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6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옥션 올킬 스타리그 8강 현장에서 STX 김성현이 '갓'이라 불리는 KT 이영호를 상대로 3-2 회심의 역전승을 적중시키며, 두번째 4강 진출자로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16강에서 SKT 정명훈을 침몰시켜 이번 대회 슈퍼루키로 떠오른 김성현은 전력상 우세하다고 예상했던 이영호까지 연파하며 그 기세를 이어나가는 모습.
8강전 무대에 오른 김성현의 출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1세트부터 아쉬운 패배를 보여 팬들의 마음을 졸인 김성현은 연이은 2세트에서도 역전패를 당해 흔들리는 모습이 강했다. 하지만 '스톤 콜드'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3세트에 이어 4세트까지 병력사움에서 우위를 선점, 한끝차이의 승리를 거머쥐며 마지막까지 4강 진출자의 행방을 가릴 수 없게 만들었다.
마지막 5세트는 전 경기의 기세를 이어받은 김성현의 무대였다. 상대의 병력을 파악한 이영호의 생각을 역이용해 바로 화염차를 충원시켜 토르를 보호하는 데 성공한 김성현은 여세를 몰아 이영호의 본진까지 점거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21살 동갑내기 두 테란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는 신예 김성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김성현은 첫 스타리그 진출에서 4강 고지까지 올라 '로얄로더'의 여정을 이어나갔다.
아래는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김성현 선수의 승자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Q. 로얄로더 후보로서 4강에 진출한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사실 처음 스타리그 무대를 밟았을 때는 이정도까지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기쁘고, 우승에 대한 욕심도 난다. 로얄로더를 달성하고 싶다.
Q. 2-0 스코어로 지고 있었다가,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뒀다. 오늘 경기를 본인이 평가한다면?
처음 두 세트는 상대편 스타일에 맞춰 카운터를 먹이는 전략으로 준비해 왔고, 연습 당시 승률도 좋았다. 하지만 내리 경기를 내주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3세트에 들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편하게 경기하니 의외로 잘 풀렸던 것 같다. 3세트부터는 경기 내용도 만족스럽다.(웃음)
Q. 2세트는 역전패를 당해 정신적 데미지가 상당했으리라 생각한다.
처음 당한 것 치고 이영호 선수의 대처가 매우 좋았다. 또한, 이영호 선수가 바이킹 모으는 것을 미처 체크하지 못했던 내 실수도 겹쳤다. 결국 내가 잘 못한 경기였다.
Q. 0-2 상황에서 전진 병영에 빠른 우주공항까지, 말 그대로 거침이 없었다. 망설였을만도 한데.
안티가 조선소에서 많은 연습경기를 해 본 결과 그 빌드가 느낌이 좋았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Q. 4세트까지 오고 나니 승리에 대한 욕심이 제법 들었을 것 같다.
4세트까지 오니 이영호 선수의 스타일이 약간 파악됐다. 우주공항을 짓고 힘으로 밀어붙인 게 유효했다.
Q. 처음 스타리그에 진출한 후 연속해서 힘든 상대를 만나고 있고, 또 연파하고 있다. 스스로 뭔가 깨닫거나 배워나가는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일단 방송 경기 경험이 늘어나 도움이 됐다. 또한, 연습할 때와 다른 상황에 직면해도 당황하지 않고, 전략을 수정해 나가는 방법도 익히고 있다. 스스로 조금씩 노련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4강에서 정윤종과 맞붙게 됐다. 요즘 가장 기세가 강력한 선수인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정윤종 선수가 현재 모든 프로토스 플레이어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헛점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 4강전이 이번 스타리그에서 가장 고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길 자신은 있다. 준비과정이 매우 힘겨울 것은 충분히 예상되나 그 이상으로 연습하여 만반의 준비를 다 할 생각이다. 사실 이영호 선수와의 경기만을 생각하느라 아직은 뚜렷히 계획을 짜진 않았지만, 바로 연습에 들어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도우 형이 자기가 연습 도와줬다고 인터뷰에서 꼭 말하라고 했다.(웃음) 연습 도와주고 신경써줘서 너무 고맙고, 지금 보조경기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팀원들도 앞으로 있을 MLG 준비 열심히 하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