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캡콤의 따끈따끈한 신작, '드래곤즈 도그마2'가 많은 기대를 받았던 출시 전과 달리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디지털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의 유저 평가 기준은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불안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후 캡콤의 발빠른 사과문과 함께 앞으로의 패치 방안을 공개하고 나서야 복합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으로 돌아섰다.
출시 초기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임들은 비슷하다. 최적화가 심각하게 안 되어 있거나, 게임 크래시 등의 버그로 인한 경우가 많다. 콘텐츠는 어느 정도 게임을 즐긴 이후에나 평가가 가능하니까. 드래곤즈 도그마2도 비슷한 상황이다. 게임 자체로 불편하거나 구식의 게임 시스템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도 있지만, 결국 최적화가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최적화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오랜만에 설정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바꿔가며 최적 세팅을 찾는 시간을 가졌었다. 지금도 마을로 들어가면 30fps까지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마을 밖에선 꽤 괜찮게 돌아가니 그걸로 만족하는 중이다. 그러다 문득, 과연 이 게임을 60fps로 원활하게 구동하려면 대체 어떤 사양이 필요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한 번 견적을 구상함과 동시에, 프레임에 크게 영향을 가는 설정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았다.
다만 아래 내용은 어디까지나 출시 초기 버전 기준이다. 캡콤은 최적화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별도의 패치 역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 패치를 통해 DLSS가 제대로 구동하도록 수정된 후 약간의 프레임이 상향되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앞으로 최적화 패치도 머지않아 적용될테니 이번 기사에서 추천한 사양보다 조금 더 낮은 성능의 하드웨어로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래곤즈 도그마2 권장 사양
당황하지 말라, 이것은 함정이다!
혹시 최적화가 문제 있는 것을 고려해 요구 사양이 높았던 것이 아닐지 스팀 상점 페이지를 다시 열어보았다. 놀랍게도 요구 사양이 요즘 나오는 AAA급 게임에 비교하면 특출나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보다 낮았다.
설명 마지막에는 부하가 발생하는 특정 상황에서는 프레임이 더욱 내려간다고 적혀 있다. 부하가 발생하는 상황은 NPC가 많이 밀집한 마을을 방문하거나 화려한 마법 이펙트가 남발할 때를 뜻하는데, 장르 특성상 마을을 들러야 하는 경우가 잦고 후반부엔 화려한 마법도 자주 사용하니 제시된 사양으론 게임을 즐기기 다소 어려울 것이다.
GPU? CPU?
가장 중요한 것은 CPU와 RAM
드래곤즈 도그마2는 CPU 사양이 중요한 게임이다. 그래픽이야 옵션을 약간만 조절한다면 충분히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그에 반해 CPU는 다소 애매하다. 어떻게 설정을 해도 사용률은 낮은데 프레임은 안 나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게임 최적화에 실패해 CPU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성능을 이상하게 갉아먹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유난히 마을과 같은 곳에 가면 눈에 띄게 발생하는데, 이는 캡콤의 공식 사과문에서 발췌할 수 있다. 캐릭터의 사고와 물리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CPU의 파워가 분할되어, 많은 양의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CPU 부하가 매우 높아진다. 그래서 마을처럼 NPC가 많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프레임이 순식간에 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최신 제품인 14세대 CPU는 괜찮다는 평이 있다.
GPU는 당연히 사양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보통 사양을 크게 요구하는 일부 설정만 타협한다면 충분히 깔끔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다만 VRAM과 RAM의 중요성을 꼽고 싶다. 드래곤즈 도그마2 플레이 도중, 튕기는 현상이 일부 발생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대부분 RAM이나 VRAM의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였다. VRAM의 경우 옵션 타협을 한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RAM은 새로 추가해야 한다. 요즘은 고사양 게임을 고려해 32gb까지 늘리는 게 유행이니 확장하는 것을 권장한다.
결론은 그래픽 카드를 통해 옵션 타협을 하면 필드에서는 안정적인 프레임을 출력할 수 있으나, 마을과 같이 NPC가 많이 밀집된 곳이라면 CPU의 성능에 따라 프레임은 반드시 하락하며, 이는 설정을 통해 조절할 수 없다. 유일한 대처법은 성능이 강력한 최신 CPU를 구매해 프레임 하락 폭을 줄이거나, 캡콤이 최적화 패치를 진행하길 기다리는 것이다.
