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의 후속작, '소녀전선2'가 지난 12일부터 CBT를 진행했다. 2017년 국내에 출시됐던 '소녀전선'은 특유의 일러스트와 게임플레이로 호응을 얻었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서브컬쳐 게임이란 장르가 주목받게 된 계기 중 하나로 꼽혔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도 '소녀전선'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현재진행형이다. '소녀전선'을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는 줄어들었지만, 외전격인 '뉴럴 클라우드'를 비롯해 곧 나올 신작 '소녀전선2'의 소식이나 개발기를 듣고자 GCON 현장에는 수많은 청중들이 모였다.

그간 여러 차례 한국에서 강연하면서 자신의 개발철학을 공유했던 우중 PD에게 강연이 끝난 뒤 '소녀전선'의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곧 나올 '소녀전선2'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있었다.

▲ 선본 네트워크 우중 PD


Q. 지스타에서 보는 건 오랜만인 것 같다. 얼마만에 지스타에 온 건가? 또 지스타에 오랜만에 온 소감이 어떤가?

우중 = 그간 많은 일이 있고 또 바빴다보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웃음). 일단 한국에는 작년에 IGC로 참가했고, 이번에 또 한국에 오기 전에 정말 바쁘게 보냈던 것 같다. 우선 소녀전선2의 출시 때문에 한창 바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년은 우리가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보았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소녀전선2 출시 후,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그 시기를 거쳐서 이제 12월에 한국에 출시하게 된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한국 팬들의 열정을 다시 확인했고, 그 열정에 보답하는 길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퍼블리싱 관련 건이긴 했지만 소녀전선이 중국 본토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소식이 한국에도 전해졌었다. 한국 퍼블리셔도 이와 관련해 해명할 정도로 아직도 ‘소녀전선’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우중 = 중국에서의 일까지 알고 계실 정도로 정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고, 또 신경을 쓰이게 해서 죄송하다. 중국 서버의 일을 얘기하자면,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서드파티 및 판호 관련으로 벌어진 일이다. 팬들에게는 걱정을 끼쳐서 거듭 죄송하다. 우리는 '소녀전선'의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할 예정이 없고, 그런 걸 바라지도 않는다. 계속해서 소녀전선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해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소녀전선2'를 12월에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소녀전선에 나오는 익숙한 캐릭터들도 등장할 텐데, 이번에는 퍼블리셔에서 한국어 더빙을 준비하는 등 정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분의 관심에 항상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지난 8월에 발표됐던 한국어 더빙 추가 소식이 놀랍긴 했다. 한국어 더빙도 추가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우중 = 소녀전선2는 1과 다르게 3D로 제작했고, 또한 1에서는 캐릭터 더빙이 대부분 없었지만 소녀전선2에서는 스토리에서 대부분의 캐릭터가 더빙이 되어있다. 이렇게 더빙에 공을 들였던 이유는, 소녀전선2에서 좀 더 유저들에게 감정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잘 연결해서 몰입감을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감성을 더 잘 전달하자는 생각도 있었고. 그리고 한국의 유저들이 더더욱 이를 잘 느낄 수 있도록, 한국어 더빙까지 준비했다.

▲ 19일까지 CBT 진행 후 피드백을 거쳐 개선, 12월에 출시 예정인 '소녀전선2'


Q. 한편으로는 작년 IGC에서 ‘소녀전선’의 이야기에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었고, 최근 소녀전선의 전개로 유저들이 어느 정도 ‘엔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소녀전선’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우중 = 작년에도 말했던 것이긴 하지만, 소녀전선에도 어느 정도 마무리는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소녀전선 프랜차이즈의 엔딩은 아니다. 소녀전선2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과정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야기를 준비하고자 한다. 끝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소녀전선'의 세계를 보기 위한 준비라고 보면 되겠다. 소녀전선의 끝이 아닌 확장, 그간의 소녀전선에서 다루지 못했던 세계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전 작업이라고 할까.

