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디 게임 개발사 댓게임컴퍼니(thatgamecompany)가 감성 어드벤처 게임 'SKY– 빛의 아이들(이하 스카이)'의 오프라인 이벤트 'Sky 협력의 날(Sky Assembly)'을 23일과 24일 양일간 개최했다.

협력의 날은 우정과 연대, 공감이라는 스카이의 철학을 바탕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다. 올해 한국 행사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되었고, 특별히 댓게임컴퍼니의 세실 킴(Cecil Kim) 아트 디렉터가 직접 행사에 참여하여 팬들을 위한 특별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세실 킴 아트 디렉터는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콘셉트 아티스트 및 아트 디렉터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스퀘어USA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시작한 그는 '패러사이트 이브 ', 파이널 판타지9' 개발에 참여했고, 이후 소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로 이적하여 갓 오브 워 시리즈의 기틀을 세우는 데 공헌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부터는 교육자로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동시에 댓게임컴퍼니의 스튜디오 아트 디렉터로 재직하며 스카이와 신작 IP를 개발 중이다.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세실 킴 디렉터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베테랑 개발자인 그와 그가 현재 몸담은 댓게임컴퍼니, 그리고 그들이 준비 중인 신작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댓게임컴퍼니 세실 킴 아트 디렉터, 다니엘 리 한국 마케팅 담당



댓게임컴퍼니 세실 킴 아트 디렉터, "한국의 열정 있는 팬들과 더 자주, 깊이 소통할 것"

Q. 지스타 컨퍼런스의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들었다. 지스타도 부산도 거의 처음이었을 것 같은데,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나 인상 깊게 남은 것이 있었나?

= 게임 업계에서 일하며 도쿄게임쇼나 E3 같은 여러 해외게임쇼에 방문했었는데, 지스타도 이에 못지 않은 큰 규모의 행사라고 느꼈다. 부스 규모도 전체적으로 크고, 답답한 느낌이 없어 특히 좋았다. 어두운 분위기의 여타 게임쇼들과 달리 전체적으로 밝았다는 인상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계단 형태로 꾸며진 부스에 가득 찬 참관객들이 PC로 신작 시연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느꼈다. 마치 나사에서 일하는 사람들 같은 모습이라, 전율이 느껴지는 풍경이라 생각했다.

다른 해외 게임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메이저 콘솔 플랫폼의 참가가 많이 없었다는 점이다. 소니, 닌텐도, XBOX, EA, 스퀘어나 코나미 같은 해외 게임사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달랐다고 느꼈다.

▲ 세실 킴 디렉터는 넷마블의 계단형 부스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Q. 지스타 강연을 한국말로 유창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아무래도 영어가 더 편하지 않았나?

= 안 그래도 지스타 강연 담당자한테 물어봤던 부분이다. 미국에 사는 동안에 30분 이상 한국어를 길게 사용하는 일이 없다 보니 걱정했는데, 아마 잠재된 것이 막 나온 것 같다. 7년전 쯤에 콘텐츠 진흥원에서도 한국어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땐 담당자에게 '영어로 하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었다. 당시엔 참관객들 모두 배우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었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연사들 모두 영어를 사용했으니까 더 그랬었던 것 같다. 한국어로 진행하는 것에 문제는 없었으나, 같이 현장을 방문한 댓게임컴퍼니의 다른 직원들은 통역 없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웃음).


