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화 프로젝트가 팬들의 호응속에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고 있지만 운영 미숙으로 인해 팬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툰 운영으로 이제 막 달아오르는 리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3일 온게임넷은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LOL인비테이셔널’ 행사를 진행했다. LOL 글로벌 e스포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한국과 북미 중국 유명 팀을 초청해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이벤트 매치였다.

문제가 된 건 온게임넷의 운영 방식이었다. 총 300명 규모를 수용할 수 있는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이날 약 1,500명(주최측 추산) 이상의 팬들이 몰리면서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였지만 온게임넷 측은 아무런 통제를 하지 않아 팬들은 옥상에서 벌벌 떨었던 1시간 이상 찬바람을 맞아야 했다. 결국, 경기를 관람하기 기다렸던 대부분의 팬들은 큰 실망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대기표를 발부하고 수용인원을 통제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문제였다.

▲경기장 밖(옥상)에서 추위를 떨었던 LOL 팬들


행사를 참관한 ID Vaishiyas님은 “이름없는 기업도 아니고 게임업계에 흔히 아는 온게임넷에서 이런 부진한 행사를 준비했다는 게 실망크다”며 “300명 남짓 수용할 수 있는 현장에 이미 이른 시간부터 그 이상의 인원이 왔는데 아무런 조치없이 오랜시간 서서 추위에 떨며 헛된걸음하게 만들었다”고 큰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뒤늦게 현장 파악에 나섰던 스태프가 더이상 줄을 서지 못하게 대기하고 있던 팬들을 돌려 보냈지만 이후 경기 도중 방문한 관람객들은 행사 이벤트에 응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일부 관람객들은 노트북으로 개인 응모를 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한차례 유실됐다는 의견을 남기면서 불신이 증폭됐다.

이벤트 당첨자 발표후 추첨 의혹도 제기됐다. 통상 추첨 이벤트는 응모한 인원 가운데 무작위로 뽑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벤트 당첨자 명단에 비슷한 아이디가 여러 노출되면서 무작위가 아닌 담당자가 임으로 뽑은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 된 것이다. 실제로 당첨자 명단엔 검*새, 검*쥐, 검*닭, 너는 **이냐, 너가 **이냐, 너도**이냐 등 비슷한 아뒤가 나란히 등록되면서 팬들의 불신을 더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ID 모르가나님은 LOL 인비테이셔널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게임 대회 구경을 나왔지만 관람은 커녕 바깥에서 추위와 싸우며 떨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것이 전부이고 온게임넷을 하루 온종일 켜두던 티비는 다른 채널로 돌려버렸다”며 “보상은 둘째치고 사과 관련 글이 하나도 없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게임 구경이다”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LOL팬들의 항의 글

본격적인 리그가 시작되었던 19일도 운영적인 헛점이 드러났다. 온게임넷 측에서는 첫 날 벌어졌던 문제를 확인하고 300명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배포한다고 했지만 미리 표를 나눠주겠다고 안내했던 곳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표를 배부하면서 아침 6~7시부터 아이파크몰이 열리길 기다리며 대기했던 팬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 역시 애초에 온라인으로 미리 관람객을 선정하는 형태였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에 대해 온게임넷 관계자는 “LOL인비테이셔널은 당초 예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와서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며 “아직 초기라 미숙한 부분이 보이지만 향후 리그 진행을 통해 보다 성숙한 운영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LOL리그가 기대 이상으로 흥행 조짐을 보여주고 있자 온게임넷 관계자 및 e스포츠 팬들도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를 유지해준다면 황혼기에 접어든 e스포츠가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온게임넷의 운영태도는 LOL리그의 흥행의 충분한 오점은 분명하다. 모처럼 찾아온 e스포츠 활성화의 기회에 초기부터 e스포츠 시대를 이끈 온게임넷이 책임있는 운영 모습을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