최적 세팅 옵션
의외로 별거 없다
옵션을 타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항상 성능과 낭만 사이의 선택이 어렵다. 그래픽을 높이자니 끊기는 프레임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운 반면, 그래픽을 낮추면 프레임을 안정적이지만 화려한 맛이 덜해져 낭만이 사라진다.
다행스럽게도, 드래곤즈 도그마의 그래픽 옵션은 매우 단순하고, 일부 옵션만 제외하면 크게 사양을 갉아먹지 않아 몇 개만 조절하면 된다. 하지만 프레임이 자주 낮아져 꺼두는 것이 좋은 설정도 일부 존재한다. 만약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미묘하게 받쳐주질 않는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우선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약간 부족해 프레임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면 텍스처 품질을 낮춰보길 권장한다. 텍스처 품질은 다른 옵션에 비해 비교적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데, 옵션 단계에 따라 그래픽 메모리 사용량이 달라진다. 그래픽카드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높음(0.5)으로 설정하길 권장한다. 딱 중간 정도에 있는 이 단계도 괜찮은 비주얼을 보이는 데다, 메모리도 크게 잡아먹지 않는다. 텍스처 품질은 타협하고 다른 옵션을 높게 잡아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또한 스크린 공간 반사 옵션을 끄는 것도 권장한다. 해당 옵션을 사용하면 물과 같은 곳에 반사되는 표현이 상향된다. 하지만 드래곤즈 도그마2의 반사 표현은 최근 나오는 게임에 비하면 썩 훌륭한 편은 아니다. 게다가 동굴이나 산속, 마을 등의 장소에서 진행하니 이 옵션의 혜택을 볼 만한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시스템 요구 사양은 엄청나게 잡아먹는 옵션이기에, 끄고 프레임을 확보하는 걸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모션 블러와 피사계 심도 옵션은 끄기로 설정하길 권장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프레임이 낮아지는 구간이 잦다 보니, 이런 상황에선 해당 옵션이 되려 그래픽 메모리는 메모리대로 잡아먹고, 멀미도 유발하는 단점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해당 옵션은 웬만해선 끄길 권장한다.
추천 최소 사양
지갑 사정이 빠듯하다면
추천 사양을 소개하기 앞서, 해당 견적은 순수 게임 상태일 때를 기본으로 작성한 것이며, 현재 널리 사용 중인 최적화 관련 모드나 외부 프로그램 같은 방법은 제외했으며 DLSS나 FSR 설정을 ON 했을 때 기준임을 참고 바란다. 또한, 추천 사양 모두 마을 입장 시 프레임이 다소 불안정해지는 점도 고려하길 권장한다.
게임의 CPU 연산 처리 방식이 발목을 잡아, 현존 최고 사양의 CPU를 사용해도 해당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해상도 별로 마을은 최저 30fps, 일반 필드에서 최대 60fps로 구동되는 것을 목표로 사양을 준비했다.
60fps를 고려한다면 최소 RX 7600 그래픽카드가 좋아 보인다. 엔비디아 제품 중에서 저사양 제품 물량이 잘 안 보이는 데다, 가격이 높아져 AMD의 RX 7600 제품을 꼽았다. FHD 해상도로 옵션만 낮게 설정한다면 필드 기준 50~60fps를 유지할 수 있다.
CPU는 라이젠 5 5600X 또는 인텔 코어 i5-12400f이면 충분하다. 라이젠 5 3600은 최소 사양에 적혀 있는 모델이기도 한데, 이 모델이라면 충분히 안정적인 프레임을 뽑는 것으로 확인했다. 물론 마을과 같은 곳이면 부하가 다소 걸리겠지만, 일반 필드에서는 크게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이 조합은 FHD 해상도에 중 / 저사양을 기준으로 잡아 해상도와 그래픽은 다소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높은 프레임을 고려한다면 PS5보다 충분히 매력적인 조합이다. 이 모델이라면 100만 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PC를 맞출 수 있다.
추천 권장 사양
적당히 볼만한 정도로 타협할 수 있다면
QHD 해상도부터는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중간보다 조금 높은 중 / 상 옵션을 기준으로 잡았다. 그래픽카드는 RTX 4070 Super를 추천한다. 조금 더 저렴한 RTX 4070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돈 주고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10만 원 남짓한 돈을 아끼겠다고 애매한 제품을 사기보다는 눈에 띄는 성능 차이가 있는 RTX 4070 Super를 구매할 것 같아 이를 선택했다. 물론 약간의 오버 스펙이긴 하지만, 높은 그래픽 옵션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다.
