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분사 계획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원안대로 확정됐다.

14일 엔씨소프트는 판교 R&D 센터에서 회사 분할을 주제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엔씨는 기존 QA 서비스와 응용소프트웨어개발공급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한다. 사업부문별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엔씨 측은 사업부분 전문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

엔씨는 계획이 8월 14일 임시주총에서 승인됨에 따라 절차를 거쳐 10월 1일 회사를 분할한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는 9월 3일까지 엔씨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엔씨의 새로운 회사 '엔씨큐에이(NC QA)'는 기존 김진섭 QA센터장(상무)가 맡는다. 김 센터장은 2003년 엔씨 입사 후 20년간 품질보증 업무(QA)를 담당한 전문가다. 2018년부터 QA 센터를 이끌고 있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엔씨가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를 영입, 그에게 맡긴다. 이 후보자는 웅진그룹의 IT 사업 부문을 SI 회사로 성장시킨 IT산업 전문 경영인이다. 삼성물산과 PwC 컨설팅을 거쳐 웅진그룹 CIO를 역임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의안 결의에 앞서 "엔씨는 처음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하여 여러 직원이 퇴사하였고, 앞으로 분사를 포함해 본사 인원이 400명대 중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이런 효율화 작업은 계속되어 2025년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엔씨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는 B2B 전문 조직으로 거듭나, 엔씨와 자회사가 각자 분야에서 전력투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라며 "우리 앞에 놓여진 여러 난제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아가 엔씨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인 성장기틀을 마련해 완전히 턴어라운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엔씨 분사 계획에 한 주주는 "우리 회사가 분할함으로써 더 발전할 것은 물론, 미래가치와 실질적인 비전이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을 믿는다"며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 엔씨 사옥 밖엔 분사에 반대하는 노조의 플랜카드가 게재됐다

임시주주총회 폐회 이후 주주로서 참석한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회장은 "사측은 지원조직이 자생력이 있기에 분사해도 된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그 논리라면 개발조직이 더 적합하다"라며 "기존 문제인 의사결정이 느리고, 비용이 많이 나가는 문제는 개발팀도 적용된다"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에 구현범 부사장은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른 회사를 벤치마킹하였고, 엔씨가 비교적 중앙집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업계 평균으로 맞추고, 다른 회사도 QA와 IDS 사업은 대부분 분사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발팀 분사를 왜 안 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지금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현재는 두 개의 자회사가 계획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다른 분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병무 대표는 "개발조직은 지난 주총이나 투자자 설명회 때도 말했지만, 굉장히 타이트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셋업했다"며 "예산과 비용도 강도 높게 통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개발의 효율성을 더 제고하기 위해 여러 개편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지회장은 회사 실적 악화로 직원은 권고사직을 당하는데, 임원은 어떤 책임을 지냐고도 물었다. 박병무 대표는 "이미 임원 20%가 회사를 나갔다"며 "올해 발표되는 인센티브 액수는 지난해 것이어서 왜곡이 있을 수 있으나, 내년에 공시될 인센티브를 보면 많이 깎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은 고용이 보장된 직원들이고, 임원은 계약직 직원이다"라며 "임원은 언제든지 성과가 안 좋으면 나갈 수 있어서, 오히려 직원이 훨씬 더 보장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학생 주주는 회사의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계획과 고용 유연화 계획을 물었다. 박병무 대표는 "주주와 노조가 의견 충돌이 있는 거 같다"며 "그걸 조절하는 게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까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엔씨가 10년 이상 지속 성장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느낄 때까지 작업할 것이다"라며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10%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10%가 넘어가면 소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