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SI의 좌절, 다시 주어진 절호의 기회 롤드컵! G2 e스포츠 '즈벤-트릭
임혜성 기자 (desk@inven.co.kr)
시즌5 롤드컵이 끝날 당시만 해도 유럽의 위상은 엄청났다. 항상 라이벌로 꼽혔던 북미를 단박에 뛰어넘었고, 그간 유럽보다 훨씬 높이 평가받았던 중국의 LPL 최강자였던 EDG도 가볍게 꺾었다. ROX 타이거즈와의 접전 끝에 탈락했으나 유럽은 시즌 1,2 이후로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레인오버' 김의진, '후니' 허승훈이 유럽 지역을 이탈했지만, 유럽이 1년 동안 다진 그 기반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롤드컵 이후 처음으로 펼쳐진 라이엇 주관 세계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유럽의 맹주 G2 esports는 조별 예선에서 허망하게 탈락했다.
이후 유럽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G2 esports가 압도적으로 정규 시즌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됐다. '즈벤-미티' 영입 후 기량이 훨씬 올라갔음에도 G2는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런 G2에게 이번 롤드컵은 많은 것이 달린 증명의 장이자, 기회의 무대다.
이번에도 부진하다면 유럽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리그에 속한 팀들의 체면과 팬들의 자부심이 G2의 어깨에 달려 있다. 과연, 유럽은 지난 시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롤드컵 무대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G2의 '트릭' 김강윤과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의 각오를 들어보자.
먼저 자기 소개 한 마디 부탁한다.
'트릭' 김강윤 : 반갑다. G2 esports 소속 정글러 '트릭' 김강윤이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이름은 제스퍼 스베닝센(Jesper Svenningsen)이고, G2 esports에서 원거리 딜러를 맡고 있다.
'즈벤'의 나이가 생각보다 많이 어리더라. 97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쳤을 때, 이제 20살이다. 13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프로게이머가 되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원래 게임을 좋아했다. 어릴적 부터 많은 게임을 했었고, 좋아하는것을 하면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게이머가 된 것 같다.
'즈벤'은 벌써 한국에 두번째 방문하게 되었다. 오리진 소속으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받았던 인상과 비교해서 지금은 어떤지, 또 한국에서 전지 훈련을 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은지 궁금하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롤드컵 시즌이 되어 한국에 오면 다른 리그 소속의 팀들 또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다. 중국팀, 미국팀, 유럽팀, 대만팀 등 많은 선수와 팀들이 한국으로 오기 때문에 여러 국가의 팀들과 함께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스크림 시간을 맞추는 것도 훨씬 편하다.
반면 불편했던 점을 꼽자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오리젠 소속으로 왔었는데 한국인 멤버가 없어서 모든게 불편했었다. 말이 통하질 않으니 먹을 걸 사러 갈 때도 고생했었고, 행동 하나하나에 제약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인 멤버가 두 명이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불편한 점은 모두 해소된 것 같다.
연습 경기 성적은 어떤가?
'트릭' 김강윤 : 한국 팀과는 경기를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팀들과 붙었을 때, 승률 5할 이상은 나오고 있다. 내 생각에는 우리 팀이 롤드컵 전체 순위에서 꽤 나쁘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TSM과도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이다.
해외 진출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트릭' 김강윤 :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CJ 엔투스에 있을 때부터 형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운 점이 도움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언어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의사를 거의 전달하지 못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영어가 되야만, 플레이에 제약이 없다. 디테일한 주문도 가능하고, 게임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가 있다. 영어를 두려워 하지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탈 CJ 효과'라는 말이 있다. CJ 엔투스를 나가고 잘 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있는것 같은가? 또, CJ 엔투스 소속 선수 및 코치들과 여전히 연락을 하는 지도 궁금하다.
'트릭' 김강윤 : 내 생각에는 CJ 엔투스를 나가서 잘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CJ 엔투스에서 한 번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성공하자는 마음가짐? 동기부여가 크게 되는 거 같다. CJ 엔투스를 나오고 다음에 어떤 팀을 가더라도 이전보다 훨씬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가 생겼다. CJ 엔투스 소속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와 연락을 하고 지낸다.
