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 번지, 블리자드 등의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Theorycraft Games)가 자사의 신작 '슈퍼바이브'가 본격적인 게임플레이를 공개했습니다.

과거 프로젝트 로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슈퍼바이브'는 액션 샌드박스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다변하는 전장에서 마지막 한 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전투를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한 번의 전투에 총 10개 팀, 40명이 참여하게 되며,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헌터(캐릭터)를 선택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띠어리크래프트는 해당 게임을 개발하는 초기부터 유럽 권역에서 50회 이상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커뮤니티와 긴밀히 소통해 왔습니다. 10,000시간을 플레이해도 재미있는 게임을 목표로,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춰 누구나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잇는 게임으로 탄생시키고자 합니다.

지난 8월 13일, '슈퍼바이브'의 국내 서비스를 맡은 넥슨 사옥에서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체험회가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는 슈퍼바이브의 대략적인 특징과 함께, 실제 전투가 어떻게 치러지는지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슈퍼바이브의 첫인상은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게임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탑뷰 시점의 게임플레이나 스킬 버튼 배치 등은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 유사해 적응하기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40명이 하나의 전장에 진입해 마지막 한 팀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콘셉트도 매우 기본적인 배틀로얄 장르의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슈퍼바이브'를 다른 게임과 차별화하는 것은 전반적인 규칙보다는 세부 게임플레이에 달려 있습니다.

기본 콘셉트는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맵에 배치된 NPC 몬스터를 처치해 경험치를 얻거나, 더욱 좋은 장비를 파밍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맵은 특정 지역으로 서서히 좁혀집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상대 팀을 만나고, 전투에 승리하며 최종 우승까지 다가가는 식이죠.

여기까지는 아마 시중에 출시된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풀어나가는 세부 사항일 것입니다.

▲ 강하 리더가 착지 지점을 선택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됩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팀원 중 한명이 강하 리더로 지목되고, 순서대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EA의 배틀로얄 슈터인 '에이펙스 레전드'를 플레이해봤다면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입니다. 여느 배틀로얄 장르와 마찬가지로 맵 상공을 지나는 수송선의 경로는 매번 달라지며, 강하 지점은 해당 경로에 한정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배틀로얄과 차이점이라면, 선택한 강하 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글라이더를 타고 착지하는 과정 없이, 착륙 포드가 직선으로 내리꼽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들은 일찍 뛰어내리든 가장 늦게 내리든 수송선의 경로에만 착지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초반 교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나게 됩니다.

이 교전에서도 슈퍼바이브만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마우스 클릭, 쉬프트, Q, R등 익숙한 버튼을 사용해 전투를 진행하는 것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죽은 팀원을 부활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이 주어집니다.

게임 내에서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플레이어 사망 직후에는 완전한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작은 공 모양의 형태가 되는데, 이 상태에서 아군 플레이어와 접촉하고 있으면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다음으로는 완전히 죽어 소지품이 담긴 상자가 떨어졌을 때, 생존한 아군 플레이어가 해당 상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도 부활이 가능하죠.

▲ 단 한 명만 살아있어도 모든 팀이 부활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맵 곳곳에 위치한 부활 비컨이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아군만 살아 남았다 해도, 부활 비컨에서 상호작용할 경우 모든 팀원을 한 번에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시연 과정에서 수도 없이 볼 정도로 부활 비컨은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조금씩 영역이 좁혀지는 와중에도, 부활 비컨 같은 요소들은 플레이어들이 마주치고, 또 다시 교전을 하는 기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발진의 설명에 따르면 게임 내 교전의 TTK(적을 죽이는 데 걸리는 시간)는 비교적 짧은 편이나, 부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리며 마지막 싸움까지 보다 잦은 교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운이 나쁘면 극초반에 모두 전멸해 다음 매칭을 돌려야 하겠지만, 한 명이라도 살아남았을 경우 언제든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 있죠.

그렇기 때문인지, 시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우측 상단에 표시된 남아있는 팀의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타 배틀로얄 장르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인 최대 40명의 전투를 지원하지만, 오히려 한 판당 전투 자체는 더 자주 일어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 교전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교전 측면의 재미에 더해, 맵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시설물이나 파워(아이템)등도 눈에 띄었습니다. 매번 신선할 게임플레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졌죠.

