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혹은 소규모 개발자들은 시장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은 한쪽으로만 흘러가던 시장의 '대세'를 한번에 뒤집어엎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혹은 감성을 되살리는 게임은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니까요.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 트렌드를 계속 순환시키죠.
이런 인디 게임과 소규모 개발사들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일까요? 인디게임과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그동안 큰 관심이 없는 듯했던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말부터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노븐'을 비롯해 올해까지 소규모 개발사 및 스타트업, 인디게임 개발사들에 꾸준히 투자를 진행해왔거든요.
벌써 엔씨소프트의 투자는 다섯 건이나 진행됐습니다. 인벤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엔씨소프트가 투자한 개발사들의 특징과 개발 작품들을 간단하게 살펴봤습니다.
노븐 (NOVN)- 조영거, 김동욱, 오영욱 등 실력파 개발자들이 모인 스타트업
- '던전피드', 대화를 통한 전투와 전개가 특징!
노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투자를 가장 먼저 받은 곳입니다. 현재 출시한 작품은 없지만, '던전피드'이라는 아주 독특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죠.
노븐은 넥슨과 데브시스터즈 출신의 조영거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입니다. 초기에는 다음 출신의 김동현 CCO와 더불어 '한국 게임의 역사'의 저자인 오영욱 CTO까지 총 세 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무실을 홍대 쪽으로 이전하면서 인원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들이 개발 중인 '던전피드'(Dungeonfeed)는 아주 독특한 작품입니다.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움직이지 않고, 마치 트위터의 '타임 라인'처럼, 대화창을 통해 스토리의 전개와 대화, 몬스터와의 전투를 펼치는 작품이죠. 노븐의 작품인 '던전피드'은 스토리와 다른 사용자들과의 교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개발중인 '던전피드'는 원래 2015년 1분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약간 미뤄져 9월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하네요.
도톰치게임즈 (Dotomchi Games)- '포춘' 시리즈로 이미 검증된 개발력
- 핵앤슬래쉬 액션 '히어로즈 오브 포춘' 준비중!
도톰치게임즈는 아마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겨보신 게이머라면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1인 개발로 디펜스부터 퍼즐, SRPG까지 다양한 '포춘' 시리즈를 선보였었지요. 도톰치게임즈는 올해 초 투자를 받아 정식 법인으로 거듭났고, 멤버도 이제 1인 개발에서 3인으로 늘어났습니다.
본래 도톰치게임즈는 iOS용 게임을 주로 출시하는 개발사였지만, 지난해 '소서리스 오브 포춘'을 안드로이드도 함께 개발하면서 조금씩 플랫폼 저변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PC나 PS4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시도를 해볼거라는군요.
도톰치게임즈의 '도톰치' 장석규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인해 모바일 플랫폼뿐만 아니라 PC나 Play Station 4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작품 개발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게임개발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투자에 대해 포부를 밝히기도 했죠.
올해 예정대로 '디펜스 오브 포춘2'를 선보인 도톰치게임즈. 그들은 현재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한 핵앤슬래쉬 액션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포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라소판단 (ARASO PANDAN)- 레드러셔로 인정받은 개발력과 연출력.
- 차기작 'Z-Rush', 독특한 감성의 좀비 디펜스
2015년 두 번째로 엔씨소프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업 중 하나는 바로 '아라소판단'입니다. 아라소판단은 2013년 독특한 그래픽과 연출을 가진 '레드 러셔'를 제작한 개발사입니다. 현재는 프로젝트 'Z-Rush'를 개발하고 있죠.
프로젝트 'Z-Rush'는 인벤을 통해서도 한 번 소개된 바 있는 게임입니다. 'Z-Rush'는 디펜스 게임으로, 좀비로 가득 찬 세계에서 위기를 극복해 성장해나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좀비들을 물리치고 꾸준히 영웅들을 성장시키는 게임입니다.
아라소판단의 김성욱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엔씨소프트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하고자 한다. 아울러 'Z-RUSH'가 완성도 높고, 성공적인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라고 전하기도 했죠. 예정보다는 출시 시기가 많이 늦춰졌지만, 개발 자금도 어느 정도 확보했으니 더욱 멋진 모습으로 'Z-Rush'를 만날 수 있겠죠?
바이너리 (BiNAREE)- 컴투스, 로비오 등 실력파 개발진이 주축을 이룬 개발사
- 'Zap Zombies' 및 미공개 신작 타이틀 1종 준비중
2015년 2월에만 엔씨소프트는 두 건의 투자를 진행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습니다. 아라소판단에 이어서 2월에만 두 번째로 투자를 받은 곳은 바로 '바이너리'. 2015년 1월에 창업한 신생 개발사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개발사입니다.
바이너리는 국내의 컴투스, 핀란드의 로비오 등 글로벌 모바일 스튜디오에서 경험을 쌓은 개발진들이 주축을 이룬 개발사입니다. 그들은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디펜스 게임을 개발중입니다. 프로젝트명은 'Zap Zombies. 코믹스러운 좀비들이 잔뜩 나오는 디펜스 게임이죠. 'Zap Zombies'는 9월 14일 영국과 캐나다, 호주 앱스토어에 소프트런칭을 진행했고, 10월 초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있다네요.
바이너리의 김경헌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투자에 대해서 "엔씨소프트가 바라보는 게임에 대한 철학과 바이너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많은 부분 일치했다. 핵심 인력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뭔가 엔씨소프트가 2월에는 묘하게 '좀비'들에게 투자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버프 스튜디오 (Buff Studio)- 대한민국 게임대상 입상, 스팀 그린릿 통과 전적!
- PS4 '용사는 진행중 어드밴스드'와 '용사는 진행중2'를 준비중!
가장 최근 엔씨소프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바로 버프 스튜디오입니다. 버프 스튜디오는 '용사는 진행중'으로 2014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고, 올해 초 5월에 법인이 설립된 회사요. 아마 이 회사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보다는 인디게임 개발사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용사는 진행중'을 출시했고, 올해 4월에는 '용사는 진행중'의 진화된 버전인 '용사는 진행중 어드밴스드'를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 9일만에 통과한 여력을 보여준 스타트업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용사는 진행중 어드밴스드'는 9월 초 스팀을 통해서 정식 출시됐습니다.
버프 스튜디오는 현재 '용사는 진행중 어드밴스드'를 PS4 플랫폼에 런칭하기 위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추가로 '용사는 진행중2'를 올 하반기에 출시할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디의 감성을 담은 모바일과 콘솔게임. 이번 투자로 더욱 탄력을 받아 멋진 게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Lav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