MSI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반등을 노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트릭' 김강윤 : 그냥 단순하게 정말 쉬지 않고 연습만 했다. 이번에 전지훈련에 와서도 하루도 안 쉬었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게임만 했다. 이번엔 팀원끼리 소통도 잘됐고,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많이 고쳐서 느낌이 좋다.
즈벤은 현재 원거리 딜러의 위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확실히 캐리력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경우만 봐도 징크스를 상향했다가 활약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하향 패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원거리 딜러의 전체적인 상향 패치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라이엇의 의도가 간접적으로 보이는데?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현재 원거리 딜러 메타는 픽에 대한 가능성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리그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픽이 5~6개 정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상황에 맞춰서 챔프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루시안이나, 코르키처럼 스킬과 평타 비중이 반반 정도 섞여 있는 원거리 딜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현재 메타에서는 밴픽이나 팀 컨셉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챔프를 플레이하는 편이다.
롤드컵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는가?
'트릭' 김강윤 : 모든 챔피언을 다 준비했다. 정말 할 수 있는 정글 챔피언은 모두 다. '앰비션' (강)찬용이 형이 사용한 스카너도 써봤는데, 강력했다. 마법 부여 : 용사 이전에는 약했는데, 이후부터 정말 강력하다. 개인적으로 찬용이 형이 갔던 '삼위일체'는 선호하지 않는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얼마전 SNS을 통해 한국 솔로 랭크를 하다 겪는 난감한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꽤 곤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어떤식으로 대처하는 편인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사실 유럽 서버에도 트롤링은 존재한다. 때문에 한국 서버에서도 플레이할 때 개인적으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이 트롤링을 하거나, 욕설하면서 게임을 망치면 ‘아, 이번 판은 망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빨리 잊고 다음 게임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앰비션' 강찬용과 한 팀으로 활동했었다. 그와 다시 만난다면 어떨 것 같나?
'트릭' 김강윤 : 정말 기대하고 있다. 재밌을 거 같다. 붙어 보고 싶다는 의욕이 활활 타는 중이다. 내가 과거 CJ 엔투스 연습생으로 있던 시절. 1군과 연습생들끼리 스크림을 했었는데, 당시에도 5할은 나왔던 거 같다. 안 붙어 본 지 오래돼서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웃음).
과거엔 오리젠에서 플레이했었고, 현재는 G2 esports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두 팀에서 플레이할 때 느껴지는 차이점이 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과거 오리젠에서 플레이할 때는 확실히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팀플레이나 서로의 호흡이 약간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 현재 G2에서는 과거 오리젠 시절과 비교해서 선수 개인의 피지컬적인 역량보다는 팀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성향이 짙은 것 같다.
한국과 유럽의 정글이 많은 차이가 있을까?
'트릭' 김강윤 : 내 생각에는 유럽 정글의 수준도 한국 못지 않게 잘하는 거 같다. 정글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 모두 스타일도 가지각색이고, 갱킹형부터 파밍형, 커버형까지 다양하다. 한국과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다. LCK의 서머 시즌과 EU LCS 서머 시즌의 메타는 굉장히 흡사했다. 정글러가 주도적으로 캐리하는 게임도 있고, 조합에 따라 라이너를 집중해서 봐줘야하는 경우도 많다.
탑 메타가 점점 딜러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정글-탑 캐리 형태가 현재 스크림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 호흡은 어떤 것 같나?
'트릭' 김강윤 : 잘 맞는 편이다. 아직 부족한 점들도 있지만, 전지 훈련이 5일 남은 상황이다. 탑-정글 위주로 많은 게임을 할 것이다. 우리 탑 라이너인 '익스펙트' 기대한은 원래부터 공격적인 픽을 선호하던 선수다.
이번 시즌 LCS EU 지역의 기량이 평균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는 말이 많다. 이러다가 시즌4의 암흑기가 재연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있다. MSI에서 리그 1위였던 G2가 힘을 쓰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MSI 이후 미티 즈벤이 G2에 들어간 후 생태계를 파괴하며 라이벌이 없는 압도적인 1위로 자리잡아 그런 의견들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솔직히 G2를 빼고는 그렇게 경계 되지 않는다는 팀들이 많은데?
