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 "게임 사전검열과 질병화에 반대" 입장 밝혀
김성회 유튜버 "게이머는 지지 정당을 초월하여 좌우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위를 보고 외쳐야"
이철우 협회장 "숫자가 20만을 넘어섰다는 것은, 헌법소원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
천하람 원내대표 "규제와 검열에 익숙해져서 까먹고 있는데, 원래 자유가 디폴트다"


개혁신당(당대표 허은아)이 22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게임이용자협회, ‘G식백과’ 김성회 유튜버를 초청해 게임이용장애 국내 질병코드화, 게임물 사전검열 반대를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에선 허은아 당대표, 천하람 원내대표, 전성균 최고위원, 김철근 사무총장, 김성열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게임이용자협회에선 이철우 협회장(변호사), 노경훈 이사, 서대근 본부장이 참가했다.

허은아 당대표는 모두발언 때 “개혁신당은 젊은 정당, 개인적으로 게임을 잘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며 “게임에 진심인 정당”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지난 국회 때 ‘셧다운제’ 폐지를 이끌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아주실 텐데, 앞으로도 게임 및 인터넷 문화를 포함해 자유의 가치를 지키고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허 당대표는 “개혁신당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등재와 게임물 사전검열에 반대한다”라며 “무엇을 그렇게 막고 감추려는지, 일종의 문화적 갑질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꼰대갑질리즘’을 막으려는 사명감이 있다”며 “개혁신당과 허은아는 자유의 수호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우리가 ‘페이커’의 시대에 살고 있듯이 e스포츠는 대한민국이 잘하지만, 게임산업 관점에서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다”며 “어느새 우리는 중국의 콘솔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을 감탄하며 하고, 국내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의 사골을 끓일 때로 끓이다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허은아 당대표의 노력으로 지난 국회에서 ‘셧다운제’가 폐지됐는데, 게임 규제는 하나 없애면 뭔가가 또 생긴다”며 “이제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용장애와 게임물 사전검열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왔다. 천 원내대표는 “게임이용장애에 있어 우리가 재량권을 가지려면 통계법 개정 이슈가 있다”며 “개혁신당이 앞장서 개선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최근 김성회 유튜버, 이철우 협회장은 ‘게임검열법’이 위헌이라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천 원내대표는 “변호사로서 봤을 때, 명확하지 않은 거 같다”며 “제작과 배포를 원전히 차단하는 이유가 불명확하다”라고 공감했다.

천 원내대표는 “게임위원장이 누가 되고, 게임위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우리의 게임물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으려면 명확성을 해하는 규정들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고 없애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산업법은 진흥에 관한 법률이지만 진흥은 거의 없고 규제만 있다”며 “오징어 게임을 드라마로 만들면 괜찮고 게임으로 만들면 잔혹하니까 안된다는 것은 게임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차별적인 이중적인 잣대다”라고 비판했다.



이철우 협회장 "이제는 정치권과 업계, 학계가 상품과 정책의 수요층인 게이머의 목소리를 들어야"

▲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협회장(변호사)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철우 협회장이 게임물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게임물 사전검열 제도 헌법소원에 21만여 명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헌법소원 제기다. 허은아 당대표는 “게임에만 존재하는 사전검열 규제가 게임 산업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제한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게임 검열 규정의 모호함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창작자들이 도전적인 시도를 꺼리고 자기검열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철우 협회장은 “헌법소원에 21만여 명의 게임유저가 참여한 것은 게임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말고,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 다른 매체와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봐 달라는 게임유저의 간절한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게임검열법의 대표적인 사례로 ‘뉴 단간론파 V3’ 등급분류 거부를 꼽았다. 이 게임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그 진범을 추리를 통해 찾아내어 학급 재판을 거쳐 처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접적으로 플레이어가 살인 행위를 조작하거나 사실적으로 묘사된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이 협회장은 “당시 재임했던 여명숙 위원장은 등급분류 심사 직전 돈춘동 살인사건을 소개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 위 게임이 배경화면으로 등장하였기에 여론을 의식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기도 했다”며 “실제 김성회의 G식백과에 의해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게임위원들은 구체적인 진행 방식 등에 대해서는 살펴보지도 않은 채, 위와 같은 설명만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게임이라며 등급분류 거부를 의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이 협회장은 ‘GTA5’를 들었다. 그는 “GTA5는 단간론파보다 더 직접적이고 자세하게, 심지어 범죄를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서 실행하는 게임인데, 우리나라에서 무사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고 출시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국민이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다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GTA5가 범죄를 더 지나치게 묘사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인데,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게임이라면 등급분류를 받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협회장은 “사후검열 측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근 몇 년간 게임위는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게임 수백여 종에 대해 국내 이용자들이 플레이할 수 없도록 차단해달라는 요청했고, 스팀은 이를 그대로 이행했지만 조치의 대상이 되는 게임의 명단이나 구체적인 사유는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이머들은 물론이고 게임사와 퍼블리셔 또한 어떤 게임물이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어 게임산업법 제32조2항3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차단되거나 등급분류가 거부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결국 국내외 게임 중 언제든지 서비스가 중단될 위험이 있는 게임물을 향유하는 것을 조심할 수밖에 없는 자기검열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헌법소원은 규제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확인받는다는 의의에 그치지 않고, 게임 이용자들의 집단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청구인으로 참여해 제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숫자가 20만을 넘어섰다는 것은, 헌법소원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이며 기존과 같이 그냥 흘려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협회장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K-게임의 재도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그리고 게임이 다른 문화 콘텐츠와 나란히 설 수 있도록 이제는 정치권과 업계, 학계가 상품과 정책의 수요층인 게이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성회 유튜버 “게임혐오와 탄압의 정수가 모여 실체화된 것이 작금의 게임질병화”

