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e스포츠 공인 종목으로 선정돼 지금까지 꾸준하게 리그를 운영해온 '카트라이더'가 올해로 15회를 맞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파란만장한 길이었습니다. 스타리그와 함께 e스포츠의 부흥기 때 함께했던 카트라이더 리그는 한때 30대 남성층 시청률에서 스타리그를 앞선 일도 있었고 오리온 카트라이더 리그에서는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 중 시청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슈메이커의 길은 걷지 못했습니다. 한때 국민게임으로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게임은 큰 인기는 누렸지만, e스포츠에서는 언제나 스타리그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받지 못했죠.
지난 14일 진행된 넥슨 카트팀 계동균 팀장은 이에 대해 "타 리그와 카트리그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공생관계다"라고 말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리그를 운영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등 다른 리그가 더 커져서 e스포츠가 활성화되고 리그를 보는 유저 풀이 더 커진다면 카트리그도 지금보다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계동균 팀장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카트리그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확실히 했습니다. 이를 위해 15차 리그부터는 로고변경, 선수 유니폼, 팬클럽 게시판 추가, 무대디자인 및 CG 개선 등 많은 부분이 변경됩니다. 15차부터는 정식리그 다운 모습을 갖추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이미지를 부각해 리그와 선수가 함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게 계동균 팀장의 계획입니다.
아래는 이날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 입니다.
넥슨이 카트리그를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는데, 매출이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계속 카트리그를 진행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물론 마케팅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 하신 대로 단순히 마케팅 요소만 봤다면 하지 않았을 겁니다. 같은 비용이면 더 효율적인 방법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넥슨에서 카트라이더 리그에 집중하는 것은 일단 브랜드에 대한 회사의 애정에 따른 것입니다. e스포츠를 통해 더욱 많은 팬에게 게임 외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죠. 이것이 매출을 떠나 국민게임으로 만들어준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15차 리그인데 이번 리그에서 바뀐 점이 궁금합니다. 일단 로고가 바뀐 건 확실한 것 같은데요.
네 얼굴이 바뀌었죠(웃음). 리그 진행 쪽에서 가장 큰 변경사항은 속도의 변화입니다. S3채널에서 운영되던 리그가 S2로 바뀌어 기존 특정 선수의 독주 분위기였던 리그가 이제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리그 채널 변경으로 좀 더 다양한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으면 좋겠는데요. '나는가수다'라는 방송을 보면 다 같은 가수고 노래를 잘 부르지만,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 있습니다. 카트리그 선수들도 다 같이 카트라이더를 즐기지만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번 리그에서는 그런 점을 좀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밖에 바뀐 점이라면 무대 스테이지나 리그 중계 방식에도 소소한 변화가 있습니다. CG를 활용해 좀 더 관객들이 경기를 관람하는데 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카트리그에는 스타다운 스타가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선수들 평균 연령이 어려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좀더 프로리그 답게 선수 개개인이 좀 더 부각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확실히 문호준 선수는 자기 실력으로 스타성을 보유하고 있는데 나머지 선수는 그만큼 부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 선수 소개나 인터뷰 등에서 좀 더 선수를 강조하는 측면을 많이 고려하고 있습니다.
선수 유니폼을 제작한 것 역시 선수들의 스타성을 제고시키려는 방법의 일환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리그 퀄리티를 좀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것 중 하나인데요. 이밖에 선수별 팬클럽 게시판 운영이라든지 각종 퍼포먼스 추가,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에서 방속의 질적인 측면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그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가 있다면?
문호준 선수야 워낙 강자니깐 일단 예외로 두면 전대웅 선수나 이중대 선수의 기대가 높습니다. 특히 이중대 선수는 원래 주무대가 S2였기 때문에 이번 리그에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채널이 바뀌었으니 속도에 적응을 빨리하는 사람이 유리할 것 같은데요. 기존 리그보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성부 리그를 따로 진행하는 것은 어떻나요? 인기 측면에서는 확실할 것 같은데요
네 사실 2006년부터 2007까지 2년 동안 총 4회에 걸쳐 '퀸 오브 카트'라는 여성 리그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상당히 반응이 좋아서 저희도 다시하고 싶은데요. 아쉽게도 현재를 리그를 추진할 만큼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당장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실력있는 여성 유저분들이 많이 나온다면 다시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K-SWISS, 한국 코카콜라, 올림푸스 등 많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진행해왔던 데 반해 최근에는 넥슨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휴는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2008년 진행했던 오리온 제휴에서는 리그 타이틀로 썼던 '초코송이'가 리그 진행 직전 대비 8% 매출 성장을 보이면서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넥슨은 카트라이더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매출을 위해 제휴를 맺는 것보다는 국민게임에 걸맞은 제휴 브랜드를 찾아서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카트리그는 장애인 및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해 많은 대회를 진행해 왔습니다. 게임관련 각종 규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게임의 순기능적인 측면이 자주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되는데요.
네, 제 개인적인 생각은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게임 발전 속도를 못 따라와 생긴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순기능을 품고있는기능성 게임도 출시되고 그래픽, 사운드, 각종 기술 등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라 부를 수 있을만큼 블럭버스터급 게임도 많이 개발되고 있잖아요. 하지만 아직도 게임하면 동네 오락실의 게임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사회적인 인식을 재고를 위해서라도 카트리그가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많은 분들이 알게 되셨으면 합니다.
올해도 지난해 팀 단위 대전이란 이색적인 방식을 취한 ‘팀 스피릿’과 같은 이벤트 리그를 진행할 계획이 있나요?
팀스피릿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았는데 올해도 물론 진행할 예정입니다. 일단 정규리그가 새로게 달라져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1년에 한번 정도는 이벤트 리그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LOL 리그 등과 같이 RTS게임을 소재로 한 리그가 현 대세인 듯합니다. 이를 따라잡기 위한 카트 리그만의 전략이 있다면요?
아직 e스포츠 산업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서로 경쟁관계라고 하기보다는 공생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 게임리그가 잘되면 질투나 경쟁의식보다는 더 응원을 해주고 싶은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스포츠 산업이 더 커져서 이를 즐기는 팬들이 늘어난다면 카트리그도 자연스럽게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카트리그의 전략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팬들에게 친근한 리그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