'트릭' 김강윤 : 우리가 전적으로 잘못했다. 변명이지만, 당시 정규 시즌을 마치고 휴가 기간이 길어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MSI에서 참패가 지금의 평가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번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LCK 다음으로 EU LCS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은 항상 있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사실 워낙 MSI 때 유럽팀들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현재 유럽팀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있고, 다른 지역 리그 팀들의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우리 팀은 밀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강하니까(웃음). 이번 롤드컵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극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G2와 다른 EU 팀 사이의 격차 크기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확실히, 지난 시즌 오리진 vs 프나틱 구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어보이는데?
'트릭' 김강윤 : 우리는 사실 스플라이스와 연습을 통해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리그 성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압도적인 1위지만 스플라이스 선수들이 스크림에서는 정말 기량이 뛰어나다. 우리가 뭔가 새로운 것이나, 좋은 것들을 개발하고 그것을 시행했을 때, 스플라이스가 그에 대한 단점을 파고들거나 빠르게 장점을 습득해서 비슷한 구도를 형성한다. 우리는 다시 그 단점을 보완하거나, 그 조합에 대한 약점을 준비해서 조합이나 전략의 수준을 올리고, 스플라이스가 다시 배우는 선순환이 계속 이뤄졌다.
스플라이스 선수 대부분이 신인이라 무대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가 안돼는 면이 있는데, 스크림의 경기력만 나온다면 그들도 강한 팀이다. 우리와 승률이 거의 비슷하다.
'즈벤'은 과거 오리젠 시절부터 따져봐도 굉장히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해서 EU LCS에서 ‘유체원’급 역량을 뽐내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플레이 도중 실수했던 부분이나,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다음 게임에서는 최대한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또한, 여러 상황에서 여러 챔프로,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해보고 만약 그게 통하지 않았다면 다시 다음 게임에서 다른 아이템 빌드도 선택해보면서 플레이의 다양성을 꾀했던 것이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게임이나 경기가 끝난 뒤, 플레이를 돌이켜보며 잘못된 부분을 찾으려고 자신도 노력하지만 같은 팀 동료도 서로의 플레이를 비평하며 함께 고쳐나가야 할 부분을 찾는 편이다. 특히나 함께 플레이하는 서포터 ‘미티’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얼마전 인터뷰에서 현재 G2 esports의 멤버 그대로 1년만 더 연습하면, 롤드컵 우승도 노려볼만하다고 말했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가?
'트릭' 김강윤 : 유럽 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잦은 리빌딩과 이적이다. 당연히 팀워크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우리만 해도 지금 멤버로 호흡을 맞춘 것은 MSI 이후부터니까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 팀원들 모두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기에 일 년정도만 더 한다면, 한국 팀처럼 단단한 조직력과 팀워크를 구사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ROX 타이거즈의 정노철 감독이 '비역슨'과 함께 경계 되는 선수로 '미티'를 뽑았다. 가장 가까이서 '미티'를 지켜본 '즈벤'은 '미티'의 어떤 장점을 보고, 정노철 감독이 경계 대상으로 뽑은 것 같나?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잘 모르겠다(웃음).
경기 외적인 질문이지만, '퍽즈'가 평소 오만하다는 평이 많다. 옆에서 지켜 본 팀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또, 팀원들의 게임 안에서 멘탈은 어떤 편인가?
'트릭' 김강윤 : 그런 면이 없는 건 아니다. 자신감이 넘치고, 다소 자만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서 다소 과장 됐던 경우도 없지 않다. 좋은 친구다. 멘탈은 괜찮은 편이다. 내가 잡아줄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웃음). 스크림을 할 때는 나도 지쳐서 멘탈 케어를 못해줄 때도 있지만, 대회에서는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
같은 조에 속한 Albus Nox Luna, CLG, ROX 타이거즈에 대해 간략히 한 줄 평을 한다면?
'트릭' 김강윤 : 와일드 카드 지역 팀은 서포터가 꽤 잘하는 것 같다. 바드 이해도도 뛰어나고, 브랜드 같은 특이한 픽도 쓰더라. 큰 변수는 없을 것 같다. ROX 타이거즈는 누구나 알겠지만 탑-정글이 정말 강력한 팀이다. CLG는 탑 미드 위주로 풀어가는 것 같다.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는 CLG다. MSI에서 패배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정말 달라졌다는 것을 CLG를 꺾고 1차로 보여주고 싶다.
