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타 2 팬들의 착한 마음씨 감명 깊어" KDL 라운지 양한나 아나운서
전주한 기자 (desk@inven.co.kr)
봄이 왔다. 움츠리며 길을 걷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에어컨 바람이 반가울 지경이다. 꽃들이 만개하는 것과 더불어 사람들의 옷 차림 역시 화사하게 바뀌었다. 최근 e스포츠 현장에도 봄 기운이 한창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여성 리포터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현장에는 화사한 기운이 넘친다. 당연히 팬의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반가울 따름이다.
최근 한창 애국심이 들끓는 도타 2 종목에서도 여성 리포터들의 활약은 눈에 띈다. 스포 TV 게임즈에서 중계하는 KDL 현장에서는 이현경 리포터가 팬들과 소통하며, 김세령 아나운서는 특색 있는 인터뷰로 선수에게는 당혹감을,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눈에 띄는 맏언니 양한나 아나운서는 성숙한 매력과 더불어 독특한 캐릭터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처음 KDL 라운지에 출연한 양한나 아나운서는 산만한 게스트들과는 달리 아나운서다운 올곧은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내 게스트들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예능 프로화 된 KDL 라운지에서 MC로서의 역량을 보였고, 몰래 카메라를 통해 수준급의 눈물 연기도 선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팔색조 같은 매력의 양한나 아나운서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도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Q. 아나운서를 하기 전 금융권 팀장으로 활동했다. 조금 극적인 변화인데 단순히 아나운서가 하고 싶어서라는 이야기로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음... 사실 처음에는 아나운서를 할 생각이 없었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하는 일이지 않나. 그리고 어릴 때 모델 활동을 했었는데 내가 연예계 쪽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께서 좋아하지 않으셨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왜 그걸 하려느냐는 거였다.
팀장으로 일할 때 말을 더욱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나운서 학원에 다녔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스포TV 게임즈에 들어오게 됐다. 부모님께서도 아나운서 활동에 대해서는 좋아하신다. 화면에도 괜찮게 나오고, 아버지가 특히 좋게 보신다. 그래도 내가 지금 아나운서를 도전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지 않나. 그래서 기간을 짧게 잡아두고 이 안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Q. 왜 하필 스포츠 아나운서가 됐나? 금융권 팀장 경험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그래서 처음에는 증권 쪽 아나운서 활동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경기라는게 안 좋으면 2년을 가는데, 증권 쪽에서 일을 하게 되면 그 2년동안 우울한 소식만 전해야 한다. 반면, 스포츠 경기는 밝은 얘기가 많지 않나. 내 성격이 통통 튀고 직설적이고, 굉장히 밝기 때문에 일하기에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Q. 데뷔는 아나운서로 했지만, 첫 활동은 KDL 라운지 MC직을 맡게 됐다.
처음에 KDL 라운지를 맡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MC가 되리라고는 전혀 몰랐다. KDL 라운지의 초기 기획은 짧은 시간동안 선수들의 랭킹 등을 전달하는 정보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형식의 프로그램이면 아나운서와도 연관이 많고 무난하기에 출연을 수락했다.
그런데 1화 촬영을 해보니 내 캐릭터가 너무 강하더라. 그래서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뀌게 됐다. 처음에는 약간은 유쾌한 정보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는 예능에 힘을 실은 정보 프로그램이 된 셈이다.
Q. KDL 라운지 시즌 1이 짜투리 프로그램이었다면, 시즌 2에 들어 편성 시간도 늘고 비중이 더욱 커졌다.
KDL 라운지의 영상 조회수가 높게 나온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방송사에서도 KDL 라운지에 좀더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세트도 새로 만들고, 이전보다 훨씬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Q. KDL 라운지에서 보여지는 양한나 아나운서의 모습은 게스트들에게 당하는 이미지이다.
시즌 1에서는 내가 당하는 이미지였다면 시즌 2에서는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담당 PD님께서도 그렇게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음 먹은대로 되지는 않더라. 시즌 2 1화도 그렇고 2화 때도 그런 모습을 딱히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3화 녹화도 마쳤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다. 심지어 3화 녹화를 할 때는 체중계를 들고 오더라. 나중에는 키도 재려고 할 것 같다.