Q. 지스타 강연 내용 중, '20년 넘게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게임 아트에 대한 관점도 바뀌었다'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처음 교단에 섰을 때 가르쳤던 과는 일러스트레이션 과였다. 게임보다는 삽화나 동화, 광고 그림, 논설문에 삽입되는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스타일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랐고, 같은 과제라도 자신의 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게끔 했다. 그랬더니 정말 예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 참 많이 나오더라. 하나의 스타일만 오래 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많은데,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영향을 받고 나 자신도 더 자유롭게 그려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이후 디지털 미디어 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달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 2000년대 초에 모바일 게임들이 참 많이 나오지 않았나. 이런 게임들의 비주얼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는데, 이걸 보고있으니 계속 소니에 있으면 같은 그림만 그리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더 다양한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 그렇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어 소니를 나왔고, 자신의 사업에 도전해 볼 수 있었다. 이런 건 오랜 시간에 걸쳐 깨닫게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약 9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배운 점도 많았다. 팀을 직접 꾸리거나 아트외 게임 기획도 하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여러 업무를 맡아보며 경험을 쌓았다. 이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댓게임컴퍼니에 올 수 있었다고 본다. 댓게임컴퍼니는 내가 줄곧 하고 싶었던 것을 하고 있는 회사이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미 '저니'라는 작품을 선보인 경력이 있다. 동시에 지금까지 일해왔던 회사들과 다른 문화와 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 "댓게임컴퍼니는 다른 문화와 방식을 가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회사"


Q. 멋진 커리어를 쌓은 상태에서 이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반대로 정말 좋았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물론 생각했던 것이 있다. 커리어가 조금 후퇴할 수 있어도, 언젠가 더 큰 기회로 돌아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다. 돌이켜보면 아티스트로서의 세실 킴이 아닌 시절에 한국의 퍼블리셔도 많이 만났고, 인맥도 정말 많이 넓어졌다.

소니 같은 회사에는 주변에 AAA 경험이 있고 실력이 있는 이들이 주변에 많은데, 회사를 시작하니까 직접 사람들을 만나야 하지 않나. 이때 인디 밋업 같은 행사에도 정말 많이 참석했다. 여기에서 정말 똑똑하면서 하고 싶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인디케이드나 팍스 같은 행사를 돌아보며 활력 있고 젊은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 과정에서 사람을 보는, 실력 있는 인재를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던 점이라고 본다.

이직을 결정했을 당시 동료들도 정말 많이 놀랐다. 다른 사람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나간다고 하니까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이후에 소니로부터 일도 많이 이어받았다. 댓게임컴퍼니랑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연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에 아트북도 출판하고 디자인일도 열심히 했는데, 몇년 지나니까 남아있던 친구들도 전부 나와서 자기 회사도 차리고,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더라. 분명 한국에도 이러한 이들을 지원해 주는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이 여럿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늦기 전에 나아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Q. AI 기술에 대한 연구가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베테랑 아티스트의 관점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봐도 그림도 척척 그려내고 영상도 바로 만들어내지 않나. 이렇게 아트 영역은 물론, 그래픽 디자인이나 사운드 같은 영역 모두에 AI가 빠르게 침투하리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거부하기보다 포용하고, 내 작업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너무 AI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AI가 그린 그림들은 어딘가 다 비슷할 수밖에 없다. 개발자 입장에서 추구하려는 방향성이 분명하고, 게이머에게 감정과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AI보다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물론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티스트의 경우 특히 AI에 대해 거부감이 큰 편이다. AI 이야기를 꺼내면 미팅 자체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런 반감도 있고, 댓게임컴퍼니에서도 아직 AI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 물론 AI 자체는 정말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학교에 중요한 이메일을 보내야 했는데, 간단하게 요지만 정리한 문장을 AI에 넣어 완성한 뒤 아내에게 보여주니 어떻게 이렇게 잘 썼느냐고 놀라더라(웃음). 덕분에 학교에서도 답장을 금방 받을 수 있었다.


Q. 약 한 달여 전부터 예고됐던 댓게임컴퍼니의 연례행사, '협력의 날'이 개최된다. 해당 행사를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했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 이전에는 세션을 2회로 나눠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4회에 걸쳐서 진행하여 더 많은 팬을 초대했다. 한국의 스카이 팬분들은 굉장히 열정이 넘치고, 행사를 진행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에 진행한 북사인회에도 참 많은 팬이 참여해 주었고,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바 있다.

