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e스포츠.
누군가 딱 잘라 정의한 적은 없지만 일반적인 유저 수나 시청자 수로 봤을 때 '세계 4대 e스포츠'라는 칭호가 과하지 않을 정도로 타 게임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규모를 지닌 e스포츠 종목이 4개 있다. LoL, 도타2, 하스스톤, 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다.
CS:GO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특히 유럽권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북미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초대형 종목이다. 트위치TV 등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수십만 이상의 시청자 수를 보여주는 것은 CS:GO에게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ESL One이나 드림핵 등 CS:GO의 가장 큰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인터넷 중계와 게임 내 관전 시스템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의 수가 100만을 넘어가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각종 해외 매체와 톱스타들도 CS:GO의 가능성을 이미 알아보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미국의 유명 케이블 채널 TBS가 대형 매니지먼트 에이전시인 WME/IMG와 함께 우승 상금 14억 원 규모의 CS:GO 리그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LoL 에코 폭스 팀의 구단주이자 전 NBA 선수인 릭 폭스도 'Torqued'를 인수해 CS:GO 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지금도 ESL 프로리그나 스타래더-아이리그 인비테이셔널, CS:GO 챔피언스 리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대회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오는 5월 6일부터 8일에는 총 상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천만 원)규모의 드림핵 오스틴이 진행되며, 7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독일 쾰른에서 총 상금 무려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3천만 원) 규모의 CS:GO 최대 대회 중 하나인 ESL One 쾰른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런 엄청난 지표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 CS:GO의 성적은 대단히 초라했다. CS:GO 관련 프로게임단은 전무한 상황이었고, 리그도 사실상 전혀 열리지 않고 있었다. 유일하게 MVP만이 편선호 코치를 영입해 MVP 프로젝트 팀을 꾸리긴 했으나 함께 성장할 다른 팀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국내 리그도 없었기에 동남아 대회에 출전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아야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타 FPS에 밀려 한국에서 제대로 발도 붙이지 못한 CS:GO였지만 정말 간만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KeSPA에서 CS:GO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CS:GO 아시아 마이너를 개최하기로 결정, MVP 프로젝트와 Monster.Kr이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MVP 프로젝트는 한국 예선이 시작할 때부터 대회 진출이 기정사실화될 정도로 국내 CS:GO 무대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지니고 있으며, Monster.Kr 또한 예선 8강에서 자칫하면 질 수 있던 경기를 역전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면서 두 번째로 한국 대표에 선발됐다.
이번 CS:GO 아시아 마이너는 한국 대표로 선발된 두 팀을 떠나 한국 CS:GO 전체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대회다. 상대적으로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호주와 몽골에서 초청팀이 참가하고,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각지의 팀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한국 CS:GO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자리를 잡지 못한 CS:GO라는 거목이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