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방어는 무작정 막는 것이 아니다! 퍼지 가드 및 리스크 계산하기
박이균 기자 (oddse@inven.co.kr)
이지선다는 격투 게임 공방을 풀어가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상대가 반응할 수 없는 기술들을 내밀어 선택을 강요하고, 실패하면 체력을 깎을 수 있지요.
철권에서는 하단과 중단 기술로 거는 이지선다가 가장 주요한 심리입니다. 빠르지는 않지만 맞았을 때 위험한 기술이 많은 중단 기술과, 느리고 리턴이 크지 않은 대신 서서 막을 수 없는 하단이 있어 앉을까 설까를 매 순간 고민하게 됩니다.
추가적으로는 대체로 빠르고 안전하거나 유리한 대신 앉아서 피할 수 있는 상단 기술을 중단 기술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상대 입장에서는 가드만 하고 있으면 크게 피해를 입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일부 캐릭터는 가드 대미지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중단 기술은 대미지가 높거나 콤보 시동이 되는 등 위협적이므로 보통 서서 가드하며서 상/하단은 예측으로 피하거나 막는 형태가 됩니다. 이러한 심리전을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방어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당연히 심리의 영역인 만큼 완벽한 방어 이론은 없습니다. 또한 철권 8 전반적으로 공격이 강조되어서 먼저 누르는 쪽이 좋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방어를 포기할 수는 없지요. 초심자가 방어턴에서 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려 합니다.
다 막을 수는 없다 : 보고 막기의 한계
당연하지만, 모든 기술을 다 막을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 너무 빠르기 때문이지요.
기자가 다양한 격투 게임을 경험하면서 느끼기도 했고, 다른 유저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을 종합하면 '보고 막기'의 공통적인 최저 커트라인은 발생 18프레임 정도입니다. 다만 18프레임은 실제론 매우 어려운 편이고, 20프레임 정도도 상당히 힘든 편이며, 23프레임 정도를 넘어야 그럭저럭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또한 보고 막기는 발생 프레임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기술의 모션이 초반부터 확연히 다른 기술과 차이가 나지 않으면 막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만약 같은 30프레임 하단이더라도 1프레임째부터 몸을 크게 숙이며 나가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막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29프레임 동안 평소처럼 서 있다가 마지막에 1프레임째에 발동하는 기술은 사실상 반응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즉, 18프레임이 보고 막기 커트라인이라곤 하지만 모션이 커야만 가능하고, 철권은 초반 프레임부터 티 나는 기술이 많이 없는 편이라 사실상 22~3프레임 이상의 기술만이 보고 막히는 편입니다. 보통 하단을 많이 의식하게 되지만, 하단이 아니라 중단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면, 카즈야는 웨이브를 통해 나락(6n23RKLP)과 좌종(66LK) 이지선다를 걸곤 하는데 나락은 스텝 제외 16프레임으로 아주 빠르기 때문에 보고 막을 순 없지만 좌종은 20프레임이고, 발동할 때 몸을 세우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웨이브를 보면 일단 앉았다가, 좌종을 보고 일어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종종 고수들조차 좌종에 당하지요. 이는 보고 막기에 심리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18프레임이나 22프레임 같은 이야기는 일반적인 상황의 이야기로, 방어자가 해당 기술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일반적인 공방이 이루어지는 도중 튀어나왔을 때 반응이 가능한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보고 막아야 할 기술을 아예 모르거나, 또는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행동에 정신 팔린 경우, 지금 그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 등 생각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30프레임 하단이라도 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무조건 나온다' 라고 확신한다면 18프레임보다 더 빠른 기술도 가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닫고 상대가 움찔하는 것에 대해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이런 상황은 사실상 없습니다. 연습장에서 상대 카즈야에게 나락(6n23RK)만 재생하도록 시켜두고 반응해서 막는 정도의 상황입니다.
보고 막히는 스네이크류 하단은 어느 정도 계급 이상의 공방에서는 상단 회피를 노리는 것 외에는 사실상 잘 안 쓰이고,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하단을 통해 심리가 이뤄집니다. 보이긴 하지만 막는 데 집중이 필요하다면, 이를 통해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지선다를 대처하기 : 퍼지 가드
하단을 막기 위한 테크닉 중 하나로 퍼지 가드(Fuzzy Guard)가 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빠르게 앉았다 일어나는 조작법입니다. 보통 퍼지 가드는 발동 속도가 다른 중/하단 또는 상/중단 이지선다를 전부 대처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만약 무조건 이지선다를 거는 시점에서, 선택지로 15프레임 중단과 보고 막을 수 없는 30프레임 하단을 사용한다면 15프레임까지는 서 있고 그 후 앉았을 시 중단과 하단을 100% 막을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중단이 30프레임이고 하단이 15프레임이라면 먼저 앉았다가 이후 일어나면 됩니다.