이번 협력의 날 역시 정말 많이 기대하고 있다. 이번엔 참가한 유저들에게 빛의 아이를 어떻게 그리는지 짧게 강연을 진행하고, 실제로 유저들이 직접 빛의 아이를 그려보는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따로 순위를 매기거나 할 생각은 없다(웃음). 협력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정말 완벽한 관객 아닌가. 스카이를 정말 좋아해서 찾아와준 이들이니 말이다. 그만큼 더 기대가 크다.

▲ "스카이 협력의 날은 특히 더 완벽한 관객들이 모이는 행사"


Q. 앞으로도 한국에서 협력의 날을 계속 개최할 계획인지, 향후의 협력의 날이 어떤 행사로 발전되기를 바라는지 듣고 싶다.

= 물론이다. 다음번엔 아트를 중심으로 진행해 보고 싶다. 팬들과 만나고, 같이 그림도 그릴 수 있는 행사를 더 해보고 싶다. 마치 전시회처럼 말이다. 이러한 방식이 한국과 가장 잘 맞는 방법이라고 본다.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은 나중에 시작했으니까, 조금 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만큼 팬들에게 더 다가가고,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 북 사인회에서 '한국 팬을 생각해 주시고, 직접 한국에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준 팬의 목소리가 정말 감사했다.

모두 코어 팬들이다 보니 서로 다 아시는 분들이 많았고, 이러한 자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팬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 팬들이 보내준 사랑을 더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전부 기록으로 남겨둘 생각이다.



세실 킴, "댓게임컴퍼니의 신작, 스카이보다 웅장한한 '서사시' 같은 작품될 것"

Q. 대부분의 게임들이 '경쟁'을 통해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반면 스카이는 협력과 교류를 통해 멋진 커뮤니티를 완성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스카이의 어떤 매력이 플레이어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나?

= 솔직히 스카이라는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땐 재미가 없었다.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그런데 게임을 계속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맺어지고, 그렇게 생긴 친구와 다시 만나 교류하게 되는 경험들이 더욱 빛이 났던 것 같다. 어떨 땐 친구의 손을 잡고 방문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구역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스카이의 경우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게임이고, 이러한 게임의 구조가 다른 게임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을 한번 겪으면, 게임 자체를 참신하게 느끼고,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지게끔 만드는 것 같다.

▲ "다른 친구들과 만나 교류하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볼 수 있는 것이 스카이의 매력"


Q. 스카이는 굉장히 절제된 색감을 사용했음에도 화려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비주얼이 특징이다. 이러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다.

= 스카이에서는 Bevel 기능으로 모든 모서리나 코너를 둥그렇게, 각지지 않게 표현했다. 아주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색을 표현할 때 보통 색감이 강하면 빛을 내지 못하므로, 채도감을 낮춘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눈에 피로를 주지 않고 빛 묘사가 눈에 확 들어오게 하므로 감정을 표현할 때 아주 유용하다. 이외에도 음악 요소가 게임 콘텐츠와 잘 녹여져서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항상 고려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


Q. 무민 시즌에서는 회색빛 무민 밸리에 조금씩 색이 돌아오는 연출이 사용됐다. 플레이하면서도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이러한 연출은 어떻게 적용하게 됐나?

= 처음 프로토타입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할지 고민했던 부분이다. 이때 '블랙 앤 화이트'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엔 너무 간편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칙칙해 보여서 조금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색이 전부 돌아오는 순간의 느낌이 의외로 괜찮다는 의견이 많았고, 게임에 적용하게 됐다.

이외에도 무민 시즌에서는 스카이 월드에서는 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뾰족한 침엽수들이 등장한다. 이는 오직 무민 밸리만을 위한 특별한 사양이니, 이 부분도 꼭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 "오직 무민 밸리에서만 볼 수 있는 사양도 있으니, 꼭 확인해보시길"


Q. 이미 코어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카이지만, 신규 유저 풀을 늘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스카이의 비전과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인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 아무래도 개발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먼저 엔드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를 보강하고, 이후 신규 플레이어를 모객하기 위한 요소로 튜토리얼 콘텐츠를 상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내용이기도 하다.

