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국회방송

게임이용장애가 2025년 KCD 초안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 정부가 WHO 자문단에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유인촌 장관을 상대로 게임이용장애 이슈에 대해 질의했다. 강 의원은 "ICD-11 개발이 시작된 2007년 이후, WHO-FIC에 등록된 게임이용장애 관련 의견은 총 8건에 불과하다"며 "그중에서도 등재 반대 의견은 3건, 문체부 의견 제출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며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제시한 의견은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ICD(국제질병분류)는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하는 체계다. WHO는 ICD 개발, 개정, 보급을 위해 협력센터 WHO-FIC를 운영한다. WHO-FIC를 통해 ICD에 관한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 강 의원은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10 초안 발표 시기가 2025년으로 다가옴에도, WHO-FIC 의견 제출이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의 "정부가 방치했다"라는 지적에 유인촌 장관은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충분히 의견 제기를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상태에서 게임을 질병코드화 한다면, 그건 상당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WHO-FIC에 왜 의견을 제안하지 않았냐 질의에 "내게는 (문체부 직원들이) 아직 그런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는데, 다시 확인해 보겠다"며 "게임은 무조건 진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강유정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ICD-11 도입 또는 추진 중인 국가 현황 및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여부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최근 문체부는 보건복지부의 제안에 동의하여 '게임이용장애 진단 척도' 개발 협의에 착수했다. 강유정 의원실 관계자는 "진단 척도 자체가 게임이용장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체부는 보건복지부 제안을 거부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이미지: 국회방송

여당인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승수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중 컴플리트 가챠처럼 과도한 유형을 '준도박'이라 칭하며 "그런 게임들로 중독되는 청소년들, 자녀들을 보며 걱정하는 부모도 있기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게임이용장애 이슈로 국내 게임산업이 위축되는 걸 지양해야겠으나, '도박에 준하는 중독'으로 고생하는 일에 문체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판호에 관한 유인촌 장관의 입장도 제시됐다. 유 장관은 임오경 의원의 중국 관광 질의에 답하며 게임 판호 이슈를 덧붙였다. 유 장관은 중국 장관급 라인을 통해 "(중국이) 우리 게임 판호 발급을 거의 안 하는데, 이 문제를 강력하게 이의제기할 것이다"라며 "상호호혜적으로 우리가 열면 저들(중국)도 열어야 하는데, 저들은 문을 막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곧 회담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