즉, 이지선다는 프레임이 차이나는 기술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초심자가 종종 하는 실수 중 하나로 빠른 중단과 느린 하단을 이지선다로 사용해 전부 가드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기술 발동이 1프레임만 차이 나도 퍼지 가드를 할 수 있지만 1프레임 퍼지 가드는 사람이 하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난이도 때문에 보통은 3프레임 차이 정도까지는 이지가 성립한다고 인정되는 편입니다.
대표적인 퍼지 가드 연습으로는 폴의 질풍붕격/용포(66RPLP)가 있습니다. 1타는 동일한 스펙이지만 일반 커맨드로 사용하면 중단, 저스트 커맨드로 사용하면 상단이 되면서 상단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적절히 앉았다 일어나는 것으로 용포는 앉아 피하고 질풍붕격은 서서 가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퍼지 가드가 무적의 방어법은 아닙니다. 연계기와 같이 완전하게 발동 타이밍이 정해진 상황이 아니라면 공격자가 퍼지 가드에 대처할 방법은 있습니다.
위에서 예시를 든 15프레임 중단과 30프레임 하단 상황이라 가정하면, 이지선다를 수비하는 상대는 자연스럽게 15프레임 서 있다가 다음 15프레임 동안 앉아있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단 공격을 바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약간 늦게 쓴다면, 상대는 퍼지 가드를 위해 앉았을 것이기 때문에 중단 공격에 맞게 됩니다. 이런 엇박을 섞게 되면 상대도 마음 편하게 퍼지 가드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퍼지 가드는 그 자체로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가장 기계적으로 완벽하게 퍼지 가드를 수행해서 딱 1프레임만 앉았다가 일어났다 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상대의 동작을 확인해야만 하므로 실제로는 꽤나 프레임을 소모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나의 왼어퍼(3LP)는 상단인 2타 후속타(3LPLP)와 중단 후속타(3LPRP)가 있습니다. 상단이 더 빠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잠깐 앉았다 일어나는 것으로 2가지 후속타에 다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레이나가 왼어퍼만 쓰고 멈춘다면, 퍼지 가드를 하는 시간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합니다. 레이나의 왼어퍼 가드 상황은 -3이지만 내가 퍼지 가드를 수행한다면 실질적으로는 레이나가 유리하게 되어버리지요. 게다가 퍼지 가드를 하면서 기술을 가드 했는지 상황을 확인해야 하기에, 보통은 굳게 됩니다.
그러면 레이나는 왼어퍼를 가드 시킨 후 이득처럼 행동할 수 있고, 강력한 중단기인 우종(6RK)을 내밀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타이밍에 맞게 되는 나락(6n23RKRP)으로 다시금 이지선다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퍼지 가드를 포기하고, 상대가 이득인 것처럼 행동하며 느린 기술로 이지선다를 거는 것에 대해 기술을 내밀어 카운터 낼 수 있고, 그러면 상대는 다시 후속타를 사용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심리가 굴러갑니다.
리스크와 리턴을 고려해 방어 전략 구성하기
두 기술이 거의 같은 타이밍에 들어오는 이지선다도 많고, 엇박 내밀기가 있어 퍼지 가드 또한 완벽한 대책이 아닙니다. 아무리 고수라도 매번 퍼펙트 게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뉴트럴, 또는 이지선다 상황에서 무언가 하나를 찍어서 막아야 한다면, 고려해야 할 것은 기술의 리스크와 리턴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 무엇을 맞는 것이 더 아픈지를 생각해서 덜 아픈 쪽을 내주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내 체력이 3~40% 정도 남은 상태라면, 강력한 중단기로 인해 한 번에 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짠 하단 한두 번은 내주면서 다른 반격의 기회를 찾아보는 편이 리스크가 적지요.
상대방의 중단 콤보 시동기가 좋지 않은 대전에서 내 체력이 충분히 많고 상대방 체력이 적다면, 하단을 막아 딜레이 캐치로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앉아서 중단을 내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웨이브로 다가오는 카즈야는 보통 마신권(기상 RP)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기에, 가벼운 중단을 맞아주면서 나락에만 집중하는 식이지요.
스티브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의 대전을 하게 된다면, 스티브에게는 게임 판도를 크게 바꿀 강한 하단이 없는 반면 좋은 중단기는 많기 때문에 '일단 앉지 말고 게임을 풀어가자'라는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낮은 선택만 하게 되면 결국 뻔해진다는 문제점에 봉착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하단을 내주고 있단 걸 상대가 눈치채면 끝까지 하단만 쓸 수도 있고, 카즈야는 강력한 중단인 마신권을 내밀어 보겠지요. 스티브도 계속되는 짠 하단으로 갉아먹으면서 유리한 심리를 굴릴 수도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만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그만큼 파악당하기 쉽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의 리스크를 파악한 후, 리스크가 낮은 선택을 하되 때때로 상대방이 예측 못할 행동을 종종 섞는다면 상대의 심리를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철권에서는 하단과 중단 기술로 거는 이지선다가 가장 주요한 심리입니다. 빠르지는 않지만 맞았을 때 위험한 기술이 많은 중단 기술과, 느리고 리턴이 크지 않은 대신 서서 막을 수 없는 하단이 있어 앉을까 설까를 매 순간 고민하게 됩니다.
