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에도 일기장이 있습니다. 메타의 변화와 챔피언, 오브젝트의 변경 그리고 유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리그오브레전드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패치 노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1월 16일에 2014년의 첫 일기장이 쓰였고, 12월 11일 21번째 일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어느 시즌보다 다사다난했던 리그오브레전드의 2014년! 많은 유저들을 흥분시켰던 그 날의 이야기를 패치 노트라는 일기장을 통해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라인 스왑과의 전쟁 선포! 전략적 다양성 논쟁을 불러일으킨 시즌 첫 번째 패치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려보겠습니다. 2013-14 롤 챔피언스 원터가 한창입니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레드팀의 봇 듀오가 이름과는 다르게 탑 라인으로 달려갑니다. 블루팀은 레드팀의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봇 라인을 밀기 시작합니다. 고통은 오롯이 탑 솔러의 몫입니다. 1대 2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탑 솔러는 CS를 먹기조차 힘듭니다. 1차 타워가 파괴될 때까지 이 상황은 유지됩니다.
바로 라인 스왑 전술입니다. 적을 압도하는 동시에 주요 목표물을 빠르게 파괴하기 위해 많은 프로/랭크팀이 이 전술을 이용했습니다. 물론 모든 경기에서 라인 스왑이 일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리그오브레전드의 2014년 초창기를 지배했던 주류 메타임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4.1 패치를 진행합니다. 핵심은 ‘봇 1차 타워의 약화’였습니다.
이전까지 모든 1차 포탑에는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4.1 패치 이후, 탑과 미드 1차 포탑에만 챔피언 기본 공격에 대해 20의 피해 감소 효과가 부여되었습니다. 이로써 봇 1차 포탑은 타 라인 포탑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해지게 되었습니다. 봇 라인을 버리고 타 라인 포탑을 노리는 라인 스왑 전술에 대한 ‘저격 패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4.1 패치는 유저들 사이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라인 스왑이라는 전략을 억누르기 위해 패치를 하는 것은 ‘전략적 다양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라인 스왑이 새로운 전술의 등장을 막고 있기에 이번 패치는 옳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끊임없는 논란 속에서 4.1 패치가 만들어낼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1 패치는 실패했습니다. 전략적 다양성은 패치로 인해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라인 스왑 메타는 오브젝트를 최대한 빠르게 미는 철거 메타, 더 나아가 불도저 메타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대 2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레넥톤과 쉬바나가 ‘노잼톤, 또바나’라는 이름으로 탑 라인을 지배하게 됩니다.
결국, 라인 스왑 메타는 다른 메타에 의해 종식되게 됩니다. 원거리 딜러의 성장을 중시하는 레벨업 메타가 라인 스왑 메타의 카운터로 등장하고, 일련의 과도기를 거치면서 레넥톤과 쉬바나는 원거리 딜러를 보조할 수 있는 서포터형 탑 챔피언(룰루, 케일, 그라가스 등)에게 왕좌를 빼앗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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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패치는 분명 전략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의미 있는 패치였습니다. 하지만 메타는 돌고 도는 것이었고, 리그오브레전드라는 물은 고여 있는 호수가 아닌 여전히 거세게 흐르는 강물이었습니다. 이처럼 2014년의 첫 번째 패치는 유저들의 역동성과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 자체의 자율성을 좀 더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아이템의 변화가 전장을 흔들다! 도란 방패 하향과 야생의 섬광 등장
