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 T1이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BLG를 상대로 3: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경기로 T1은 월드 챔피언십 5회 우승, 동일 주전 로스터 2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단과 코치진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기쁨을 나눴다. 또한, 우승까지 가는 여정 동안 느꼈던 바를 공유하며 많은 이야깃거리를 전했다.

다음은 프로게임단 T1의 우승 인터뷰이다.


Q. (페이커에게) 다섯 번째 월즈 우승을 이뤄냈다. GOAT로서 다른 프로 선수들 그리고 프로 선수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오늘 우리가 우승을 하게 됐는데, 우리 우승을 보고 많은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계속해서 본인만의 삶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Q. 이번 월즈 우승 스킨으로 어떤 챔피언을 원하는지 궁금하다.

제우스: 올해 대회에서 썼던 챔피언이 많지가 않아서 아직 고민 중이긴 하다. 그라가스와 카밀, 오른 세 개 중에서 고민 중인데, 좀 더 고민해 봐야 될 것 같다.

오너: 아직 생각은 안 해봤다. 가장 많이 기용한 바이나 아니면 마지막 판에 있던 신 짜오를 생각 중이다.

페이커: 딱히 생각해 놓은 건 없어서 팬분들이 좀 좋아하실 만한 걸 잘 고민해 보겠다.

구마유시: 진이나 바루스 생각 중이다.

케리아: 일단 올해 월드컵에서 레나타 했을 때가 제일 잘했던 것 같고 그리고 파이크로 이제 재밌게 맛있게 한 것 같다. 두 챔피언 중에 고민 중이다.


Q. (김정균 감독에게) 이번 월드 결승전에서 BLG를 상대로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결승전을 앞두고 외부의 시선에 압박감을 느끼진 않았나?

일단 BLG전 결승전에 있어서 외부 시선은 아예 신경 쓰지 않았다. 롤드컵을 지켜보면서 패치는 동일하더라도 8강, 4강, 결승에서 챔피언 티어가 조금씩 변화한다. 이전 경기를 보며 준비하는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너무 유능하고, 다전제이기도 해서, 한두 세트 지더라도 수정만 잘하면 이긴다고 생각했다.


Q. 만약 우승의 기쁨을 나눠줄 수 있다면 누구와 나누고 싶을까?

제우스: 이번 대회 하면서 '구마유시' 선수와 참 많은 얘기를 나눴고, 피드백도 서로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구마유시' 형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오너: 한 명을 정하기가 너무 어렵다. 고르자면 친누나로 하겠다.

페이커: 나를 보고 계신 분에게, 지금 나를 지켜보고 계시는 분에게 나누도록 하겠다.

구마유시: 너무 많아서... 나도 '제우스' 드리겠다.

케리아: 이 기쁨을 한 명한테 주기에는 아쉬운 것 같다. 많은 팬분들께 드리고 싶다.


Q. (페이커에게) 오늘 보여주신 경기력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10년이 넘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불사대마왕 같은 모습이라고 느꼈다. 어떻게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팀이 불리할 때마다 키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었나?

일단 오늘 같은 경우에 그냥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그런 결정적인 상황들이 자주 나에게 와서 그런 각이 잘 보였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력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항상 내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Q. '페이커'를 제외한 다른 선수분께 묻고 싶다. 월즈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기록했는데,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한 동기부여는 어디서 찾을 것 같나?

제우스: 이렇게 대회를 주전으로 나서게 된 지 이제 한 2, 3년 째 됐다. 항상 이렇게 결승에 온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또 두 번 우승을 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고, 여전히 갈증이 남았다고 느낀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기 때문에 동기 부여를 딱히 찾지 않을 것 같다.

오너: 두 번 연속 우승을 하긴 했지만, 나도 뭔가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아직 남아 있다. 어딘가에서 동기 부여를 찾는다는 건 없는 것 같고, 월드 파이널 MVP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 같다.

구마유시: 일단 프로게이머 시작했을 때 목표가 세계 최고가 되고자 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직 세계 최고라고 말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 커리어 적으로도 좀 국내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겠다.

케리아: 지금 느끼는 감정은 한순간이라 생각한다. 내년 시즌이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생길 거라 생각한다.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잘 쉬겠다.


Q. (구마유시에게) 어느 인터뷰에서 머리가 긴 모습으로 결승 무대에 선 꿈을 꿨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후로 머리를 기르게 됐다고 들었다. 이번 월즈에서도 무대에 나비가 날아와서 운이 좋은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 이런 현상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고 힘을 얻어가는지 궁금하다.

머리 묶고 결승으로 준비하러 가는 꿈은 저희 숙소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 국내 리그에서의 또 결승을 가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비 같은 경우에는 좋은 징조였고, 이번 월드에서 주변 사람들도 "이번에 너네가 우승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우리 팀끼리 준비할 때도 되게 분위기가 좋고 기세가 좋았기에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Q. (페이커에게) 오늘 경기에서 가장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플레이는 무엇인가? 본인의 플레이도 되고, 팀원들의 플레이어도 된다. 그리고 이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4세트 같은 경우에 사일러스로 한 번 이니시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에서 직관적으로 싸움을 걸었는데, 그게 결과도 잘 나오고 팀원들도 잘 호응해 줘서 그 장면이 가장 상징적이었던 것 같다.


Q. (김정균 감독에게) 많은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제오페구케' 5명의 라인업이 역대 최고의 라인업이라고 많은 찬사를 보내주고 있다. 감독님의 관점에서 이 다섯 선수가 갖고 있는 특별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정균: 우리 선수들에 있어서 특별한 점보다는 개개인이 뭐든지 월등하고 유능하다고 생각한다.