소녀전선 이후 소녀전선2는 그로부터 꽤 시일이 지난 상태다. 지휘관은 그리폰을 나와서 떠돌고 있고, 이전에 다니던 전역과는 다른 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변화된 세계에서 유저들이 익숙하면서도 또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오래도록 고민해왔다. 그중 '소녀전선2'는 이제 곧 한국 유저들에게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으니, 직접 플레이해보고 체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소녀전선2 중국 출시 후 1년 뒤에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그간 어떻게 다듬어왔나?

우중 =소녀전선2가 소녀전선을 새로 접하는 유저, 그리고 최근 서브컬쳐에 입문한 어린 유저 등 좀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초기의 소녀전선2는 초반부터 허들이 있었는데, 그 허들을 조금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아울러 전투 시스템이나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보강하고, 이벤트의 미니 게임 등도 전반적으로 개선했다. 스토리 역시도 쭉 보강해오면서, 전체적인 볼륨도 늘려왔다. 전반적으로 유저들이 더 풍부한 경험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민해왔고, 그렇게 1년 동안 쌓아온 결과물로 해외 유저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이다.


Q. 특히 ‘역붕괴’를 하고 나니까 더더욱 소녀전선-소녀전선2-역붕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느껴졌는데, 윌리엄이 살아있는 거 보니까 화가 치밀어오르더라. 팔 하나가 없어진 게 좀 위안이긴 한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소녀전선2’에서 볼 수 있을까?

우중 = 그 이야기가 아마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어느 한 캐릭터가 시리즈가 지나도 쭉 동일한 상태가 아니라 그 사이사이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변해간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윌리엄의 성격이나 캐릭터성에 대한 유저의 입장은 아마 동일하겠지만 말이다(웃음).

'역붕괴'에서 그가 팔을 잃은 것은 그가 변화를 한 번 겪었다는 상징 같다고 할까. 그 변화를 통해서 윌리엄의 광기와 집착, 그리고 세계관을 아우르는 비밀과 여러 사건을 다각도로 보여주고 싶었다.

▲ 소녀전선의 시작이자 가장 나중 이야기인 '역붕괴' 출시에 이어

▲ 그 사이의 연결고리인 '소녀전선2'까지 맞춰지면서 이야기가 더욱 깊어졌다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 방문해서 ‘감성’의 중요성을 어필했는데, 그 감성의 ‘핵심’을 꼽자면 무엇인가?

우중 = 유저와 캐릭터의 관계성, 그리고 공감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 관계에서 핵심은, '유동성'과 '일정함'이다. 늘 똑같으면 서로 주고 받게 되는 감정의 폭이 제한되고, 평면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캐릭터의 위기와 성장, 그 유동적인 상황을 유저가 함께 겪으면 캐릭터와의 유대감이 강해지지 않겠나.

한편으로는 그 핵심에 그 캐릭터임을 보여줄 일정한 기준점이 필요하다. 그게 너무 크게 흔들리면 유저들은 낯설게 느낄 테니 말이다. 이미 강연에서 클루카이의 이야기를 한 것처럼, 그 캐릭터 본인의 정체성의 핵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여러 정서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굴곡, 그것을 어떻게 조율해나가야 할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클루카이의 사례를 통해 한 캐릭터의 변화 그리고 변하지 않는 코어를 설명했다


Q. 한편으로는 소녀전선에서 주요 캐릭터들이 퇴장하는 장면들이 있다 보니, 소녀전선2도 그렇게 교감을 쌓은 캐릭터가 떠나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생길 것 같다. 만약 그게 현실이 된다면 교감을 그렇게 잘 일군 만큼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 클 텐데,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자 하나?