Q.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나?
처음에는 재미를 위해 넘어갔는데 이제 굳어진 게 있다. 내가 조금 딱딱하게 진행하면 방송이 나간 뒤 바로 연락이 온다. 너 무슨 일 있냐고. 유쾌하려고 하면 너무 예능으로 치우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정숙하게 하면 '한나 답지 않다, 한나 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는 얘기가 나와서 고민이다.
Q. KDL 라운지가 첫 방송 무대이다. 더군다나 게스트들도 성격이 강하다 보니 당하는 이미지가 된 것 같은데?
첫 방송을 할 때만 하더라도 오히려 긴장을 안 했다. 오히려 시즌 2에 들어와서 더욱 긴장되더라. 방송사에서도 관심을 더욱 가지고 있고, 시청자 분들도 늘어났고, 편성 시간이 길어지면서 녹화시간도 길어졌다.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Q.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담당 PD님과 국장님이 정말 잘해주신다. 정보 방송이었던 KDL 라운지가 예능 방송으로 바뀌지 않았나. 그런데 내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서 프로그램 방향까지 바꾸는 PD님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1화가 나가고 보니 나도 모르게 대본에 없는 애드립을 정말 많이 했더라. 원래 내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서포터 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도타 2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정인호 해설과 (이)태윤이가 서로 얘기를 하면 나는 진행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진행보다는 함께 어울리고 있다.
Q.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뀐 것이 본인에게는 도움이 된 것 같다.
딱딱한 정보 프로그램은 사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을 잘 할 자신도 있다. 오히려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욱 힘들다. 정보 프로그램은 대본만 읽으면 되지만, 유쾌한 프로그램은 게스트들에게 더욱 집중해야하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끄집어 내야 한다.
Q. 방송이 나간 후 도타 2 팬들에게서 양한나 아나운서를 칭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혹시 그런 글들을 본 적이 있나?
가볍게 페이스북을 하고 있긴 하지만, 따로 SNS나 커뮤니티 활동은 하질 않아 글을 보진 못했다. 아직은 피드백을 받을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칭찬이 올라온다고 해서 그걸 보고 내가 잘한다라고 생각할 단계도 아니고, 다만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하려는 정도이다.
Q. 악플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따로 자신의 글을 확인하지 않는 것인가?
악플에 대한 두려움이라 해야 하나? 그런 건 없다. 다만, 확실히 도타 2 팬들이 이성적인 것 같다. 만약 내가 다른 게임을 맡았다면, 팬들이 보여주는 반응이 지금처럼 호의적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도타 2 팬들이 참 착하신 것 같다. 부족한 게 많은데도 격려해주는 것에 감명받았다.
Q. 최근 e스포츠에서 여성 아나운서나 리포터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먼저 시작한 아나운서들의 활동이 본인에게 도움이 된 것 같나?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많은 부분을 살펴봤고, 참고했다. 좋은 모습이 있다면 따라하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은 내 캐릭터 연구에 대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내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더 좋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쏟고 있나?
발성, 발음 연습에 가장 공을 들인다. 아나운서가 됐지만 1주일에 한 번은 꼭 아나운서 학원에 가서 확인받는다. 물론, 지금은 애드립이 많긴 하지만 나중에는 대본을 많이 읽을 수도 있으니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아나운서들을 하는 것을 많이 보는 편이다. 특히 뉴스를 많이 본다. 뉴스에 나오는 앵커들을 보면서 따라해본다. 잘 안 되면 난 아직 멀었네, 예능 맡아서 다행이다'고 생각하고, 잘 되면 '저런 것도 되는데'라고 스스로 뿌듯해한다. 조금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다.(웃음) 가족들은 시끄럽다고 싫어한다.
Q. 아직은 초보 아나운서이다. 방송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어려웠다기보다는 몰랐던 점인데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는 스태프들이 많아야 열 다섯 명 쯤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하니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방송을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그리고 프로그램을 위해 고생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새삼 들었었다. 그런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고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다.