2월 13일에는 스카너와 제라스가 리메이크된 4.2 패치가 적용되었습니다. 비록 리메이크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두 챔피언 모두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유저들의 관심을 잠깐이나마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4.3 패치에는 탑 챔피언의 필수 아이템 도란 방패가 하향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도란 방패의 하향이 탑 챔피언보다 서포터 챔피언에게 더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도란 방패는 체력과 체력 재생, 그리고 챔피언에게 받는 기본 공격 피해를 줄여주었기에, 원거리 딜러를 상대해야 하는 서포터 챔피언들도 자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3 패치로 인해 도란 방패가 하향되고, 라인 스왑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서포터 챔피언은 도란 방패를 버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서포터 챔피언들은 서포터 전용 골드 아이템(주문도둑의 검, 고대유물 방패, 고대 주화)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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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패치(3월 20일)에서는 카사딘이, 4.5 패치(4월 8일)에서는 그라가스가 리메이크되었습니다. 두 챔피언 모두 랭크 게임뿐만 아니라 프로 경기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이로 인해 OP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두 챔피언의 리메이크는 공개 전부터 리그오브레전드 커뮤니티를 달구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4.5 패치에 등장한 아이템, 야생의 섬광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정글 아이템으로 설계된 야생의 섬광은 킬 또는 어시스트를 올리거나 대형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피해량이 증가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론상으로만 본다면 야생의 섬광의 위력은 무한대로 증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야생의 섬광의 등장으로 평타 기반 챔피언들이 고공행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마스터 이와 잭스 그리고 워윅이 그 주인공입니다. 특히, 오랫동안 트롤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마스터 이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픽률은 30%를 넘겼고, 승률은 56%를 육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트롤이라는 멸시를 당했던 마스터 이 유저들에게 황금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버프는 멀지만, 너프는 가깝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리그오브레전드입니다. 야생의 섬광은 이어서 진행된 4.6 패치(4월 24일)와 4.7 패치(5월 13일)에서 연타석 하향을 겪게 됩니다. '안티 팀워크 조장 아이템’이라는 비판이 유저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왔고, 라이엇 게임즈 역시 야생의 섬광이 지나쳤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결국, 야생의 섬광과 함께 짜릿한 봄날을 만끽했던 마스터 이는 다시 ‘트롤과 마니아의 경계’로 내려앉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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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치의 화두로 떠오른 일방적인 딜교환과 공정한 상호작용
따뜻한 봄날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 전장에는 끊임없이 불어오는 너프 폭풍으로 인해 봄날의 기운을 느끼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4.8 패치(5월 29일)에 소라카가 하향되었습니다. 당시 소라카는 탑과 미드 라인에서 절대 강자의 포스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라인 푸시력과 유지력 그리고 한타 기여도까지.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별부름(Q)의 대미지가 하향되고 마력 주입(E)에 마나 소비 옵션이 생기면서, 소라카의 아름다웠던 봄날은 마무리됩니다.
소라카 패치는 한 챔피언의 너프 차원을 넘어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 줍니다. 이후 패치 노트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될 ‘일방적인 딜교환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 리그오브레전드를 관통하는 원칙은 ‘공정한 상호작용’입니다. 예를 들어, A 챔피언이 a의 행위를 했을 때, 상대편 B 챔피언은 이에 대응하는 b라는 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라이엇 게임즈는 소라카 너프를 기점으로 ‘공정하지 못한(?) 챔피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작업에 들어갑니다.
카서스가 리메이크된 4.9 패치(6월 5일)을 지나, 충격의 4.10 패치가 6월 19일에 진행되었습니다. 4.10 패치의 주인공은 두 명의 여성 챔피언입니다. 바로 니달리와 르블랑입니다. 두 챔피언은 프로경기와 랭크게임 모두에서 최정상급을 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밴창 혹은 픽창에 항상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두 챔피언의 강력함 뒤에는 공정하지 못한 상호작용이 있었습니다.
