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명작들이 탄생했던 일본에서도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RPG의 시리즈 타이틀이며, JRPG(일본형 롤플레잉 게임)라는 신조어를 전세계에 각인시킬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이자, 경영난에 시달리던 스퀘어를 콘솔 RPG의 명가로 떠오르게 만든 바로 그 게임! 파이널 판타지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탄생한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의 게임은 해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콘솔 게이머들을 매료시켜왔고, 이제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의 게이머들이 발매되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28일),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사상 최초이며, 콘솔 RPG 분야로 생각해봐도 이례적인 출발로 기록될 파이널 판타지 13편의 한글화 발매 기념 행사가 강변역 테크노마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7편 이후 일본에서 먼저 발매된 뒤 약간의 콘텐츠를 더해 인터내셔널 버전을 출시하는 형태로 타이틀을 발매해왔기때문에, 비록 자막뿐이긴 해도 13편이 한글화가 되어 출시된다는 것은 콘솔 게임업계에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놀라운 일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13편의 한글화 출시를 기념하는 테크노마트 행사장에서는 참가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은 물론, 스퀘어 에닉스 클리어 파일과 다운로드용 PS 네트워크 카드 등 다양한 프리미엄 아이템을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가 판매되었습니다.
현장 판매의 열기가 너무 뜨거웠는지 디럭스 버전의 경우 행사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현장에서 기다리는 구매를 기다리던 게이머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행사장에는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하시모토 신지, 프로듀서 키타세 요시노리, 디렉터 토리야마 모토무가 함께하여 게이머들의 궁금증에 직접 답변도 해주고 팬사인회도 갖는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아래는 사전에 진행된 Q&A에서 오고간 내용들입니다.
[ 토리야마 모토무 디렉터(좌), 하시모토 신지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우) ]
[ 행사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
Q. 파이널 판타지 13편이 이례적으로 한글화되었는데, 계기가 있다면?
파이널 판타지가 탄생한 이후 20여년이 흘렀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게이머분들의 사랑을 받아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는 게임의 개발 환경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고, 또 SCE 아시아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현지화를 고민해보게 되었다.
Q. 파이널 판타지 아기토와 베르세스 버전의 발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긴 한데 순조롭게 개발중이다. 현재는 13의 로컬 버전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아기토와 베르세스는 그 이후가 될 것 같다.
Q. 차후에 발매될 파이널판타지 13 아기토나 베르세스 버전의 경우도 한글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백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다. 이번에 발매되는 13편의 로컬 상황도 보고, 담당하는 SCEK와 협의도 거친 후에야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Q. 하시모토 신지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는 과거 어드벤트 칠드런을 영화화하였는데, 다른 계획은 없나?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라는 계획은 없다. 영화를 만들 예정도 아직 없다. 그렇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한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Q.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는 차기작이나 15편 등 파이널판타지의 프로듀서를 다시 담당하게 되는 것인가?
지금 13편이 막 끝난 참이라서 아직 모르겠다. 다만 다음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서 프로듀서로 참가하고 싶다.
Q. 도입부가 너무 길지 않냐는 지적이 있었다. 토리야마 모토무 디렉터는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13편의 초반부는 사실 초심자가 게임에 대해 익숙해지게 하는 형태로 구성되었는데, 13편의 전투 시스템을 쉽게 이해시켜주기 위해서 그렇게 만들었다. 초반에 고정되어 진행되는 스토리 역시 TV의 드라마를 보듯 게임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그렇게 만들었다.
Q. 스퀘어에닉스의 해외전략은 내수 먼저, 그 이후 해외 버전의 출시가 많았다. 이번에는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시기에 로컬을 진행하는데, 스퀘어에닉스의 해외 전략이 바뀐 것인지?
롤플레잉이 주축을 이루는데 볼륨이 많다보니 해외버전은 짧게 잡아도 1년~1년 반씩 걸리게 되었다. 이대로는 해외 동시 발매되는 게임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에 13편이 전세계 발매가 되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형태로 나가게 될 것이다.
Q. 이번 13편에서 시리즈 대대로 유지되던 팡파레가 바뀌었다.
파이널판타지 10편에서 함께했던 분이 이번에도 작곡을 맡아주셨는데,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초코보외에 전체적인 음악을 바꿔보자는 의견도 있어서 그렇게 했다.
Q. 처음 한글화 소식이 들렸을 때, 해외 버전에 한글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다행히 일본어 버전에 한글화가 되었다. 이런 것은 유저들의 반응을 고려한 것인가?
파이널판타지의 오랜 역사가 이어져오면서 파이널판타지의 팬들은 일본판을 위주로 즐겨왔다. 한국의 유저분들 역시 마찬가지고, 한글화도 일본어버전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해외 버전이 아닌, 일본어 버전을 기반으로 한글화를 진행하도록 결정했다.
Q. 제작자가 말하고 싶은, 파이널판타지 13편의 메시지는 어떤 것인가?
파이널판타지는 매번 그렇듯 스토리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언제나 주인공들이 신적인 존재에 반하여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시련에 맞서서 싸우고, 미래를 열어나가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Q. PS3에서도 DLC(다운로드 콘텐츠)가 많아졌는데, 계획중인 DLC는 없는지 궁금하다.
DLC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내부적인 토론을 거친 결과 패키지 형태로만 가기로 했다. 13편은 DLC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Q. 여러 시리즈를 만들어오면서, 파이널판타지는 이래야 한다. 혹은 제작시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는가?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언제나 그 당시의 최신 기술을 채용하고, 특히나 그래픽은 언제나 하이 퀄리티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RPG이다보니 인간의 드라마적인 스토리를 연출하거나 영화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부분들은 파이널판타지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Q.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의 경우, 사카구치 히로노부씨에 비견되어 시리즈의 어머니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13을 제외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도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알려지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바로 7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7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사실 언제나 빠지지 않는 질문이긴 한데, 7편은 리메이크 계획이 없는지?
어딜가나 어느 나라에서나 받는 질문이다. 단순히 비교해서 7편을 그대로 13편처럼 만들려고 한다면 거의 10배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많은 요청을 받는 만큼 항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