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핵심 IP '리니지'를 소재로 음악회를 롯데콘서트홀에서 2일 개최했다. 리니지만으로 진행되는 첫 공연이다. 이번 공연 주관은 게임음악 전문 플랫폼 플래직과 경기도립 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이 함께 했다. 지휘는 공주시 충남교향악단 정나라 상임지휘자가 맡고,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진솔 총괄음악감독은 리니지 음악회를 준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통적인 클래식 프로그램을 해왔던 경기 필하모닉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 음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게임 유저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리니지 음악회'를 준비하게 됐다"라며 "웅장한 시네마틱 영상에 걸맞은 클래시컬한 리니지 음악이 공연장에서 실제 악기로 연주될 때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솔 감독은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IP를 이용한 음악회도 했었다. 이전 게임 음악회와 이번 리니지 음악회 차이에 대해서는 "기존 공연은 연출과 비주얼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공연은 클래시컬한 게임의 컨셉과 경기 필하모닉의 전통성을 강조하는 것에 중점을 둬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라고 답했다.
각 노래에 어울리는 영상 및 이미지와 조명색의 조화가 특징이었다. 진솔 감독은 "공연장 특색에 맞게 완벽한 어쿠스틱 음향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제작했다"라며 "실제 공연장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주는 울림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리니지에 어울리는 어쿠스틱 사운드로 편곡한 점 역시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을 위한 편곡은 정재민 편곡자가 담당했다. 정재민 편곡자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캐주얼 게임의 OST들은 가상악기 기반 음원에 효과음을 샘플링한 음악이나 짧은 테마를 반복하는 음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단순 편곡보다는 창작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한 노고가 들어가곤 했다"라며 "리니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중후함이 묻어나는 MMORPG라 그런지, 웅장함인 특징인 오케스트라에 잘 어울리는 에픽 음악 계열의 곡들이 많아서 한층 더 클래식한 편곡을 선보일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공연 진행은 MMORPG 리니지를 즐기듯 진행됐다. 게임 리니지는 접속하고, 플레이하고, 종료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곡은 게임 접속 화면에 등장하는 노래가 오프닝으로 등장하고, 종료 때 나오는 음악이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과정은 원작 '리니지'에서 최신작 '리니지W'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연 첫 번째 곡은 '피의 맹세'였다. '피의 맹세'는 원작 '리니지'를 해봤다면 한번은 들어봤을 노래다. 로그인 화면 때 나오는 음악이어서다. 정재민 편곡자는 "리니지 초기 로그인 BGM인 '피의 맹세'를 택함으로써 공연의 시작과 함께 리니지의 세계로 로그인한다는 인상을 주고자 했다"라고 의도를 소개했다. 이어지는 곡은 '은둔자'였다. 로그인과 함께 가장 유명한 테마를 연주함으로써, 관객들이 리니지에서 경험한 시간과 추억을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
1부 마지막 곡으로 '영원'이 연주됐다. '영원'은 원작 '리니지'를 종료할 때 나오는 음악이다. 공연 1부가 원작 '리니지'를 상징하는 만큼, 마지막 곡으로 '영원'을 배치함으로서 2부 '리니지W'를 기대하게 했다. 정재민 편곡자는 "리니지를 종료할 때 나오는 것이 바로 '영원'인 만큼, 1부의 마지막 곡으로 배치하면서 '리니지W'가 메인인 2부를 알리는 곡으로 연주되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2부 세 번째 곡으론 '리니지W' 메인 테마가 연주됐다. 스마트폰 기기와 공연장의 차이보다도, 곡 자체가 더 화려해졌다. 정재민 편곡자는 "리니지가 지난 20년 동안 수 없이 발전했던 것처럼, 음악 역시 더욱 세월을 거듭하며 변화했음을 나타내고자 편곡의 방향성을 화려하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리니지 공연의 마지막 곡은 마법사 연구소 테마인 '현자들의 시간'이었다. 정재민 편곡자는 "리니지W 편곡 작업을 진행하며 이 곡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여운을 남겼고, 제가 느꼈던 울림을 관객분들께도 전달하고자 화려한 연주로 끝맺을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다"라고 소개했다.
진솔 감독은 리니지 공연 의미에 대해 "한국 게임 역사 시작점에 리니지가 있었다"라며 "25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리니지인 만큼, 리니지와 함께한 각자의 시간과 그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다. 게이머이자 음악인인 저희는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번 공연을 통해 리니지가 오랜 기간 유저들과 공유한 좋은 음악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클래식 악기로 재현되는 이번 리니지 콘서트를 통해 모두가 느꼈던 그 시절의 웅장함을 회상하는 순간이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