Q. (페이커에게) 다섯 번째 우승을 이루면서 팬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페이커'를 보면서 영감을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내가 팬분들께 주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로 인해서 또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그 좋은 것들을 주변 사람들과 많이 나눴으면 하는 생각이 항상 있다. 그래서 오늘 경기도 열심히 준비했고,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할 생각이다.


Q. 곧 있으면 T1의 선수 일부가 계약이 종료된다. 개인적이고 약간 민감한 문제지만 각자 계약에 대한 현재의 생각, 그리고 어느 정도의 이야기가 진행을 하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구마유시: 대표로 말하자면, 일단은 계약에 관련된 거는 좀 민감한 주제라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 멤버로 이미 많은 추억 만들어냈고, 참 좋은 멤버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거는 개인의 의견에 따라서, 그리고 또 팀의 생각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페이커에게) 이미 너무 많은 업적을 세웠다. 혹시 앞으로 이거 하나 특별하게 좀 이루고 싶다는 목표가 있을까? 이번에 5회 우승을 달성한 만큼, 스스로가 잘했다고 느끼는 지도 궁금하다.

이번 우승으로 스스로 뭔가 뿌듯하다거나 대견하다거나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과정이 조금 아쉬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찝찝함이 남아 있는데, 그 찝찝함을 좀 덜어내는 게 내년의 목표이다.


Q. (구마유시에게) 큰 형인 이신영 선수가 먼저 프로 게이머로서 세계 챔피언을 차지하면서 바라볼 수 있는 지향점이 됐을 것 같다. 형이 쌓은 업적이 자신이 쌓은 것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하나? 가족 간의 사이가 매우 좋은 거로 알고 있는데,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은 종목이 다르고, 스타는 1대1 게임이고, 롤은 5대5 게임이라서 큰 형이 이뤄놓은 업적과 제가 이어가고 있는 업적을 좀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큰형도 정말 대단한 프로게이머라 생각하고, 나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가족들이 이번에 우승하자마자 다 같이 카톡으로 축하해 줬다. 늦은 시간까지 항상 나를 믿어주고 열심히 응원해 줘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 같다.


Q. 올 한 해 동안 이번 대회까지 통틀어서 가장 고비였던 순간과 선수들에게 가장 고마웠던 순간이 있다면?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정균: 올해 감독으로 오면서 선수들에게는 매 순간순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스텝 일을 하고 경력이 쌓이면서 느끼는 게 있다면, 팬분들과 선수들, 프런트, 스태프들, 그냥 모두에게 감사하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개인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했다면 어땠겠냐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에 건강한 T1을 만들고 싶다는 표현을 했는데, 내가 그 말을 잘 지켰는가 고민하게 된다. 내년에는 더욱더 건강한 T1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구마유시: 무대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하나하나 말씀 못 드린 것 같다. 저희 선수들, 코치진, 그리고 매니저님들과 이사님, 그리고 이번에 저희 건강을 책임져 주신 물리치료사님에게 감사드린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도 감사 인사 전하고인사 전하고 싶다.

케리아: 목표를 이룰 때까지 이제 계속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과 가족, 지인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도 믿어주시는 만큼 자만하거나 나태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

페이커: 정말 감사드린다. 프로게이머로서 계속해서 좋은 무대에서 좋은 결과가 따라와 줘서 굉장히 운이 좋다고 항상 생각하고, 이에 항상 감사하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수명이 긴 직업이 아닌데, 이렇게 순간마다 감사하면서 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팬분들도 이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어가셨으면 좋겠고, 응원하면서 또 부정적인 감정들을 좀 얻지 않으시고, 최대한 본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거 많이 가져가시면 좋겠다.

오너: 응원해 주신 모든 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첫 번째 우승할 때도 그렇고, 두 번째 우승할 때도 기분이 너무나 좋더라.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렸지만, 이렇게 정상에 섰을 때 엄청나게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된다. 모든 팬이 이런 기분을 한 번씩 느꼈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제우스: 작년에 우승할 때와 올해 우승할 때 두 번 다 기적같이 올라와서 우승하게 됐다. 우리가 월즈에는 4시드로 기적같이 올라오긴 했지만, 월즈에서의 경기력은 우승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머 시즌에 아주 힘들었는데, 더 좋은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Q. 이제 경기장을 나서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케리아: 가장 먼저 밥을 먹고 싶다. 그리고 내가 축구를 좋아해서 런던에 오면 축구장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내일 또 감사하게 토트넘 홋스퍼에서 우리를 초대해 주셨다. 내일 다 같이 보러 가는데, 되게 재미있게 보고 올 것 같다.

구마유시: 승리 후에 다 같이 회식하는 게 되게 뜻깊다고 생각해서 다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싶다. 그리고 유럽의 밤거리를 산책하는 게 낭만이 있더라. 길거리가 멋져서 산책 가볍게 하고 싶다.

페이커: 요즘 체스 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체스할 것 같다.

오너: 지금 당장은 좀 눕고 싶은 생각이다. 지금 너무 배가 고파서 밥을 좀 먹고 싶은 생각도 있다.

제우스: 공교롭게 올해 호텔이 이제 작년 MSI에 영국 왔을 때 묵었던 호텔과 똑같은 곳이었다. 작년에는 그 호텔에서 탈락하고 씁쓸하게 떠났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뭔가 우승하고 다 같이 이제 호텔에서 회식하고 뭔가 그럴 얘기들을 나눌 생각 하니까 좀 감회가 남다르게 느낀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마쳤을 때 한국인 한 기자님이 이제 결승전을 끝나고, 다음 날에 토트넘 경기가 있다고 알려줬었는데, 그걸 이렇게 가서 볼 수 있게 된 게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