우중 = 우리는 각 캐릭터의 충돌, 그리고 퇴장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 겪게 될 잔혹함, 진정성은 어떻게 없앨 수는 없다. 소녀전선의 이야기는 작년에 말한 것처럼 여러 충돌과 갈등이 있는 세계다. 이런 스토리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하긴 어렵고, 희생은 필요하다. 또 세계관을 형성하고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퇴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물론 캐릭터가 유저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잃기 싫다는 그 감정도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품 속 캐릭터 모두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다. 그 몰입감과 흐름을 위한 차원에서 어쩔 수 없더라도, 그 캐릭터의 '퇴장'마저도 캐릭터를 완성하고, 이야기를 변화시키면서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Q. 작년에도 그렇지만 올해도 안젤리아의 영정을 들고 온 유저들이 있지 않나. 그만큼 안젤리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좀 더 듣고 싶다.

우중 = 안젤리아는 이 작품을 이끌고 간 주요 인물 중 하나였지만, 그 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다. 어찌 보면 그 자신의 성격이나 방식이 운명을 결정지었다고 할까. 마음이 무겁지만, 그러한 결말을 통해서 그 캐릭터성을 완성하고 이야기를 다른 국면으로 끌고 가는 방향을 줄곧 고민해왔다.


Q. 최근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SRPG들이 여럿 출시되는 등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느낌인데, 다른 작품과 차별화된 ‘소녀전선2’만의 포인트를 꼽자면?

우중 = SRPG라는 장르는 스토리텔링을 전달하기 좋고, 전략적인 재미까지 더해서 몰입감이 높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또 모든 플랫폼에 잘 어울리는 장르이기도 하다. 다른 건 모르겠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는 이미 SRPG를 만들었던 경험도 있고, 그 뒤로 쭉 발전해왔던 성과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도 있다.

소녀전선2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꼽자면, 첫째로는 유저에게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소녀전선 시절부터 줄곧 이 고민을 이어왔고, 그리고 지난 1년간 이 부분을 한층 더 갈고 닦았다. 플레이 경험에서 좀 더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해왔는데, 그런 노력들과 경험의 결과가 '소녀전선2'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리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그간 갈고 닦았던 3D 기술의 퀄리티, 그리고 디테일로 빚어낸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장 등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몰입감 있는 캐릭터, 세계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왔고 이는 단순히 스토리를 넘어서 세계관을 더욱 정교하게, 게임플레이를 하는 와중에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그 일관적인 노력의 결과물을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해줄 것이라 믿는다.



▲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는 물론, 그에 걸맞는 3D 퀄리티를 디테일하게 담고자 심혈을 기울인 소녀전선2


Q. 내년이면 선본 네트워크가 설립 10주년을 맞게 되지 않나. 소감 부탁한다. 또 앞으로 선본 네트워크의 비전을 말하자면?

우중 = 사실 게임 개발을 시작하고 회사를 설립했을 때, 이렇게 10년을 바라볼 정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녀전선이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라고도 생각지 못했고.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이 이어져왔다.

그러던 세월이 어느덧 흘러서 여러 게임을 오래도록 개발해왔고, 또 많은 유저들이 우리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쭉 지켜봐왔다. 그리고 그들의 니즈에 맞춰서 다듬어 왔다. 그런 점에서 성숙해졌다고 할까. 여전히 개선할 점도 많고 아쉬움도 많지만, 정말 여러 방법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서 기쁘다.

그렇게 해왔던 지난 몇 년 동안 발전과 성과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와 몰입감 있는 캐릭터의 빌드업,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발전하는 것이 우리의 변치 않는 사명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우중 = 한국 유저들의 변함 없는 성원에 항상 감사하다. 한국 유저들이 소녀전선, 그리고 소녀전선2에 보낸 지원과 사랑의 역사는 줄곧 느끼고 있던 부분이다. 곧 있을 한국 서버 출시로 더 많은 유저들이 소녀전선2를 접하게 될 텐데, 이를 플레이하면서 캐릭터와 이야기, 그리고 게임플레이를 통해 여러분만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시 후에도 여러분의 피드백과 제안에 귀를 기울여 개선해나갈 테니,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