리메이크 전 니달리의 핵심은 ‘핵창’이라 불리는 엄청난 위력의 창 투척(Q) 스킬에 있었습니다. 니달리는 그동안 긴 사정거리와 강력한 대미지를 가진 창 투척 스킬을 통해 진영 뒤에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요소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상대의 갱킹을 피할 수 있는 탈출기와 라인에 오래 머물 수 있게 만드는 힐 스킬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니달리의 이러한 모습을 공정하지 못한 상호작용이라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4.10 패치를 통해 니달리 리메이크를 단행합니다. 창 투척의 대미지와 적중 범위는 감소했고, 진형 뒤에서 스킬 난사만 해도 되었던 플레이 스타일은 인간 형태와 쿠거 형태의 적절한 조화가 강조되는 방식으로 변모합니다. 그렇게 많은 유저들의 환호와 원망을 함께 받았던 핵창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며, 니달리는 4.10 패치 이후 적지 않은 시련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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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르블랑 차례입니다. 르블랑 패치는 간단합니다. 바로 침묵 삭제. 침묵의 인장(Q)이 악의의 인장으로 변경되면서 침묵 효과가 삭제된 것입니다. 패치의 여파는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90%에 육박하던 르블랑의 밴율은 10% 이하로 떨어졌고, 승률은 심해의 상징인 우르곳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너프 이전의 르블랑은 한마디로 ‘이기적인 챔피언(?)’이었습니다. 당시 르블랑은 압도적인 딜링을 보유하고 있는 암살자 챔피언이었습니다. 준수하게 성장할 경우, QRWE 콤보를 통해 상대를 순식간에 처치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르블랑을 OP 챔피언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엄청난 딜링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스킬 콤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Q 스킬의 침묵 효과.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르블랑의 공격을 받는 적은 침묵으로 인해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습니다. 스킬 콤보를 적중시킨 후 유유히 빠져나가는 르블랑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었죠. 결국, 라이엇 게임즈는 이러한 상황이 공정한 상호작용을 해친다는 결론을 내리고, Q 스킬에 붙은 침묵 효과를 삭제해버린 것입니다. 패치 직후 르블랑의 승률과 픽률 모두 크게 하락합니다.
소라카에서 시작해 니달리와 르블랑으로 이어진 공정한 상호 작용을 위한 패치는 다양한 챔피언들을 상대로 진행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패치는 너프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흐름은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선발전을 기점으로 크게 주목받게 된 탈론의 침묵 삭제(4.17 패치, 9월 26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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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을 향한 성장통인가?! 루시안 패치의 실패와 크레센도의 직관성 문제
모든 일이 그러하듯,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이 거듭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즐거웠던 순간만큼이나 많은 유저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사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게임 외적으로는 피미르 선수의 이야기와 월드 챔피언십 분산 개최 논란 등을 꼽을 수 있죠. 그렇다면 게임 내적으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여러 이슈들이 있었지만, 4.12 패치의 루시안과 4.13 패치의 소나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4.12 패치에 진행된 루시안 변경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당시의 루시안 패치는 원래 목표와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도출된 명백히 실패한 패치였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초반은 물론, 후반에까지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루시안에게 원거리 딜러의 핵심 능력치라 할 수 있는 기본 공격 사거리를 감소시켰습니다. 초반 라인전 단계에 약점을 부여한 것입니다. 대신에 끈질긴 추격(E)에 새로운 메커니즘을 부여해 약점과 장점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끈질긴 추격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4.12 패치 이전에도 끈질긴 추격은 루시안의 가치를 높여주는 핵심 스킬이었습니다. 모든 둔화 효과를 제거하는 옵션을 통해 상대 근거리 챔피언의 견제를 따돌릴 수 있었죠. 그리고 4.12 패치를 통해 '빛의 심판(R) 시전 중에 킬을 올리면 끈질긴 추격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었던 기존의 방식에서 '빛의 사수(패시브)가 발동된 상황에서 공격을 적중하면 끈질긴 추격의 쿨 타임이 일정부분 감소'하는 방식으로 메커니즘이 변화합니다.
빛의 사수는 스킬 사용 후 6초 안에 기본 공격을 하면 총을 두 번 연속 발사하는 루시안의 패시브 스킬입니다. 따라서 스킬과 평타를 적절히 섞어 준다면, 끈질긴 추격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나 소모 없이 모든 둔화 효과를 제거하는 탈출기를 무한정 사용하게 된 상황! 사거리 감소 너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루시안은 미쳐 날뛰기 시작합니다. 승률은 57%에 육박할 정도 증가했고, 챔피언의 OP성을 말해주는 밴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루시안에게 약점을 부여하고자 했던 패치가 ‘강했던 루시안’을 ‘OP 루시안’으로 변모시킨 것입니다.