아직은 초보 아나운서다 보니 방송 하기 전에 대본도 봐야 하고, 메이크업도 해야하고, 의상도 고르는 등 할 일이 너무 많아 여유가 없다. 경험이 생기면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나 자신을 수습하기에도 벅차지만, 앞으로는 스태프들을 조금 더 챙기려고 한다.
Q. 지금은 e스포츠 종목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만약 본인이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한다면 어느 종목을 맡고 싶나?
야구를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은 못하지만, 보는 것은 재미있다. 그래도 e스포츠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아나운서끼리 비교하고, 평가하는 일이 없다. 야구만 보더라도 유명한 아나운서끼리 비교하고, 누가 더 나은지 평가하지 않나. 하지만 e스포츠에서는 나를 두고 누구보다 낫다, 못하다 평가하는 일이 없다. 내가 몰라서 그런가? (이)현경 씨나, (김)세령 씨와 비교하는 것은 같은 식구니 상관이 없다. 경쟁관계에 놓이면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데, 지금은 마음 편하게 일을 하고 있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야구는 안 되겠다. 너무 신적인 존재가 많다. 최희 아나운서도 그렇고, 공서영 아나운서도 있고. 야구가 안 된다면 골프도 괜찮을 것 같다. 부모님께서도 골프를 좋아하시고, 집에서도 골프 TV를 자주 틀어 놓으신다.(웃음)
Q. SNS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SNS를 할 생각은 있는지?
사실 도타 2 팬들이 마음이 넓어서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다행이지,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안티가 많을 것을 각오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팬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SNS 활동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원체 인터넷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 이것도 나이 들었다고 하려나?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문자보다는 통화하는 것을 즐긴다. 게임하는 분들이랑은 달리, 나는 천성이 아날로그다. SNS를 통해 보자고 얘기하지만 결국엔 안 보지 않나?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게 중요한데 말이다. 예전에 싸이월드도 안 하려고 했는데, 이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활동하기도 했다.
Q. 그럼 이 자리를 빌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얘기해 주길 바란다.
KDL 라운지 시즌 2가 되면서 여러 코너들이 생겼다. 이런 코너들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코너가 잘 되야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거니깐.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최근 한창 애국심이 들끓는 도타 2 종목에서도 여성 리포터들의 활약은 눈에 띈다. 스포 TV 게임즈에서 중계하는 KDL 현장에서는 이현경 리포터가 팬들과 소통하며, 김세령 아나운서는 특색 있는 인터뷰로 선수에게는 당혹감을,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눈에 띄는 맏언니 양한나 아나운서는 성숙한 매력과 더불어 독특한 캐릭터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처음 KDL 라운지에 출연한 양한나 아나운서는 산만한 게스트들과는 달리 아나운서다운 올곧은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내 게스트들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예능 프로화 된 KDL 라운지에서 MC로서의 역량을 보였고, 몰래 카메라를 통해 수준급의 눈물 연기도 선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팔색조 같은 매력의 양한나 아나운서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도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Q. 아나운서를 하기 전 금융권 팀장으로 활동했다. 조금 극적인 변화인데 단순히 아나운서가 하고 싶어서라는 이야기로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음... 사실 처음에는 아나운서를 할 생각이 없었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하는 일이지 않나. 그리고 어릴 때 모델 활동을 했었는데 내가 연예계 쪽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께서 좋아하지 않으셨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왜 그걸 하려느냐는 거였다.
팀장으로 일할 때 말을 더욱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나운서 학원에 다녔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스포TV 게임즈에 들어오게 됐다. 부모님께서도 아나운서 활동에 대해서는 좋아하신다. 화면에도 괜찮게 나오고, 아버지가 특히 좋게 보신다. 그래도 내가 지금 아나운서를 도전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지 않나. 그래서 기간을 짧게 잡아두고 이 안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Q. 왜 하필 스포츠 아나운서가 됐나? 금융권 팀장 경험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그래서 처음에는 증권 쪽 아나운서 활동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경기라는게 안 좋으면 2년을 가는데, 증권 쪽에서 일을 하게 되면 그 2년동안 우울한 소식만 전해야 한다. 반면, 스포츠 경기는 밝은 얘기가 많지 않나. 내 성격이 통통 튀고 직설적이고, 굉장히 밝기 때문에 일하기에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Q. 데뷔는 아나운서로 했지만, 첫 활동은 KDL 라운지 MC직을 맡게 됐다.
