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이 이탈리아 선수들과 함께 한국 국가대표가 됐다.

지난 2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전경운과 김정민의 3, 4위전에서 김정민이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선수들 만으로 주전 로스터를 채운 김정민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멋진 경기력으로 3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EA 챔피언스 컵에 출전한 자격을 얻었다. 물론, 멋진 골 장면들과 함께 말이다.

▲ 왼발은 역시 하석... 아니, 비에리

김정민은 1세트부터 치고 나갔다. 파상공세를 펼쳐 전경운을 압박했다. 그리고 조금씩 김정민이 득점을 하지 않을까 하는 시점에서 정말 골이 터졌다. 비에리의 왼발이 불을 뿜었고, 공을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발로텔리가 체르치에게 공을 길게 넘겼고, 체르시가 왼쪽 사이드에서 공을 잡았다. 그대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갔지만, 아쉽게 수비가 먼저 공을 끊었고 골키퍼가 공을 잡았다. 그런데 공을 잡은 체흐가 던진 공이 발로텔리의 품에 들어가고 말았다. 기회를 다시 얻게 된 김정민은 실수하지 않았다. 발로텔리는 그대로 비에리를 봤고, 비에리는 그림같은 턴으로 수비수를 떨쳐낸 다음 왼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예전부터 왼발하면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다. 왼발의 마술사 고종수나 왼발의 달인 하석주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들. 하지만 예전에는 강력한 왼발 하면 비에리였다. 그리고 김정민은 오랜 축구 팬들에게 그때 그 시절을 상기시켜줬다. 캬. 멋있어.


▲ 가끔 신도 실수를 하는 법

2세트마저 내준 채 패색이 짙어진 전경운.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하늘도 그의 부름에 한 번 응해줬다. 3세트가 종료되기 직전, 전경운은 상대의 실수를 활용한 공격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전경운의 공격이 수비에 막혔고, 부폰이 공을 잡았다. 그렇게 끝나는 듯 싶었던 전경운의 공격이 다시 감행됐다. 부폰이 골킥 실수를 했기 때문. 부폰은 공을 멀리 차지 못했고, 그 공을 전경운의 비에이라가 끊었다. 그대로 공은 드로그바에게 흘러갔다.

갑작스럽게 펼쳐진 3:2 상황. 김정민의 수비는 우왕좌왕했고, 드로그바는 공을 툭툭 치고 나가며 골대를 위협했다. 여기서 드로그바는 침착함을 선보였다. 뒤에서 달려오던 비에이라에게 슬며시 공을 넘겼다. 그리고 비에이라는 논스톱 슈팅으로 공을 골 라인 안으로 보냈다. 이 골 장면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다. 부폰이라는 엄청난 슈퍼 스타도 실수 앞에서는 별 수 없다는 걸.


▲ 삘리뽀~~~ 인좌긔~~~

추격을 허용한 김정민은 급해 보였고, 한 발 따라잡은 전경운은 의지를 불태웠다. 그래서 4세트는 더욱 치열했다. 두 선수 모두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연장 후반전이 끝나가던 그 순간, 김정민이 인자기의 장점을 활용해 결승골을 집어 넣었다. 그가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이었다.

전경운의 공격이 김정민의 데 로시에게 끊겼다. 승부차기가 얼마 남지 않은 중요한 시점. 튕겨나온 공을 잡은 카사노는 몸을 슬쩍 움직여 상대 수비를 제쳤다. 그리고 카사노는 앞쪽에 위치한 인자기를 보고 패스를 시도했다.

골대를 등지고 있었던 인자기는 큰 동작 한 번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앞으로 내달렸다. 인자기 특유의 턴 동작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자기는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예전 인자기의 강력함을 잘 알고 있는 세 명의 중계진은 너나 할 것 없이 "필리포 인자기~"를 외치며 흥을 끌어 올렸다. 인자기 하면 역시 뛰어난 위치선정과 깔끔한 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