▲ 'G식백과' 김성회 유튜버

김성회 유튜버는 게임이용장애 국내 등재에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허은아 당대표는 “게임 혐오와 탄압은 특정 이념 기반이 아닌, 기성세대의 무지와 새로운 놀이 문화를 길들이려는 의도”라며 “게임이 질병, 유해 콘텐츠가 아닌 대중적인 놀거리로 게임이용장애 국내 질병코드 등재는 잘못된 규제”라고 짚었다.

김성회 유튜버는 “게임질병화를 숙원사업으로 여기는 정신의학계와 게임 악마화로 정치적 발언권을 얻으려는 종교계, 그리고 그들의 맹목적인 게임 탄압의 목소리를 관성적으로 보도해 주는 언론들까지 가세하며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게임 혐오 정서가 만들어졌다”며 “심지어 연속 칼부림 사태, 저출산, 실업률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까지 모두 게임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라고 주장했다.

김 유튜버는 “정치에 깊이 뿌리 박은 이 게임혐오 정서와 편견을 없애지 않는 이상, 게임의 사회적 인식이라는 시계의 초침은 절대로 저절로 움직여 주지 않으며 영원히 멈춰있거나 도리어 거꾸로 움직일 뿐이다”라며 “우리 게이머는 계도와 계몽의 대상도, 잠재적 살인자나 정신병자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 게이머 역시 똑같은 국민이고 유권자라는 것을 그들이 인정하게 만들어야만 그 게임의 사회적 인식이라는 시계의 초침은 비로소 다시 움직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탄압은 좌우 이념 가로 X축에 기반한 것이 아닌, 기성세대의 무지에 대한 공포와 신생 놀이문화 길드이기라는 상하 Y축에 기반한 것이므로, 게이머는 지지 정당을 초월하여 좌우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위를 보고 외쳐야 그 소리가 권력자와 기성세대에게 닿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천하람 원내대표 “게임물 규제, 국가보모주의적 행태가 문제”


참석자 간 질의응답 때에 게임이용자협회 도현우 PC 게임 본부장은 개혁신당에 게임이용장애 국내 등재 문제와 게임물사전검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허은아 당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는 “반대”라고 밝혔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국민이 규제와 검열에 익숙해져서 까먹고 있는데, 원래 자유가 디폴트(기본값)이다”라며 “자유가 기본이고, 규제하고 검열하려는 사람들이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것인데 게임 쪽은 반대로 됐다”고 짚었다. 예로 게임물 사전검열이 필요한 이유를 규제하는 쪽에서 설명해야지, 반대 측이 필요 없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규제 측에서 주장하는 바를 읽어봤지만, 나는 설득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회 유튜버는 사회적으로 게임이 탄압받는 이유가 ‘골디락스’ 존에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골디락스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절한 곳에 있단 뜻으로 쓰인다. 김 유튜버는 “게임은 신흥산업이기에 정치적 파워가 약하면서도 현금이 많다”며 “규제 측이 힘이 있는 삼성과 애플에 스마트폰 중독 책임을 지라거나,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영상 중독을 책임지라고 못 하는 것과 비교해 게임은 만만하기에 빨대를 꽂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게 젊은 세대의 정치력 부족과도 연결된다”며 “4050 세대는 정치적 블록을 형성하고, 거대 정당이 세대 구분에 따라 본인들의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게임업계도 상대적으로 신흥 산업이기에 정치력이나 대관 업무에 있어서 전통적인 산업들에 비해 약하다”며 “정치권에서 세대의 결집, 업계의 정치력이 중요한데 게임업계와 게임이용자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개혁신당이 젊은 층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헌법소원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국가보모주의(정부나 정책이 개인을 과보호하거나 개인의 선택을 간섭한다는 견해)와의 대결구도를 잘 만들어준 거 같다”며 “개혁신당은 게임산업뿐만 아니라 국가의 과도한 검열, 개입에 대해 전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가 왕정 국가(조선)였다가 산업화나 근대화도 독재 아래에서 하다 보니, 진정한 의미의 자유나 그것을 위한 투쟁의 경험이 국민들에게 제한적인 거 같다”며 “개혁신당은 국회에서 입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천하람 원내대표는 ‘게임하듯이’라는 표현을 되돌아봤다. 그는 “이준석 의원이’ 게임하듯이 정치를 한다’라는 표현을 많이 받았는데, ‘게임하듯이’하는 게 뭐가 나쁜 거냐”라며 “‘게임하듯이’ 잘하려면 굉장히 어려운 것, 전략적으로 사고를 해야 하고 컨트롤해야 하는 등, 이런 표현부터 게임을 굉장히 얕잡아보고 악마화하는 것인데, 그런 표현을 개혁신당의 주요 구성원에게 쓰고 있던 게 아닌가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