게임 내에 메인 스트리트를 만든 것도 신규 유저들을 위해서였다. 이곳은 게임에 처음 들어왔을 때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고, 더 빨리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가 된다. 물론 이외에도 처음 게임에 들어왔을 때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초반 가이드를 더 디테일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런 개선된 내용들을 유저들에게 더 소개해 드릴 수 있게 하겠다.


Q. ‘스카이’의 작품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전개 계획도 궁금하다. 본격적인 공개는 언제쯤 이뤄질까?

= 스카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는 왕국이 몰락하기 전의 세계에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게임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같다. 연민과 배려, 희망, 희생 같은 이야기가 핵심이다. 본격적인 공개는 2025년부터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아마 2025년 중순 정도가 되지 않을까. 현재는 더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수정도 계속하고 있고, 더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공개 방식은 넷플릭스같은 OTT도 가능할 것이고, 극장 상영도 고려하고 있다. 판권 문제가 남아있다 보니 어떤 방향이 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 중에는 분명히 선보일 것이니 계속 기대 부탁드린다.

▲ 스카이 애니메이션은 2025년에 본격적으로 전개 예정


Q. 이전에 '우리는 게임 개발자이면서 동시에 스토리텔러다'라고 소개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댓게임컴퍼니의 작품 대부분에서는 직접적인 대사나 문장 표현이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대사 없이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특히 공들이는 부분이 있나?

= 스카이는 액션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기에 대사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특히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대사를 넣게 되면 스카이라는 게임에 유저들을 빠져들게 했던 '몰입'이 깨지므로, 대신 창작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초창기 게임에서는 자본이 충분하지 않았고 시네마틱도 넣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와서 대사를 넣는 것도 그러므로 아예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자고 생각하게 됐다. 이런 것까지 만들 줄 알아야 관련 노하우나 리소스도 키울 수 있고, 향후 영화나 영상으로 게임의 경계가 옅어졌을 때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경험을 주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 다른 게임 회사와 협력하더라도 스토리를 만드는 게임과 함께해야지, 그렇지 않은 게임이라면 긍정적인 이야기를 담기 어렵다. 우리가 하려는 게임은 스토리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구조고, 앞으로도 이러한 부분을 계속 가져가려 한다. 댓게임컴퍼니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우리의 방향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Q. 스카이 이후 차기작을 위해 자체 개발 엔진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현재 단계에서 공개할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있는지 궁금하다.

= 하나 분명한 것은 내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스카이는 직접 즐겨서 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이번에 만들고 있는 작품은 스스로 하고 싶은 게임이다. '내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 이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디어를 낼 때도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니 말이다. 게임 자체가 조금 특이하고, 웅장하고 서사시 같은 작품이 될 예정이다. 나 역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공개를 어느 시점에 할 것인지 아직 고려 중이고, 그때가 되면 신나게 이야기해 보자.


Q. 끝으로 한국의 게임 업계, 그리고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니엘 리 한국 마케팅 담당 = 스카이의 팬덤을 더 크게 만들고 싶은 포부가 있고, 이러한 목표를 위해 더 많은 마켓팅 플랜도 준비 중이다. 약 3개월 전에 한국 유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때 한국 유저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더 많은 국내 마케팅 활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광고, 오프라인 이벤트, 미디어 이벤트 같은 것을 더 활발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한국처럼 특정 시장에 맞는 마케팅을 더 크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세실 킴 아트 디렉터 = 한국의 게임 업계가 우리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길 바란다. 우리가 시도하는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스타일은 모두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게임'이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고, 정서에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에, 우리의 여정에 더 많은 게임사가 동참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정, 섬세함, 깊은 역사와 같은 것들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또 우리의 스타일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꿈이자 목표다. 앞으로도 한국 게임사들과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유저들에게는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결국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키워주신 분들이 아닌가. 스카이 유저들의 커뮤니티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