이번에 체험한 '슈퍼바이브'의 맵은 생태적 특성에 따라 7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지역별로 특별한 아이템 형태의 사용물인 '파워'나 장비가 등장합니다. 플레이어는 이러한 지역에서 NPC 적을 처치하며 레벨을 높이고, 장비를 파밍하며 최후의 팀이 될 때까지 내실을 다져나가야 하죠.

이러한 과정에서 중간중간 위치한 금고나, 베이스캠프 등의 랜드마크는 팀이 전략적인 동선을 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금고는 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운이 좋다면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고, 베이스캠프를 활성화하면 주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뿐더러 귀환 버튼을 사용해 캠프로 돌아가 한숨 돌릴 수도 있습니다. 캠프 안에서는 체력이 서서히 보충되며, 회복약을 제작하거나 장비를 강화할 수 있는 제작대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맵에는 고저차와 절벽인 '심연'이 존재하며,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이러한 고저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심연'은 땅과 땅 사이에 떨어지면 즉사하는 공간으로, '글라이더'를 사용해 맵을 넘나드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글라이더를 타고 있는 도중 공격당한다면 곧바로 추락하기 때문에, 심연 위를 활공중일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캐릭터가 전투 도중 습득해 사용할 수 있는 '파워', 그리고 매 판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특수 폭풍'은 매 플레이에 신선함을 부여하는 전략적인 요소입니다. 언제 어떤 폭풍이 적용될지, 어떤 파워를 얻을지 모르기 때문에 매 판 전개가 달라집니다. 액티브 스킬처럼 사용할 수 있는 '파워'는 상당히 다채로운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캐릭터를 덤불로 보이게 만드는 종류도 있습니다. 캐릭터의 종류나 팀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파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 글라이더로 심연을 날아다니며 맵을 진행하게 됩니다

특수 폭풍은 플레이어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맵 전체에 적용되는 일종의 규칙입니다. 임의 지역에 폭격을 퍼붓는다든지, 일정 시간마다 상대방의 위치가 맵에 노출된다든지 하는 규칙이 맵에 추가되며, 이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하도록 합니다. 물론, 아무런 규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고요.

시연 도중에는 모든 플레이어가 '핵폭탄' 파워를 가지고 시작하는 규칙이 적용된 전장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핵폭탄은 아주 넓은 범위에 거의 즉사에 가까운 대미지를 줄 수 있는 파워입니다. 때문에 이전 판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투에 접근하는 양상이 발생했고, 결론만 말하면 아주 재미있는 한 판이 되었죠.

▲ 한 놈이라도 살려두면 부활하니, 확실히 처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들의 개성 또한 나름 확실한 편이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 특장점에 따라 역할군이 나뉘는데, 일반적인 히어로 슈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라 직관적으로 와닿는 편입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아군을 지원하는 역할과 상대에게 CC를 주력으로 넣는 역할군이 나뉘었다는 것 정도입니다.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고 회피 동작이 없고, 심연으로 낙사를 시킬 수 있다는 게임 특성 상 CC가 매우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지원군은 팀으로 구성할 경우 전투 지속력에 있어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부활이 간편해서 그런지 핵심적인 역할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쓰러진 아군을 들고 도망갈 수 있는 패시브를 가진 '엘루나' 같이 저마다 능력이 다르기에 충분히 연구하면 놀라운 전략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엿보였습니다.

▲ 역할군보다는 독특한 패시브가 엿보였던 '슈퍼바이브' 캐릭터들

'10,000시간을 해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개발진의 열정에 비해 미디어 시연회에서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적어도 '슈퍼바이브'를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꽤나 몰입하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보편적인 조작과 규칙은 얼핏 여러 게임에서 봤던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처음 하는 사람도 손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접근성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더해 매번 게임의 전개를 바꿀 수 있는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고, 팀 구성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는 점이 '슈퍼바이브'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발 초기부터 해외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귀담아 들으며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하는 '슈퍼바이브', 국내 게이머들의 경험 또한 잘 반영해 배틀로얄의 열풍을 다시 이어갈 차세대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