미지의 상향.
하지만 무조건 공격력만 올린다고 해결될 것은 아니다.
수치적인 상향도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보다 효율적으로, 심장찌르기의 변화

심장찌르기는 던전에서 가장 주력으로 사용하는 스킬이지만
수많은 조건에 의해 마음 편히 사용하기도, 그만큼의 효율도 기대할 수 없는 스킬.


권사의 폭권처럼 치명타 적중 시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타 직업에 비해 높은 치명타 수치는 암살자의 또 다른 특징.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10의 내력을 가진 상황에서 한 타이밍에 3번만 사용할 수 있지만
치명타 적중 시에는 내력 소모 없이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면
3번 이상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 순간적인 대미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심장 찌르기 후 내력 수급에 대한 문제점 역시 많이 언급되고 있다.
내력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많은 암살자들의 의견이다.




▲ 심장 찌르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시간 낭비는 이제 그만, 독의 변화

독은 암살자 고유의 효과지만 이를 활용하는 전투는 거의 보기 힘들고 오히려 제약이 되고 있다.


다른 직업은 전투 시작과 동시에 공격으 시작해 높은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지만
암살자는 좋든 싫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든 공격의 시작은 독 5중첩부터 시작된다.



독 5중첩 상태가 아닌 적을 공격해도 심장 찌르기의 가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거나
독 중첩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신규 스킬 혹은 심화 수련을 추가하는 방법에 대한
암살자 의견들의 목소리가 높다.



전자의 경우 독 중첩을 신경 쓰지 않아도 심장 찌르기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고
조금 더 많은 대미지를 줄 때 추가적으로 독을 사용하는 선택이 가능하다.
즉, 독 자체가 스킬 사용에 필요한 조건이 아닌 보다 많은 공격을 위한 수단이 되는 셈이다.


후자의 경우 현재의 스킬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겠지만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독 디버프 5중첩 상태를 만들어
전투 시작 시나 중간에 타 직업과 비슷한 타이밍에 공격을 할 수 있다.


물론 연화난무를 사용해 한 번에 독 5중첩 상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독 중첩을 위한 연화난무, 내력 수급을 위한 후방이동 후 잠입,
일반적인 딜 사이클을 위해 생존기를 사용하는 직업은 현재 암살자 뿐이다.




▲ 암살자의 특징인 은신과 독이 과연 득이 되는 스킬일까



상향의 약속, 하지만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까지 암살자가 직접적으로 하향이 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암살자의 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된 것과 달리, 직접적인 상향 역시
암살자 유저들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 2012년 9월 말에 있었던 7Wave 발표 당시 암살자의 상향이 있을 것이란 약속.
하지만 5개월이 지났지만 아무런 언급이 없는 암살자의 모습에
암살자 유저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아예 패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상향에 대한 언급 후 일주일이 지난 10월 4일 한 번의 패치가 있었다.
심장 찌르기 지연시간 감소, 공용 재사용 시간 감소 등이 포함된 패치였지만
암살자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아니다보니
많은 유저들이 기억조차 못하고 있다.



과거 검비병이란 웃지못할 별명을 가졌던 검사가 지금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만족하는 직업이 된 것처럼,
변화없이 자리를 지켜왔던 암살자가 상대적으로 도태되는 느낌을 주는 상황에서


많은 암살자 유저들은 매주 다가오는 수요일의 업데이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현재의 암살자가 보다 좋은 모습을 갖추기 위한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Inven Nedz
(Nedz@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