이번 롤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이번 롤드컵에서의 조별리그 편성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 현재로써는 조별 리그에서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물론 8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 굉장히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8강에 진출 하기만 해도 기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트릭' 김강윤 : 이번 MSI에서 너무 못해서 유럽, 한국 팬 모두를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유럽이 잘하는 지역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항상 응원해주시고 플레이를 지켜봐 주는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레인오버' 김의진, '후니' 허승훈이 유럽 지역을 이탈했지만, 유럽이 1년 동안 다진 그 기반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롤드컵 이후 처음으로 펼쳐진 라이엇 주관 세계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유럽의 맹주 G2 esports는 조별 예선에서 허망하게 탈락했다.
이후 유럽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G2 esports가 압도적으로 정규 시즌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됐다. '즈벤-미티' 영입 후 기량이 훨씬 올라갔음에도 G2는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런 G2에게 이번 롤드컵은 많은 것이 달린 증명의 장이자, 기회의 무대다.
이번에도 부진하다면 유럽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리그에 속한 팀들의 체면과 팬들의 자부심이 G2의 어깨에 달려 있다. 과연, 유럽은 지난 시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롤드컵 무대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G2의 '트릭' 김강윤과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의 각오를 들어보자.
먼저 자기 소개 한 마디 부탁한다.
'트릭' 김강윤 : 반갑다. G2 esports 소속 정글러 '트릭' 김강윤이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이름은 제스퍼 스베닝센(Jesper Svenningsen)이고, G2 esports에서 원거리 딜러를 맡고 있다.
'즈벤'의 나이가 생각보다 많이 어리더라. 97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쳤을 때, 이제 20살이다. 13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프로게이머가 되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원래 게임을 좋아했다. 어릴적 부터 많은 게임을 했었고, 좋아하는것을 하면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게이머가 된 것 같다.
'즈벤'은 벌써 한국에 두번째 방문하게 되었다. 오리진 소속으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받았던 인상과 비교해서 지금은 어떤지, 또 한국에서 전지 훈련을 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은지 궁금하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롤드컵 시즌이 되어 한국에 오면 다른 리그 소속의 팀들 또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다. 중국팀, 미국팀, 유럽팀, 대만팀 등 많은 선수와 팀들이 한국으로 오기 때문에 여러 국가의 팀들과 함께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스크림 시간을 맞추는 것도 훨씬 편하다.
반면 불편했던 점을 꼽자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오리젠 소속으로 왔었는데 한국인 멤버가 없어서 모든게 불편했었다. 말이 통하질 않으니 먹을 걸 사러 갈 때도 고생했었고, 행동 하나하나에 제약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인 멤버가 두 명이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불편한 점은 모두 해소된 것 같다.
연습 경기 성적은 어떤가?
'트릭' 김강윤 : 한국 팀과는 경기를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팀들과 붙었을 때, 승률 5할 이상은 나오고 있다. 내 생각에는 우리 팀이 롤드컵 전체 순위에서 꽤 나쁘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TSM과도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이다.
해외 진출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트릭' 김강윤 :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CJ 엔투스에 있을 때부터 형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운 점이 도움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언어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의사를 거의 전달하지 못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영어가 되야만, 플레이에 제약이 없다. 디테일한 주문도 가능하고, 게임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가 있다. 영어를 두려워 하지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탈 CJ 효과'라는 말이 있다. CJ 엔투스를 나가고 잘 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있는것 같은가? 또, CJ 엔투스 소속 선수 및 코치들과 여전히 연락을 하는 지도 궁금하다.
'트릭' 김강윤 : 내 생각에는 CJ 엔투스를 나가서 잘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CJ 엔투스에서 한 번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성공하자는 마음가짐? 동기부여가 크게 되는 거 같다. CJ 엔투스를 나오고 다음에 어떤 팀을 가더라도 이전보다 훨씬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가 생겼다. CJ 엔투스 소속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와 연락을 하고 지낸다.
MSI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반등을 노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트릭' 김강윤 : 그냥 단순하게 정말 쉬지 않고 연습만 했다. 이번에 전지훈련에 와서도 하루도 안 쉬었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게임만 했다. 이번엔 팀원끼리 소통도 잘됐고,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많이 고쳐서 느낌이 좋다.
