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에서 만난 '브라이언 녹스' 엔매스 엔터테인먼트 개발이사의 표정은 산뜻함 그 자체였습니다. 최근 차기작으로 '좀비 몬스터 로봇'을 북미에 런칭한 엔매스 엔터테인먼트를 만나 그들이 이룩한 성과, 그리고 향후 비전을 물었습니다.
- '테라'의 북미서비스 런칭 성과부터 듣고 싶다.
2012년 5월에 런칭했고, 얼마 전에 2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각국의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특히 얼마 전에 시행한 비검사 업데이트로 신규 유저 창출은 물론, 예전 유저들도 많이 복귀한 것을 확인했다. 또 한가지, 2013년 2월에는 '테라' 북미 버전도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 북미 유저들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테라'를 빗대어 설명하자면, 북미 유저들은 부분유료화 전환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금제 전환 이후 유저 수가 상당히 증가한 것을 그 증거로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MMORPG는 유저 수가 무엇보다 중요한 콘텐츠이며, 부분유료화는 이를 채워주는 좋은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 최근 몇 년간 북미 온라인 게임 시장에도 부분유료화를 채택한 게임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 게임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북미 유저들도 '부분유료화 게임은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점차 벗는 추세다.
- 외국산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만큼, 엔매스만의 특별한 현지화 전략이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개발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저들에게 어떤 부분을 요청받고 있는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개발사에 전달한다. 또, 개발사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현재 개발진은 이런 부분을 개발 및 수정하고 있다'고 유저에게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역시, 현지 퍼블리셔와 투명한 소통을 할 준비가 된 개발사를 선호한다.
- 북미에서 서비스할 게임을 주로 아시아권에서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시아권 게임을 주로 퍼블리싱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북미에서 해당 분야에 뛰어난 성적을 낸 퍼블리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은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난제를 해결한 뒤 훌륭하게 게임을 런칭해야만 한다. 그 부분에서 우리는 다른 퍼블리셔에 비해 많은 노하우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시아에는 훌륭한 온라인 게임이 굉장히 많다. 사실 엔매스는 게임만 좋다면 딱히 동양과 서양을 가리지 않는 회사다.
- 나라 별 문화 차이로 인한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다. 하나만 예로 들어줄 수 있는지.
북미는 온라인 게임이라도 패키지 판매 방식이 대중화되어 있다.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6개월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테라'의 경우, 개발사인 블루홀에 우리와 같은 문화적 이해도를 전달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보면, 블루홀은 미국의 게임 서비스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었을 것이고, 엔매스 역시 블루홀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우리가 알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순간이었다.
- '차이나조이 2014' 현장을 둘러보고 어떤 것을 느꼈나.
4년 째 차이나조이를 방문하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모바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현장에서 만나는 개발자들 역시 모바일 개발자들이 대부분이라 솔직히 놀랐다. 물론, 온라인과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몇 가지만 고르라는 것이 내게는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운 경험이다.
- 잉페이게임즈(구 에픽게임스 차이나)의 '좀비 몬스터 로봇'을 차기작으로 북미에 런칭했는데, 해당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7월 3일 북미에서 OBT를 시작한 '좀비 몬스터 로봇'은, '테라'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남성적인 슈팅 게임이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구체적인 성과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은 무척 좋은 편이다.
- 한국에서 서비스되거나 개발 중인 작품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데빌리언, '킹덤언더파이어2', '검은사막', '프로젝트 블랙쉽' 등 하나만 꼽기가 어렵다. 모두 다 좋은 작품들이고, 북미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 게임사가 북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이것만큼은 숙지하는 게 좋다'고 말할 게 있는지.
모든 게임이 북미로 진출하여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에서 수익 창출하는 것도 어려운 요즘, 문화가 다른 북미에서 성공하는 것은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지 유저들의 반응을 종합한 날카로운 피드백이 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자신들이 제작한 게임의 가치를 몰라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마음이 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 감내하고 수정하는 각오가 뒷받침되야 북미시장에서의 성공이 따라온다.
또, 그런 솔직한 피드백을 자주 주는 퍼블리셔를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슴을 후벼 파는 피드백도 거침없이 주는 곳을.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개선하고 수정하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박태학(Karp), 박종면(Moch)
양영석(Lavii), 박 순(Elc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