이후 연속된 너프를 통해 루시안의 위력은 점점 감소했지만, 4.12 루시안 패치는 많은 유저들 사이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사거리 감소 → 하향 → 약점’, ‘기동성 향상 → 상향 → 강점’과 같은 단순한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리그오브레전드의 벨런싱은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실 변화된 끈질긴 추격의 메커니즘은 실제 플레이로 구현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편입니다. 스킬과 평타 그리고 무빙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갔을 때만 그 위력이 100% 발휘됩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단 하루 만에 변화된 루시안에 완벽히 적응했고, 모든 티어에서 루시안의 승률과 밴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렇듯 4.12 패치는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이해도가 상당히 상향 평준화 되었음을 알려줬습니다. 더불어, 유저들의 챔피언 사용 패턴과 숙련도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지 않는다면 챔피언 벨런싱을 힘들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도 던져 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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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에 진행된 4.13 패치에서는 소나가 대규모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오오라 효과를 통해 존재 자체로 아군에게 도움이 되는 챔피언’이라는 콘셉에 맞게 대부분의 스킬이 효과와 메커니즘 측면에서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변화는 바로 크레센도의 이펙트였습니다.
때는 롤 챔피언스 섬머 개막전. 소나는 개막전 4경기 중 3경기에 출전하는 행운을 얻습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크레센도였고, 핵심은 직관성이었습니다. KT 불리츠의 서포터 ‘마파’ 원상원은 두 경기 연속 소나를 선택했고,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크레센도를 날립니다. 경기를 지켜본 모두가 크레센도가 적중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적중 판정은 나지 않았고, 경기는 KT 불리츠의 패배로 끝이 납니다.
해당 사건은 ‘관전의 직관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중심에는 분명 e스포츠가 있고, 이를 통해 지금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e스포츠의 기본은 ‘경기를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기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관객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관전의 직관성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관객의 눈에는 크레센도가 적중했지만, 실제로는 빗나간 것으로 판정된 상황. 분명 해결되어야 할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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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년 전에도 크레센도의 직관성과 관련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빠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4.13 패치를 통해 크레센도의 이펙트는 크게 변하게 됩니다. 사다리꼴 모양의 기존 발사 궤적이 일직선 모양으로 바뀌었고, 머리 위에서 발사되던 것이 지면과 밀착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이로써 크레센도를 둘러싼 관전의 직관성 논란은 일단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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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은 또 다른 시작! 2015 프리 시즌에 돌입한 리그오브레전드
신규 소환사의 협곡 적용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그에 걸맞게 기존 챔피언들의 비주얼 업데이트가 패치마다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나를 비롯해 다소 구식 느낌이 나던 챔피언들이 리메이크되었고, 리메이크 수준은 아니더라도 많은 챔피언의 크고 작은 텍스처 업데이트가 진행됐습니다.
신규 챔피언들도 연이어 등장했습니다. 4.14 패치(8월 14일)에서는 나르가 등장했고, 4.16 패치(9월 11일)에는 아지르가 전장에 합류합니다. 두 챔피언 모두 기존 챔피언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변신 및 스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유저들의 많은 연구와 크고 작은 패치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리그오브레전드 전장을 호령하는 신흥 강호로 성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리그오브레전드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버그와 문제점들 역시 본격적으로 수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신규 소환사 협곡의 산뜻한 출발을 도모하기 위한 일종의 물밑 작업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이 4.15 패치(8월 28일)의 알리스타 ‘W-평타’ 수정이었습니다. 당시 알리스타는 탑 라인의 지배자로 등극했고, 그 중심에는 ‘W-평타’가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딜교환이 있었습니다.
