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한층 더 커진 서브컬처 전문 행사, AGF 2024
김수진 기자 (Eonn@inven.co.kr)
2024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첫 주말, 일산 킨텍스에서 AGF 2024가 그 막을 올렸습니다.
어느덧 한해의 끝을 장식하는 대규모 서브컬처 행사가 된 AGF 2024,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이 올해도 첫날 아침 일찍부터 한가득 모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여전히 1전시장을 가득 돌아 2전시장에서도 보일 정도로 긴 줄이 형성되었죠.
많은 관람객이 찾는 행사 답게, 올해는 게임사들의 참여도 더 많아졌습니다. 명조와 스마일게이트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니케, 브라운더스트2, 프로젝트C, 리메멘토, 헤븐헬즈, 페이트/그랜드 오더, 로스트 소드, 요스타, 가레나 등 서브컬처 게임과 게임사들의 부스가 꾸려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반 정도의 게임이 신작이라 아직 흔히 말하는 팬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는 겁니다. 특히 AGF의 경우 게임쇼보다 시연에 대한 니즈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시연존을 꾸려온 게임사마다 관람객으로 꽉 차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와 같이 '게임'이 온전히 메인이 되고 중심이 되는 행사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대규모 게임 행사와 AGF는 결이 다른 행사이기도 하니까요.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에서 관람객 인터뷰를 하면 대부분 여러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혹은 그냥 행사 자체를 즐기기 위해 놀러왔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별적인 목표가 확실한 건 아니죠. 게임 행사가 열리는 김에, 다양한 게임 관련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AGF는 오늘도 인터뷰를 할 때마다 모두 목표가 달랐습니다. AGF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았다는 관람객, 스테이지를 목표로 개별 티켓을 예매한 관람객, 코스프레와 촬영을 위해 온 관람객 등 목적 자체가 다 다른 편이더군요.
이렇게 AGF는 분명 하나의 행사로 묶여는 있지만, 관람객들의 우선순위는 확실히 나눠진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게임사들 역시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를 생각하고 부스를 꾸리기 보다는, 게임과 IP의 특징이 확 살아날 수 있는 '뭔가'를 가져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도 역시나 오후 시간대가 되자 정말 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킨텍스 1전시장이 가득 찼는데요. 그 중에서도 니케 부스의 경우 모든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서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무대에서 코스프레 모델들이 등장했지만 카메라로 찍기 어려울 정도로 관람객이 가득했고, 부스 입장 대기 QR이 뜨기 직전에는 니케 부스 앞을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멈춰 서서 핸드폰 카메라를 켜서 치켜올리고 기다리고 있었죠. 새삼 니케의 인기가 실감이 되더군요.
팬층이 두터운 페이트/그랜드 오더, 명일방주, 림버스컴퍼니 역시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습니다. 메인 스폰서인 명조는 편의점 컨셉의 굿즈샵을 포함해 무대, 가챠 시연존, 코스프레 모델,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이며 그만큼 긴 관람객 줄을 형성하기도 했죠.
이외에도 AGF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들도 여전했습니다. 이제는 대표적인 이벤트가 된 DJ 카즈의 무대, 구경만 해도 지갑을 열고 싶어지는 수많은 굿즈와 서적, 피규어 판매샵,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킨텍스 내부와 외부에서 멋지게 포즈를 잡던 코스튬 플레이어까지, 정말 즐거운 서브컬처 행사의 모습이었습니다.
AGF가 다른 행사들과 차별화되는 건,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하나의 전시회로 합쳐지면서 볼 수 있는 다양함 말이죠.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을겁니다. 입장 줄에 비해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매번 나오는 이야기고요. 하지만 매년 AGF는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다양화되고, 덩치도 커지고, 문제였던 부분을 고쳐나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GF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도 확실합니다. IP 팬들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로 특별한 굿즈샵이 가득하고, 한국과 일본의 유명 성우들의 스테이지,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한 코스튬 플레이어들, 여기에 이제는 게임 시연존까지 만나볼 수 있죠.
이렇게 다양한 즐거움이 가득하기에, 추운 날씨와 긴 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람객이 매년 AGF를 찾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마, 내년에는 더 많은 게임사와 더 많은 관람객들이 AGF에 참여하지 않을까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서브컬처 팬들의 축제, AGF 2024는 일요일까지 진행됩니다.
■ AGF 2024 현장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