가장 중요한 CPU 차례다. CPU는 인텔 코어 i5-13600KF 또는 라이젠 5 7600X를 추천한다. 둘 다 꽤 괜찮은 제품이고, 드래곤즈 도그마2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 괜찮다는 기준은 필드에서며, 마을에서는 여전히 약간 아쉬운 프레임을 보여준다.
추천 최고 사양
이걸로도 마을 60fps는 어렵다
마침내 최고 사양까지 왔다. UHD 기준 최고 사양을 사양을 하고 싶다면 RTX 4080 Super와 함께 인텔 코어 i5-14600KF / 라이젠 7 7800X3D를 추천한다. RTX 4080의 성능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하지만, RTX 4080 물량이 보이지 않는 현재 조금 돈을 더 주고 RTX 4080 Super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 정도 사양이라면 최고 옵션으로 설정해도 높은 프레임을 보여준다.
물론 가격이 꽤 하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만큼 높은 성능 덕에 위에서 소개한 사양보다 쾌적하고 즐거운 모험을 떠날 수 있다. 물론 이 구성으로도 마을에 들어서면 프레임 하락을 면치 못하겠지만, 그래도 훨씬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게다가 드래곤즈 도그마2만 유독 프레임이 안 나올 뿐이지, 이 스펙이면 당분간 PC를 새로 맞춰야 하냐는 걱정도 들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추천 사양
솔직히 이 정도면 사양 걱정은 안녕이다
다양한 추천 사양을 확인해봤으나, 묘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 확실히 최고 사양을 맞춘다면 게임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겠지만, 그만한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실로 부담스럽다. 그래서 비교적 가성비 있으면서도 약간의 타협만 하면 높은 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는 조합을 선별해 보았다.
우선 그래픽카드는 위에서 꼽았던 RTX 4070 Super를 추천한다. 4070 Super는 40시리즈 중 가성비가 괜찮은 모델로 소문이 자자하다. CPU는 인텔 코어 i7-13700KF나 라이젠7 7800X3D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CPU 사양을 이상하게 잡아먹는 게임이다 보니, CPU는 무조건 좋을수록 게임 퍼포먼스가 향상되는 상황이다.
실 테스트로 4070 Super + 인텔 코어 i7-13700KF로 진행을 해보았다. 4K, 모든 옵션 최고, DLSS 자동 기준 필드에선 50~75fps, 가장 부하가 심한 베른워스 마을에선 45~58fps를 보였다. 해상도를 2k로 낮출 경우 프레임은 5~10fps 정도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 해상도 뿐만 아니라, 강제로 높인 그래픽 설정을 조금만 낮춰도 높은 프레임을 보여주었다.
추후 최적화 패치가 진행되면 고정 60fps로 즐길 수 있을 것이며, 당장에라도 약간의 타협만 한다면 높은 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어 이 조합을 추천한다. 게다가 이 정도 사양이면 드래곤즈 도그마2만 약간 아쉬울 뿐, 다른 AAA급 게임은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마치며
최적화 패치 좀 빨리해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이런저런 권장 견적을 알아보았다. 대체로 최소 사양보다는 권장이나 최고 사양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성능의 최신 하드웨어를 사용하더라도 마을에선 안정적인 프레임을 뽑아낼 순 없다. 그저 하위 사양보다 안정적으로 뽑는다는 차이만 있을 뿐, RTX 4090과 AMD 라이젠 7 7800X3D 정도의 하이엔드 사양을 맞춰도 마을에서는 급격히 떨어지는 프레임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필드에서는 훨씬 안정적이고 높은 프레임이 출력되는 것으로 보아, 하드웨어의 단순 스펙으로 게임 자체의 결함을 가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니 당장 드래곤즈 도그마2를 높은 프레임으로 즐기겠다고 하이엔드 PC를 구매하는 것은 다소 추천하기 어렵다. 추후 최적화 패치가 이루어진 뒤, 게임이 안정적으로 바뀌면 그때 PC를 맞추기를 권장한다. 아니면 높은 스펙의 PC를 맞춘 뒤, 추후 패치가 되면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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