알리스타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밴픽률 100%를 기록하는 ‘흉악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게 되고 이에 대한 유저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라이엇 게임즈는 4.15 패치를 통해 박치기(W)를 시전 한 직후 기본 공격을 가할 수 없도록 수정을 합니다. 이처럼 게임의 밸런스를 해치는 여러 요소에 대한 수정은 이후 패치에서도 꾸준히 진행되었고, 리그오브레전드는 프리 시즌이라는 대격변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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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대망의 월드 챔피언십이 개막되었습니다. 즉, 2014시즌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입니다. 이후 진행된 패치들은 리그오브레전드를 뒤흔들만한 큰 변화보다는 챔피언 밸런싱 조정에 집중하는 양상을 띱니다. 4.17 패치(9월 26일)에는 탑 라이너로 되살아난 니달리와 르블랑 침묵 삭제 이후 시한부 인생을 살던 탈론이 드디어 패치 노트에 이름이 올립니다. 물론(?) 두 챔피언에게 취해진 변경은 너프였으며, 패치 직후 모든 통계에서 하향 곡선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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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후기, 너프 폭풍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화려한 플레이로 많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야스오가 4.18 패치(10월 10일)에서 치명상을 입습니다. 기본 체력과 기본 이동 속도가 감소한 야스오는 초반 운용에 큰 고통을 받게 되면서 승률은 40%를 겨우 넘는 수준까지 추락하게 됩니다.
다음은 라이즈 차례였습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라이즈는 4.19 패치(11월 6일)를 통해 과부하(Q)의 기본 마법 피해가 60/85/110/135/160에서 40/60/80/100/120로 줄어드는 노골적인 하향을 겪게 됩니다. 결과는 모두가 예상하는 데로 우르곳과의 승률 경쟁! 이 밖에도 질리언, 트리스타나, 루시안, 잔나 등 핫한 챔피언들이 연이어 라이엇 게임즈의 너프 공격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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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의미 있는 패치가 진행됩니다. 비록 공식 패치는 아니었지만,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바로 욕설, 트롤링 등 비매너 행위에 대한 적발 시스템 업데이트였습니다. 비매너 행위는 그동안 리그오브레전드를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고, 그동안 라이엇 게임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KDA와 신고받은 횟수, 분당 게임 내 행동 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비매너 행위를 감지하는 시스템의 도입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에 의한 제재 관련 글이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라이엇 게임즈와 비매너 행위 유저들 간의 숨바꼭질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과연 라이엇 게임즈는 비매너 행위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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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4.20 패치가 적용되면서 2014시즌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격변, 2015 프리 시즌이 시작합니다. 한 편의 기사로 모든 내용을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리그오브레전드 구석구석이 변했습니다. 강타와 정글러 아이템이 크게 변화했고, 정글 몬스터 처치 시 획득할 수 있는 버프들이 새로운 효과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첩이 가능한 드래곤 버프가 신설됨으로써, 드래곤을 둘러싼 눈치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챔피언 측면에서는 척후병의 사브르와 마법 부여 – 포식자의 등장으로 워윅이 한 때 리그오브레전드를 평정하기도 했고, ‘너프 당하지 않은’ 이즈리얼이 루시안을 물리치고 원거리 딜러 왕좌에 앉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리산드라가 탑 라인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고, ‘침묵은 없지만, 여전히 강력한 암살자’ 르블랑이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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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리그오브레전드의 2014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게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감동하고. 그렇게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과 함께 했던 2014년은 이제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여전히 많은 유저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예전만큼은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2014년의 아픔과 상처로부터 얻은 교훈을 끌어안아 더욱 풍부한 리그오브레전드의 2015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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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연말특집⑤] 함께 떠나보는 시간 여행, 울고 웃었던 LoL의 2014년 전반기
[e스포츠 연말특집⑤] 함께 떠나보는 시간 여행, 울고 웃었던 LoL의 2014년 후반기
[e스포츠 연말특집⑥] 변방의 작은 나라, 월드오브탱크 세계 최강을 노린다
[e스포츠 연말특집⑦] 사진기자의 감성노트 : 1년간의 LoL 현장을 회상하며
[e스포츠 연말특집⑧] 스포TV 게임즈 1년의 발자취, 위기는 곧 기회였다
[e스포츠 연말특집⑨] 버프는 멀고 너프는 가깝다! 패치 노트로 돌아본 LoL 2014
[e스포츠 연말특집⑩] '당신은 우르곳을 사랑합니까?' 전우협의 실체
[e스포츠 연말특집⑪] 불꽃 튀는 승부의 향연. 2014년 롤챔스 화제의 경기들!
[e스포츠 연말특집⑫] 유저들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LoL! 2014년 팬아트 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