추가적으로는 대체로 빠르고 안전하거나 유리한 대신 앉아서 피할 수 있는 상단 기술을 중단 기술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상대 입장에서는 가드만 하고 있으면 크게 피해를 입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일부 캐릭터는 가드 대미지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중단 기술은 대미지가 높거나 콤보 시동이 되는 등 위협적이므로 보통 서서 가드하며서 상/하단은 예측으로 피하거나 막는 형태가 됩니다. 이러한 심리전을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방어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당연히 심리의 영역인 만큼 완벽한 방어 이론은 없습니다. 또한 철권 8 전반적으로 공격이 강조되어서 먼저 누르는 쪽이 좋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방어를 포기할 수는 없지요. 초심자가 방어턴에서 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려 합니다.
다 막을 수는 없다 : 보고 막기의 한계
당연하지만, 모든 기술을 다 막을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 너무 빠르기 때문이지요.
기자가 다양한 격투 게임을 경험하면서 느끼기도 했고, 다른 유저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을 종합하면 '보고 막기'의 공통적인 최저 커트라인은 발생 18프레임 정도입니다. 다만 18프레임은 실제론 매우 어려운 편이고, 20프레임 정도도 상당히 힘든 편이며, 23프레임 정도를 넘어야 그럭저럭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또한 보고 막기는 발생 프레임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기술의 모션이 초반부터 확연히 다른 기술과 차이가 나지 않으면 막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만약 같은 30프레임 하단이더라도 1프레임째부터 몸을 크게 숙이며 나가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막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29프레임 동안 평소처럼 서 있다가 마지막에 1프레임째에 발동하는 기술은 사실상 반응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즉, 18프레임이 보고 막기 커트라인이라곤 하지만 모션이 커야만 가능하고, 철권은 초반 프레임부터 티 나는 기술이 많이 없는 편이라 사실상 22~3프레임 이상의 기술만이 보고 막히는 편입니다. 보통 하단을 많이 의식하게 되지만, 하단이 아니라 중단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면, 카즈야는 웨이브를 통해 나락(6n23RKLP)과 좌종(66LK) 이지선다를 걸곤 하는데 나락은 스텝 제외 16프레임으로 아주 빠르기 때문에 보고 막을 순 없지만 좌종은 20프레임이고, 발동할 때 몸을 세우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웨이브를 보면 일단 앉았다가, 좌종을 보고 일어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종종 고수들조차 좌종에 당하지요. 이는 보고 막기에 심리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18프레임이나 22프레임 같은 이야기는 일반적인 상황의 이야기로, 방어자가 해당 기술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일반적인 공방이 이루어지는 도중 튀어나왔을 때 반응이 가능한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보고 막아야 할 기술을 아예 모르거나, 또는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행동에 정신 팔린 경우, 지금 그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 등 생각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30프레임 하단이라도 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무조건 나온다' 라고 확신한다면 18프레임보다 더 빠른 기술도 가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닫고 상대가 움찔하는 것에 대해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이런 상황은 사실상 없습니다. 연습장에서 상대 카즈야에게 나락(6n23RK)만 재생하도록 시켜두고 반응해서 막는 정도의 상황입니다.
보고 막히는 스네이크류 하단은 어느 정도 계급 이상의 공방에서는 상단 회피를 노리는 것 외에는 사실상 잘 안 쓰이고,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하단을 통해 심리가 이뤄집니다. 보이긴 하지만 막는 데 집중이 필요하다면, 이를 통해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지선다를 대처하기 : 퍼지 가드
하단을 막기 위한 테크닉 중 하나로 퍼지 가드(Fuzzy Guard)가 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빠르게 앉았다 일어나는 조작법입니다. 보통 퍼지 가드는 발동 속도가 다른 중/하단 또는 상/중단 이지선다를 전부 대처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만약 무조건 이지선다를 거는 시점에서, 선택지로 15프레임 중단과 보고 막을 수 없는 30프레임 하단을 사용한다면 15프레임까지는 서 있고 그 후 앉았을 시 중단과 하단을 100% 막을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중단이 30프레임이고 하단이 15프레임이라면 먼저 앉았다가 이후 일어나면 됩니다.