처음에 KDL 라운지를 맡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MC가 되리라고는 전혀 몰랐다. KDL 라운지의 초기 기획은 짧은 시간동안 선수들의 랭킹 등을 전달하는 정보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형식의 프로그램이면 아나운서와도 연관이 많고 무난하기에 출연을 수락했다.
그런데 1화 촬영을 해보니 내 캐릭터가 너무 강하더라. 그래서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뀌게 됐다. 처음에는 약간은 유쾌한 정보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는 예능에 힘을 실은 정보 프로그램이 된 셈이다.
Q. KDL 라운지 시즌 1이 짜투리 프로그램이었다면, 시즌 2에 들어 편성 시간도 늘고 비중이 더욱 커졌다.
KDL 라운지의 영상 조회수가 높게 나온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방송사에서도 KDL 라운지에 좀더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세트도 새로 만들고, 이전보다 훨씬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Q. KDL 라운지에서 보여지는 양한나 아나운서의 모습은 게스트들에게 당하는 이미지이다.
시즌 1에서는 내가 당하는 이미지였다면 시즌 2에서는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담당 PD님께서도 그렇게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음 먹은대로 되지는 않더라. 시즌 2 1화도 그렇고 2화 때도 그런 모습을 딱히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3화 녹화도 마쳤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다. 심지어 3화 녹화를 할 때는 체중계를 들고 오더라. 나중에는 키도 재려고 할 것 같다.
Q.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나?
처음에는 재미를 위해 넘어갔는데 이제 굳어진 게 있다. 내가 조금 딱딱하게 진행하면 방송이 나간 뒤 바로 연락이 온다. 너 무슨 일 있냐고. 유쾌하려고 하면 너무 예능으로 치우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정숙하게 하면 '한나 답지 않다, 한나 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는 얘기가 나와서 고민이다.
Q. KDL 라운지가 첫 방송 무대이다. 더군다나 게스트들도 성격이 강하다 보니 당하는 이미지가 된 것 같은데?
첫 방송을 할 때만 하더라도 오히려 긴장을 안 했다. 오히려 시즌 2에 들어와서 더욱 긴장되더라. 방송사에서도 관심을 더욱 가지고 있고, 시청자 분들도 늘어났고, 편성 시간이 길어지면서 녹화시간도 길어졌다.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Q.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담당 PD님과 국장님이 정말 잘해주신다. 정보 방송이었던 KDL 라운지가 예능 방송으로 바뀌지 않았나. 그런데 내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서 프로그램 방향까지 바꾸는 PD님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1화가 나가고 보니 나도 모르게 대본에 없는 애드립을 정말 많이 했더라. 원래 내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서포터 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도타 2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정인호 해설과 (이)태윤이가 서로 얘기를 하면 나는 진행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진행보다는 함께 어울리고 있다.
Q.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뀐 것이 본인에게는 도움이 된 것 같다.
딱딱한 정보 프로그램은 사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을 잘 할 자신도 있다. 오히려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욱 힘들다. 정보 프로그램은 대본만 읽으면 되지만, 유쾌한 프로그램은 게스트들에게 더욱 집중해야하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끄집어 내야 한다.
Q. 방송이 나간 후 도타 2 팬들에게서 양한나 아나운서를 칭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혹시 그런 글들을 본 적이 있나?
가볍게 페이스북을 하고 있긴 하지만, 따로 SNS나 커뮤니티 활동은 하질 않아 글을 보진 못했다. 아직은 피드백을 받을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칭찬이 올라온다고 해서 그걸 보고 내가 잘한다라고 생각할 단계도 아니고, 다만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하려는 정도이다.
