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의 정식 명칭은 파이널 판타지 콘서트 : 디스턴트 월드(영문명 Distant Worlds music from Final Fantasy)로, 2002년 일본에서 첫 연주회가 개최된 이래 2007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를 거쳐 한국에서는 최초로 진행된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작곡가인 노부오 우에마츠(植松伸夫)가 기획하고, 그래미상을 수상한 아니 로스(Arnie Roth)의 지휘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지난해 말 정식으로 공연이 결정되었고 많은 파이널 판타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또한 게임 음악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다는 점으로 인해 게임 매니아 외에도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은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고, 관람객 중에는 한국의 게임 팬들 외에도 일본과 유럽 등 외국의 관람객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로비 한쪽 구석에서는 디스턴트 월드의 공연 앨범과 티셔츠 등의 관련 상품이 판매되었고, 앨범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어서 한국에서의 파이널 판타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노부오 우에마츠가 참석한 가운데 아니 로스의 지휘로 서울 그랜드 합창단 30명과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70명, 유명 성악가들과 솔로이스트들이 참가하여 100여명의 대규모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또한 단순히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 파이널 판타지의 주요 장면을 편집하여 상영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그 중에서도 초코보의 테마(Swing de Chocobo)에서는 역대 시리즈에서 등장한 초코보 영상을 편집하여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을, 8편의 전투음악(Don't be Afraid)은 전투가 시작되는 게임 플레이 영상에 맞춰 연주를 시작하는 등 뛰어난 연출을 보여 주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 곡인 티나(영문명 Terra)의 테마에서는 6편의 스탭롤을 편집하여 공연에 참가한 스탭들로 바꿔서 상영하는 등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킨 콘서트였다.
공연 프로그램은 8편의 오프닝 테마인 Liberi Fatali를 시작으로 20여곡이 2시간 반에 가까운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주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7~11편까지의 주요 곡들 위주로 프로그램이 편성되었으며, 7편과 8편의 곡들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한 머지 않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14편의 주요 곡들 일부도 연주되어 호평을 받기도.
앵콜곡으로는 7편의 유명한 곡 중 하나인 편익의 천사(片翼の天使, One-Winged Angel)가 연주되었고, 여기에 노부오 우에마츠가 직접 무대로 올라와서 코러스로 참여하는 등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푸짐한 콘서트였다. 2500여석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빈 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득 차는 등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게임 음악 공연이었다.
그렇지만 일부 사건들로 인해 뒷말도 적지 않았다. 많은 기대를 안겨 주었던 스페셜게스트 이수영의 가창이 컨디션 문제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고, 일부 곡에서 벌어진 연주 미스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또한 7일의 저녁 공연은 고주파 소음 발생으로 환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술의 전당측에서는 관객이 가져온 녹음기로 인한 하울링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