즉, 이지선다는 프레임이 차이나는 기술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초심자가 종종 하는 실수 중 하나로 빠른 중단과 느린 하단을 이지선다로 사용해 전부 가드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기술 발동이 1프레임만 차이 나도 퍼지 가드를 할 수 있지만 1프레임 퍼지 가드는 사람이 하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난이도 때문에 보통은 3프레임 차이 정도까지는 이지가 성립한다고 인정되는 편입니다.
대표적인 퍼지 가드 연습으로는 폴의 질풍붕격/용포(66RPLP)가 있습니다. 1타는 동일한 스펙이지만 일반 커맨드로 사용하면 중단, 저스트 커맨드로 사용하면 상단이 되면서 상단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적절히 앉았다 일어나는 것으로 용포는 앉아 피하고 질풍붕격은 서서 가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퍼지 가드가 무적의 방어법은 아닙니다. 연계기와 같이 완전하게 발동 타이밍이 정해진 상황이 아니라면 공격자가 퍼지 가드에 대처할 방법은 있습니다.
위에서 예시를 든 15프레임 중단과 30프레임 하단 상황이라 가정하면, 이지선다를 수비하는 상대는 자연스럽게 15프레임 서 있다가 다음 15프레임 동안 앉아있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단 공격을 바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약간 늦게 쓴다면, 상대는 퍼지 가드를 위해 앉았을 것이기 때문에 중단 공격에 맞게 됩니다. 이런 엇박을 섞게 되면 상대도 마음 편하게 퍼지 가드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퍼지 가드는 그 자체로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가장 기계적으로 완벽하게 퍼지 가드를 수행해서 딱 1프레임만 앉았다가 일어났다 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상대의 동작을 확인해야만 하므로 실제로는 꽤나 프레임을 소모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나의 왼어퍼(3LP)는 상단인 2타 후속타(3LPLP)와 중단 후속타(3LPRP)가 있습니다. 상단이 더 빠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잠깐 앉았다 일어나는 것으로 2가지 후속타에 다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레이나가 왼어퍼만 쓰고 멈춘다면, 퍼지 가드를 하는 시간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합니다. 레이나의 왼어퍼 가드 상황은 -3이지만 내가 퍼지 가드를 수행한다면 실질적으로는 레이나가 유리하게 되어버리지요. 게다가 퍼지 가드를 하면서 기술을 가드 했는지 상황을 확인해야 하기에, 보통은 굳게 됩니다.
그러면 레이나는 왼어퍼를 가드 시킨 후 이득처럼 행동할 수 있고, 강력한 중단기인 우종(6RK)을 내밀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타이밍에 맞게 되는 나락(6n23RKRP)으로 다시금 이지선다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퍼지 가드를 포기하고, 상대가 이득인 것처럼 행동하며 느린 기술로 이지선다를 거는 것에 대해 기술을 내밀어 카운터 낼 수 있고, 그러면 상대는 다시 후속타를 사용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심리가 굴러갑니다.
리스크와 리턴을 고려해 방어 전략 구성하기
두 기술이 거의 같은 타이밍에 들어오는 이지선다도 많고, 엇박 내밀기가 있어 퍼지 가드 또한 완벽한 대책이 아닙니다. 아무리 고수라도 매번 퍼펙트 게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뉴트럴, 또는 이지선다 상황에서 무언가 하나를 찍어서 막아야 한다면, 고려해야 할 것은 기술의 리스크와 리턴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 무엇을 맞는 것이 더 아픈지를 생각해서 덜 아픈 쪽을 내주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내 체력이 3~40% 정도 남은 상태라면, 강력한 중단기로 인해 한 번에 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짠 하단 한두 번은 내주면서 다른 반격의 기회를 찾아보는 편이 리스크가 적지요.
상대방의 중단 콤보 시동기가 좋지 않은 대전에서 내 체력이 충분히 많고 상대방 체력이 적다면, 하단을 막아 딜레이 캐치로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앉아서 중단을 내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웨이브로 다가오는 카즈야는 보통 마신권(기상 RP)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기에, 가벼운 중단을 맞아주면서 나락에만 집중하는 식이지요.
스티브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의 대전을 하게 된다면, 스티브에게는 게임 판도를 크게 바꿀 강한 하단이 없는 반면 좋은 중단기는 많기 때문에 '일단 앉지 말고 게임을 풀어가자'라는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낮은 선택만 하게 되면 결국 뻔해진다는 문제점에 봉착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하단을 내주고 있단 걸 상대가 눈치채면 끝까지 하단만 쓸 수도 있고, 카즈야는 강력한 중단인 마신권을 내밀어 보겠지요. 스티브도 계속되는 짠 하단으로 갉아먹으면서 유리한 심리를 굴릴 수도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만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그만큼 파악당하기 쉽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의 리스크를 파악한 후, 리스크가 낮은 선택을 하되 때때로 상대방이 예측 못할 행동을 종종 섞는다면 상대의 심리를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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