Q. 악플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따로 자신의 글을 확인하지 않는 것인가?
악플에 대한 두려움이라 해야 하나? 그런 건 없다. 다만, 확실히 도타 2 팬들이 이성적인 것 같다. 만약 내가 다른 게임을 맡았다면, 팬들이 보여주는 반응이 지금처럼 호의적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도타 2 팬들이 참 착하신 것 같다. 부족한 게 많은데도 격려해주는 것에 감명받았다.
Q. 최근 e스포츠에서 여성 아나운서나 리포터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먼저 시작한 아나운서들의 활동이 본인에게 도움이 된 것 같나?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많은 부분을 살펴봤고, 참고했다. 좋은 모습이 있다면 따라하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은 내 캐릭터 연구에 대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내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더 좋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쏟고 있나?
발성, 발음 연습에 가장 공을 들인다. 아나운서가 됐지만 1주일에 한 번은 꼭 아나운서 학원에 가서 확인받는다. 물론, 지금은 애드립이 많긴 하지만 나중에는 대본을 많이 읽을 수도 있으니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아나운서들을 하는 것을 많이 보는 편이다. 특히 뉴스를 많이 본다. 뉴스에 나오는 앵커들을 보면서 따라해본다. 잘 안 되면 난 아직 멀었네, 예능 맡아서 다행이다'고 생각하고, 잘 되면 '저런 것도 되는데'라고 스스로 뿌듯해한다. 조금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다.(웃음) 가족들은 시끄럽다고 싫어한다.
Q. 아직은 초보 아나운서이다. 방송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어려웠다기보다는 몰랐던 점인데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는 스태프들이 많아야 열 다섯 명 쯤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하니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방송을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그리고 프로그램을 위해 고생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새삼 들었었다. 그런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고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다.
아직은 초보 아나운서다 보니 방송 하기 전에 대본도 봐야 하고, 메이크업도 해야하고, 의상도 고르는 등 할 일이 너무 많아 여유가 없다. 경험이 생기면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나 자신을 수습하기에도 벅차지만, 앞으로는 스태프들을 조금 더 챙기려고 한다.
Q. 지금은 e스포츠 종목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만약 본인이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한다면 어느 종목을 맡고 싶나?
야구를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은 못하지만, 보는 것은 재미있다. 그래도 e스포츠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아나운서끼리 비교하고, 평가하는 일이 없다. 야구만 보더라도 유명한 아나운서끼리 비교하고, 누가 더 나은지 평가하지 않나. 하지만 e스포츠에서는 나를 두고 누구보다 낫다, 못하다 평가하는 일이 없다. 내가 몰라서 그런가? (이)현경 씨나, (김)세령 씨와 비교하는 것은 같은 식구니 상관이 없다. 경쟁관계에 놓이면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데, 지금은 마음 편하게 일을 하고 있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야구는 안 되겠다. 너무 신적인 존재가 많다. 최희 아나운서도 그렇고, 공서영 아나운서도 있고. 야구가 안 된다면 골프도 괜찮을 것 같다. 부모님께서도 골프를 좋아하시고, 집에서도 골프 TV를 자주 틀어 놓으신다.(웃음)
Q. SNS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SNS를 할 생각은 있는지?
사실 도타 2 팬들이 마음이 넓어서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다행이지,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안티가 많을 것을 각오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팬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SNS 활동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원체 인터넷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 이것도 나이 들었다고 하려나?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문자보다는 통화하는 것을 즐긴다. 게임하는 분들이랑은 달리, 나는 천성이 아날로그다. SNS를 통해 보자고 얘기하지만 결국엔 안 보지 않나?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게 중요한데 말이다. 예전에 싸이월드도 안 하려고 했는데, 이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활동하기도 했다.
Q. 그럼 이 자리를 빌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얘기해 주길 바란다.
KDL 라운지 시즌 2가 되면서 여러 코너들이 생겼다. 이런 코너들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코너가 잘 되야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거니깐.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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