즈벤은 현재 원거리 딜러의 위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확실히 캐리력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경우만 봐도 징크스를 상향했다가 활약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하향 패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원거리 딜러의 전체적인 상향 패치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라이엇의 의도가 간접적으로 보이는데?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현재 원거리 딜러 메타는 픽에 대한 가능성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리그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픽이 5~6개 정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상황에 맞춰서 챔프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루시안이나, 코르키처럼 스킬과 평타 비중이 반반 정도 섞여 있는 원거리 딜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현재 메타에서는 밴픽이나 팀 컨셉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챔프를 플레이하는 편이다.
롤드컵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는가?
'트릭' 김강윤 : 모든 챔피언을 다 준비했다. 정말 할 수 있는 정글 챔피언은 모두 다. '앰비션' (강)찬용이 형이 사용한 스카너도 써봤는데, 강력했다. 마법 부여 : 용사 이전에는 약했는데, 이후부터 정말 강력하다. 개인적으로 찬용이 형이 갔던 '삼위일체'는 선호하지 않는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얼마전 SNS을 통해 한국 솔로 랭크를 하다 겪는 난감한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꽤 곤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어떤식으로 대처하는 편인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사실 유럽 서버에도 트롤링은 존재한다. 때문에 한국 서버에서도 플레이할 때 개인적으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이 트롤링을 하거나, 욕설하면서 게임을 망치면 ‘아, 이번 판은 망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빨리 잊고 다음 게임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앰비션' 강찬용과 한 팀으로 활동했었다. 그와 다시 만난다면 어떨 것 같나?
'트릭' 김강윤 : 정말 기대하고 있다. 재밌을 거 같다. 붙어 보고 싶다는 의욕이 활활 타는 중이다. 내가 과거 CJ 엔투스 연습생으로 있던 시절. 1군과 연습생들끼리 스크림을 했었는데, 당시에도 5할은 나왔던 거 같다. 안 붙어 본 지 오래돼서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웃음).
과거엔 오리젠에서 플레이했었고, 현재는 G2 esports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두 팀에서 플레이할 때 느껴지는 차이점이 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과거 오리젠에서 플레이할 때는 확실히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팀플레이나 서로의 호흡이 약간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 현재 G2에서는 과거 오리젠 시절과 비교해서 선수 개인의 피지컬적인 역량보다는 팀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성향이 짙은 것 같다.
한국과 유럽의 정글이 많은 차이가 있을까?
'트릭' 김강윤 : 내 생각에는 유럽 정글의 수준도 한국 못지 않게 잘하는 거 같다. 정글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 모두 스타일도 가지각색이고, 갱킹형부터 파밍형, 커버형까지 다양하다. 한국과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다. LCK의 서머 시즌과 EU LCS 서머 시즌의 메타는 굉장히 흡사했다. 정글러가 주도적으로 캐리하는 게임도 있고, 조합에 따라 라이너를 집중해서 봐줘야하는 경우도 많다.
탑 메타가 점점 딜러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정글-탑 캐리 형태가 현재 스크림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 호흡은 어떤 것 같나?
'트릭' 김강윤 : 잘 맞는 편이다. 아직 부족한 점들도 있지만, 전지 훈련이 5일 남은 상황이다. 탑-정글 위주로 많은 게임을 할 것이다. 우리 탑 라이너인 '익스펙트' 기대한은 원래부터 공격적인 픽을 선호하던 선수다.
이번 시즌 LCS EU 지역의 기량이 평균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는 말이 많다. 이러다가 시즌4의 암흑기가 재연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있다. MSI에서 리그 1위였던 G2가 힘을 쓰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MSI 이후 미티 즈벤이 G2에 들어간 후 생태계를 파괴하며 라이벌이 없는 압도적인 1위로 자리잡아 그런 의견들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솔직히 G2를 빼고는 그렇게 경계 되지 않는다는 팀들이 많은데?
'트릭' 김강윤 : 우리가 전적으로 잘못했다. 변명이지만, 당시 정규 시즌을 마치고 휴가 기간이 길어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MSI에서 참패가 지금의 평가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번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LCK 다음으로 EU LCS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은 항상 있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사실 워낙 MSI 때 유럽팀들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현재 유럽팀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있고, 다른 지역 리그 팀들의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우리 팀은 밀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강하니까(웃음). 이번 롤드컵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극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G2와 다른 EU 팀 사이의 격차 크기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확실히, 지난 시즌 오리진 vs 프나틱 구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어보이는데?
