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닌텐도와 주식회사 포켓몬이 얼리 액세스로 '팰월드'를 서비스하는 포켓페어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포켓페어가 특허 침해 소송 경과를 밝히며 닌텐도가 무엇을 문제삼았는지가 공개됐다.

핵심은 포획 방식, 포획한 몬스터를 활용한 전투, 그리고 몬스터를 이용한 탑승과 이동 등의 상호작용 시스템이다.

- 팰월드 서비스 겨냥해, 일찌감치 특허 분할 출원 준비
- 3가지 특허 침해 주장한 닌텐도
- 팰월드 서비스 중단, 두 회사에 500만 엔 배상금 요청도




분할 출원으로 기존 특허 살리고, 팰월드 공격 준비
2024년 1월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팰월드는 출시 전 공개 당시부터 포켓몬스터와의 일부 시스템적 유사성을 지적받았다. 하지만 여러 우려의 시선보다는 게임의 큰 흥행이 더 주목받았다. 특히 여러 유사성 논란에도 닌텐도와 주식회사 포켓몬이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아 팰월드의 서비스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개발사인 포켓페어는 출시 전 닌텐도와 같은 콘솔 시장의 플랫폼 홀더인 Xbox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이에 게임은 스팀 얼리 액세스와 함께 게임 패스로 서비스됐다. 또한, 7월에는 소니 뮤직과 애니플렉스와 함께 IP 확장에 나섰다. 9월에는 크래프톤과 함께 팰월드 모바일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IP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9월 19일, 닌텐도와 주식회사 포켓몬은 팰월드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림만 보면 포켓몬스터와 유사성이 지목된 팰월드가 IP 확장에 나서는 모습에 태클을 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닌텐도는 기존 특허를 분할 출원하며 특허권을 활용한 소송 준비를 일찌감치 준비했다.

분할 출원은 기존 출원된 특허을 독립된 출원으로 새로 제출하는 것이다. 다만, 새롭게 분리된 내용이 새로운 출원번호를 받아도 우선권 주장은 원 출원일을 기준으로 주장할 수 있다. 즉, 새롭게 출원 받은 특허도 기존 특허 일정으로 권리를 가지게 된다.


닌텐도는 2021년 12월 22일 출원된 특허를 다양하게 분할 출원했다. 이번 소송에 침해 받은 것으로 지목된 특허는 특허 제7545191호, 특허 제7493117호, 특허 제7528390호다. 이들은 각각 올해 7월 30일, 2월 26일, 3월 5일 각각 출원됐다.

시기상으로는 팰월드 출시 이후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분할 출원에 따른 출원 우선권 주장은 원 출처일인 2021년 12월 22일이다. 이는 팰월드 출시 이전이다. 닌텐도가 분리되고, 세분화된 특허권으로 팰월드의 서비스에 제지를 거는 움직임을 미리 취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포획, 전투, 탑승... 캐릭터와의 상호 작용 집중
공개된 특허 제7545191호, 특허 제7493117호, 특허 제7528390호는 모두 포켓몬스터와 관련된 포획, 몬스터 탑승 이동과 포획을 통한 전투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특허 제7545191호는 가상 공간, 즉 게임 안에서의 캐릭터 포획과 전투 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핵심 내용은 플레이어가 조준 방향을 설정, 포획 아이템을 발사해 필드 캐릭터를 포획하는 내용이다. 포획에 성공하는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소유가 되고 전투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포획 성공률과 캐릭터 상태 지표 등이 표시되며, 필드 캐릭터의 상태에 따라 포획 성공률이 바뀌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허 7528390는 게임에서 캐릭터에 탑승하고,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과 관련된 특허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탑승 가능 캐릭터에 탑승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동하거나 실질적으로 제어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공중에 떠있을 때 공중 캐릭터에 타면 바로 공중 이동이 가능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낙하 데미지를 입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특허 7545191도 포획과 전투에 관한 내용이지만, 특허 제7545191호보다 더 전투에 관련된 내용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포획과 전투를 선택할 수 있다. 포획 아이템이 명중했을 때 포획 성공 여부를 판정, 성공하면 소유 캐릭터에 추가되며 전투 캐릭터는 필드 캐릭터와 전투를 펼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준 시스템과 전투로의 전환, 포획 실패 시 전투 등이 주요 청구 내용으로 꼽힌다.

위 세 특허 내용은 팰월드 내에 주요 게임 시스템으로 포함되어 있다. 닌텐도가 분할 출원한 여러 특허 중 캐릭터 제어와 상호 작용 부분을 집중해 소송 무기로 삼았다. 사실상 닌텐도는 팰월드의 여러 시스템 중 포켓몬스터와 유사성 논란이 있는 측면에 집중하는 소송 전략을 취한 셈이다.


목표는 서비스 중단, 다른 사업에 영향 미칠까
지난 9월 닌텐도는 소송 성명 발표 당시 특허 침해 내용, 그리고 특허 침해에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세한 내용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8일 포켓페어의 발표를 통해 그 내용도 공개됐다.


닌텐도는 포켓페어 측에 팰월드의 판매 및 서비스 중지, 그리고 닌텐도와 주식회사 포켓몬에 각각 500만 엔의 배상금 지급을 요구했다. 배상금 지급이 지연됐을 때 발생하는 지연 손해금을 별도로 명시되어 있으나, 두 회사의 규모를 생각하면 500만 엔의 배상금은 한화 약 4,500만 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팰월드 서비스 중단이 이번 청구의 핵심이다.

단, 포켓페어가 소니 뮤직, 애니플렉스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 벤처(JV) 및 주식회사 팰월드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크래프톤과 팰월드 모바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소송의 결과로 협력 중인 다른 기업과의 사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페어는 이번 특허 침해 소송에 관해 소송절차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주장,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단, 이에 대한 개별 회답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