'트릭' 김강윤 : 우리는 사실 스플라이스와 연습을 통해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리그 성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압도적인 1위지만 스플라이스 선수들이 스크림에서는 정말 기량이 뛰어나다. 우리가 뭔가 새로운 것이나, 좋은 것들을 개발하고 그것을 시행했을 때, 스플라이스가 그에 대한 단점을 파고들거나 빠르게 장점을 습득해서 비슷한 구도를 형성한다. 우리는 다시 그 단점을 보완하거나, 그 조합에 대한 약점을 준비해서 조합이나 전략의 수준을 올리고, 스플라이스가 다시 배우는 선순환이 계속 이뤄졌다.
스플라이스 선수 대부분이 신인이라 무대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가 안돼는 면이 있는데, 스크림의 경기력만 나온다면 그들도 강한 팀이다. 우리와 승률이 거의 비슷하다.
'즈벤'은 과거 오리젠 시절부터 따져봐도 굉장히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해서 EU LCS에서 ‘유체원’급 역량을 뽐내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플레이 도중 실수했던 부분이나,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다음 게임에서는 최대한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또한, 여러 상황에서 여러 챔프로,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해보고 만약 그게 통하지 않았다면 다시 다음 게임에서 다른 아이템 빌드도 선택해보면서 플레이의 다양성을 꾀했던 것이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게임이나 경기가 끝난 뒤, 플레이를 돌이켜보며 잘못된 부분을 찾으려고 자신도 노력하지만 같은 팀 동료도 서로의 플레이를 비평하며 함께 고쳐나가야 할 부분을 찾는 편이다. 특히나 함께 플레이하는 서포터 ‘미티’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얼마전 인터뷰에서 현재 G2 esports의 멤버 그대로 1년만 더 연습하면, 롤드컵 우승도 노려볼만하다고 말했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가?
'트릭' 김강윤 : 유럽 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잦은 리빌딩과 이적이다. 당연히 팀워크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우리만 해도 지금 멤버로 호흡을 맞춘 것은 MSI 이후부터니까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 팀원들 모두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기에 일 년정도만 더 한다면, 한국 팀처럼 단단한 조직력과 팀워크를 구사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ROX 타이거즈의 정노철 감독이 '비역슨'과 함께 경계 되는 선수로 '미티'를 뽑았다. 가장 가까이서 '미티'를 지켜본 '즈벤'은 '미티'의 어떤 장점을 보고, 정노철 감독이 경계 대상으로 뽑은 것 같나?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잘 모르겠다(웃음).
경기 외적인 질문이지만, '퍽즈'가 평소 오만하다는 평이 많다. 옆에서 지켜 본 팀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또, 팀원들의 게임 안에서 멘탈은 어떤 편인가?
'트릭' 김강윤 : 그런 면이 없는 건 아니다. 자신감이 넘치고, 다소 자만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서 다소 과장 됐던 경우도 없지 않다. 좋은 친구다. 멘탈은 괜찮은 편이다. 내가 잡아줄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웃음). 스크림을 할 때는 나도 지쳐서 멘탈 케어를 못해줄 때도 있지만, 대회에서는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
같은 조에 속한 Albus Nox Luna, CLG, ROX 타이거즈에 대해 간략히 한 줄 평을 한다면?
'트릭' 김강윤 : 와일드 카드 지역 팀은 서포터가 꽤 잘하는 것 같다. 바드 이해도도 뛰어나고, 브랜드 같은 특이한 픽도 쓰더라. 큰 변수는 없을 것 같다. ROX 타이거즈는 누구나 알겠지만 탑-정글이 정말 강력한 팀이다. CLG는 탑 미드 위주로 풀어가는 것 같다.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는 CLG다. MSI에서 패배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정말 달라졌다는 것을 CLG를 꺾고 1차로 보여주고 싶다.
이번 롤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지?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이번 롤드컵에서의 조별리그 편성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 현재로써는 조별 리그에서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물론 8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 굉장히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8강에 진출 하기만 해도 기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트릭' 김강윤 : 이번 MSI에서 너무 못해서 유럽, 한국 팬 모두를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유럽이 잘하는 지역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즈벤' 제스퍼 스베닝센 : 항상 응원해주시고 플레이를 지켜봐 주는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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